#155 - 핸즈켓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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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30 오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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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액션, 손재주, 민첩성

플레이 타임 : 15분

플레이 인원 : 1-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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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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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게임을 경기를 지배한다. 오늘은 본격 손재주 농구게임, 핸즈켓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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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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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공격권을 가진 플레이어는 선수이동, 드리블, 패스, 슛, 리바운드의 5가지 행동을 하며 득점을 노립니다. 득점 때마다 공수가 바뀌며 상대보다 21점을 먼저 획득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득점으로 인해 공이 시작지점에 배치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수 블럭을 손가락으로 밀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선수를 이동시켜가며 리바운드를 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지요.

드리블은 바닥에 놓인 공을 손가락으로 튕겨 자신의 선수 블럭을 맞추는 행동을 뜻합니다. 이렇게 드리블에 성공하면 블럭을 선수 블럭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리저리 만약 이렇게 드리블을 시도하다 상대방의 블럭을 마지막으로 건드리면 공을 빼앗기니 주의해야 합니다.

패스는 자신의 선수가 가진 공을 손가락으로 튕겨 또 다른 자신의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행동입니다. 드리블과 마찬가지로 상대편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공을 전달해야 하지요.

슛은 공을 골대에 던져넣는 행동입니다. 슛을 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손바닥을 공을 가진 선수 양 옆에 엎어놓고 양 엄지로 공을 집은 뒤 골대로 쏘아올리거나(이를 원핸드 슛이라 합니다), 아니면 공을 집어들고 동전을 튕기듯 골대를 향해 쏘아올릴 수 있습니다(이를 레이업 슛이라 합니다) 공이 들어가면 공에 그려진 숫자와 선수의 득점 숫자를 곱한만큼 점수를 받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선공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슛이 실패했을 때, 떨어진 공이 몸에 마지막으로 몸에 닿은 선수가 리바운드를 하게 됩니다. 해당 선수의 플레이어는 패스 혹은 슛을 통해 역습을 노릴 수 있죠. 이 리바운드를 얼마나 자주 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갈릴 정도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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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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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게임을 리뷰하는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군요. 앞으로도 이런 게임을 자주 리뷰할 수 있길 바라며- 핸즈켓에 대한 감상을 풀어봅시다!

1. 몸싸움의 중요함

민첩성을 요하는 대표적인 게임, 할리갈리는 꽤 치열한 몸싸움을 필요로 합니다. 0.1초 차이로 종을 먼저 때릴 수 있는가 아닌가가 결정 되기 때문입니다. 핸즈켓에서도 이런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조금 다른 종류의 몸싸움입니다. 바로 리바운드를 위한 포지션 싸움이죠. 슬램덩크를 보신 분들은 이 명언을 기억하실겁니다 –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실제 농구와 마찬가지로 핸즈켓은 포지션 싸움이 게임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핸즈켓에서 득점에 따라 공수가 전환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공수의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리바운드를 더 자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공격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들이 신의 실력을 가진게 아닌 이상 분명 공이 골대에 맞고 튕겨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이 공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흐름이 기울어져요.

재밌게도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슈팅 위치가 있기 때문에, 공이 자주 떨어지는 위치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흐름을 보고 공이 자주 떨어지는 주변에 선수를 배치하는 몸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어디가 공격과 방어에 가장 좋은 위치인가? 이 생각에 도달하는 순간 게임은 단순히 ‘공 많이 넣기’에서 ‘전술적 몸싸움’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체적 민첩성 게임으로 바뀝니다.

만약 핸즈켓이 단순한 공 던지기 게임이었다면 전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겁니다. 전 초등학교, 중학교 때 틈만나면 동전축구 / 동전농구를 해왔거든요. 그러나 이 몸싸움이라는 요소 하나로 인해 핸즈켓은 보통 게임에서 정말 재미있는 민첩성 게임으로 탈바꿈합니다. 텀블벅에서 공개한 초창기 프로토타입은 카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디자이너(파란만장개암나무)님이 고민 끝에 두툼한 목재 플레이어 마커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선택이 신의 한 수로 보입니다. 단순한 게임에다 위치선정 싸움이란 숨결을 불어넣었으니까요.

2. 다양한 선택지

골대를 더 좁게 / 넓게 하는 식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넣은 것은 꽤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민첩성을 필요로 하는 게임은 꽤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난이도가 높을 수록 그런 경향을 보이죠. 대표적으로 주사위를 과녁에 던져 올려야 하는 던전파이터가 있지요. 이런 류의 게임은 난이도 조절이 꽤나 까탈스러운 편인데, 핸즈켓은 골대의 폭을 바꿀 수 있도록 하여 약간의 숨통을 틔워주었습니다. 그러나 오해하진 마세요. 충분한 폭의 골대를 사용하더라도 연습이 없으면 좀처럼 넣기 힘들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게임인건 분명합니다.

3. 재미난 캐릭터

골을 넣을 때마다 해당 캐릭터를 뒤집어 새로운 능력을 쓴다는 점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느낌의 능력이 거의 없는 것도 좋았어요. 이런 능력을 써야 게임이 재밌는가?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진 않은 듯 합니다. 이미 농구의 테마를 충분히 잘 살렸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꽤 재밌거든요. 저는 캐릭터 능력을 처음부터 쓰지 않고, 능력 없이 -> 한쪽 능력 -> 양면 능력으로 차츰차츰 게임의 복잡성을 높혀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게임에 익숙해진 지금이야 캐릭터 능력이 없으면 조금 밋밋한 느낌이 나긴 합니다만, 초보자나 아이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생각이라면 능력은 빼셔도 좋습니다.

자 그럼 핸즈켓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1. 끝나지 않는 게임. 상승하는 스트레스.

핸즈켓에는 다른 게임엔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막말로 허접떼기(…)들끼리 승부를 하면 서로 골을 넣지 못해 결판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민첩성 게임은 어떻게 해서든 매 라운드의 승자가 결정되니(주워먹기, 자폭하기 등등), 어찌저찌 게임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게임 내용이 얼마나 엉망진창이든 상관없이 반드시 승패가 갈리죠.

그러나 핸즈켓은 “골을 넣어야”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골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니네 뭐하냐? 좀 넣으라고!”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임이 길어지며 플레이어들이 지치기 시작합니다. 공식적으로 게임 시간은 15분이 걸린다고 쓰여있습니다만, 그것은 실력자들끼리 붙었을 때의 이야기. 초보자들끼리 붙으면 30분 넘게 갈 수 있다는걸 염두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돌아가면서 삽질하는 꼴을 보면 웃기긴 무지 웃깁니다.

2. 줍줍줍줍

아무래도 공을 위로 쏘아올리는 게임인만큼, 매번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주사위를 주워오는게 꽤나 귀찮습니다. 공을 쏘아올리는 방향에 다른 플레이어가 서서 손이나 책 같은 것으로 막아주면 되긴 하지만, 100% 막아주는건 아니니까요. 테이블 밑으로 따각따각 굴러가버린 주사위를 주우러 가는건 꽤나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게임이 가진 자체적인 특징인지라 따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감안해야할 요소이죠.

1인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치고 굉장히 잘 만들었습니다. 민첩성 게임치고 테마도 잘 살렸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요. 백인 친구들과 게임을 즐기며 농구의 나라 미국에 핸즈켓을 소개한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보기보다 섬세한 힘조절 & 손재주를 필요로 하는걸 보며 “I can’t fxxking do it!”, “How does he do well?”, “Well, he is an Asian” 같은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과 즐기기엔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지만 1:1 / 2:2 모두 재밌는 좋은 민첩성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론 미국에 있는 대형회사에 핸즈켓을 하나 보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드리고 싶군요. 그만큼 농구의 매력을 잘 살렸어요. 누군가 핸즈켓 승부를 하자고 한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아, 또 하나.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들어갔을 때 "땡그랑!" 하는 맑은 소리가 울려펴지는데 엄청 기분 좋습니다 :D

푸른 색 매트 위에서 찍은 모든 핸즈켓 사진은 <<까르마>>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hands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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