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리뷰 - 로빈슨 크루소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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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7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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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렇게 구하고싶던 로빈슨크루소를 운좋게 구하게되었습니다. 배송을 기다리는 이틀동안 로빈슨생각에 일상생활이 안될정도로 정말많이 기대했는데, 기대했던만큼 재미있었습니다. 배송 받고나서 시간이 날때마다 게임을 펼쳐 솔플도 하고, 여자친구와 하루종일 2인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게임하면서 얼어죽고 굶어죽기 일쑤였지만 종종 시나리오를 클리어 하기도 했습니다(뿌듯)

저와 여자친구 둘 다 아주 ~~매우매우매우~~ 만족한 게임이라 리뷰가 칭찬일색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읽으시는 분들이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게임소개와 장점 단점을 모두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소개

로빈슨크루소라는 이름처럼 무인도에 조난당한 후 생존해 나가는걸 테마로 한 협력게임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중 하나를 선택하여 섬에서 탈출하기도, 그냥 눌러살기도(...), 섬을 정화하기도(기타등등 섬에서 별 짓을 다) 하는 1~4인용 협력게임입니다.

보통 우리가 상상하는 무인도라 하면 항상 따듯하고, 에메랄드빛 바다에 야자수엔 코코넛이 주렁주렁한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할수 있지만... 그런 상상은 고이 접어두시는게 좋습니다.

로빈슨에서 무인도는 폭풍이 몰아치는건 물론이고, 겨울이 되어 눈도 내립니다. 심지어는 식인종들과 싸우기도 해야하고... 어떤 시나리오에서는 킹콩이 나타나 습격하기도(...)하는 무시무시한 섬입니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섬에서 살아남는 본격 생존게임, 로빈스 크루소입니다.

장점

1. 독특하면서 테마와 잘어우러지는 시스템

로빈슨크루소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부분은 게임중에 발생하는 이벤트에 대한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독특한 시스템의 첫번째는 이벤트카드 인데요, 로빈슨크루소는 한 라운드에 6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 1단계는 이벤트단계로 이벤트카드를 한장 뽑게되죠.

사진과 같이 이벤트(해충)가 발생하고 그에따른 효과(나무 1버림)를 실행합니다. 그리고 카드를 버리지않고 가지고 있습니다. 그 후에 위험에 대비(구충작업)를 한다면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좋은 일(나무 1 또 버림)이 일어나게 됩니다.

즉, 플레이어는 카드를 뽑아 그 효과를 적용하면 땡! 이 아니라, 효과를 적용 한 후에 또다시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위험에 노출되어 리스크를 받을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게됩니다.

두번째 독특한 시스템은 4단계인 액션단계에서 선택한 일이 미래에 영향을미치는 시스템입니다.

아래 사진은 액션중에 '탐험'액션을 했을때 확인하게되는 카드입니다.

사진에서처럼 탐험중 대나무를 발견했을때 무시하고 지나친다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카드를 버립니다). 하지만 대나무를 사용하게되면 나무를 받지만(그 나무는 집짓는데 사용했나봅니다), 카드가 이벤트카드덱으로 들어가게 되어 대나무를 사용한 인과가 일어나게 됩니다(지붕or울타리 무너짐).

즉,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이벤트 효과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을 할 수 있고, 나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입니다.

이처럼 발생한 이벤트에 대해 대처하거나, 내가 선택한 일이 후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은, 설명만 들어봐도 테마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테마성을 늘려주는데 한 몫 하고있죠. 또한, 단순히 테마성을 늘려주는 것 뿐 아니라 나의 선택이 게임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내가 게임을 통제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줍니다. 즉, "내가 하는일은 그냥 카드를 뽑고, 카드를 실행하는 것 뿐이네? 그냥 카드운빨겜이네?" 하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해줍니다. 당연히 몰입감도 더 올라가구요.

2. 확장성

로빈슨크루소는 게임 시작 전,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시나리오에서 명시하는 목표를 수행하는 게임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기본적으로 6개가 들어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유저들이 임의로 만든 시나리오를 추가해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시나리오를 제작하는것도 가능하구요.

그런데 로빈슨크루소는 '추가 시나리오'에 몇가지 매리트가 있습니다. '책 아이콘'과 '발견토큰'과 '토템'입니다.

첫번째로 책 아이콘입니다.

(이벤트카드 중앙에 그려진 '책 아이콘')

'책 아이콘'은 이벤트카드 중앙에 명시되어 있고, 시나리오별로 각각 설정한 효과를 수행해야만 하죠. 즉, 똑같이 '해충'카드를 뽑았더라도 시나리오마다 그 카드의 효과가 달라지게 됩니다.

'발견토큰'은 섬의 여기저기를 탐험하다보면 얻게되는 토큰으로써, 보통 음식이나 나무 등을 줍니다. 그런데 이 발견토큰중에서도 특이한 녀석들이 있습니다.

(특이한 발견토큰 4종과, '로빈슨 가족' 시나리오의 토큰들의 기능설명)

위 사진에 보이는 네 종류의 토큰이 바로 그 이상한 발견 토큰들입니다. 위의 발견 토큰들은 기능이 고정되있는게 아니라, 시나리오 별로 각각 지정됩니다. 즉, 1번 시나리오에서와, 2번 시나리오에서의 기능이 서로 다른거죠.

사진에서는 무인도에서 농사도 짓고, 아이도 낳으면서 섬에 정착한다는 컨셉과 어울리게 농사와 관련된 기능을 하고있네요.

세번째로는 '토템'입니다. '토템'또한 '탐험행동'을 하다보면 발견되곤 하는데요, 위의 둘과 마찮가지로 시나리오별로 효과가 각각 설정됩니다.

('로빈슨 가족'시나리오의 '책 아이콘'과 '토템'에 대한 기능설명. 두 아이콘 모두 플레이어에가 안좋은 기능을 하고있다.)

이처럼 책모양아이콘, 탐험토큰, 토템처러 시나리오마다 그 효과를 각각 다르게 설정하는 장치들 덕분에 시나리오의 창작이 굉장히 자유로워집니다. 한장의 카드, 한개의 토큰이 시나리오마다 각각 다른 기능을 하도록 만들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정말 조난자가 되어 섬에서 탈출하는 시나리오부터 시작하여 화산이 폭발하는 섬에서 보물을 탐색하는 시나리오, 식인종들의 섬에서 식인종과 싸움을 하거나 킹콩이 습격해와서 여주인공을 납치해가는 시나리오들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있고(킹콩은 보드피아 제작 시나리오), 유저 시나리오중에는 심지어 좀비들의 섬에서 백신을 만들고 생존하는 시나리오도 존재합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스스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는것도 가능하구요.(그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컨텐츠가 될 수 있을것 같네요)

3. 리플레이성

(로빈슨크루소 기본판에 들어있던 시나리오. 킹콩은 보드피아 제작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2번, 확장성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로빈슨은 기본시나리오만 6개이고, 시나리오를 창작이 자유로운 만큼 유저 제작 시나리오도 많이 존재합니다. 보드라이프에 한글번역되어 올라온 시나리오도 여럿 있구요.(번역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어떤분은 "시나리오가 많으면 뭐해? 어차피 같은게임인데 다 비슷비슷하겠지!"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계속 언급하는대로 시나리오 창작이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그에따라 시나리오마다 플레이하는 느낌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죠. (섬에서 조난당해 구조를 기다리는 미션과, 폭발하는 화산섬에서 보물탐험을 하는 미션이 비슷할수가 없겠죠)

따라서 미션마다 1~2번씩만 플레이 하더라도, 수십번의 리플레이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으니.. 리플레이성은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도 빨리 아직 안해본 다른시나리오를 해보고싶네요!

단점

1. 심한 잔룰...

로빈슨크루소 잔룰이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룰북만 4~5번은 정독하고, 룰 설명영상, 보드라이프에서 잔룰질문글들까지 전부 읽어보고 게임을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게임도중 몇번 룰북을 뒤적거렸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잔룰이 악질적인 수준이라고 느꼈는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룰북'만'읽어서는 제대로 게임이 잘 안될 것 같습니다.

저는 게임하기전에 게임규칙을 최대한 완벽히 알고 플레이하는걸 선호해서, 거의 시험공부하듯이 로빈슨크루소 룰을 익히고 게임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래서 첫플을 약간의 에러플, 약간의 버벅거림 정도로 무사히 넘겼습니다. 다행스럽게 게임이 터져버리진 않았죠.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룰을 익히는걸 선호하시는 분들이, 룰북 1번 슥 읽어보고 게임을 진행하신다면 중간에 게임을 접을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점은, 협력게임이라는 특징 덕분에 한명만 룰을 확실히 알고있다면 나머지는 대충만 알아도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2. "아~이거 깼네." 하는 후반부

(1번, '조난자들' 시나리오. 불을 개발하고 나무더미를 쌓아서 봉화를 울리면 승리한다.)

제가 1번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단점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결과를 미리 예측가능해지곤 합니다. 생존에 실패하는 경우에도, "아 이거 곧 죽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생존본능덕분에 끝까지 열심히 진행하게 되지만 게임의 성공이 눈에 보일때(주로 1~2턴 전에), "이거 이번턴에 채집하고 다음턴에 채집만해도 무조건깨겠는데?"하는 생각이 들면 맥이 좀 빠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대충 진행해서 클리어되는걸 확인만 하고 게임을 접은적도 있구요.

물론 게임의 종료 직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하게 성공하거나 패배하는 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 판마다 그런건 아니죠.

3. 협력게임의 단점

1인플로만 즐길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사람과 즐길 생각이라면 로빈슨은 협력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목소리 큰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하기 시작하면, 다른사람은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점 입니다.

다른 게임에선 이러한 단점 때문에 배신자가 존재한다던가.. 하기도 하지만, 로빈슨엔 그런게 없습니다. 맴버중에 독불장군이 없기를 바랄뿐이죠.

~~(사실 이런경우 로빈슨크루소가 문제라기 보다는 맴버가 문제겠지만요..)~~

(4. 구하기 힘들다..ㅜㅜ)

마치며..

대체로 평이 좋은 로빈슨크루소이지만, 간혹 별로였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긴 했습니다. 더구나 로빈슨크루소처럼 힘들고 지치는 게임들은 대체로 호불호를 좀 더 타는편이기도 하니까요. 저도 그런 점 때문에 "기대만큼 재미없으면 어떡하지?"하는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그런걱정이 싹 날아갈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테마가 정말 진한 게임이면서, 동시에 게임성도 좋습니다. 테마성 강한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만 한 게임인 듯 합니다.

구하시는 분이 꽤 많으신거같던데, 보드피아에서 재판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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