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리뷰 - 너무나도 유명한 아그리콜라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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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17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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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이프에서 활동하고계신 게이머분들이면 안해본 사람이 거의없을만한 게임인 아그리콜라 리뷰입니다.

사실 너무너무 유명한 게임이고, 고수분들도 워낙 많고.. 심지어 대회까지 열리는 게임이기에 이렇게 겁도없이 아콜에 대한 글을 써도 되나하고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아그리콜라 허접주제에 니까짓게 리뷰를?할까 하는 우려때문이죠ㅜㅜ. 유명한 게임이니 만큼 관련후기도 엄청나게 많구요.

그런데 찾아보니까, 보드라이프 기준으로 모임후기 등에서 아그리콜라 이야기가 언급된 글은 굉장히 많지만 정작 아그리콜라라는 게임 하나만을 대상으로 한 리뷰는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구요.(페이지수 한참 넘겨야 할 만큼 수십개에서 수백개는 있을줄...)

그리고 요즘들어 푹 빠져있는 게임이라 아그리콜라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욕심도 들고, 혹시나 아콜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이 계신다면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용기를 내어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2인플이고, 3인플을 가끔하고 있음을 미리 말해드립니다. 또한 밑에서 사용된 사진은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구요. 리뷰는 간단한 게임소개와, 장점, 단점, 마무리 정도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그리콜라

<게임소개>

소개가 민망할 정도로 유명하죠. 중세인 17세기를 배경으로, 농부가 되어 농사를 짓는 게임입니다.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울타리를 짓고, 가축을기르고, 새끼를 낳고, 집을 짓는 등 농부로써 해야하는 일들을 수행하면서 나만의 농장을 꾸며나가는 일꾼놓기 게임입니다. 밑에서 다시 서술하겠지만,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애들 밥도 먹여야 하고... 게임이 빡빡한 편입니다.

게임인원은 구판 1~5인, 신판 1~4인이고 베스트는 3~4인이라고 되어있네요. 하지만 저는 2인플도 괜찮았습니다. 거의 2인플만 돌리고 푹 빠져서 이 리뷰를 쓰고 있으니까요

플레이타임은 인원당 30분~45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장점>

1. 매끈한 룰

아그리콜라의 난이도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의 경우엔 보드게임 경험이 얼마든간에(정말 초보라도) "조금 어려워도 한번 해볼래"하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금방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규칙이 매끈하게 잘빠졌기 때문이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보드게임 규칙에서, "기본적으로는 ~하면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하고, 이럴때는 ~해야해. 그리고 이러이러한 상황에서는 ~해야돼."와 같은 규칙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일단 배우기가 어렵고, 게임 하면서도 규칙에 신경쓰느라 게임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아그리콜라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일꾼을 놓고, 해당 칸에 써있는 대로 실행하면 되죠. 또한 밭을 일구면 씨를 뿌릴 수 있고, 씨를 뿌리면 곡식의 양이 늘어나고, 수확단계때 수확하면 됩니다. 울타리를 치면 가축을 기를 수 있고, 가축은 새끼를 낳게되죠. 농사라는 테마에 어울리면서도, "이건 왜이래?"하는 의문이 나올만한 곳이 없는 규칙입니다. 그래서 규칙 설명을 들으면서도 납득 가능하고, 한번 들으면 게임하면서 추가설명이 별로 필요가 없죠.

이러한점의 장점은 배우기가 쉽고, 게임에 몰입하기가 좋습니다. '씨를 뿌렸네? 그럼 양이 늘어나야지~'하는것을 규칙이 어쩌구..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죠.

2. 아기자기+테마성

여자친구와 하기 좋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그리콜라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는 적이 거의 없죠. 위 사진처럼 아기자기하게 내 농장을 채워간다는 점 때문인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저는 여자는 아니지만... 내 농장을 채워나가면서 양을 기르고 야채를 심고 하다보면 기분 좋은 그런 느낌(...)이 들곤 합니다. 승패를 떠나서 나의 농장을 채워나가는 재미가 있죠.

이런 점이 곧 테마성인데요, 나만의 농장을 채워나가면서 즐거움을 얻는다는건 테마성또한 좋다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턴에 까만거랑 흰거 가져와서 2점을 먹어야지" 하는 것과 "돼지랑 양도 길러야겠다~" 하는건 게임의 재미가 다르겠죠.

3. 리플레이성

아그리콜라에는 수많은 직업카드와 보조설비카드가 존재합니다. 그 중 직업카드 7장, 보조설비카드 7장을 받고 시작하게 되죠. 따라서 매 게임마다 다른 직업카드, 다른 보조설비카드를 받고 시작하게 되므로 리플레이성이 뛰어납니다... 하는 이야기는 아그리콜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죠. 그래서 이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첨부해봅니다.

아그리콜라에서 매번 다른 카드들이 주는 장점은, "이런카드 저런카드 다 써보기 위해서는 게임을 많이해야해. 따라서 리플레이성이 높아."하는 단순한 이유만은 아닙니다.

전략게임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에게 익숙한 플레이만을 계속해서 하게되죠. 아그리콜라에서도 수많은 카드가 없었다면, 게임 판수가 많아질 수록 지금까지 해왔던 게임을 반복하게 될 겁니다. "1턴에는 이것과 이걸 하고.. 2턴에는 이걸하고.. 두번째 수확 전까지는 이러이러한 행동들을 해놓고.." 하는식으로 게임 자체가 고착화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직업카드와 보조설비 카드를 받는 순간, "이판은 이런 카드가 있으니까 흙을 잘 먹어서 활용해야겠다" 라던지 "이 카드를 받았으니까 집을 빨리 업그레이드하자" 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도록 유도합니다.

4. 밥먹이기

아그리콜라를 밥먹이기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죠. 그런데 사실 밥먹이기와 같이 플레이어에게 제약(혹은 숙제, 제한 등)을 걸어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꼭 필요하긴 합니다.스타크래프트를 하는데 돈, 무적 치트키를 쓰고 혼자 테크를 올리면서 국가를 번영... 이러면 재미가 없겠죠... 상대가 공격해와서 내가 하고싶은걸 못하고, 파괴당하기도 하고, 자원이 모잘라서 끙끙대기도 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겁니다.

대부분 보드게임에서도 플레이어에게 무언가 스트레스를 주는데요, 로스트시티는 핸드제한, 촐킨은 일꾼을 동시에 부리려면 돈을 내거나 제일 안쪽칸에만 일꾼을 놓을수 있는 등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아콜의 밥먹이기 하나만 있는게 아님에도, "아콜 밥먹이는게 너무 힘들어요"하는 말이 많이 나오는건... 실제로 밥먹이는게 좀 힘들긴합니다. 그래도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면서 농장을 꾸며나가고 점수를 내는데서 오는 성취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콜의 밥먹이기는 단점이 아니라 좋은 장점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고민고민 하면서 게임을 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아콜의 식구들 굶기지 않게 매번 고민하는게 즐겁더라구요. 변태는 아닙니다.

(신판기준 추가행동판을 사용하시면 밥먹이기 압박이 훨씬 덜합니다!)

<단점>

1. 빡빡하다

바로 위에서 밥먹이는 요소는 장점이라고 써놓고 바로 빡빡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쓰게되네요... 사실 저는 이런점이 재미라고 생각하지만, 빡빡한면 때문에 아콜을 별로 안좋아하시는 분들이 은근히 있는걸 보면 단점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네요.

아그리콜라에서 밥먹이는게 빡빡한 이유는, 해야하는 행동은 많은데 액션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너무 당연한 소리를..) 곡식을 가져와서 효율적으로 음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1. 종자씨를 가져오고 2. 밭을 일구고 3.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4. 화로 및 화덕 등 주요설비를 가져오고 5. 빵을 구워야 합니다.

즉, 밥을 제대로 먹이기 위해 준비되야 하는 과정이 꽤 많습니다. 그러는 도중에 직업이나 보조설비도 내려놔야 하고.. 자원도 가져오고, 집도 업그레이드 해야하죠. 그러다가 상대 일꾼이 내가 해야하는 액션칸을 먼저 선점하면 계획이 다 꼬여버리기도 합니다.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낸 뒤, 먹고 살 만 해져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게임이 끝납니다. 아콜은 생각보다 게임이 짧죠.

이러한 점들이 아콜을 플레이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2. 세팅이 귀찮다

아그리콜라에 콩깍지가 씌인 상태라서 아콜이 다 좋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이건 좀 아쉽다 싶은점이 세팅입니다. 사실 어쩔 수 없는거긴 하지만...

초기 세팅에서 컴포를 이것저것 꺼내고, 카드들 정리해서 깔고, 직업 및 보조설비 카드를 7장씩 나눠가져야 하죠. 카드를 무작위가 아닌 드래프트로 받게되면 시간이 더 걸립니다. 하지만 뭐... 초기 세팅이 복잡한 게임이야 널리고 널렸으니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 턴마다 자원누적칸에 자원 쌓는건 정말 귀찮긴 합니다. 턴마다 나무 3개.. 갈대.. 흙.. 음식.. 양..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매 턴 깔아야 하는 자원도 많아지게 됩니다. 아마 아그리콜라를 하면서 "방금 양 올렸나? 안올렸나?" 혹은 게임을 진행하다가 " 아 이번턴에 양 안올렸었다." 이런 경험은 아콜을 즐겨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다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너무 좋아하는 게임이라서 굉장히 편파적인 리뷰가 된 것 같습니다. 장점은 4개나 써놓고 단점은 겨우 2개, 심지어 단점 중 하나는 세팅에 관한거라니...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게임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건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엔 첫플에서도 꽤 좋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지금 느끼는 것처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네, 이제 딴거해볼까?" 하는 정도의 느낌이였죠. 그런데 아기자기하게 농장 키우는게 자꾸 생각나서 종종 돌리다보니, 지금은 다른 새로운게임 하기보다 아콜을 더 돌리고 싶어져 버렸네요. (물론 새로운게임도 하고싶긴 합니다...)

좋아하는 게임이라 무턱대고 리뷰를 쓰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느끼지만 글솜씨가 참 부족하군요ㅜㅜ 부족한 글인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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