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 - 컴팩트해진 18시리즈 게임.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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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7 오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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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1889리뷰를 적어볼까 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18XX라고 불리는 시리즈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 18XX라는 게임은 전부 같은 디자이너의 작품이에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https://www.boardgamegeek.com/wiki/page/18xx# 긱 링크를 참조하시면 이 시리즈들의 전체 목록이 있는데,

Francis Tresham, Helmut Ohley, Thomas Lehmann, Alan R. Moon, 등등의 작가들도 만든 이력이 있네요. 다양한 작가들이 이 거대한 하나의 장르안에서 조금씩 변주한 게임들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적어볼 게임은 1889입니다. 작가는 Yasutaka Ikeda라는 분이시군요. 유명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1889는 큰 틀에서 보면 1830과 거의 유사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각자의 돈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은 크게 주식단계와 운영단계로 나뉩니다. 게임 내에는 여러 철도 회사가 있는데, 각 철도 회사는 총 10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고, 그 주식은 게임 시작 시점에는 전부 은행이 가지고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주식 단계에서 돈을 은행에 내고 주식을 구매함으로써, 각 회사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어떤 회사 주식이 5주 이상 플레이어에게 판매가 된다면, 그 회사는 출범을 하게 됩니다. 출범한 회사는 이제부터는 운영 단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각 회사별로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운영을 하게 됩니다. 운영단계에서는 출범한 회사들만이 철도를 깔고, 기차를 운행해서 돈을 법니다. 번 돈은 철도회사의 주주들에게 주식 소유비율대로 나뉘어지게 되고, 그렇게 꾸준히 돈을 벌어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이기게 됩니다.

잠깐 언급했지만, 매 라운드마다 주식 단계와, 운영 단계를 플레이 하게 됩니다. 주식 단계에서는 주식을 팔고 사는 액션을 하게 되며, 운영 단계에서는 출범한 회사들만 철로를 깔고, 기차를 운영하여 돈을 벌게 됩니다.

돈을 버는 운영 단계에서 각 회사들은 회사 소유의 자금을 이용하여 기관차를 구매하게 됩니다. 각 회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인거죠. 기관차가 있어야 철로 위를 달리게 해서 돈을 벌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선택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각 철도 회사들은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기관차를 구매해야합니다. 하지만, 그 기관차들은 구매하는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 비용은 회사 소유의 자금에서 나가게 되는데, 여기서 이 시리즈들의 재미있는 포인트가 보여집니다.

운영시 받은 돈은 회사가 가져가느냐, 그 회사 소유의 주주들에게 배당하느냐는 선택을 매번 운영턴마다 하게 됩니다.

1) 회사가 받아간다면, 그 회사는 추가적인 기관차를 살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 회사에 돈을 투자한 주주들은 기껏 투자한 회사인데, 번 돈을 회사가 가져가니 주주들은 괜한 투자를 한 셈이 되는거죠.

2) 만약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면 주주들은 돈을 벌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는 기관차를 살 돈이 마련되어있지 않게 되고 그러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거죠.

그래서, 각 회사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타이밍과 그렇지 못한 타이밍으로 나뉘게 됩니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이라면, 그 회사 주식을 사두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주식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이 그 회사 주식을 막 사게 됩니다. 반대로 회사에 돈이 하나도 없어서 지금 당장은 벌은 수익을 전부 회사가 가져가서 회사 보유금을 채워야한다면 주주는 투자할 가치가 없게 되는거죠. 그럼 누가 먼저 이 회사 주식을 팔게 되는지 눈치 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주식과 운영의 줄다리기가 게임 내내 반복됩니다. 주식의 타이밍 싸움과, 철도 운영해서 수익을 내기 위한 고민이 게임의 주된 재미 포인트입니다.

네. 그런데, 방금 설명드린 내용은 1830과 거의 유사합니다. 아니, 그냥 같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근본적으로 183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여기서 하나 있습니다.

맵을 두개 잠시 비교해보시면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시리라 생각합니다.

1830입니다.

1889입니다.

위 1830대비해서는 많이 면적이 줄어든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1830은 거의 꽉차있는데, 아래쪽 1889는 섬이라서 공간이 많이 비어있네요.

네, 결국 "크기"의 문제입니다. 네. 크기의 문제이죠. 크기의 문제는 또한, 게임의 길이에 대한 문제와도 연결이 됩니다.

1830을 하면서 재미는 좋았는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게임의 길이였습니다. 게임이 너무 길어요. 4시간 정도는 최소한으로 봐야하며, 5시간 까지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시간 넘어가는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서 좀 긴 게임도 재미가 있다면 할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간 넘어가면 좀 별로다 싶긴 했었습니다. 그래서 5시간 가까이 걸리는1830이 좀 아쉽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1889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을 여태껏 두번 정도 해봤는데, 3시간 반과, 2시간 40분 정도 걸렸네요. 네, 그렇습니다. 길어도 4시간은 걸리지 않는 게임이네요.

사실 18시리즈의 게임은 해보면 재미는 좋습니다. 뭔가 운영해서 직접적으로 돈을 준다는 것은 해보면 아시겠지만, 꽤나 재미있는 포인트들입니다. 장사를 한다거나 하는 대리만족감이 있는거죠. 하지만, 그 게임이 4시간 5시간 걸리게 된다면 집중력 하락등의 이유로 좀 재미가 없어지게 되죠.

그렇지만, 1889는 1830 대비하여 많이 다운사이징이 되어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시간을 줄여놓은거죠. 사실 이건 엄청난 장점입니다.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시간 등의 제약으로 그걸 잘 못하게 되었던걸, 그 제약 조건을 좀 줄여놓은 건 엄청난 장점이라고 부를만합니다. 물론 그에 따라서 1830이 가지는 고유한 재미등과는 다른 부분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핵심은 거의 그대로 가져와있습니다. 그래서 그 거의 유사한 핵심을 시간을 줄인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죠.

일부러 이 게임의 재미 포인트를 하나 덜적고 왔었는데, 운영 단계 내내 주주들에게 배당만해서 회사의 수익을 뽑아먹을대로 뽑아먹은 깡통 회사를 주식 단계에서 주식을 다 팔아먹어버리고, 남에게 떠넘기는 재미마저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1830의 부제인 Robber baron 인 면이 그대로 살아있는거죠.

여태껏 다운사이징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다른 이야기를 몇개 하자면,

철도 타일이 좀 단순화되어있고, 갯수 제한이 있어서 어느 철도를 놓아야하는 고민의 폭이 줄어들어있습니다. 그것도 게임의 플레이 타임을 줄이는데 많이 기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너무 복잡하지 않게 만들어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디자인적 측면은... 한글화된 PnP자료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깔끔한 느낌입니다. 복잡하지 않아요. 컴포넌트는 뭐 만드는 사람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는 것이라 퀄리티는 말하는게 무의미하네요.

제 제작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PnP라서 뽑아서 만들어서 플레이하면 됩니다.

룰 난이도는 어려운 편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잔룰도 크게 있지는 않고요. 하지만 운영단계와 주식단계를 오고가는 것이라거나,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한 이해는 좀 필요합니다. 이해만 되면 크게 어렵지 않은 룰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 몇개월 동안 새로 해본 게임중에 거의 최고로 맘에 들었던 게임입니다. 밤 12시넘어서 꺼내느라 3시까지 하고는 집에 가는 바람에 토요일에 늦게 일어나게 만들었던 아픔이 있긴 하지만요. ㅠ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전략 대비해서 쬐끔 길긴 하지만, 보통 좀 긴 전략이 2시간 반 정도 걸리기도 하니 그것보다 조금만 더 길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한번쯤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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