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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파전]의 맛난 리뷰 2#-엘드리치호러

맛난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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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6 오전 10:41

IP: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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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보드게임에 입문한 지는 2년차 된 파전입니다.

취미로 가졌던 건 고등학교때부터이지만, 본격적으로 모으고 싶은 게임들을 수집하며 전략게임에 입문한 건 오래 되지 않았네요.

왜 이런 자기소개를 하느냐, 하면...

엘드리치 호러는 제가 보드게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고 "아 이 게임은 꼭 가져야겠다."라는 콜렉션에 포함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리뷰할 때 감회가 새롭더군요.

재판해준 코보게 사랑해요~

그럼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게임 리뷰 전에

"크툴루 세계관"이란?

엘드리치 호러는 크툴루 신화, 곧 러브크래프트 작가가 쓴 소설에서 파생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사랑의 대가 러브크래프트... 이정도면 스토킹도 사랑의 범주인듯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높다, 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작품 특유의 광기어린 느낌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코즈믹 호러?

크툴루 신화의 신들은 인간의 정신력을 초월하는 존재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인간이 미쳐버리는 건 일도 아니죠.

굳건한 정신력을 지닌 자들이나 신의 존안을 보고도 미치지 않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를테면, 격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촉수촉수한 크툴루. 무슨 생각 하시는거죠?

(출처: 보드엠)

요즘에는 크툴루를 건들지 마라 등 크툴루 테마로 가벼운 게임들도 많이 나오긴 하네요.

저희 모임에서도 제법 많이 돌아간 게임입니다.

이번 리뷰는 보드게임이 주제라서 크툴루 신화에 대해 더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만은...

지인을 통해 게임을 접해보시는 분들은 크툴루 신화에 대해 좀 더 알고 계시면 게임에 한층 더 몰입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러브크래프트 소설도 좋고 인터넷 설정집도 좋겠지요.

다만 인터넷 설정집은 카더라도 많고, 러브크래프트 본인이 아닌 다른 작가들이 붙인 설정들도 많기 때문에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 이글루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꿈과 희망 따위는 저 하늘나라로 안녕...

엘드리치 호러 소개

엘드리치 호러는 이변을 느낀 조사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괴 현상을 해결하고 단서를 찾아 고대의 존재를 막는 테마입니다.

고대의 존재란, 크툴루 신화에 등장하는 각종 신적 존재를 말합니다.

엘드리치 호러 본판에서는 아자토스, 크툴루, 슈브 니구라스, 요그 소토스 라는 총 4명(?)의 고대의 존재가 등장합니다.

설정상으로는 저 이름도 정확한게 아니고 사람들이 정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진명을 부르는 것만 해도 평범한 인간은 미쳐버린다고 하네요.

플레이어들은 조사자가 되어 1920년대의 세계를 여행합니다.

단순한 세계여행이면 좋겠는데... 고대의 존재가 꿈틀거리면서 이계와의 경계가 무너져내리고, 그 징표로 세계 곳곳에서는 차원문이 열리네요.

조사자들은 차원문을 막고 고대의 존재를 막기 위해 미스테리를 해결합니다.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은 미스터리 해결과 차원문 막기입니다.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인 "헤이보드" 모임은 각자 자신의 분신인 조사자를 선택합니다.

조사자로는 릴리 챈(무술가), 아카치 오넬레(주술사), 찰리 케인(정치가), 다이애나 스탠리(청산한 추종자)가 선택됐습니다.

각 조사자는 적절한 능력치 배분과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조사자의 능력치 총합은 같고, 특수능력도 직업 특성에 맞게 되어있으니 그걸 잘 살려주는 게 게임 승리의 핵심이 되겠지요.

제가 선택한 릴리 챈은 능력치 강화시 1번에 2회 강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능력치 쌓아서 괴물을 뚜까뚜까 패는 대기만성형 캐릭터네요.

지난 번 만신의 왕인 아자토스를 첫 플레이 때 성공적으로 막아낸 모임 파티원들은 크툴루 신화의 주인공(?)인 크툴루를 다음 상대로 지목했습니다.

본판 기준 최악의 난이도인 크툴루. 왜 최악인지는.... 뒤에서...

액션은 총 3가지로 행동, 조우, 신화 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행동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이동, 휴식하는 등 조사자가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며.

조사는 괴물들을 처치하고 조사자가 서있는 곳을 조사하는 것이며.

신화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신화적인 일... 대부분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 겁니다.

조사자들의 목표는 미스터리를 3개 해결해서 고대의 존재의 강림을 막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새롭게 나타나는 차원문과

조사자들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소문들.

응보(지속 효과) 4턴이 지나면 조사자 전원이 피해 6. 이거 매우 중요합니다.

르뤼예에 잠든 자신의 주인을 깨우기 위해 끊임없이 뒷공작을 하고 조사자를 습격하는 딥 원들을 이겨내며

조사자들은 크툴루가 깨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를 하나 둘씩 해결해갑니다.

이번 게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 아카치 오넬레(주술사).

다이스 갓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지, 주사위를 굴리는 족족 6이 나와서 모조리 성공 판정이 뜹니다. 첫 번째 미스테리는 거의 혼자 해결했다고 봐도...

반면 조사자들을 후원해주셔야 할 찰리 케인(정치가)은 각종 정신병에 무력화되어 헤롱헤롱.

이보시오. 의사양반! 정치가가 대인공포증이라니!!

다이애나 스탠리는 에픽 아이템 발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크툴루의 난이도가 왜 높은지는 이 미스터리만 봐도 알겠네요.

세계 곳곳에 깔린 엘드리치 토큰(저 촉수촉수하게 생긴)은 조사자들을 지체(다음 라운드에 행동 불가)시킵니다.

(출처: 보드라이프)

아컴 호러, 엘드리치 호러의 표지에 나온 촉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실 듯?

어지간하면 피해가야 좋은 촉수의 밭에 일부러 뛰어들어 딥 원들을 사냥해야 합니다.

한 턴 지체가 되는 것만으로도 게임이 상당히 꼬이는데 이걸 4번이나 반복해야 하다니.

이놈의 딥 원! 지긋지긋하군요.

(실수로 인증샷에 토큰 하나를 더 올려뒀습니다)

조사자들의 활약으로 2개의 미스터리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미스터리 1개만 앞두고 있는 상황.

그 순간 크툴루의 딸인 크툴라가 아버지의 재림을 막는 조사자들을 처단하고자 심해를 가르고 직접 모습을 드러냅니다.

신화적 존재인 크툴라. 아버지인 크툴루의 스펙 정도는 아니지만 평범한 인간은 보는 것만으로 미쳐버릴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때 훈련을 쌓고 각종 아이템으로 무장한 릴리 챈이 신화적 존재를 물리치고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크툴라에게 향합니다.

앞으로 2라운드 후에는 두 번째 소문에 쌓인 토큰이 모두 떨어지면서 모든 조사자가 6의 피해를 받는 상황.

(이미지 출처: 유투브)

각종 무기와 축복, 그리고 훈련으로 강화된 릴리챈.

나노강화제를 맞은 듯 현란한 손동작으로 크툴라의 촉수를 쳐내고 막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사실 1회성 아이템인 성수로 강화해서 이번 라운드에 충분히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만...

어쨌든 크툴루의 강림을 막아내는 것은 불과 한 라운드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조사자들은 모두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카드가 나타났습니다.

으아닛! 차!

음...

기껏 빈사 직전까지 만든 크툴라가 재생하네요?

지못미 릴리 챈

불행하게도 크툴라가 있는 곳 근처에는 다른 플레이어가 없었습니다. 다이애나 스탠리는 급하게 시공을 일그러트려 다른 조사자를 크툴라에게 보내려 했지만, 그마저도 마법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세계에 몰아친 광풍에 다른 조사자들도 사망!

두 명의 조사자가 추가 사망하면서 파멸 토큰이 0에 위치했고, 결국 르뤼예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던 크툴루가 깨어날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최후의 조사자 다이애나 스탠리는 유적을 발굴해서 얻은 막강한 에픽 아이템들로 뒤늦게 크툴라를 처지했지만.

크툴루는 딥 원들의 간절한 소망에 따라 그 거대한 육신을 다시금 이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사람들은 크툴루가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버텨내지 못하고 하나 둘씩 미쳐갑니다.

그렇게... 조사자들은 세계를 구해내는데 실패합니다.

드림매치. 크툴루의 특수효과로 정신력이 떨어져서 게임에서는 졌지만...

아쉬움에 남은 조사자 둘로 전투를 치뤄봤더니 죽일 수치는 나오더군요.

엘드리치 호러는 크툴루 신화에 걸맞게 게임이 빡빡하게 돌아갑니다.

이동에도 상당한 제약이 있으며, 차원문을 제 때 닫지 않으면 쏟아지는 괴수들 때문에 접근도 어렵고... 그 차원문들은 파멸 트랙이 0으로 당기는데 일조하지요.

그래서 각 조사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서로 합이 잘 맞아야 제때제때 문제를 해결하고 고대신의 강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에 익숙한 분들은 아이템 파밍 다 맞추고 고대신을 기다렸다가 레이드 뜨기도 하지만요.

이번에 처음으로 게임을 해본 분(다이애나 스탠리를 플레이했습니다.)은 협력 + RPG 요소가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는군요.

그리고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엘드리치 호러는 그 테마가 매우 강한 게임이고, 크툴루 신화 특유의 암울한 세계관에 몰입하지 못하면 게임에 재미를 많이 느끼기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이게 굉장히 큰 장점이지만, 게임 테마보다 시스템이나 플레이에 집중하는 분들에게는 조우 상황에서 주사위 굴려서 성공, 실패 판정만 확인하는 번거로운 상황만 남아서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는 테마에 얼마나 잘 몰입하느냐, 가 게임

테마성을 빼고 봐도 게임성이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주사위를 굴려서 능력치가 1 올랐네? 라고만 여기면 자칫 게임이 밋밋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도 있습니다. 한창 몰입하고 있는데 아빠한테 죽었다고? 커헉.

저번 플레이에서 제 조사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조우 카드입니다. 크흡...

심장을 옥죄는 고대의 공포에 맞서 세계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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