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 두 도시 사이에서 -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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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10 오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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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5년

게임 타입 : 드래프팅, 셋콜렉션, 협력, 타일놓기

플레이 타임 : 20분

플레이 인원 : 1-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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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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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카드 중 원하는걸 하나 고르고 옆으로 넘기는 방식의 드래프팅 시스템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접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반경쟁/반협력 스타일의 게임에 접목된건 이게 최초가 아닌가 싶군요. 오늘은 두 도시 사이에서를 리뷰합니다.

참고 : 이렇게 카드를 옆으로 넘기는 방식이 자주 쓰이지만 이것이 드래프팅인 것은 아닙니다. 드래프팅이란 여러 후보군의 카드/자원에서 하나를 가져가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티켓투라이드도 드래프팅 게임군에 속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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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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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플레이어는 2개의 도시를 좌측과 우측에 짓게 됩니다. 좌측 도시는 좌측의 플레이어와 함께, 우측 도시는 우측에 앉은 플레이어와 함께 짓게 되죠. 모든 플레이어는 7장의 1×1 크기 건물 타일을 나눠 받은 뒤 그 중 두 장을 고릅니다. 모두 동시에 건물을 공개한 뒤 좌측 & 우측 도시에 하나씩 건물을 배치해야 합니다. 남은 5장의 타일은 우측 사람에게 넘겨주고, 새로 받은 5장의 타일로 한번 더 드래프팅(타일 뽑기)를 하고 건물을 짓습니다. 이렇게 3번 반복한 뒤 나머지 타일 하나는 비공개로 버립니다.

2라운드가 되면 이번엔 1×2 크기의 타일을 3개를 뽑아 두 개를 고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좌우에 하나씩 설치해야 합니다.

3라운드가 되면 1라운드처럼 드래프팅을 반복합니다. 다만 타일을 좌측으로 넘기게 되죠. 이렇게 3라운드가 끝나면 4×4 크기의 도시가 완성됩니다. 게임은 종료되며 건물의 점수 규칙에 따라 좌우 도시의 점수를 각각 계산합니다. 인접한 것물, 아이콘 세트, 연속된 건물 등 점수를 매기는 방법은 각양각색 입니다. 자신이 지은 두 도시의 점수 중 낮은 점수가 자신의 점수가 됩니다. 점수를 모두 계산한 뒤 가장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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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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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사이에서는 꽤 독특한 게임입니다. 서로 협력하면서 경쟁을 하는 재미난 구도를 그리고 있죠. 자, 그럼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 해봅시다.

1. 독자적인 영역 구축

여러가지 후보군에서 하나를 가져간다는 드래프팅은 정말 흔한 게임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한 게임을 10개 말해보라면 주저하지 않고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7원더스, 스시고, 페어리 테일, 별들 사이에서, 타이드 오브 타임, 중세 아카데미 등) . 그렇기 때문에 드래프팅을 주 시스템으로 하는 게임을 리뷰할 땐 ‘다른 드래프팅 게임과 무엇이 다른가’를 많이 신경씁니다.

그런 점에서 두 도시 사이에서는 바로 양 옆에 앉은 플레이어와 경쟁하면서도 공생한다는 개성을 보여주며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공생이란 개념이야 말로 두 도시 사이에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개념이 없다면 별반 다를 것 없는 흔한 드래프팅 게임이 되었겠죠. 스시고와 같은 게임은 찾기 쉽지만 두 도시에서와 비슷한 게임을 찾긴 쉽지 않은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경쟁과 공생. 이 하나만으로도 두 도시에서는 해볼만한 가치가 생깁니다.

2. 퍼즐 요소

저에게만 한정된 장점일지 모르겠지만, 4×4 라는 협소한 공간 제약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기 위해 1라운드에서 타일을 조심스레 설치하며 큰 그림을 그려가는데, 2라운드에서 등장한 1×2 크기 타일 때문에 큰 그림이 꼬이며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결국 좌우에 앉은 플레이어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해야 이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점수를 낼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대단히 즐거웠습니다. 이리저리 타일을 놓아가며 1점이라도 더 올릴려고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는 과정이 좋았어요. 스시고처럼 단순한 셋 콜렉션이었다면 이 게임에 대한 호감도가 꽤 떨어졌을 듯 합니다.

자- 그런데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걸까요. 그 외의 모든 요소가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느낀 몇 가지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1. 1인 플레이와 2인 플레이는 버리세요.

아무래도 킥스타터 게임들의 특징인 것 같은데요.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선지 어울리지 않는걸 알면서도 1인플, 2인플 혹은 다인플 규칙을 넣어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산토리니는 2인이 즐길때 가장 빛나는 게임인데 3~4인플이 가능합니다. ‘대박!’ 싶겠지만 직접 해보면 ‘그냥 억지로 늘렸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때가 종종 있죠. 두 도시 사이에서 또한 다인플에서 빛나는 게임인데도 1, 2인플 규칙을 따로 넣어두었습니다. 이 규칙들은 그냥 잊어버리세요. 다인플에서 가장 빛나는 게임을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만든거나 다름 없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정말 재밌는 1~2인 게임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다른 게임을 즐기시는게 낫습니다.

2. 타일이 안예뻐

타일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생각난건 오피스 시리즈였습니다. 네, 워드나 엑셀이요. 예전 윈도우즈 98 시절에 사용했을 것만 같은 건물 그림들이 타일에 박혀있어요. 네, 일러스트가 별로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칙칙한 색상과 답답해 보이는 건물보다, 임페리얼 세틀러처럼 강렬한 색상으로 그려진 아기자기한 건물, 뭐가 그리 바쁜지 뽈뽈~ 돌아다니며 잡담을 나누고 있는 시민들, 카드끼리 나란히 놓으면 서로 예쁘게 이어지는 황토빛 길이 있었다면 얼마나 예뻤을까요? 게임을 더욱 예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카툰 풍으로 가면 게임이 너무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차피 깃털처럼 가벼운 게임인데다 20분안에 끝나기 때문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독이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3. 내용적인 풍부함이 부족

저는 두 도시 사이에서가 스시고와 세븐원더스의 중간 정도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스시고처럼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 세븐원더스처럼 전략이 승패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무거움까진 주지 않는 정도요. 그러나 스시고를 두 도시에서처럼 해도 똑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을 정도로 스시고 쪽에 가깝습니다. 결국 협력이란 요소를 빼면 스시고와 다를게 없기 때문이죠.

만약 세븐원더스처럼 상대방의 카드를 적절하게 자르고, 필요하지 않은 카드를 원더나 돈으로 바꾸어 다음을 기약하거나, 자원/군사/과학 사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등 세븐원더스 급의 무게를 기대하신다면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리세요. 상당히 실망하실 겁니다. 타일 종류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다 1~3라운드 내내 등장하는 타일이 똑같기 때문에 같은걸 반복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또한 생각보다 분위기를 타는 게임입니다. 타일을 가지고 온걸 보며 “뭐 이딴걸 뽑아 왔냐” / “이딴건 옆동네 주고 저쪽(상대방 옆 사람) 타일을 우리에게 써라” / “내가 이거 뽑으라고 타일 넘겼는데 엉뚱한 공장 뽑고 앉아있냐” 하며 툭탁툭탁 싸우며 하면 게임이 조금 느려지는 대신 분위기가 확 살아나지만, 옆 사람이 뽑아온 타일을 군말없이 배치하며 진행하면 게임은 빠르지만 게임이 가진 고유한 개성(경쟁 & 협력)이 모두 죽어버립니다.

아쉽게도 저는 전자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후자였습니다.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꽤 잘만든 게임입니다. 인원 수에 상관없이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좋고, 가르치기도 쉬우며, 자칫 말 수가 적어질 수 있는 드래프팅에 대화란 요소를 잘 섞어넣은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적 / 전략적인 깊이가 얕은 편이기 때문에 세븐원더스 처럼 강한 중독성이 들진 않습니다. 게다가 플레이어들이 재잘재잘 떠들며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밋밋한 게임으로 전락해버리니, 차라리 철저히 혼자 도시를 짓는 서버비아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옆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게임 자체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해보세요. 재미난 필러게임입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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