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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 쓰레기 수거일 리뷰

3,044 조회

2017.02.17 08:08

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카드게임, 민첩성, 가족게임, 탑쌓기, 파티게임

플레이 타임 : 20-30분

플레이 인원 : 2-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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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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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통에 넣으세요에 이은 두번째 쓰레기 테마의 게임, 쓰레기 수거일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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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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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플레이어는 쓰레기 통을 눈 앞에 두고 쓰레기 버리기를 미루는 룸메이트가 됩니다. 쓰레기 통에서 카드를 모두 꺼내 개인보드를 하나씩 나누어 준 뒤, 나머지를 잘 섞어 하나의 덱을 만듭니다. 그리고 각자 카드 두 장을 뽑은 뒤 가장 최근에 청소를 한 사람부터 게임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손에 든 카드가 3장이 될 때까지 카드를 보충합니다. 그리고 손에 있는 3장 중 한 장을 사용해야 합니다. 카드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쓰레기 카드와 특수 카드인데,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에 따라 쓰레기 위에 바로 버리거나, 자신의 방에 두거나, 룸메이트의 방에 넣을 수 있습니다.

쓰레기통 위에 카드를 버려야 할 경우 반드시 버리는 카드에 뚫려있는 두 구멍을 통해 바닥을 볼 수 있도록 반쯤 걸쳐야 합니다.

자신의 방에 쓰레기를 버릴 경우 무사히 턴을 넘길 수 있지만, 만약 방에 들어있는 쓰레기의 총합이 10 이상이면 그 플레이어는 턴을 넘기기 전에 자신의 방에 있는 모든 쓰레기를 비워야 합니다. 당연히 카드를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을 때마다 두 구멍을 통해 바닥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룸메이트에게 특수카드를 쓰면 그 효과는 바로 적용되며 해당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플레이 도중 카드가 떨어지면 그 사람이 모든 카드를 벌점으로 가져가게 되며, 해당 사람의 턴이 끝났을 때 일정 수 이상의 벌점카드를 보유하고 있으면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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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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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통에 넣으세요에 이은 두번째 쓰레기 게임(?) – 쓰레기 수거일! 두 게임은 비슷한 테마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게임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통에 넣으세요는 작은 콤포넌트가 불만스러웠다고 언급했는데요. 쓰레기 수거일은 어땠는지 감상을 나눠봅시다.

1. 개성 넘치는 테마와 뛰어난 콤포넌트

이 부분은 쓰레기 통에 넣으세요와 같은 장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녹색 쓰레기통을 테이블 위에 턱! 하고 꺼내면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지죠. 그리고 뚜껑을 따서 안에 담긴 카드를 꺼내기 시작하면 “우와- 이게 뭐야?” 하고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물론 쓰레기 통에 넣으세요에 비하면 귀여운 맛은 없습니다. 카드에 그려진 일러스트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물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구역질 날 것 같은 색상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정말 우리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쓰레기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익을대로 익어서 물렁해진 바나나. 반쯤 부서진 빨래통. 수북히 쌓인 빨래더미. 기름으로 찐득한 프라이팬 같은건 누구든 집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저만 그런건 아니죠?

2. 폭발의 카타르시스

게임 자체는 꽤 단순합니다. 카드를 뽑은 뒤 한 장을 사용하는게 전부죠. 위험할 것 같으면 내 방에 쓰레기를 버려서 턴을 넘기거나, 룸메이트의 방에 쓰레기를 버리고, 때론 특수 카드를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등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진짜로 빛나는건 쓰레기통 위에 카드가 수북히 쌓여가는 그 순간입니다. 얼핏보면 금방 무너질 것 같지만, 카드가 서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카드가 올라갈 수 있어요. 아무리 카드를 올려도 굳건히 버티는 쓰레기통을 보며 놀라워 하는 것도 잠시. 조용하던 쓰레기통이 어느 순간 살아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중심부가 들썩거리며 숨을 쉬기 시작해요.

이게 무슨 뜻이냐? 쓰레기통이 한계에 도달하면 중심부분이 카드의 바깥 무게를 버거워 합니다. 그리고 중심부가 점차 들썩이며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턴 한장만 올려도, 마치 토하기 직전의 사람처럼 쓰레기통이 울렁울렁 움직이며 ‘곧 터진다’고 경고를 해오죠. 이 신호를 감지한 플레이어들은 어떻게든 자기 방에 쓰레기를 버리고, 특수카드로 남을 압박하고 괴롭히며 “나만 아니면 돼!”의 마음가짐으로 게임에 임하지요.

결국 거대한 꽃이 핀 쓰레기통이 참지 못하고 구토를 하며 쌓여있던 카드를 토해내면, 당첨자의 비명과 생존자의 환희가 뒤섞기게 됩니다. 저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조용하던 초반. 카드가 울렁거리는 중반. 그리고 파사사사사삭ㅡ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게 무너져 내리는 후반. 쌓이고 쌓이던게 마지막에 한번에 터져버리는 이 흐름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자, 그럼 쓰레기 수거일이 가진 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1. 무의미한 Overflow 조건

처음 이 게임을 접하신 분들은 Overflow(탈락 조건)가 겨우 2~5장인걸 보고 “겨우 이만큼 떨궈도 진단말야? 어차피 한번 실패하면 20장쯤 가져가는데 무슨 상관이야?” 하고 어리둥절 하실거예요. 사실 이 애매한 낮은 숫자는 게임 도중 1~2장의 카드를 떨어뜨려도 패배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보험장치입니다. 이 의도를 모르면 터무니 없이 낮은 탈락 조건에 황당해 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 보험장치가 별 의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차라리 실수하면 실수한 것으로 인정하고 벌점카드를 가져가게 하되, 1번 정도는 구제될 수 있도록 넉넉히 20장 정도 여유분을 주는게 어땠을까 싶어요. 다 같이 오래오래 즐길수록 재밌으니까요.

2. 너무 강한 카드

상대방을 견제하는 카드 중에 이미 쓰레기 통에 올라간 카드 중 한장을 빼내어 자기 방에 넣도록 강요하는 카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카드는 너무 지나치게 강해요. 폭발하기 직전에 놓인 쓰레기 통에서 ‘끼어있는’ 카드를 빼내는게 가능할리가 없죠. 당하면 필패라 봐도 될 정도로 강한 카드인데, 전 이 카드는 전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모든 플레이어의 방에서 쓰레기를 모아 똑같이 분배하거나,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방에 있는 쓰레기를 자기 옆사람에게 넘겨주거나, 한 명에게 쓰레기를 몰아주는 등 더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저라면 이 카드를 아예 게임에서 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재밌으니까요.

쓰레기 수거일은 쓰레기통에 넣으세요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카드에 구멍을 뚫는다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했습니다. 카드를 쌓거나 겹치는 등 다양한 방법식으로 젠가를 구현한건 보았지만, 이렇게 카드를 반쯤 걸치며 커다란 꽃 혹은 버섯처럼 펼칠 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창의성, 유머가 가득한 게임이라 참 마음에 듭니다.

카드가 모두 일상생활과 밀접한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커다란 침대 매트리스 카드를 제 방에 버리며 킥 웃던 제 모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실제로 며칠 전에 비슷한 일을 했거든요. 나중에 버릴려고 낡은 매트리스를 낑낑대며 제 방 구석으로 끙끙 옮겼던 일이 떠오르니 안웃을 수가 없죠. 게임 속 생활쓰레기를 보며 웃음 짓게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네요. 참 재밌는 좋은 게임입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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