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게임 후기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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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2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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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1. 화이트 채플에서 온 편지>

아내와 2인플을 했습니다.

평이 좋아서 몇 개월 전에 사놨었는데 아내가 어두운 테마를 안 좋아해서 한번도 못하고 묵혀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친구한테서 친구가 화채를 친동생하고 했었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저보고 화채를 하자고 그러더군요.

내가 하자고 할 때는 안하더니 ㅠㅠ

오랜만에 룰북을 펼쳤더니 룰이 잘 기억이 안나서 둘이서 연구하면서 룰을 익혔습니다.

제가 먼저 형사를 하고 아내가 잭을 했습니다.

둘째날 밤까지 대략적으로 근거지가 있는 지역을 찾아냈는데 잭이 한번 포위망을 빠져나가니까 도저히 근거지를 모르겠더군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근거지를 찾는것 보다는 잭을 몰아서 체포를 하는게 더 정확한 방향일 것 같더군요.

넷째날 밤까지 잭이 잘 도망다녀서 결국 패배했습니다.

아내가 길눈이 엄청 밝고 길을 잘 찾고 제가 길을 잘 못외우는 편인데 그런 영향도 있는걸까요;;

다음에는 아내가 형사를 하고 제가 잭을 했습니다.

게임을 해보니까 대로가 중요하더군요.

형사할 땐 몰랐는데 잭을 해보니 알겠더군요.

아내도 이미 그점을 간파하고 대로에 형사를 배치하고 버팁니다.

첫째날 밤에는 아내가 제 도주로를 아예 감도 못잡더니

둘째날 밤에는 제가 방심해서(?) 멀리 좀 돌아가다가 엄청나게 턴수의 압박을 받게 되어서

은신처로 도망갈 턴이 부족할 것 같아 남은 아이템을 열심히 써가며 은신처로 달렸는데

아내가 경찰로 포위하더니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저를 체포하더군요.

마지막 턴에 형사 하나로 조사를 1번 하더니 그 다음에 다른 형사로 체포를 외쳐서 바로 잡았습니다.

와 이거 어떻게 맞췄냐고 하니까 제가 도망친 경로를 그대로 복기하더군요;;

제가 턴압박 받으면서 달리긴 했지만 이렇게 딱 떨어지게 맞추니까 너무 신기하더군요.

그날 연속 2패하고 충격먹은 뒤로는 아직 안하고 있습니다만

게임은 정말 테마를 잘 살렸고 제대로 추리를 하게 해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밌게 플레이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담번에는 제가 이길 수 있을까요 ㅋㅋㅋ

이날의 평점: 7.5

<2017. 1. 24. 롤포갤, 카르카손 윈터에디션, 어센션 영혼+불멸>

이날은 친한 동생을 집으로 초대해서 장장 4시간 동안 게임을 했습니다.

맘 같아선 밤을 새고 싶었는데 지하철 끊기기 전에 돌아가야 해서 게임을 세개밖에 못했습니다.

동생하고 이전에도 넷러너, 블러드보울 팀매니저를 엄청 재밌게 했었었는데

이 친구는 확실히 보드게임 유전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꺼내는 모든 게임이 다 재밌다고 그러네요.

재미 포인트도 확실히 잡아내구요.

롤포갤 할 때는 주사위 굴리는 맛을 알고

카르카손을 할 때는 바닥에 깔리는 타일의 아름다움(및 딴지의 치열함)을 알고

어센션을 할 때는 덱이 레벨업을 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써서 저에게 감동을 주더군요.

게임을 많이 안해본 친구인데도 저의 허접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롤포갤을 금방 이해해준 것만도 엄청 고맙네요.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롤포갤

롤포갤은 세계를 많이 정착해서 주사위를 많이 획득한 동생이 승리했습니다(우찌 머리쓰는 게임은 제가 이기는 경우가 없군요 ㅠㅠ)

저도 처음해보는 거라 감이 안왔는데 주사위 개수에서 차이가 나니까 게임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테마가 시스템에 잘 녹아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살짝 개연성만 부여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용병 그림이 그려진 타일은 아무 주사위 한개를 버리고 군사 주사위 두개를 획득한다거나, 세계를 정착하면 그 세계에 주사위를 하나 올리거나, 특정 기술을 개발하면 어떤 액션에서 그와 관련된 보너스를 받는 형식입니다.

배경 그림을 보면 왜 그런 보너스가 주어지는지는 알 것 같긴 한데 게임을 하다보면 그냥 주사위를 얻고 굴리고 사용하는 것이 전부여서 테마에 푹 빠지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더군요.

결국엔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서 수계산을 하는 게임입니다.

거기에 상대가 선택할 액션을 눈치것 예측해는 재미가 더해져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시스템에 좀더 익숙해지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무언가 만들어나간다기 보다는 계산을 계속해서 승점을 뽑아야 하는 게임이라 확실히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았고 솔플 포함해서 레포갤 4회, 롤포갤 3회 정도 해보았습니다)

아래에서 볼 케일러스나 이전에 했던 푸코, 아콜 모두 수계산을 하는 게임이지만

레포갤, 롤포갤은 위 게임들과는 달리 인터액션이 강하지 않아서 건조한 느낌을 더 받는게 아닐까 하네요.

타일을 완성했을 때도 내가 개발한 기술이다! 내가 정복한 세계다! 내 세계가 발전하고 있다! 이런 느낌을 주지는 않는 점도 그렇습니다.

이러한 느낌을 받긴 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다음번 게임이 매우 기대되긴 합니다.

레포갤에 비교해서는 그나마 상품과 돈으로 쓸 주사위가 따로 있으니 접근성이 좀 좋네요.

레포갤은 카드가 돈, 세계, 상품으로 다 쓰이다보니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있더군요.

그외에 장점이라면 주사위가 엄청 귀엽습니다. 타일 그림들도 마음에 들구요.

묘한 매력에 끌려 결국 확장도 질렀습니다!!

검은 주사위 얼른 써보고 싶네요.

아내는 이상하게 생긴 외계인 나오는 게임은 절대 안한다고 해서

동생을 또 불러서 해야겠습니다.

오늘의 평점: 7

2. 카르카손 윈터에디션

어플로 카르카손 본판 및 확장 1, 2를 해보고 재밌어서 최근에서야 카르카손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신판은 일러가 취향이 아니어서 구판을 구하고 있습니다.

신판 타일 한개한개는 정말 이쁜데 성을 모아놓으면 먼가 아스트랄합니다.

성 지붕을 기존과 같이 주황색으로 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파란색 지붕이 많이 아쉽네요.

실물로 보면 어떨지는 몰겠습니다.

신기하게도 윈터에디션은 딱봐서는 구판 그림체인데

자세히 보면 좀더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실제로 윈터에디션 그림작가는 구판 작가가 아니라 신판 작가입니다.

이날 가지고 있던 카르카손이 윈터에디션 밖에 없어서

카르카손을 소개해줄 겸 꺼내 봤는데 역쉬나 매우 재밌네요.

게임 시간이 짧아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기에 딱 좋습니다.

게다가 윈터에디션은 기본판보다 타일이 12갠가 더 들어가 있어서 오리지날의 아쉬움을 아주 쬐금 상쇄시켜 줍니다.

동생도 한판 해보고 재밌다고 하면서 타일이 적어서 좀 아쉽다고 하더군요.

이건 이전에 같이 했던 아내도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이 평을 듣고 본판과 확장을 살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단순한 게임인 만큼 많이 하면 질리겠지만

질릴 정도로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의 평점: 8

3. 어센션 영혼+불멸

제가 처음 산 게임이자 매우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지티님 블로그에서 뽐뿌를 엄청 받고 어센션 1~4를 샀었는데 앞에 두개는 중고로 처분하고

어센션 영혼+불멸 및 드림스케이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드림스케이프도 재밌는데 도저히 돌릴 수가 없을 것 같아 싸게 중고로 내놓았습니다 ㅠㅠ

누가 안 업어가시나요.

어센션 영혼+불멸은 소울젬에 대해서 취향이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밌는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콤보 터뜨리는 재미로 하는 게임인데 비싸서 사기도 어려운 훌륭한 카드들이 소울젬에 들어가 있어서

좋은 카드 뽑으면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아주 구린 걸 뽑아도 어프렌티스의 값어치(?)는 하니까요.

이벤트 및 트로피 시스템은 그나마 전략성을 높여주는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벤트는 활용하기가 많이 번거로울 순 있지만 활용하는 법만 익히면

게임을 훨씬 재밌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어플로 할 때 이벤트가 안깔려 있으면 답답하기까지 하더군요.

이날은 동생이 처음하는 것이어서 이벤트를 빼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헤비인팬트리와 미스틱을 한장씩 주고 시작을 했습니다.

카드를 같은 종류로 모아놨던 걸 생각 못하고 대충 섞었더니 같은 카드가 계속 깔려서

제대로된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동생이 재밌어해줘서 고맙더군요.

제가 거의 마지막까지는 얼추 비슷하게 갔었는데 마지막이 되어서 동생의 콤보가 엄청 터져서

카드를 거의 8장 정도 추가로 뽑더니 큰 점수차로 졌습니다 ㅋㅋ

지든 이기든 어센션은 정말 재밌네요.

매턴 상대가 좋은 카드 쏙쏙 빼먹고 제가 살 카드가 없어서 헤비인팬트리하고 미스틱만 구입하고 몬스터도 광신도만 잡고 있는 경우만 아니면

항상 재밌는 게임입니다(이런 경우가 가끔 나온다는게 함정이네요..)

이날의 평점: 8

<2017. 1. 30. 케일러스>

아내와 2인플을 했습니다.

아내가 처음부터 왜 비슷한데 조금씩 다른 게임을 새로 시작해서 또 설명을 들어야되냐고 머라고해서 제가 삐질뻔 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ㅋㅋ

아내에게 이제 새로운 게임을 해달라는 건 좀 자제해야겠어요(할 게임이 산더미 같지만 ㅠㅠ).

케일러스는 구리구리한 일러스트로 유명하지만 저는 이런 고전 느낌이 물씬 나는 게임이 좋네요.

일러스트가 화려한 게임도 좋아하지만 이런 정감 있는 느낌도 참 좋아요.

(일러스트 보다는 목재 컴포들이 상태가 안좋습니다. 집이 찌그러져 있고 디스크 이가 나가 있고 그렇습니다. 개수도 대충 넣어서 맞췄다는데 제거는 자원이 전부 조금씩 모자라더군요. 집 2개가 상태가 안좋아서 맴이 아픕니다..)

케일러스는 여러 리뷰어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룰북만 봐도 이건 정말 훌륭한 게임이다라는 느낌이 오더군요.

일꾼 놓기의 시초라는 점에서도 훌륭하지만 이 게임은 테마를 정말 잘 살렸습니다.

게임의 거의 대부분이 테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축장인이 되어서 건축을 짓는데 각 건물마다 가진 적절한 능력 및 건물을 짓기 위해서 필요한 자원,

성 건축에 신경을 써서 왕의 총애를 받으면 보너스를 받는 점, 묵묵히 길을 가는 감독관과 뇌물을 받는 보좌관,

일꾼에게 1원씩 주면서 일을 시키다가 다른 장인이 일꾼에게 일 시키는 것을 그만두면(즉 패스하면) 내 일꾼에게 추가로 돈을 더 줘야하는 점 등등

이 모든 것을 절묘하게 잘 섞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특수건물부터 다리를 거쳐 길 순서대로 건물을 활성화하다 보니 자원 계산이 쉽지가 않습니다.

이날은 서로 보좌관 견제를 한번도 안했는데 그럼에도 제가 자원 계산을 제대로 못해서 날린 일꾼이 세개쯤 됩니다.

이렇게 테마에 몰입하게 해주면서 이 정도 전략성을 주니까 명작이라는 평을 받는 것 같네요.

아콜도 매우 테마가 훌륭합니다만 매 라운드마다 새 액션이 열리는 것은 조금 부자연스럽고

푸코도 테마를 잘 버무렸지만 테마랑 상관없는 매커니즘이 많이 들어가 있죠.

이런 점에서 케일러스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최근 관심있게 보는 칸반이나 갤러리스트도 테마를 게임에 완전히 녹여 놓은 것 같긴 합니다.

이날 게임의 결과는 제가 또 큰 점수차로 패배했습니다(아내가 검은색 제가 빨간색입니다).

최대한 장고를 안하고 플레이를 하려니 건물을 살때 드는 비용을 고려를 못해서

어떤 자원을 가져와야되는지 감이 안오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점수를 뽑아내고 총애를 받아서 보너스를 받는게 꽤 재밌었습니다.

제가 봤을 땐 다인플에선 보좌관 딴지가 큰 핵심 요소인 것 같고 2인플에선 총애 싸움이 핵심인 것 같아요.

2인플에서 보좌관 딴지가 너무 공격적이라(다인플에선 비난을 나눠서 받지만 2인플에선 혼자 받습니다) 쓰기가 어렵고

성과 마창 시합에서 총애 싸움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더군요.

저는 계속 성에서 뒤쳐져서 결국 총애가 많이 후달렸습니다.

글 쓰면서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네요.

담번에도 계속 이런 재밌는 느낌을 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재미없어지거나 그러진 않겠죠? ㅋㅋ

힘든데도 같이 게임을 해준 아내에게 매우 큰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날의 평점: 9

* 위의 평점들은 그날 그날 상황에 따른 주관적인 점수입니다. 매번 점수가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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