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아내와의 2인플 후기/리뷰 #03

피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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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1 오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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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보기만 해도 즐거운 산토리니에 대한 간단한 후기 및 리뷰를 남기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게임이 너무 괜찮아서 룰북 번역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보드라이프 꾸리 님께서 이미 진행을 해주셔서 간단하게 후기로 느낌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긱스타터]

처음 제 아내에게 산토리니를 보여줬을때의 반응은 "오~ 이쁘네" 였습니다.

보드게임에 별로 관심없는 아내의 반응치고는 상당히 호의적이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사실 게임 규칙은 알아보지도 않고, 단순히 구성품과 외형만 보고 구매를 결심했던 게임이라 게임성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는 있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네요.

바로 감상해보시죠:)

산토리니는 블럭쌓기형 추상전략 게임입니다.

한 사람당 2명의 일꾼을 산토리니 섬에 배치하여 그들을 이동시키고 건물(블럭, 돔)을 건설하면서 3층 높이의 건물 위에 가장 먼저 일꾼을 배치시키는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합니다.

- 게임 진행 -

① 2명의 일꾼중 1명을 선택하여 이웃한 8개 공간중 비어있는 한 곳으로 이동시킵니다.

(위로는 최대 1개층만 올라갈수 있고, 아래 or 동일 층으로는 제약없이 이동 가능합니다)

② 이동시킨 일꾼 주변의 8개 공간중 빈 한 곳에 건물을 짓습니다.

(이웃한 공간이 비어있기만 하면 층수 상관없이 건설 가능합니다)

- 승리/패배 조건 -

① 자신의 턴에 돔이 건설되지 않은 3층 높이 건물 위에 일꾼을 이동시키면 즉시 승리합니다.

② 자신의 턴에 일꾼을 이동시키고 건물을 건설하는 절차를 진행시키지 못하는 경우, 즉시 패배합니다.

[게임의 진행과 승리조건 그림 설명] - 이미지출처 : 긱스타터

개봉 후 기본룰을 익히고 바로 아내와 2인플을 해볼수 있었습니다.

1번째 판은 3분도 안되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감을 잡으려고 이것저것 하다가 아내가 그냥 3층 위로 올라가는걸 지켜보기만 했네요;

2번째 판은 이것저것 해보면서 아내가 3층에 올라가는걸 방어하는 위주로 진행했더니 10분정도 진행한거 같습니다.

하지만 방어만 하다가 일명 외통수에 걸려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3번째 판에는 반격에 나섰습니다. 1~2판을 통해 완전히 감을 잡고 저도 공격 위주의 플레이로 진행했지요.

일꾼이 3층 건물위로 올라가는 통로가 2곳이 되도록 만드는 전략을 사용했는데, 먹혀들었네요^^ 15분만에 승리를 챙겼습니다.

이렇게 아내와 첫날 약 7~8판 정도 진행한거 같습니다.

기본룰로만 진행했던 산토리니의 첫 느낌은 대만족이었습니다.

마치 장기나 체스처럼 기본 뼈대가 단단하고 충실하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고작 일꾼을 한칸 이동시키고 건설하는 메카니즘이 전부인 산토리니를 다양한 이동능력간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를 갖추고 있는 장기나 체스와 비교하는게 어찌보면 어불성설일수도 있겠으나, 단단한 뼈대 위에 뿌려진 God Power라는 양념 덕분에 게임이 다채로워지고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럼 간단히 God Power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God Power란 -

각 플레이어가 신 카드를 1장씩 선택하여 자신이 선택한 신의 능력을 게임 전반에 걸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 신들의 능력은 룰북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무려 55명의 신들이 존재하거든요.

- God Power 적용 규칙 -

① 챌린저가 플레이어 인원수 만큼 신 카드를 선정합니다.

② 챌린저의 왼편에 있는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신 카드를 선택합니다.

(챌린저는 마지막으로 남은 신 카드를 가져갑니다)

1주일 후, 바로 God Power 추가 규칙을 넣어서 진행해봤습니다.

처음에 감을 잡기 위해 각자가 원하는 신을 골라서 진행했습니다.

1번째 판에 아내는 아폴로, 저는 아틀라스를 선택했습니다.

아폴로는 이동시 일꾼의 위치를 인접한 상대방의 일꾼과 맞바꾸는 능력을 가졌으며, 아틀라스는 돔을 3층 위가 아닌 아무곳에나 건설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저는 이동을 방해하기 위해 아내의 예상이동경로에 돔을 마구마구 건설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어 제가 이동해야할 공간으로 움직이지 못해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2번째 판에도 아내는 아폴로, 저는 아테네를 선택했습니다.

아테네는 자신의 일꾼을 위로 이동시키면 바로 다음턴에 상대방이 위로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드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저는 결정적인 순간에 아내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제가 먼저 위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견제를 했는데.. 아폴로의 일꾼 맞바꾸기 능력으로 허무하게 패배를 했네요ㅜㅜ

3번째 판도 아내는 아폴로..... 저는 헤파이스토스를 선택. 이번판도 저의 패배 ㅜㅜ

3판을 내리 패배했는데, 아폴로의 능력이 특출나게 좋았다기보다는 제가 전략을 잘못 세운거 같습니다.

아내가 아폴로로 진행하는 동안 저는 3개의 신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아폴로 vs 아틀라스:아테네:헤파이스토스" 각각의 대결구도 양상이 모두 다르고, 그에 따른 전략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더군요.

비록 전패를 당했음에도 다음에는 또 어떤 신들의 조합으로 어떻게 대결구도 양상이 펼쳐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펀딩판의 신 카드 갯수가 무려 55장입니다)

※ 총평 ※

산토리니의 긱스타터 펀딩 메인페이지의 문구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30초만에 배워서 평생 즐기세요!"

이 문구를 보고 2가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1. 정말 30초만에 게임을 익힐 수 있을까?

2. 과연 30초만에 배울 수 있는 게임을 오랫동안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게임을 직접 즐겨보고 일부 결론이 났습니다.

1. 네 맞습니다. 30초만에 배울수 있습니다. 하지만 30초로는 기본 룰밖에 익히지 못합니다.

2. 기본규칙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God Power가 가미되어야 체스나 장기처럼 오래도록 즐길수 있는 게임에 비견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장점 ]

1. 굉장히 쉬운 규칙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룰이 복잡한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런면에서 저에게 100점 짜리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od Power 규칙을 넣어서 진행하게되면 더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됩니다)

2. 이쁘고 화려한 컴포넌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 적합합니다.

제 아내는 저와 반대로 추상전략 게임을 싫어하는 편에 속합니다. (쿼리도, 듀크 등등.. 모두 처분했습니다ㅜㅜ)

산토리니도 게임을 몇판 진행하면서 쿼리도처럼 머리 아프다는 말로 절 흠칫하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컴포넌트가 이쁘고 신들의 능력이 궁금해서 더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3. 리플레이성이 뛰어납니다.

기본룰로도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여 그 자체만으로도 리플레이성이 어느정도 괜찮다고 할수 있는데, God Power 추가규칙 덕분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리플레이성을 보장해줍니다.

(신 카드는 확장으로 더 추가될 여지도 충분히 있습니다)

[ 단점 ]

1. God Power 추가규칙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55명의 신들의 능력을 전부 익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물론 각 신들의 능력을 익히는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몇몇 신들의 능력은 굉장히 애매하고, 익히기 복잡한 신들도 존재합니다.

2. 신들의 능력이 서로 부딪치는 경우, 우선순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폴로 vs 아테네"가 대결하는 경우, 아테네가 위로 이동한 다음턴에 상대방은 위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폴로는 일꾼을 바꿔치기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바꿔치기 하려는 상대방의 일꾼이 상단에 위치해 있는 경우에 두 신의 능력은 충돌하게 됩니다.

3. 과연 이 많은 신들간의 밸런스가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점은 증명하기 어려울거 같습니다.

아마 신들간의 밸런스 문제 때문에 God Power 추가규칙에서 사용할 신 카드들을 선정한 플레이어에게는 신 카드를 선택할 권리를 없앤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당분간은 산토리니를 지속적으로 즐길거 같습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드렸던대로 아내가 아쉽게도 추상전략게임을 선호하지 않아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즐길수 있는한 계속 즐겨보려고 합니다^-^

이상 산토리니에 대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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