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로스트 시티 - 리뷰

너굴너굴

10,541

2016-12-31 오전 8:32

IP: 208.70.***.***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3

발매년도 : 1999년

게임 타입 : 2인, 핸드관리, 셋콜렉션

플레이 타임 : 15-30분

플레이 인원 : 2인

=====

시작하며

=====

과거엔 2인 게임 / 커플 게임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게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로스트 시티죠. 테마가 약하기로 정평이 난(?) 레이너 크니지아의 명작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로스트 시티를 알아봅시다.

=====

규칙

=====

로스트 시티의 규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두 플레이어는 8장의 탐험카드를 들고 게임을 시작하며, 덱에 있는 마지막 카드가 사라지는 순간 게임은 바로 종료됩니다. 자신의 턴이 되면 플레이어는 한 장의 카드를 사용하고 한 장의 카드를 가져와야 합니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두 곳이 있습니다. 카드를 보드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카드를 버리거나, 보드의 하단 (자신의 쪽)에 카드를 내려놓음으로써 탐험을 할 수 있죠. 탐험시에는 규칙이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투자 카드(손모양)은 탐험을 시작하기전(숫자 전)에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 카드는 색상별로 총 3장이 존재하며, 설치할 때마다 x2, x3, x4 로 득점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다만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만큼 기본 탐험비 (-20점)에 1장당 -20점을 추가로 받게 되죠. 즉, 3장의 투자 카드를 설치했다면 총 -80점(기본 -20점 + 투자 -60점)을 가지고 시작하되, 앞으로 내려놓는 카드마다 x4 점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탐험카드는 오름차 순으로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8을 내려놓았다면 그 이하 숫자는 쓸모가 없어지는 셈이죠.

카드를 가져오는 곳 또한 두 곳이 존재합니다. 보드 중앙에 버려진 카드 중 가장 위에 놓인 한 장을 가져오거나 덱에서 한장을 가져올 수 있죠. 위에 언급했 듯 덱에 있는 카드가 모두 소진되면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한 턴이라도 더 진행하기 위해 때로는 필요 없는 카드를 보드에서 가져옴으로써 턴을 억지로 늘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탐험을 한 장소의 점수를 모두 합하며, 8장 이상 모은 탐험지역은 추가로 20점의 보너스를 받습니다. 두 플레이어는 점수를 비교하여 승자를 가릅니다.

=====

감상

=====

워낙 유명한 게임인만큼 자질구레한 이야기는 다 넘겨버리고 바로 장단점을 이야기 해보죠.

1. 쉽다! 간단하다!

로스트 시티의 규칙은 정말 간단합니다. 카드를 한장 내려놓고 카드를 한장 가져오면 되죠. 패치워크를 언급할 때도 이야기 했지만 간단한 규칙이 가져오는 장점은 상당히 많습니다. 입문자들에게 부담없이 가르칠 수 있고, 게임에 익숙해지는데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며, 게임이 부드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죠. 또한 세팅까지 아주 쉬우니 상대방이 “야! 한번만 더 하자.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어. 이번엔 잘할거 같아.” 하고 투덜거리며 직접 세팅하는 모습을 보는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로스트 시티는 입문용 보드게임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다 갖추고 있는 셈이죠.

2. 가지기도 싫고 주기도 싫고… 아 딜레마여!

최근에 경험한 게임 중 가장 비슷한 성질을 가진 녀석을 하나 고르라면 수목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버린 카드를 상대방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애매한 상황, 즉 딜레마 속에서 최선의 수를 찾기 위해 고군분하게 되는데 그러한 상당히 재밌습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수목원처럼 내가 버린 카드 때문에 내가 득점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받진 않으니까요.

3. 생각보다 다양한 전략

로스트 시티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전략과 트롤링(상대방을 괴롭히는 행위)가 담겨있습니다. 숫자가 무조건 오름차 순으로 놓여한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상대에게 필요한 높은 숫자를 미끼로 던진 뒤 상대가 그 카드를 사용하자마자 같은 색상의 낮은 카드를 모두 털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시작시 특정 색상의 카드를 많이 들고 있다면 한동안 묵혀둠으로써 상대방에게 ‘어? 이 색깔이 안나오네. 덱에 많이 들어있나보다!’ 하고 거짓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죠. 상대방이 해당 색상을 등록하자마자 메롱- 하며 손에 들고 있던 카드를 내려놓는건 굉장히 기분 좋습니다.

높은 8,9,10 카드를 손에 들고 있는 채 해당 색상의 투자카드를 중앙에 버림으로써 상대방이 잘못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거나 작정하고 카드를 묶어둔 채 자폭을 시도할 수도 있죠. 나중에 카드가 공개되며 상대방의 중요한 득점 카드를 소유하고 있었다는걸 보며주면 “야 이씨!!” 하고 발끈하는 상대방을 볼 수 있죠.

상대방을 괴롭히고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여느 2인 게임이 그렇듯 집요한 견제를 통해 상대방의 멘탈이 깨져나가는걸 보는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그러나 이러한 요소가 수목원처럼 극한의 스트레스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견제를 받더라도 점수를 내는건 가능하니까요.

4. 카드 카운팅

덱에 남아있는 카드가 몇장인지 셀 수 있다는건 게임에 큰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수와 남은 턴을 꾸준히 비교하며 최대 몇점까지 뽑아낼 수 있는지 계산하는 과정은 중요하기 때문이죠. 단적인 예로 투자자 3장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10 한장을 내려놓느냐 아니냐는 무려 40점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렇기 때문에 내 손에 낼 카드가 없다면 덱을 빠르게 소진시키며 상대방에게 압박을 주어야하고, 손에 낼 카드가 많다면 보드에 버려진 카드를 가져가며 억지로 턴을 늘려야 합니다. 초~중반에는 이런 카드 카운팅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종반에 접어들면 두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남은 카드를 세기 시작하는데, 긴장된 표정으로 남은 카드를 틈틈히 세며 최대 몇점까지 뽑아낼 수 있는지 계산하는 그 시간은 제법 긴장되고 스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레이너 크니지아답게 고질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

1. 테마는 왜 있는거야?

< 랍스터를_헹궈낸_기름으로_튀겼냐.jpg >

레이너 크니지아의 게임이 대부분 다 그렇지만 게임과 테마의 연관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모 과자처럼 랍스터가 살짝 발만 담갔다가 뺀 것 마냥, 탐험 느낌이 아주 살짝 날듯 말듯~ 한게 전부입니다 (그림을 잘 살펴보면 점점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게 보이지만 별 의미 없습니다). 굳이 탐험이 아니라 다른 테마를 입혀도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을거예요.

저처럼 테마와 게임을 별개로 두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막연히 ‘서로 견제하는게 재밌다’ 라고만 생각하겠지만, 테마와 게임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거기에서 오는 몰입감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겐 로스트 시티는 고통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 내내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하는거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하는 질문이 계속 떠오르지만 그에 대한 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굳이 답을 드리자면… 그냥 하라니까 하는겁니다.

레이너 크니지아의 게임입니다. 테마적인 부분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셔요.

2. 난해한 점수 계산

점수 계산이 조금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게임 내내 투자자 카드 + 계속 쌓여가는 카드로 인해 정확한 점수를 알 수가 없어요. 누가 이기는지 파악하기 위해 작정하고 매턴 계산한다면 할 수야 있겠지만 그러는 사람은 없죠. 유불리를 따져가며 자신의 턴을 진행하길 좋아하는 성향의 플레이어들에겐 조금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바닥에 놓인 카드가 뻔히 보이는데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으니까요.

또한 예전엔 게임이 끝나면 두 사람이 머리를 처박은 채, 자기 점수를 계산하느라 연필을 끄적이거나 계산기를 두드리곤 했습니다. 게임이 25분 남짓 걸렸다면 그 중 2~3분 정도는 점수 계산이었죠.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마트폰과 함께 다양한 앱이 등장하며 점수 계산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어요.

이렇게 로스트 시티는 타 게임에 비해 승부 결과가 직관적이지 않으며 게임 종류 후 약간의 추가 작업을 해야한다는 점은 알아두심이 좋겠습니다.

로스트 시티: 더 보드게임은 무려 4인까지 지원한다고 하지만 저는 2인 게임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공격과 견제가 여러 방향으로 분산 되는것 보단 상대방 한명에게 집중되는게 더 재밌거든요.

로스트 시티는 하나비와 더불어 여자친구와 가장 많이 즐긴 게임 중 하나입니다. 저를 통해 알음알음 다양한 게임을 배워나가면서도 여자친구는 두 게임만큼은 항상 The best of best 로 꼽고 있죠. 여심을 홀릴 정도로 예쁜 일러스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게임이 아기자기 한것도 아니며, 점수를 내는 방식도 비록 난해한 감이 있긴 하지만 티격태격 재미나게 게임하는 저희에겐 참 의미있는 게임입니다. 여자친구에게 괜찮은 입문자용 게임을 하나 소개시켜주고 싶다면 로스트 시티를 고려해보세요. 간단하면서도 잘 만들어진 좋은 게임입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lost-cities/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너굴너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