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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지 사기 플레이 소감 및 간단 리뷰입니다.
1. 폰지 사기란?
1920년대 미국의 찰스 폰지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사기 수법 중 하나입니다. 흔히 선순위 투자자의 배당(이익금 또는 이자)을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주는 것이 기본적이 메커니즘인데, 간단히 말해서 계속해서 돌려먹기를 하는 사기 수법입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투자자들은 배당금이 들어오니까 거기에 혹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의 증인 및 추천 때문에 후순위 투자자가 지속해서 들어오게 됩니다..
폰지 사기의 말로는 크게 3가지인데, 하나는 적당한 순간에 투자금을 모두 들고 도망가거나... 다른 하나는 금융 당국에 적발되어서 잡혀가거나... 아니면 투자자들에게 줄 돈이 다 떨어져서 스스로 자멸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앞의 두 가지 경우로 끝나게 됩니다.)
2. 폰지 사기 보드게임
(4인 기준 게임 준비가 완료된 모습입니다.)
제가 처음 이 게임을 알게된건 올 여름이었습니다. 마침 가족 중 대만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어 대만 작가의 보드게임을 사달라 부탁할 요량으로 찾아보다 나온게 이 게임이었죠. 거기에 테마도 테마였고 해서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물론 그 때에는 파는 곳이 없어 구할 수는 없었지요.
그러다 최근 쿨스텁에서 재고가 있는걸 발견했고, 바로 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0일. 마침내 플레이 할 수 있었죠.
2-1. 게임의 진행
게임의 진행은 간단합니다. 투자금을 모으고 - 플레이어간 비밀 거래를 진행하며 - 시장이 붕괴되고 - 배당(이자)를 지불하게 됩니다. 각 과정을 선 플레이어부터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게 됩니다.
2-2. 게임의 특징
이 게임의 특징은 뭐랄까요. 바로 돈을 벌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오로지 달콤한 말로 투자자들을 유인하여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투자자들도 한계가 있으며,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추가 투자금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배당(이자)을 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날 수록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게 되지요.
결국 이 게임은 폰지 사기를 진행하는 플레이어가 (누가 되었든 간에) 파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게임 구조입니다. 심지어 게임이 종료되는 조건이 플레이어 1인 이상이 더 이상 이자를 지불할 수 없을 때(=파산했을 때)인 만큼 이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수렁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게임의 승리는 어떻게 가릴까요? 게임이 끝났을 때 갖고 있는 돈으로 가릴까요? 아마 그랬다면 이 게임의 재미는 절반쯤 줄었을 겁니다. 이 게임에서의 승리는 자신이 사기를 칠 때(게임에서는 투자금을 모을 때) 활용했던 산업 타일로 점수를 내고, 그걸로 승리자를 가리게 됩니다. 산업 타일의 종류는 총 4종류가 있으며, 각 종류별로 각각 따져서 1개가 있을 때에는 1점, 2개는 3점, 3개는 6점, 4개는 10점, 5개는 15점 이런식으로 점수를 가산하게 됩니다.
다만 투자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처음 3개까지이며, 그 다음에는 투자금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점수를 위해 타일을 모으게 되면,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줄 이자가 부족해지고, 그렇다고 돈만 생각하게 되면 점수를 못내니, 그 절묘한 균형(...이라기 보다는 좀 더 늦게 망하도록 관리)을 맞추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위와 같은 상황이면 다음 라운드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20가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라운드에는 $12이 되는 것이구요. 하지만, 이 게임에서 따로 수입을 창출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사기를 쳐서 투자금을 땡겨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사진상 중앙 왼쪽편의 사각형 판 위에 있는 카드들)의 상황이 녹록한건 아닙니다. 각 카드들이 의미하는 것은 펀드 카드(투자금 카드)인데, 카드에 써진 큰 글씨는 당장에 받을 수 있는 투자금, 그 아래에는 이자를 지불해야 할 시기와 이자가 적혀 있습니다. 사진상으로 잘 안보이실 수 있는데, 자세히 보면 투자금보다 이자가 더 큰 크다그 많다는걸 눈치채실 수 있을겁니다.
즉, 게임 자체는 누가되었든 언젠가는 파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3. 플레이 소감
간단하게 정리하면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폰지 사기라는 그 테마를 게임으로 잘 녹여냈습니다. 물론 테마에 완전하게 몰입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왜 사진상 오른쪽, 돈 옆에 있는 타일들이 산업타일이고, 그 산업타일이 왜 중요하고, 왜 몇 개 이상 갖고 있으면 더이상 투자금을 유치할 수 없고 그런지 여부가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게임에 몰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폰지 사기라는 것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면, 아니, 최소한 무엇인지 정도만 알고 있다면 충분히 테마를 음미하면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사실 썩 유쾌한 테마는 아니지만요.
그 밖에 게임의 특징 부분에서는 미처 못쓰긴 했는데 이 게임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플레이어들 간의 "비밀거래"가 있습니다. 이게 게임의 맛을 상당히 살려주는데... 아무래도 이 부분은 글로 적는 것보다는 실제로 플레이해보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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