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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기념. 보드게임 라이프 총결산

3,361 조회

2016.12.28 14:16

9년만의 보드게임으로의 복귀를 자축하면서 그동안의 보드게임 인생을 되돌아보려 합니다. (좀 깁니다)

제가 보드게임을 알게 된 것은 2004년 초 입니다.

차후에 알게 된 정보로 보자면 보드게임 카페 1차 중흥기의 막바지에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이죠.

(1) 리얼 라이프

가장 먼저 접한 게임은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젠가와 할리갈리, 로보77 정도였습니다.

남녀가 섞인 동기들과 같이 보드게임 카페에 들려 알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재미있다는 것이였지 이렇게까지 보드게임에 빠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보드게임에 빠지게 된 게임은 카르카손과 보난자였습니다만 1순위는 보난자입니다.

보난자의 깔끔하고 왁자지껄한 재미는 저에게 보드게임카페 비용을 계산해 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임들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구매한 쇼핑몰이 어디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보난자를 구입하여 동기들과 재미있게 몇 번 플레이했습니다.

점점 보드게임이란 것에 심취해 가던 중 다이브다이스라는 쇼핑몰을 알게 됩니다.

이곳은 다른 쇼핑몰과는 다르게 커뮤니티와 중고장터라는 것이 있더군요.

게다가 개인 유저들의 번역 규칙서들과 문의 게시판, 모임게시판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입을 하고 눈팅을 하면서 제가 알고 있던 몇몇 보드게임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이브다이스에서 첫 구매는 2004년 5월 이였습니다. 이때부터가 제 통장잔고가 바닥나는 시점이였습니다.

모임도 기웃거리고 여러 멋진 분들을 알게 되면서 점점 멋진 중급 보드게임에 심취해 가게 됩니다.

게임 후기라는 것도 올리면서 여러 커뮤니티 분들과 친해지면서 점점 보드게임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가게 됩니다.

지금이야 다이브다이스가 거대(?)기업에 인수되어 그 때의 정신이나 유저분들이 없고, 보드라이프라는 사이트 탄생 이후 커뮤니티 기능도 많이 죽었지만 그 당시에 다이브다이스는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곳이였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의 운영자 두 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여러 장소의 모임에 참석하며 보드게임을 즐기다 저에게는 최고의 모임장소였던 일산 다이스덱을 알게 되면서 제 보드라이프의 중흥기(?)를 이루게 됩니다. 그곳에서 같이 플레이했던 분들을 저는 평생 추억하게 될 겁니다.

아쉽게도 몇년 후 다이스덱이 문을 닫게 되고 나름 아지트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던 중 이직을 하게 되었는데 그곳이 아산이였죠.

이때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였습니다. 아이가 없었다면 그곳에 가지 않았을 것 같지만 결혼만 한 것과 자식을 가진 것은 느껴지는 무게감이 다르더군요. 결국 이직을 해 약 1년 정도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보드게임과는 거의 동덜어진 인생을 살게 됩니다. 물론 가끔 본가에 올라올 때 모임에도 참석을 했고 한 번은 이사한 곳에서 아는 분들을 초청해 게임도 즐겼지만 전과 같은 보드라이프는 즐길 수 없었습니다.

2007년 중반에 다시 본가쪽으로 올라와 미래를 위해 종목을 바꿔 기술직으로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기술직은 사무직과는 차원이 다른 근무시간을 요구하더군요. 이때부터가 제 보드라이프의 암흑기였습니다. 보드게임을 가끔 구매를 하긴 했으나 근무강도로 인한 피로때문에 모임에 나가기도 힘들고 와이프가 둘째를 임신중이였기 때문에 연말쯤 되서는 사실상 보드게임을 접게 됩니다.

2004년에 입문했으니 약 2년 5개월 정도를 full로 플레이를 한 것이죠.

이후 1년 정도 보드게임을 뜨문뜨문 4,5개 구입 후 완접히 접고 예전 취미였던 도서구입과 전자기기 탐방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스팀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9년 정도를 지내다가 올해 10월 쯤 다시 보드게임에 재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는 여름부터의 가족 플레이였죠. 큰 아들이 5학년, 작은 딸이 2학년이 되었는데 큰 녀석이 PC게임만 하는 것이 괘씸해서 보난자를 들고 왔는데 의외로 반응이 무척 좋더군요. 그렇게 아이들과 보난지를 10판 정도 한 후 가족게임 위주로 10여개 플레이 후 카탄을 들이밀었는데 정말 좋아했습니다. 큰 녀석은 그래도 5학년이니 알겠으나 이제 9살 된 딸내미가 두 시간에 걸친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을 보며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아지트 모임 사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링크는 있었으나 작동을 안 하는 듯 해서 현업에 종사하는 한 분깨 문자를 보내보았는데 작동하는 링크라 하시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부분이 폰에서 터치하는 것이 좀 까다로운 것이였더군요.

어찌 되었건 그렇게 연락이 되어 정말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에 그 예전에 같이 플레이하던 분들 중 몇 분을 뵙게 되었고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습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통장 잔고 부족이죠.;;; 이번달 카드대금 막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무턱대고 지르다 보니 예산을 초과했더군요. 어찌어찌해서 막긴 했는데 두어달 정도는 혀를 깨물며 참아야 할 듯 합니다. ㅜㅠ;

(2) 보드 라이프

2004년부터 시작한 보드라이프를 결산해 보자면....

A. 보드게임긱에 기록해 놓았던 총 플레이 횟수는 1241회 입니다.

물론 이보다는 더 많이 플레이했습니다. 보드게임긱이란 곳을 알기 전, 그리고 알고 난 후라 해도 가끔 귀찮아서 기록 안 한 것도 있고 접은 후 복귀까지의 비어있는 기간의 몇 번의 플레이는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대략 50~100회 쯤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B. 복귀 후 "보드라이프"에 기록한 플레이 횟수는 61회 입니다.

C.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은 Age of Steam입니다. 모든 확장팩을 포함해 총 50회 플레이했습니다.

중간에 가출만 안 했어도 스케일님처럼 플레이 100회 에이지 어쩌구 하면서 글 한 번 썼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습니다. ㅜㅠ;;

D. 가족들과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은,

1. 보난자, 2. 다이아몬드, 3. 픽 피크닉, 4. 우봉고, 5. ~~픽 피크닉~~ 스플렌더 입니다.

E.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아래와 같습니다. (1번 10점, 4번까지 9.9점. 6번까지 9.5점)

1. Age of Steam 2. El Grande 3. Tigris & Euphrates 4.Princes of the Renaissance 5. Le Havre 6. Agricola 입니다.

1번과 2번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겁니다만 3번부터는 충분히 변할 수 있습니다. 복귀 후 5,6번이 올라왔으니까요.

F. 보드게임을 약 900~1000개 정도 구매한 듯 합니다. 중고 보드게임도 정말 많이 구입했지만 남아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리스트를 작성한 적이 없어 정확한 구매 수량은 모릅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약 400개 정도로 추산합니다만 추산입니다.

이번에도 위탁판매를 위해 약 70여개 빼 놓았는데 위탁한 후 정확한 수량을 세어볼 요량입니다.

위와 같이 저의 보드라이프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갈지 모르겠으나 이어갈 수 있을 때까지 이어가겠습니다.

보드게임은 이제 저의 라이프가 되었습니다.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의 보드라이프에 축복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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