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2.17] 남자친구와의 2인플 후기

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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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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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게임을 하다보면 가끔은 다인플에 목이 마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오랫만에 셋이서 게임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약속이 파토가 나는 바람에 아쉬워서 둘이서 할 게임을 들고 카페로 향했습니다. 더 많은 게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 밖에 할 수 없었지만, 아주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첫 게임은 트레인스 입니다. 전부터 남자친구가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마침 다이브다이스 고별전에 올라와서 업어왔습니다. 제가 또 덱빌딩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도미니언은 처음 한 날 바로 중고장터에서 확장까지 다 해서 남자친구랑 돈을 모아 사버렸으니까요....1주년 선물로 땅땅!!

트레인스는 이런 덱빌딩 시스템을 접목한 게임입니다. 카드의 종류나 사용 방법은 도미니언과 비슷합니다. 다만, 이런 카드의 액션을 통해 보드에 내 선로를 짓고, 도시에 역을 짓는다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어서 조금 더 전략적인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선로가 있는 곳에 세워진 역의 수에 따라 점수를 받기도 하고, 또는 남의 선로주행을 방해하거나 남이 장악한 도시에 침입해서 점수를 혼자 먹지 못하게 견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미니언 처럼 승점 카드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 점수를 얻을 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도미니언의 저주카드와 같이 액션을 수행하다 보면 얻게되는 무쓸모...한 폐기물카드가 있는데요. 이 폐기물을 잘 처리해 내 덱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고려하며 게임해야 합니다.

트레인스도 랜덤카드 팩이 있기 때문에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게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리플레이성이 높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레이타임도 길지 않아서 초반엔 제가 여기저기 뻗어나가면서 승기를 잡는 것 같았는데.. 승점카드에서 무려 8점이나 차이가 나더라구요. 요즘 실적이 별로 좋지가 않네요.... 저는 너무 라이트한 브릿지 게임은 선호하지 않는데, 트레인스는 하드한 전략게임 한판 후에도 부담없이 손이 가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오늘 이걸 하려고 왔습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황혼의 투쟁입니다. 한창 게임에 물이 올라 좀 더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2인게임이 없을까, 하다 황혼의 투쟁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물어보니 한글화가 꽤 필요한 게임이더라구요. 풀한글화 한 가격도 상당해 고민하던 찰나에, 마침 들려온 한글화 소식에 이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예약판매가 뜨자마자 결제하고 남자친구 집으로 배송 고고! 도착한 물건을 함께 펀칭해보고 나서 오늘 처음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었는데요. 설명을 거의 한시간 동안 듣고 나니 배가 고프더라구요... 밥을 든든히 먹고와서 3시간 반 정도에 걸쳐 초플을 마쳤습니다.

황혼의 투쟁에 대한 후기를 요 며칠 많이 읽었었는데, 카드나 주사위의 운에 많이 좌우되는 게임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물론 한 번 밖에 해보지 못했지만, 저는 전쟁이라는 테마의 적당한 랜덤성이 가미된 훌륭한 2인 전략게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친구도 저도 둘 다 주사위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주사위 한방! 이라는 것이 나의 쌓아둔 전략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성취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주사위로 인해 전체 판이 흔들리는 게임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황투 또한 주사위나 내 손에 들어오는 카드에 승패가 걸려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의 전략을 기반으로 게임의 큰 축이 진행되며 거기에 전쟁이 가져다줄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개입하는 정도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또 이 게임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게임실력이나 이 게임에 대한 숙련도가 비슷한 사람과의 2인플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게임을 진행하기 전에 룰을 완벽히 숙지하고 전략을 세워 돌입하는 걸 좋아해서, 중간중간 설명을 덧붙이게 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남자친구의 룰 설명은 제가 직접 룰을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동일한 풀전투력(?)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게 해서 더더욱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무엇이며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컴포넌트에 대한 설명을 우선하고 게임 진행을 가르쳐주니 이해도 빠르고 내가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나갈지 룰을 들으며 생각해볼 수 있어요. 황투의 경우 룰 자체만 들으면 그리 복잡하지 않은 듯 하나, 예시를 하나하나 들어주니 게임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맞물려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더라구요.

저는 미국, 남자친구는 소련을 했는데 상대방을 압박해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게임의 즉시 종료 및 승리조건은 먼저 점수트랙의 가장 끝, 20점에 도달하거나 유럽을 장악하면 되는데요. 처음부터 군사트랙을 관리 못해 점수가 많이 밀려있던 저는 유럽을 총공격했고, 그런 저의 공격에 맞서 남자친구 또한 열심히 싸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턴의 첫 시작 때, 아시아 점수 계산에서 많은 점수를 남자친구에게 내주어 결국 패배했네요. 저는 너무 재미있게 해서....앞으로 황투는 둘이서 자주 돌리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집에 와서 약간 아쉬운 기분이 들어, 동생들을 꼬셔 카카오를 한판 했습니다. 저번 보드게임 행사 때 행사장에서 해보고 구매하게 된 게임을 남자친구가 빌려주었는데요. 예쁜 컴포넌트에 어렵지 않은 룰로, 초심자와도 즐겁게 할 수 있는 타일놓기 게임입니다. 다만 집에 와서 룰을 읽어보니 태양석 사용 룰과 초기 타일 배치 룰을 행사장에서 잘못 가르쳐줬더라구요....부들부들.... 카카오 확장에도 독특한 요소들이 많던데, 확장을 구하게 된다면 더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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