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op 100 – #21 ~ #30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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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 오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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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 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정말 토나오게 힘드네요.

평소에 "아무도 모르는 게임을 좋아한다"는 평을 듣곤 했는데... 당연히 있었어야 할 애들이 새로 진입한걸 보면 맞는 말 같긴 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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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할리갈리 컵스 (새로 진입)

할리갈리 컵스(원제: 스피드 컵스)는 할리갈리라는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숫자를 센다 -> 종을 친다는 단순한 반복 플레이를 벗어나 카드를 뒤집은 뒤 5개의 컵을 똑같이 배치해야 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집어넣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 하나로 할리갈리 컵스는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림의 상하좌우를 빠르게 인지해야 하는 인지능력, 컵을 빠르게 배치해야 하는 민첩성, 최단수로 퍼즐을 풀어야 하는 효율성까지. 이러한 요소는 게임을 훨씬 더 긴장감있게 만들어주는 결과를 낳았죠.

할리갈리 시리즈는 다 버리고 이것 하나만 구입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을 정도로 시리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29 – 섀도우런: 크로스파이어 (새로 진입)

제가 가진 협력 게임 중 쉐도우런: 크로스파이어만큼 자비없고 어려운 게임은 없는 듯 합니다. 속된 말로 Mother-less(…) 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팬데믹과 패스파인더는 비교조차 할 수 없어요. 플레이어 중 단 한명이라도 쓰러지면 미션은 바로 종료되며, 테이블에 나온 적들이 나머지 플레이어들을 순서대로 다구리 치기(…) 시작합니다. 한명이라도 살아남으면 최소 경험치라도 받는데, 살아서 도망친 경우를 아직 보지 못했어요.

덱빌딩 + 협력 + 레거시 개념이 절묘하게 섞인 이 게임은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이 가진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간신히 시나리오를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경험치를 얻게 되며, 이 경험치로 새로운 스킬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가 헬 of 헬 인만큼 스킬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지중지 키운 캐릭터에게 정을 가질 수 밖에 없죠.

미션이 3개 밖에 없던게 너무 아쉬웠는데, 최근 확장이 새로 나와서 너무 기쁩니다. 다음 해에도 열심히 즐긴다면 순위가 더 상승할지도?

제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다롱이 the 엘리자베스 입니다.

#28 – 배틀콘 시리즈 (새로 진입)

다양한 리뷰를 작성하는 편이지만 ‘출판사 / 디자이너 / 일러스트레이터’는 웬만해선 무시하는 편입니다. “이 출판사는 이러니까 이런 게임일거야.” / “이 디자이너는 이런 성향이니까 무조건 재밌을꺼야.” 이런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죠.

그러나 Level99 은 워낙 독창적인 게임을 많이 만들어서, 이런 선입견을 없애기가 너무 힘듭니다. 2인 전용 대전게임 배틀콘 시리즈가 바로 그런 예이죠.

두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하나 골라 결투장에 오릅니다. 그리고 매 라운드마다 자신의 손에 있는 일반기(파랑카드) / 특수기(빨강카드)를 짝지어 사용합니다. 각 카드에는 고유한 힘 / 거리 / 이동속도가 있는데 두 카드의 합을 합한 것으로 선공여부, 사정거리, 데미지를 계산하게 됩니다.

정말 놀라운 점이 하나 있는데, 두 플레이어는 상대방의 기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어떤 기술이 빠졌고, 어떤 기술이 나올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운의 요소는 거의 0에 수렴하죠. 이렇게 상대방의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는가, 내 캐릭터를 얼마나 자유자재로 활용하는가, 얼마나 상대방의 심리를 읽고 빈틈을 찌를 수 있는가 등 승리하기 위해선 캐릭터가 아닌 파일럿(플레이어)의 실력이 좋아야 합니다.

좀처럼 확장을 안모으는 편인데 배틀콘 시리즈는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27 – 메이지나이트 (2015년 – 19위)

황투와 더불어 ‘하고 싶지만 할 사람이 없는’ 비운의 게임입니다. 블라다 크바틸의 역작이라 불리는 메이지 나이트는 맵을 돌아다니며 레벨업을 하고, 카드를 구입해가며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경쟁/협력류의 던전크롤식 게임입니다.

메이지나이트와 비슷한 게임은 많지만 메이지나이트만큼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게임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기만의 덱이 있으며, 이 덱을 이용하여 이동 / 공격 / 회복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계획없이 카드를 남발하다간 중요한 순간에 카드가 없어서 전략이 꼬이게 되죠.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계산되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오는 전략의 깊이가 놀랍지요.

게다가 좋은 것만 뽑아먹고 마을을 불태우는 것도 가능하고(!) 이러한 악행으로 인해 NPC 들이 저를 차갑게 대하는 등 PC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잔룰만 극복할 수 있고 이 게임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친구들만 있다면 정말 이만한 게임도 없습니다.

#26 – 트라야누스 (새로 진입)

보드게임 디자이너 스테판 펠드의 명작을 꼽으라면 트라야누스와 버건디 두 가지를 꼽습니다. 트라야누스는 만칼라 시스템을 이용한 게임인데요. 스테판 펠드 특유의 ‘할 것은 많은데 액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꽉꽉 담겨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감상은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는데, 만칼라 시스템 특성상 운 대신 자신의 실력이 크게 반영되는 부분이 아주 좋았으나 생각보다 콤보의 느낌이 강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버건디처럼 상대가 필요하는 것을 낚아채는 직접적인 견제보다, 누가 더 효율적으로 만칼라라는 퍼즐을 풀어낼 수 있는지 두뇌 경쟁을 하는 부분에서 크게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버건디만큼 여기저기 들이밀 수 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참 좋아합니다.

#25 – 아그리콜라 (새로 진입)

사실 아그리콜라와 트라야누스가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두 게임의 순위를 끊임없이 바꿔가며 어떤 게임을 더 좋아하는지 한참 고민했죠. 결과적으로 전 아그리콜라가 조금 더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수 많은 카드에서 나오는 다양성과 농장을 재건한다는 테마였어요.

아그리콜라도 ‘가족 늘리기’라는 필수 초반전략이 있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이 다채롭습니다.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느냐, 어떤 순번에 앉아있느냐, 어떤 순서로 액션카드가 등장하느냐 등 여러가지 요소가 상당한 고민거리를 안겨주죠. 그러나 트라야누스는 매 게임이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 아그리콜라가 더 좋을 수 밖에 없는거죠.

작년에 아그리콜라가 순위에 오르지 못했던 것은 제가 ‘밥 먹이기’ 시스템을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밥을 먹여야 하는 부담감은 짜증만 불러왔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막는 족쇄로 느껴졌죠. 그러나 좀 더 압박이 덜한 밥먹이기 시스템이 있는 타 게임(스톤에이지, 트라야누스, 오딘을 위한 잔치)를 해보고 나니 ‘이렇게 압박을 주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상위 10위 안에 들기엔 여전히 ‘밥 먹이기’가 너무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참 재밌다고 생각하는 게임이예요.

#24 – 7 원더스 & 7 원더스 듀얼 (새로 진입)

7 원더스 시리즈와 7원더스 듀얼을 함께 묶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같은 테마 /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리스트에 넣기로 결정했어요. 만약 두 게임을 분리해야 한다면 전 7 원더스 쪽에 손을 들겠습니다. 7 원더스 듀얼은 내가 만들고 싶은걸 만드는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걸 못짓게 하는, 약간 지나치게 경쟁적인 게임으로 느꼈거든요.

문명을 만들어간다는 테마와 카드 드래프팅이라는 시스템이 잘 어울릴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7 원더스는 그것을 아주 조화롭게 녹여냈어요. 매 턴마다 옆 사람에게 넘겨 받은 카드 중 하나를 골라 건축 / 판매 / 문명건설 중 하나를 택하는 간단함도 좋고, 인원에 상관없이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나 가장 좋았던건 좌우로 무력이 점차 번져나가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무력을 쌓기 시작하면 그 옆에 앉은 사람들은 견제하기 위해 무력을 쌓아갑니다. 그럼 그 옆에 앉은 사람들도 무력을 쌓아가죠. 이렇게 "너에겐 지지 않아" 하는 의지가 전달되고 전달되어 나에게 까지 영향을 주는 과정이 참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아쉽게도 7 원더스: 듀얼에는 이러한 감정보단 ‘내가 죽기전에 널 죽인다/압박한다’는 과도한 공격성만 느껴졌습니다.

비록 7원더스가 듀얼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언급했지만, 두 게임 모두 #24에 오를 자격이 있을 정도로 정말 훌륭합니다.

#23 – 뤄양의 사람들 (2015년 – 15위)

뤄양의 사람들은 아그리콜라, 카베르나, 르아브르, 아를의 평원, 오딘을 위한 축제에 비하면 깊이나 게임성 면에서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23위를 차지한 것은, 밥을 먹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채소 재배와 판매가 모두 딱딱 들어맞도록 계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계획이 들어맞을 때의 기분이 대단히 좋아요. 물론 카드를 얻는 과정과 상대방의 견제 때문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도 하지만, 웬만한 상황은 계산과 정확한 수순 밟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은 게임이 끝나도 1~2점 정도 내에서 승패가 갈린다는 점입니다. 타 게임은 숙련도에 따라 어마어마 하게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뤄양의 사람들은 독특한 점수내기 방법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요. 패자에게도 ‘아깝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이길 수 있었어’ 라는 감상을 줄 수 있는 뤄양이 참 좋습니다.

#22 – 던전펫츠 (2015년 – 20위)

농장계에 뤄양이 있다면 괴물계엔 던전펫츠가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들은 애완괴물(…)을 정성스레 키워 판매하는 사육사가 됩니다. 매 라운드마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오고, 시장에서 사온 애완동물이 아프지 않도록 섬세하게 관리해야 하며, 배고픔/화/똥/외로움/마법 등 다양한 요구사항을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챙겨야 합니다. 이러한 요구카드는 무작위로 뽑히는게 아니라 플레이어의 손에 있는 카드를 배분함으로써 결정 되기 때문에, 뤄양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수순밟기가 대단히 중요하죠.

뤄양에 비해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 초보자들에게 선뜻 권하긴 힘든 게임인게 아쉬워요. 그러나 처음엔 1~2마리의 애완괴물을 가지고 끙끙대던 내 자신이, 어느순간 3마리 이상의 애완동물을 가뿐히 관리하는걸 보게되면 “내 실력이 이렇게 늘었구나” 하고 굉장히 뿌듯해진답니다. 확장이 없어도 정말 재밌는 게임이예요.

#21 – 듀플릭 (새로 진입)

제게 있어 듀플릭은 텔레스트레이션, 가짜예술가 뉴욕에 가다, 픽셔너리 같은 타 그림게임을 완전히 죽여버린 킬러 게임입니다. 한 플레이어는 짧은 제한시간 동안 그림을 설명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개인이 가진 이젤(종이)에 그 사람이 설명하는 것을 그려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림의 채점기준이 정말 말도 안되기 때문에(예: 속눈썹을 안그렸다. 왼팔이 오른팔보다 높다. 발톱을 그렸다. 바닥에 돌멩이 5개가 있다 등) 나보다 그림을 못그린 사람이 훨씬 고득점을 받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채점하는 과정에서 “이건 정답이다” /”이게 왜 정답이냐” 하고 아웅다웅 다투고 민주적인 방식인 투표로 정답 여부를 결정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습니다.

이 게임을 하면서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요. 듀플릭만 있으면 다른 그림 그리기 게임은 필요 없습니다.

#1~1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0/

#11~2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20/

#21~3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21-30/

#31~4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31-40/

#41~5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41-50/

#51~6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51-60/

#61~7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61-70/

#71~8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71-80/

#81~9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81-90/

#91~10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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