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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Top 100 – #31 ~ #40

6,157 조회

2016.12.10 16:03

앞으로 3번만 더 쓰면 끝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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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황혼의 투쟁 (2015년 - 11위)

약 5~10년전만 해도 보드게이머들은 황투가 한글화 되리라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한글화 자료를 서로 공유하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죠. 그런데 최근 보드피아에서 황투 한글판을 발매하며, 보드게이머들의 버켓리스트 중 하나를 완료시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전 살고 있는 지역 특성상 한글화 소식에 꽤나 시큰둥한 편인데 황투 한글화 소식은 정말 크게 놀랐던게 기억납니다.

황투는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테마, 다채로운 전략, 다양한 승리조건, 그리고 점차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구도까지. 그러나 제가 황투에 큰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카드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각 카드엔 주인(미국/소련)이 정해져 있고 그 국가를 유리하게 만들어 주는 다양한 이벤트가 적혀 있습니다. 이 카드는 영향력을 늘리는데 / 우주개발 하는데 / 쿠데타를 일으키는데 쓸 수 있는데, 만약 이렇게 사용한 카드가 상대방 진영의 카드라면 해당 카드의 이벤트가 반드시 발생합니다. 내가 이득을 봄과 동시에 상대방도 이득을 보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카드를 써야하지만 쓰면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써야하지만 쓸 수 없다"는 모순적인 상황. 한장의 카드가 가진 양면성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테마도 테마지만 게임 자체도 건조하고 긴 편이라 누구나에게 추천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말 좋은 게임인 것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등수가 내려간 이유요? 같이 할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요... 누가 나랑 같이 좀 해줘...

#39 - 스파이폴 (2015년 - 96위)

올 한해 정말 많이 한 마피아 게임 중 하나입니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는 똑같은 장소카드를 받습니다. 그리고 제한시간 동안 서로 질문을 하며 누가 스파이인지 밝혀내야 하죠.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장소를 언급하면 스파이가 눈치채고 정답을 맞추기 때문에 최대한 애매하고 교묘하게 질문을 해야합니다. 당연히 대답을 할 때도 스파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아슬아슬한 선을 지켜가며 답해야 하죠.

이렇게 애매모호한 질문과 대답이 오고가면 모두가 수상해보입니다.

"(경찰서) 여기에 가면 어떤 기분이야?"

"오줌이 마려워."

"....?"

"(경찰서) 너는 여기가면 뭐가 생각나?"

"짜장면"

"??????"

다른 게임엔 없는 묘~한 긴장감이 가득한 게임입니다. 정말 간단한 규칙인데 놀라울 정도로 재밌어요.

#38 - Concept (2015년 - 40위)

컨셉트는 오로지 아이콘만을 이용하여 출제자가 무엇을 설명하는지 맞춰야 하는 게임입니다. 큐브를 아이콘 옆에 놓아가며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출제자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아이콘을 활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 아이콘 옆에 수많은 큐브를 놓으면 "많다"는 것을 뜻할 수 있고, 긴 것을 뜻하는 아이콘 옆에 큐브를 쌓아서 "정말 길다"는 것을 뜻할 수 있습니다.

2~3시간 내내 이것만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과정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워요. 아이들과 하기에도 참 좋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동봉된 규칙은 가져다 버리세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만든 규칙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한명이 문제를 내고 나머지가 맞추는 간단한 방식이 훨씬 재밌습니다.

#37 - 패스파인더 (새로 진입)

주사위를 그토록 싫어하는 제가 모든 확장일 전부 구입한 바로 그 게임, 패스파인더입니다. 한번에 #37위까지 상승했군요.

패스파인더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모두 다 포함하고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레거시 시스템, 간략한 스토리를 곁들여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캠페인 시스템, 충분한 주사위를 굴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다양한 특수카드, 적절한 핸드관리 및 협력 시스템까지.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싫어할리가 없죠.

게임을 완료한 지금 유일하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생각보다 아이템간의 성능차이가 많지 않다는 것과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는 점입니다. 게임 내내 "오 새로운 아이템이다! 그런데 내가 가진게 더 낫네. 버릴래."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보스를 만나도 얘가 왜 나쁜 애인지 모르는 일이 태반이었구요. 다른 패스파인더 시리즈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룬로드의 부활만으로 만족할거 같아요.

아참,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패스파인더를 완료한 지금 #37에서 그 이상 올라가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36 - 트루아 (새로 진입)

#36위는 최근 프리오더를 받고 있는 트루아 입니다. 주사위를 이용한 일꾼 놓기 게임인만큼 주사위 빨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타 게임에 비하면 주사위 운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편에 속합니다. 남의 주사위(일꾼)을 돈 주고 사올 수 있거든요.

이 개념은 대단히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언제나 1~2를 굴리고나서 좌절하곤 했는데, 트루아에선 다른 사람의 주사위를 써버리면 되니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거든요. 참고로 3인플과 4인플을 해보았는데... 4인은 플레이어끼리 전략이 좀 부딪친다는 느낌도 받았고 게임이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2~3인이 아주 좋은 범위 같아요.

제 예상입니다만 앞으로 한동안 20~40위 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러스트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요. 전 불호쪽에 가깝네요.

#35 - 팬데믹 (새로 진입)

팬데믹 레가시 때문에 한동안 팬데믹 바람이 분 적이 있습니다. 저도 올해 팬데믹 레거시를 아주 재밌게 했죠. "그것 때문에 33위인거 아냐?" 하고 물으시겠지만, 전 원래부터 팬데믹을 아주 좋아했어요. 왜 작년에 팬데믹을 빼놓은건진 지금도 미스테리지만요 -_-;;;

질병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간단하지만 와닿는 테마, 여기저기 보이는 친숙한 도시, 열심히 병균을 치료하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번져가는 병균. 친구들에게 게임을 소개시킬 때 부담도 없고, 게임 내내 동료들과 활발히 의사소통을 나누는 과정이 참 즐겁습니다. 협력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필수 게임이라 생각해요.

의외로 팬데믹 확장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워낙 기본판이 잘 만들어져서 확장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거든요.

#34 - 뱅! 다이스 게임 (새로 진입)

세일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뱅! 다이스가 뱅! 카드게임의 명치를 세게 때렸다고 언급했죠? 저는 뱅! 카드게임보다 뱅! 다이스 게임을 수십배 더 좋아합니다.

얏찌 시스템을 빌린 뱅! 다이스는 지루하디 지루하던 카드게임을 극단적으로 짧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디언 화살이라는 자폭 시스템(?)을 넣어놨어요. 가만히 있어도 자기들끼리 인디언 화살을 굴리며 죽어가는 모습이 그렇게 웃길 수가 없습니다. 주사위 게임은 싫지만 뱅 다이스는 정말 좋아합니다.

누군가 뱅! 다이스 게임을 하자고 하면 "안녕!" 하고 다가오겠지만,

누군가 뱅! 카드게임을 하자고 하면 "안녕!" 하고 떠날거예요 >:(

참고로 제가 첫 턴 첫 굴림에 다이너마이트 5개를 굴리며 순식간에 체력을 잃고 턴을 넘긴 적이 있는데요.

6명이 보는 앞에서 벌어진 이 대참사는 "밴쿠버의 비극"으로 아직까지도 제 모임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제가 왜 주사위 게임을 싫어하는지 아시겠죠?

#33 - 모이터러 (2015년 - 17위)

4인 카드게임하면 다들 티츄! 하고 외치지만 저는 "모이터러!" 하고 외칩니다. 매 라운드마다 섬을 이동하며 선장팀과 폭도팀으로 갈려 권력 싸움(승점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티츄와 달리 팀이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돌아가며 상품을 팔다가 먼저 패스를 외친 사람부터 직업을 고르기 때문에, 역할 카드가 빠져나간 것을 보고 어느 라인에 몸을 의탁할지 결정해야 하죠.

가진건 쥐뿔도 없으면서 강한 세력에 붙으려는 이기주의자들이 모이면 서로 "더러운 놈"이라며 삿대질을 하게 되는데, 진짜 이것만큼 재밌는 팀 대결 게임도 없습니다. 게임성에 비해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이예요.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32 - 하나비 (2015년 - 53위)

하나비는 독특한 협력 카드게임입니다. 카드를 받는데 앞면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향하도록 카드를 거꾸로 쥐어야 하죠. 그리고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 때, 카드 내려놓기 / 카드 버리기 / 상대방에게 힌트 주기 액션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목적은 간단합니다. 5가지의 색상을 1부터 5까지 한장씩 내려놓는 거죠.

게임에서 줄 수 있는 힌트는 색상 혹은 숫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건 빨간색이야." 식의 힌트를 받았을 때 "아 빨간색이구나"가 아니라 "왜 빨간색을 알려주었을까?" 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읽어야 합니다. 타 협력게임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이죠.

아주 저렴한 가격. 훌륭한 게임성. 좋은 리플레이성... 어디하나 모난데 없는 참 좋은 게임입니다. 여자친구와 정말 자주하는 게임이예요.

#31 - 오딘을 위한 축제 (새로 진입)

우베 로젠버그의 최신작 오딘을 위한 축제입니다. 일꾼놓기와 타일놓기 및 퍼즐을 적절하게 섞은 대단히 개성있는 작품입니다. 최근에 열심히 즐기고 나서 리뷰를 쓰기도 했죠. 게임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부분이 "왜 이런 상품으로 빈칸을 채워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었는데, 감사하게도 노네임님께서 바이킹의 역사 & 문화를 알려주시며 아쉬웠던 부분을 싹 지워주셨습니다.

아콜, 카베르나, 르아브르, 뤄양 4형제를 이길 수 있겠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닌거 같아요. 워낙 개성강한 녀석이라 누굴 이긴다기보단 5번째 주력 멤버로 생각하는게 더 옳게 느껴지거든요. 게임 자체의 볼륨이 워낙 큰 편이라, 쉽게 꺼내기 힘든 게임이지만 한번 시작하면 정말 몰입하게 됩니다.

하면 할 수록 제 마음 한켠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내년엔 20위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0/

#11~2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20/

#21~3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21-30/

#31~4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31-40/

#41~5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41-50/

#51~6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51-60/

#61~7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61-70/

#71~8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71-80/

#81~9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81-90/

#91~10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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