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op 100 – #61 ~ #70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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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8 오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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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습니다. 다 쓰고나서 깨달은건데... 점점 순위가 높아질 수록 제 말도 많아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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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나비아드랩

2015 – Top 100 순위 : 44위

저는 추상전략 게임을 아주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장기, 샹치, 쇼기, 체스 같은 고전게임도 언제나 환영하죠. 그런 제게 나비아 드랩이 Top 100 안에 머물고 있는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나비아 드랩에서 두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소환수를 가지고 상대방의 왕을 잡기 위해 싸움을 벌입니다. 기물을 움직일 때마다 일정량의 보석이 쌓이고, 이 보석으로 자신의 기물을 소환할 수 있죠. 베이스는 쇼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쇼기에 익숙하다면 금방 게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2010년대에 추상전략 듀크가 존재한다면 2000년대엔 나비아드랩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잘 알려진 게임었습니다. 엄청난 퀄리티의 피규어,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는 특수 능력, 적 & 흑 & 백색의 강렬한 보드까지… 더는 찾기 힘든게 너무 아쉬울 따름이예요.

이건 여담이지만 듀크는 제 Top 100 에 절대 올라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물 타일 양면에 다른 행마법이 그려져 있는 듀크만의 독특한 색깔은 제법 괜찮긴 한데… 게임에 필요한 기물을 뽑는다는 개념이 제겐 너무나 낯설더군요. 저는 모든 기물이 보드 위에 올라온 상태에서 난타전을 벌이는게 훨씬 취향에 맞습니다.

#69 – 닥터유레카

행복한 바오밥에서 출시한 또 다른 게임이네요. 닥터 유레카는 실험관 속 구슬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카드에 그려진 정답을 먼저 맞춰야 하는 재미난 게임이예요. 하노이의 탑 문제를 생각하면 한결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구슬을 떨어뜨리거나 건드리면 해당 라운드에서 탈락한다는 규칙도 재밌고, 실린더를 뒤집을 수 있다는 규칙도 꽤나 기발해서 좋아요.

이 게임이 닥터패닉보다 조금 더 위에 있는 이유는, 닥터패닉은 사람이 많아야 하는 반면 닥터유레카는 사람이 적어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것만 제외하면 두 게임을 거의 동급으로 좋아해요. 아이들과 하기에도 좋으니 꼭 한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68 – 어콰이어

2015 – Top 100 순위 : 59위

68위는 바로 어콰이어입니다. 1998년에 어마어마한 퀄리티의 어콰이어가 발매된 적이 있는데 이때 사람들은 어콰이어가 이렇게 몸값이 높아질거라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모두들 몇년 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어콰이어 중고가를 바라보며 “이때가 어콰이어의 황금기(?)였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지요.

어콰이어는 타일놓기 + 핸드관리 + 영향력을 절묘하게 섞은 주식게임입니다. 타일이 두 개이상 붙으면 새로운 회사가 설립되며 주식 구입이 가능해지고, 회사가 망해야만 해당 회사에 대한 주주 보너스 및 대주주 & 소주주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받기도 합니다.

90년도 후반에 나온 게임인만큼 요즘 게임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로 간결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다 특유의 스노우볼 효과를 어찌할 수 없지만 지금해도 정말 좋은 경제게임입니다.

이 무슨 장난인건지, 저는 1998년 버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돌리지 못합니다. 플라스틱이 딸칵거리는 소리에 굉장히 민감해서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거든요. 그래서 구판 어콰이어를 할 땐 언제나 이어폰을 꽂은채 노래를 들으며 한답니다.

#67 – 이스탄불

2015 – Top 100 순위 : 83위

이스탄불하면 전 토끼가 생각납니다. 층층히 쌓인 토큰을 이리저리 깡총깡총 옮겨다니며 액션을 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토끼를 닮았거든요. 이 게임은 일정 갯수 이상의 보석을 모아야 승리하는 레이싱 게임입니다. 게임 보드가 16개의 타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보석을 모으기 위한 가장 최적의 길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죠.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중후반이 되면 승자가 누가 될지 뻔히 보였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장점이 되었습니다. 노골적으로 누가 이기고 / 지고 있는지 보이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마다 최대한 짧고 효율적인 길을 따라다니며 경쟁하게 되더군요.

두 어개의 확장이 나온 걸로 아는데요. 딱히 확장이 없이도 재밌게 즐기고 있기 때문에 구입 계획은 없습니다.

#66 – 슈퍼마더로드

2015 – Top 100 순위 : 91위

이 녀석이 이렇게 크게 뛰어오를진 저도 예상 못했네요. 제가 가진 덱빌딩 게임 중 가장 독특한 테마를 가진 게임입니다. 미스터 드릴러나 디그더그를 연상시키 듯, 땅굴을 팔 수 있는 카드를 이용하여 지하에 숨어있는 자원을 캐내고 더 좋은 카드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신기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덱빌딩 게임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예요. 도미니언이 정립한 덱빌딩이라는 개념은 과할 정도로 남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끔 ‘이 게임이 왜 덱빌딩이어야 해?’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러나 슈퍼마더로드는 덱빌딩이 아니면 무슨 시스템을 넣어야 할 지 한참 고민해야 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끼리 눈치를 보며 땅굴을 파야하기 때문에 최적의 인원은 2인 같습니다. 4인플을 해봤는데… 눈치고 뭐고 눈 앞에 있는 금 캐려고 난리가 나더라구요. 즐거운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65 – 세일럼

제게 있어 뱅!은 이미 죽은 게임입니다.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뱅!의 명치를 세게 때린 게임으로 뱅!:다이스 게임과 레지스탕스 시리즈가 있으며, 원나잇 웨어울프시리즈가 산소 호흡기를 떼었고, 마지막으로 세일럼이 뱅!을 관짝에 넣어버렸습니다.

세일럼은 먼 옛날 미국에서 그려진 마녀재판 사건을 테마로 한 블러핑 & 마피아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서로를 의심하고 형장으로 끌어내며 어딘가 숨어있을 마녀를 찾아야 하는 게임이죠. 재미난 점은 마녀카드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며 마녀가 점점 증식할 수 있다는 점이죠. 뱅처럼 아이템을 모을 필요도 없이 마음에 안들거나 의심스러운 사람에게 의심 카드를 마구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정말 재밌는 마피아 게임입니다.

#64 – 퍼레이드

2015 – Top 100 순위 : 45위

100개의 게임을 선정할 때 퍼레이드는 90위권까지 내려갔다가 극적으로 #63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두가지 점에서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예요.

게임이 끝났을 때 특정색의 카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카드 1장당 -1 점을 받지만, 2등부터는 카드 앞면에 쓰인 점수만큼 감점을 받는다는 극악무도한 규칙 때문에 ‘아예 안먹거나 / 먹을거면 독식하거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게 마음에 듭니다.

또한 게임이 끝났을 때 손에 든 4장의 카드 중 2장의 카드를 비공개로 자신의 앞에 내려놓아 점수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 카드로 인해 1등과 2등이 한끗 차이로 갈리는 반전이 좋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2등은 -1점 대신 앞면의 숫자만큼 감점 폭탄을 받을테고 절규 교향곡 제 4악장을 질러대겠죠 🙂

제가 구입한 초판은 코스터(컵 받침)이 들어있는데… 왜 이런걸 넣어준건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63 – 노땡스

2015 – Top 100 순위 : 39위

모든 플레이어는 11개의 칩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카드 한장이 뒤집히면 시작 플레이어가 ‘노 땡스’하고 말하며 자신의 칩 한개를 올려놓고 차례를 넘길 수 있습니다. 다음 플레이어도 ‘노 땡스’ 하고 거절할 수 있으며, 이렇게 반복하다가 누군가 카드과 칩을 가져가면 해당 라운드가 끝나며 새로운 카드를 공개하여 게임을 반복합니다. 왜 카드를 거절하냐구요? 바로 감점카드이기 때문이죠.

이 게임을 독특하게 만드는 규칙 한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연속된 숫자의 카드를 가져가면 가장 작은 숫자만 감점으로 인정됩니다. 24,25,26,27,28 은 총합 -130점이 아니라 -24점인 것이죠.

이 규칙을 절묘하게 이용하면 그야말로 악마가 될 수 있습니다. 24,25,27,28을 가진 상태에서 26이 나오면 “얘들아~ 감점 싫지? 이거 내가 가져갈테니까 칩 올려줘~ 두바퀴만 돌자~” 하고 깡패짓을 할 수 있거든요. 친구들의 칭얼거림을 무시한 채 “얘들아~ 한바퀴만 더 돌자~ 칩 뱉어라~” 하고 협박하면 여기저기에서 욕이 날아옵니다.

물론 과하게 욕심을 부리면 다른 플레이어가 낼름 가져가며 점수는 점수대로 깎이고 칩은 칩대로 모두 뺏기는 참사가 벌어지니 적당히 욕심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모굴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은 좀 더 깊은 전략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노 땡스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만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면 모굴을 접해보세요.

순위가 크게 떨어진 이유는 별 것 없습니다. 정말 너무 많이 했어요…-_-;;

#62 – 수목원

2015 – Top 100 순위 : 39위

어린왕자:나만의 행성을 만들어요가 귀여운 일러스트를 가지고 악마같은 협상 능력을 요구한다면, 수목원은 아름다운 나무 일러스트를 가지고 빡빡한 수읽기 및 핸드관리를 요구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며 나무카드 두장 가져오기 -> 한장 내려놓기 -> 한장 버리기를 반복합니다. 자신의 앞에 오름차순으로 깔린 나무만 득점이 가능하며, 시작과 끝의 색이 동일해야 합니다.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 게임이 끝났을 때, 제 손에 그 나무 카드가 최소 한장은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보다 그 합이 높아야 비로소 득점할 수 있습니다.

나무 카드를 내려놓고 싶지만 모두 쓰면 점수를 낼 수 없고, 그렇다고 안내려놓자니 점수가 되지 않으니 아깝고, 그렇다고 들고 있자니 다른 카드를 들고 있을 공간이 부족하고, 다른걸 버리자니 남들이 그 카드를 주워가 점수내는데 쓸거 같고…. 별거 아닌 카드게임 같은데도 정말 점수내기가 빡박합니다.

절대 예쁜 일러스트에 반하여 게임을 구입하지 마세요. 상상 이상으로 건조하고 견제가 판치는 거친 게임입니다.

#61 – 잠보

2015 – Top 100 순위 : 64위

잠보가 소폭 상승했네요!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2인 게임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 잠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매 턴마다 5개의 액션 포인트를 이용하여 내 도구를 개발하고, 상대방을 견제하고, 상품을 사들이고 판매하는 과정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군요. 게임의 속도도 빠른데다, 카드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공방도 신선하고 재밌으며, 금(승점)이 조금씩 불어나는 것을 보면 꽤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일러스트 때문인지 아니면 게임 자체가 안맞는건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게이머도 제법 많이 보아왔습니다만, 전 할 때마다 “딱 한번만 더 하자, 응?” 하고 말하곤 하니... 잠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더 설명 안해도 되겠죠.

조금 아쉬운건… 보조 가판대를 덱에서 뽑아야 설치할 수 있기보단 보난자처럼 돈주고 사올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게임 내내 가판대 하나만 가지고 운영하면 게임이 꽤나 힘들어지더라구요.

잠보 2.0 이라고 불리는 아샨티도 있지만 저는 잠보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게임을 두 개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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