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op 100 – #71 ~ #80

너굴너굴

4,695

2016-12-7 오후 2:21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0

모든 게임은 디자이너 / 출판사 / 가격 / 게임성 / 일러스트 같은 요소는 완전히 배제하고 "제가 재밌게 즐기는 기준"으로만 작성되었습니다.

====================

#80 – 비바자바: 커피게임: 다이스게임

모두가 아시다시피 저는 주사위 게임을 대단히 안좋아합니다. 특히 전략게임에 주사위가 섞여있으면 ‘으-‘ 하는 표정을 짓곤 하죠. 그러나 아예 작정하고 가볍고 재미난 주사위 게임으로 만들었다면 의외로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얏찌, 라스베가스, 블러프처럼 말이죠.

비바자바: 커피게임: 다이스게임은 얏찌에 테크트리라는 개념을 섞어만든 독특한 주사위 게임입니다. 특정 족보에 따라 블렌더를 만들어 점수를 꾸준히 뽑아먹거나,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주사위라면 기술 연구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서 꽤나 즐겁게 해요. 게다가 연구가 종료되면 해당 기술이 사라지며 점수로 변환되기 때문에 언제 어떤 타이밍에 기술을 점수로 바꾸어야 하는가- 하고 타이밍을 재는 것도 재밌습니다. 다양한 기술을 토큰을 제공하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다른 세팅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처음 룰북을 읽고나면 상당히 개판(…)으로 씌였다는 느낌이 들겁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워낙 간단하기 때문에 한번만 제대로 해보면 룰북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쉬워요.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해야할지… 제 주변 친구들도 주사위 게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좀처럼 돌아가진 않는 비운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79 – 재치와 도박

2015 – Top 100 순위 : 47위

친구들과 있다보면 “야, 내가 그래도 너보단 아는게 많아” 하며 서로 무시하고 장난치는 일이 많죠? 그럴때면 재치와 도박만한 게임이 없습니다.

“1998년 미국 아동의 비만률은 몇 %인가?”

“2002년 최고 TV 시청률은 몇 %인가?”

“2008년 한해 동안 도축된 닭의 수는 몇마리인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알리 없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플레이어들은 정답을 추측합니다. 그리고 중앙에 정답을 오름차순으로 늘어놓은 뒤, 모든 플레이어는 정답을 맞추었을 것 같은 사람에게 칩을 배팅합니다. 정답의 위치에 따라 배당률이 다르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면 배당률이 높은 곳에 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죠.

가끔 일행 중 가장 모자라지만 착한친구(…)가 초능력을 발휘하며 게임 내내 근접한 정답을 내놓는 일이 벌어지는데요.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그 많이 부족한(…) 친구의 콧대를 보며 현실을 부정하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최근 다른 파티게임에 밀리고 있지만, 이 게임을 하자고 연락이 온다면 전 언제든지 OK 할겁니다.

#78 – 바벨

2015 – Top 100 순위 : 63위

농장! 하면 떠오르는 우베가 만든 의외의 게임 중 하나입니다. 두 플레이어는 서로 탑을 짓기위한 혈투를 벌이는데, 대놓고 싸움질을 유도하는게 느껴질 정도로게임 시스템이 악의적입니다.

상대방의 탑을 모조리 부숴버리거나, 상대방이 열심히 쌓은 탑의 뚜껑(…)만 낼름 훔쳐오거나, 상대방이 모은 핸드의 절반을 버리게 하거나, 상대방이 내려놓은 병사(카드)를 죽이거나 훔치는 등 능력 하나하나가 멱살을 잡게 만들죠.

그런데 이렇게 악랄하게 디자인 했으면서도 게임성은 굉장히 뛰어납니다. 손에 있는 카드와 바닥에 내려놓은 패를 유심히 살펴보며 어떻게 콤보를 짜낼지, 어떻게 상대방을 짓밟고 우뚝 일어날지 생각해야만 하거든요. 핸드관리를 못하거나 바닥패 관리를 못하면 각 부족의 능력을 써보지도 못한 채 정말 순식간에 망합니다.

저는 카후나보다 바벨을 더 좋아합니다. 여러가지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마음에 드는데다 빠른 공방의 템포가 경쾌하거든요.

#77 – 인쉬

2015 – Top 100 순위 : 24위

기프프 시리즈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쉬입니다. 오목과 오델로를 절묘하게 섞어서 친숙함 + 깊이를 동시에 잡은 추상 전략게임의 수작이죠.

몇년 전만 해도 이 게임을 온/오프라인에서 열심히 할 정도로 즐겼지만 지금은 시들시들~ 하네요. 깊이가 부족하다던가 게임이 지루하다던가 하는건 아니고요. 그저 인쉬를 좋아하는 상대를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게다가 인쉬를 하다보면 좀 더 체계적인 공방의 개념이 들어간 체스 / 쇼기 같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어찌 되었든 기프프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좋아합니다.

#76 – 러브레터

2015 – Top 100 순위 : 71위

마이크로게임의 지평을 열어준 바로 그 게임 러브레터입니다. 16장의 카드만으로 간단하고 재미난 게임을 만든 세이지 카나이 디자이너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까지도 러브레터 만큼의 작은 볼륨으로 이만한 재미를 뽑아낸 마이크로 게임이 극도로 적다는 사실입니다.

무거운 게임 중간중간 돌릴 수 있는 필러게임으로도 아주 좋으며,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날 가지고 가서 수다 떨며 하는 비어 앤 프레첼(Beer & Pretzel) 에도 적합해요. 저렴한 가격, 간단한 구성물, 재미난 게임성. 앞으로 몇년 정도 더 Top 100 에 머무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이상한 버전 좀 그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배트맨:러브레터 테마는 개인적으로 최악이었어요.

#75 – 엘더사인

2015 – Top 100 순위 : 21위

주사위 게임 주제에 은근히 제 Top 100에서 선방중인 엘더사인입니다. 저는 크툴루 테마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예요. 하스터, 크툴루, 아자토스, 니알라토텝 등 신들의 이름과 대략적인 특징 정도만 알고 있지요.

엘더사인이 꾸준히 남아있는 이유는 얏찌와 협력을 절묘하게 섞은 게임성 때문인것 같습니다. 신의 강림을 막기 위해 각 장소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통해 아이템과 주문을 모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션의 난이도 및 성공률을 따지며 하나씩 공략해가는 재미가 있어요.

확장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는 기본판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등수가 크게 떨어진 이유는 올 한해 엘더사인을 좀처럼 즐기지 못해서예요. 참 이상하게도 제 주변엔 서양인들이 많은데 그 누구도 스타워즈와 크툴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74 – 스카이 섬: 족장에서 왕까지

올해 새로 진입한 스카이 섬: 족장에서 왕까지 입니다. 이름이 너무 길어서 스카이섬이라 부르곤 해요.

이 게임은 독특하게 타일놓기와 경매 시스템을 섞었습니다. 자신의 뽑은 타일에 적당한 가격을 매겨 다른 사람이 사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구입하지 않은 자신의 타일은 자신이 매긴 값만큼(!) 지불하고 사야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남을 돕게 되고,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내가 피해를 보는 재미난 방식을 가지고 있죠. 이 시스템 하나 때문에 전 카르카손보다 스카이섬을 더 좋아합니다.

매 게임마다 다른 승점 타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게임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흥미로우며, 매 라운드마다 각기다른 승점 타일로 점수를 매긴다는 점도 독특해서 좋아요. 아주 재밌는 게임입니다.

#73 – 킹도미노

불과 며칠 전에 리뷰를 올린 킹도미노가 #73위까지 단번에 올라왔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행복한 바오밥은 독창적인 가족 게임을 발굴하는데 특화된 회사 같아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저로선 행복한 바오밥이 발굴해내는 게임 하나하나가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집니다. 닥터유레카, 폴드잇, 이매진, 어린왕자, 물개박수 시리즈 등, 행복한 바오밥의 라인업을 두고 Top 10 리스트를 뽑을 수 있을 정도예요.

킹도미노는 퍼즐 + 드래프팅을 절묘하게 섞은 가족용 보드게임입니다. 나쁜 타일을 가져가면 다음 순서가 빨리오지만, 반대로 좋은 타일을 가져가면 다음 순서가 늦게오게 되는데 이러한 흐름 사이에서 적당한 중심을 잡는게 중요합니다. 거디가 자신의 왕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하니 타일을 이용한 퍼즐과 순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점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물론 단점은 몇가지 있습니다만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행복한 바오밥은 대체 이런 게임을 어떻게 찾아내는건가요?

[ 리뷰 ]

#72 – 닥터패닉

닥터패닉 또한 올해 처음 Top 100에 진입한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개판 5분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게임이죠. 플레이어들은 3인 1조로 나뉘어 총 8장의 미션카드를 나눠받습니다. 그리고 제한 된 시간 내에 8개의 미션을 모두 해결해야 하죠.

병원을 테마로 잡은만큼 알약배급, 피부 꿰메기, X-ray, 주사액 조절 같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난리가 나기 때문에 땀이 뻘뻘납니다. 게다가 게임 중간중간 환자의 심장이 멈추는데다 긴급전화까지 걸려오기 때문에 미션을 해결하랴, 환자를 살리랴, 긴급전화를 받고 지시를 따르랴 정신이 없습니다.

워낙 재밌게 한터라 아이들이 많은 기관 / 학급에는 꼭 추천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71 – 스플렌더

2015 – Top 100 순위 : 82위

지난 해에 비해 11위 상승했네요.

사실 스플렌더를 처음 접했을 때 ‘…이게 무슨 게임이야?’ 하고 갸우뚱 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번이고 다시 해봤지만 간결한 규칙, 비슷한 게임 진행, 비슷한 느낌만 받았죠. 유일하게 좋았던건 ‘칩이 묵직하다’는 손맛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차례 게임을 즐기면서 ‘불필요한 수를 조금만 더 깎아내면 더 빨라지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바닥에 깔린 카드 및 귀족 타일을 보며 어떤 보석이 가장 많이 쓰이는지 & 어떻게 모아야 가장 효율적인지 고민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죠. 물론 어떤 카드가 나오는가 & 어떤 순번이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엔진빌딩의 정수를 잘 살려낸 좋은 게임 같습니다.

다만 워낙 건조한 게임이다보니 취향에 맞지 않을 확률이 높아요. 스플렌더의 건조한 분위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면 대신 몰타의 관문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비슷한 엔진 빌딩 카드게임이만 좀 더 경쾌한 느낌이라 먹힐거예요. (못생긴 일러스트만 빼면요)

====

#1~1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0/

#11~2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20/

#21~3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21-30/

#31~4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31-40/

#41~5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41-50/

#51~6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51-60/

#61~7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61-70/

#71~8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71-80/

#81~9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81-90/

#91~10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9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