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보드게임 후기 - 세븐원더스, 루미큐브, 티켓투라이드

차나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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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6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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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브레터 이야기

러브레터는 이제 롤브레터가 기존 버전을 완전히 대체하였습니다.

쉬는시간마다 2팀은 모여서 하고있는데 10분동안 3~4판 사이를 플레이하는 완소게임입니다

다만 인원이 많아서 규칙을 하나 제정했는데 "4명 중 처음 아웃된 사람은 대기자에게 자리를 비켜준다."입니다.

이걸로 인해 못하는 애는 없는거같더군요

저도 간혹 껴서 플레이하는데 한라운드라도 승리하기가 상당히 어렵군요......

얼마전 보드라이프에서 롤브레터의 공주 일러스트의 일부가 선정적이어서 초등학생에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고민을 하였고, 일단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1. 리그오브레전드는 12세 이용가로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기준에 부합되며,

2. 생각보다 선정적으로 느끼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좀 그렇지않을까?라는 어른의 시각과 달리 단순하게 "오 이쁘다"라는 의견이었습니다

3. 플레이하는 아이들과 얘기해본결과 굳이 뺄 필요가 없어보인다는 의견이었습니다

4. 또한 여성성이 드러난 것이 문제라면 남성성을 강조하는 캐릭터들 역시 많습니다.

5. 제일 중요한 것으로 애들은 일러스트에 그다지 진지한 관심이 없습니다. 보통 직업 식별에 이용하고 게임플레이에 집중합니다.

별다른 이의제기나 불편하다는 의견이 학생쪽에서 없다면 그대로 진행하려합니다.

2. 세븐원더스

(점심시간에 플레이한 세븐원더스 한글판)

저는 기본적으로 아이들과 할때는 웬만한 이유가 있지않고선 봐주지 않습니다

이미 보드게임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이고, 깊이가 있는 전략이나 카운팅을 하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잘합니다.

적당히하면 그냥 끝이죠

오늘 플레이도 뭐 이기려고 안간힘을 썼죠 ^.^;;;

불가사의 4개 전부 건설하고, 특수카드로 교묘하게 승점을 꽤나 벌어서 1등인줄알았거든요

아이 하나와 제가 공동 1위가 되었지만 코인 보유량에서 밀려서 2등을 해버렸네요

얼마전에 쓴 글에서는 사실 세븐원더스가 듀얼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흥미가 떨어진다고

어느정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만 요즘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반에서 "세븐원더스 듀얼보다 세븐원더스가 훨씬 재밌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나왔거든요~

저는 지금도 듀얼만큼 좋아하지는 않지만 몇판 플레이한 결과 어느정도 훌륭하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긱 순위가 납득이 된다고 보는데요

일단 다인플이 가능하다는 점이 교실에서는 큰 강점입니다.

듀얼은 2인이 플레이하고 나머지는 구경꾼이었지만, 시간이 지체되지않으면서 다인플이 가능합니다

그러면서도 문명을 콜렉션으로 건설한다는 흥미가 생각보다 있습니다

카드가 올때마다 최선의 선택으로 건설을 하고 "승점을 쥐어짜낸다"라는 느낌으로 플레이한 뒤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시험을 보고 나서 점수를 채점하는 즐거움"인거같습니다

그때 댓글로 말씀주신 분들이 "리더스"까지 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수있다라고 하였는데

듀얼-판테온과 같은 느낌이라고 들어서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 집으로 해구한게 도착하네요!!!! 블프 기간에 껴서 샀더니 꽤 기다렸네요

얼마있으면 아이들이 졸업하는데 세븐원더스 리더스까지 교실에서 즐기는것은 정말 초등학교 중에

희귀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 티켓 투 라이드- 유럽(4인플)

요즘 슬슬 일이 바빠서 크게 짬을 내기가 쉽지않습니다

정신없이 있다가 얼마전 방과후에 아이들과 유럽 한게임을 하였습니다

티켓투 라이드 유럽은 다른 교사분에게 추천을 받아서 산것입니다

그 교실에서는 꽤 잘돌아가는 게임으로 알려져서 안심하고 사봤습니다

듣던바와 같이 꽤나 재밌게 플레이하더군요

특히 카드 2장을 덱에서 뽑을때 나오는 카드에 따라 리액션이 평소보다 엄청 큽니다....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던지, 아....하면서 엎드리는건데요

그만큼 게임에 흥미롭게 몰입한다는 반증인듯합니다

고수끼리했으면 서로 적절하게 견제도 하면서 한붓그리기나 노선 연결을 막았을텐데

그날 게임은 그야말로 "총력전"이었습니다

견제를 하려면 상대 노선 중간에 놔야되는데 그럼 자기꺼 건설이 늦어져서 당사자들말고

다른사람들이 이득인 상황이었죠....

"각자 풀파워로 자기 노선 건설에 올인한다. 그래서 결국 누가 1등하는지 보자"

하는 컨셉이었습니다. 겜하다보니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ㅋ

역시 봐주는건 없기 때문에 풀파워로 승부했습니다!!!!

저도 상당히 흥미롭게 버려지는 카드가 없이 최대한 긁어모아서 연결했고요

계산을 해보니 제가 2등이었습니다 쩝...

단 희망의 끈이 있었는데요 제가 한붓그리기로 10점을 먹으면 1등이 되더군요.

기차역 하나만 건설하면되는데 마지막턴에서 덱에서 2장뽑은 결과 그만 "무지개 카드"가 1장 나와버렸습니다

43 : 42, 단 열차 1개 차이로 10점을 먹어 1등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명승부였지만 2등인 아이는 아쉬운 리액션을 마구 하더군요...ㅋㅋ

4. 루미큐브

집에갈때 쯤 되니 오늘 작년에 졸업했던 제자 둘이 찾아왔습니다

보드게임을 굳이 하자는 말은 안했는데 교실에 있는걸 보더니 하자고하더군요 ㅋ

첫판은 흔들흔들 해적선이었는데 별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다음으로 뭘하고싶냐고 했더니 "루미큐브"를 가리키더군요

와..... 정!!! 말!!! 오랜만에 플레이했네요 ㅋㅋ

교실에 놔두기만하고 아무도 안해서 썩어가고 있는 불쌍한 게임이 드디어 오늘 빛을 한번봤습니다

처음 플레이하는 아이가 한명 있어서 적당히 설명해주면서 등록룰 없이 한판 했습니다

규칙 자체는 정말 별거 없어서 금방금방 따라오더군요

오랜만에 했는데도 생각보다 흥미도가 나쁘지 않더군요

제가 알기로 패를 먼저 터는 사람이 우승으로 알고있습니다

처음하는 애도 있고.. 오랜만에 온 아이들이라 기분좋게 집에가라고 져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기가막히게 조커를 딱 이용하면서

패를 다 털었지만 말없이 게임을 지속하였고, 제자 하나가 자기가 1등이라면서 엄청 좋아하더군요 ㅎㅎ

"내가 샘을 이겼다!!" 하면서 기뻐하는걸보니 그 아이의 보드게임에 긍정적 경험을 심어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들은 어른들보다 체력이 좋은거같습니다

쉬는시간이 될때마다, 엎드려있지도않고 쉴새없이

게임을 하는걸보고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네요 ㅎㅎ

그럼 다음 기회에 또 교실 후기를 남겨보도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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