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op 100 – #81 ~ #90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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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6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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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Top 100 중 81위~90위에 해당하는 게임입니다. 이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무조건 "누가 뭐라해도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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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 노팅햄의 보안관

2015 – Top 100 순위 : 94위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했네요.

캐나다에 거주하는 제게 가장 긴장되고 떨리는 기억을 고르라면, 역시 공항의 입국심사대가 아닐까 합니다. 영주권 소지한 지금이야 자동화 된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니 긴장할 이유가 없지만, 여행용 가방을 챙겨 공항을 빠져나올 때마다 ‘그땐 그랬지~’ 하는 옛생각이 많이나요.

노팅햄의 보안관은 제게 그 긴장감을 다시 기억나게 해주는 애증의 게임입니다. 천으로 된 봉투 안에 반입 허용 물품 / 반입 불가 물품을 교묘하게 숨긴뒤 보안관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에게 넘겨줍니다. 그러면 보안관은 온갖 협박 / 조사 / 뇌물 요구를 통해 해당 봉투를 반입시켜줄지 말지 결정할 수 있죠. 반입을 허용했는데 그 안에 반입불가 물품이 있을 때, 반대로 반입 불가령을 내렸는데 모두 반입 가능 물건일 때의 반전도 꽤 재밌지만, 가장 재밌는건 역시 보안관에게 뇌물을 찔러주며 “야, 쟤 수상하다. 쟤꺼 열어보고 내껀 그냥 통과시켜주라” 하며 꼬득이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게임이지만, 해외에서는 상당히 자주 돌아가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물론 저도 굉장히 좋아해요. 언제나 꼴찌지만요.

#89 – 타케노코

2015 – Top 100 순위 : 30위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게임 중 단연 탑을 달리는 타케노코 입니다. 이 게임이 가진 대나무 콤포넌트와 귀여운 팬더는 모두에게서 “와~!” 하는 탄성을 자아내죠. 적당한 운과 적당한 전략이 어우러진 아주 밸런스 있는 가족게임입니다. 저도 이 게임을 자주 즐기곤 했습니다만 하면 할 수록 팬더 점수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 예전만큼 즐기고 있진 않아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게이머들도 그 문제를 눈치채고 ‘미식가 팬더’ / ‘세트 점수’ 등 다양한 자체적인 규칙을 통해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변형 규칙으로 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차후에 어떻게 평이 달라질지 예상하기 어렵군요. 대폭 등수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참 좋은 게임입니다.

[ 리뷰 ]

#88 – 어린왕자: 나만의 행성을 만들어요

2015 – Top 100 순위 : 68위

귀여운 박스 커버에 속아선 안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타일을 하나씩 가져가서 행성을 만든다는 재밌는 컨셉, 귀여운 그림, 쉬운 규칙은 초보자 및 아동들에게 아주 잘 먹히지만…!! ‘타일을 가져간 사람이 다음 플레이어를 정한다’는 규칙 때문에 온갖 아부와 꼬리치기가 가득한 협잡 게임이 되기도 하거든요.

바오밥 나무가 세그루가 되면 행성 타일이 뒤집혀 버리기도 하고, 필요 이상 타일을 모으게 하여 점수를 깎아내기도 하며, 점수 내기에 하등 도움 안되는 타일을 쥐어주며 ‘화이팅!’ 하고 격려하는 등 더러운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지난 해에서 20등이나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신작들이 치고 올라왔을 뿐 게임 자체에 질린 것은 아닙니다.

올라가면 올라가지 떨어지진 않았을거예요.

#87 – 클루: 카드게임

2015 – Top 100 순위 : 76위

어느 정도 보드게임을 경험하신 분들은 ‘클루’라는 말만 들어도 손사래를 칩니다. ‘아직도 그런 게임이나 하고 있어?’ 하고 말이죠.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클루가 가진 추리 시스템의 문제보단 게임의 깊이에 비해 지나치게 긴 플레이 타임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의미없는 주사위 굴림 & 이동이 너무 많거든요. 클루: 카드게임은 그러한 불필요한 과정을 모두 걷어내고 추리 하나만 최대한 살려낸 수작입니다.

보드게임이 한판에 약 60분 정도 걸린다면 카드게임은 15분만에 한 게임을 끝낼 수 있어요. 추리의 재미는 그대로 살린채로 말이죠. 만약 제가 보드게임 한글화 부서에 몸을 담고 있었다면 저는 클루 카드게임을 진지하게 고려해봤을거예요.

지난 해에 비해 11위만큼 떨어졌지만 상위권에 끼어든 게임들 때문입니다. Top 카드게임을 꼽으라면 전 클루:카드게임을 언제나 고려할거예요.

#86 – 시타델

2015 – Top 100 순위 : 99위

시타델은 제가 가장 혐오하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친구에게 시타델을 알려줬는데, 그 친구가 이상한 하우스 룰을 밴쿠버 전역에 뿌려대며 게임을 망치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그 친구의 친구들이 저를 만나면 “네가 가르쳐준 시타델 방식은 재미가 없어” 라고 말하는 바람에 정말로 화가나 ‘다시는 시타델 안해’ 라고 투덜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사실 게임 자체는 굉장히 재밌어요. 누가 무슨 카드를 고를지 예측하고, 그 예측을 뛰어넘어 예상하지 못한 캐릭터를 고르고, 거기까지 예상하고 그 캐릭터을 암살하는 등 굉장한 심리전이 들어가있죠. 게다가 풍부한 수의 캐릭터는 게임에 재미난 변화를 줍니다. 게임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아서 한 라운드만 돌면 어떻게 하는 게임인지 감이 옵니다.

최근 이 게임을 다시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할 때마다 참 괜찮은 게임이구나-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3위 상승했어요.

#85 – 란드운터

2015 – Top 100 순위 : 75위

란드운터가 소폭 하락했군요. 란드운터는 ‘아 패빨이 구려’ 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독특한 카드게임입니다. 매 라운드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패를 옆사람에게 건네주고 새로운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이죠. 모두가 카드를 동시에 공개하여 2번째로 높은 사람이 높은 수위의 해수면 카드를, 가장 높은 사람이 낮은 수위의 해수면 카드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가 가진 해수면 카드를 비교하여 높은 사람의 구명튜브가 뒤집혀요. 이렇게 모든 튜브를 잃게 되면 그 사람은 해당 라운드에서 탈락합니다.

게임은 참 쉽고 직관적인데 잘하기가 어려워요. 완전히 엉망진창인 제 패를 가지고 옆 친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 ‘카드가 아니라 내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친구가 대승을 거둔 패로 망해버리면 ‘내가 문제구나’ 하고 깨달으며 좌절감을 겪게 됩니다.

쉬운 규칙, 재미난 견제, 예쁜 일러스트, 저렴한 가격. 어디하나 나쁜 점이 없는 좋은 게임입니다. 다만 4인플은 주의하세요. 생각보다 게임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3인플이 최고예요.

#84 – 픽 피크닉

올해 처음 Top 100 에 입성한 픽 피크닉입니다. 매일 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즐겼던 추억의 힘인것 같네요.

6개의 농장 타일에 곡식이 올라오면 플레이어들은 손에 있는 닭 카드를 비공개로 내어 어떤 곡식을 주워갈지 결정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공개한 뒤 곡식을 나눠가지죠. 만약 특정 곡식에 여러 플레이어가 몰리면 협상을 하여 나누거나 1명이 남을때까지 주사위로 싸워야 합니다.

늑대카드를 사용한 플레이어는 곡식을 주워먹을 순 없지만, 자신이 늑대를 내려놓은 농장에 찾아온 닭을 꿀꺽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플레이어를 잡아먹는게 재밌는지, 곡식 싸움엔 관심없고 플레이어만 잡아먹으려는 사람이 언제나 한 두명쯤 있더군요.

핸드관리, 운, 협상, 심리전 등 다양한 요소가 잘 녹아있는 정말 좋은 가족용 게임입니다.

#83 – 퓨즈

퓨즈도 #83위로 단번에 입성했군요. 10분안에 미션을 해결한다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주사위 게임입니다. 탈출:저주받은 사원과 같은 포지션에 있지만 게임성은 상당히 달라요.

탈출 시리즈가 미친듯이 주사위를 굴려가며 자신의 캐릭터를 이동하고, 미션을 해결하며 탈출로를 찾아가는 게임이라면, 퓨즈는 매 턴마다 굴리는 주사위를 보고 누가 어떤 주사위를 가져갈지 가장 효율적인 배분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해체해야 하는 미션 카드를 지급받게 되는데, 어떤 순서로 공략하냐에 따라 난이도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무작정 주사위를 가져가면 순식간에 망합니다. 짧은 시간내에 어떻게 공략해야 가장 효율적인지 이해하고 친구를 위해 내가 희생하는 등 긴장감이 팽팽한게 아주 좋았어요.

개인적으론 퍼즐요소 때문에 탈출보다 퓨즈가 더 좋았습니다.

[ 리뷰 ]

#82 – 해기스

왜 작년에 해기스를 넣지 않았지? 싶군요. 전 클라이밍류(앞사람과 같은 족보를 내되 더 높은 카드를 내어 바닥 패를 따는 게임) 카드게임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대학생활 내내 Big2라는 클라이밍 게임을 했을 정도니 말 다했죠.

해기스는 5가지 종류의 무늬의 카드와 JQK 라는 조커를 이용하여 득점을 해야하는 클라이밍 게임입니다. 독특하게도 3579, JQ, QK, JQK 같은 형태의 폭탄들이 존재하는데다 JQK는 모두 공개 상태로 자신의 앞에 놓여있습니다. 누가 어느 타이밍에 폭탄으로 찌르고 들어올지 보이죠. 게다가 이렇게 폭탄으로 이긴 점수는 상대방에게 몰아줘야 하기 때문에 점수를 내주고 선을 잡느냐 vs 선을 내주고 조커를 아껴 점수를 먹느냐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합니다. 게다가 카드를 털고 나갈 때 상대방의 패 수만큼 5를 곱하여 추가 점수를 받기 때문에 카드를 빨리 터는것도 아주 중요하죠.

정말 좋은 2-3인용 카드게임입니다.

[ 리뷰 ]

#81 – 티츄

2015 – Top 100 순위 : 18위

해기스가 1 vs 1 vs 1 게임이라면 티츄는 2 vs 2 전용 클라이밍 카드게임입니다. 일명 용봉개새(…)라는 독특한 카드와 팀 대결이라는 독특한 성질 때문에 정말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느끼게 하는 카드게임이죠.

얼핏보면 최대한 빨리 손을 털고 나가야 하는 게임 같지만, 제 파트너가 무언가 하는 것 같다면 일부러 동료의 패를 밟지 않고 넘기거나 내가 선을 잡은 뒤 개 카드를 써서 동료에게 선을 넘겨주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 됩니다. 정말 웬만큼 좋은 패가 아니고서야 혼자 팀을 끌어갈 수 없으며, 호흡이 맞지 않는 사람과 이 게임을 하면 그렇게 괴로울 수가 없지요.

이 게임이 18위에서 81위로 뚝! 떨어진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2~3인 게임을 주로 하는 저로선 2 vs 2 상황을 만들기 힘들 뿐 아니라, 워낙 티츄를 많이해서 그런지 이젠 전략보다는 그저 우리 팀에게 얼마나 좋은 패가 들어오는가가 승부를 결정 짓는 일이 너무 잦아졌습니다. 아무리 이상적인 타이밍에 카드를 내도 패의 힘이 부족하면 한낮 발버둥으로 끝나더군요. 차라리 4인이 모이면 티츄보단 마작을 하고 싶습니다. 훨씬 더 높은 긴장감과 전략을 가지고 있거든요.

좋은 게임이지만 너무 많이해서 지겨워진 경우네요 :(

#1~10위 :: https://www.raccooncave.com/2016-top-1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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