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노 스포일러] 타임 스토리즈 -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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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9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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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5년

게임 타입 : 협력, 추리, 스토리텔링, 주사위

플레이 타임 : 90분

플레이 인원 : 2 –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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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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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강타한 보드게임 타임 스토리즈를 리뷰합니다. 해당 리뷰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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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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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토리즈는 Choose your adventure 스타일의 스토리 텔링 게임입니다. 쉽게 말해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고, 특정 분기점마다 결정을 내려가며 이야기를 펼쳐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타임 스토리즈 속에서 여러분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미스터리를 해결하게 됩니다.

그 당시 실존했던 사람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캐릭터는 전부 매력적입니다. 식인을 하는 소녀, 마약 중독자, 매력 넘치는 아가씨 등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죠. 궁합이 좋은 캐릭터가 있는 반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걸 선호하는 캐릭터도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끊임없이 토론을 하며 협력해야 합니다.

매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요원(플레이어)들은 파노라마가 그려진 카드 중 하나를 골라 조사를 합니다. 그리고 서로 알게 된 정보를 공유하죠. 단, 카드를 직접 보여주거나 텍스트를 그대로 읽는 행위는 금지 되어 있으며, 최대한 자신만의 표현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보를 입수한 뒤 플레이어들은 타임유닛(턴)을 소모하여 특정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카드에 쓰여진 체크 굴림을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아무 것도 안한채 가만히 있기를 선택할 수 있죠.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 수록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아이템들을 획득하게 됩니다. 어떠한 아이템을 소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특정 장소에서 특별한 카드를 열어볼 수 있기도 하며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또한 특정 장소를 열기 위해선 특수한 토큰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토큰은 시나리오에 따라 용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며 어느 토큰을 어디에서 얻고, 해당 토큰을 어디에서 사용하는지 직접 알아내야만 합니다.

주사위는 다양한 체크 굴림을 위해 사용됩니다. 적과의 싸움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테스트는 일정 수의 방패 토큰을 부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방패 토큰을 부수게 되면 성공으로 인정되며 특정 아이템을 얻거나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해골 마크는 전투에 사용되는데, 모든 캐리터는 저항력이라는 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굴린 주사위 중 해골마크가 있다면 Riposte 라는 것이 발동 됩니다. 적이 가진 해골의 수와 플레이어가 굴린 해골의 수를 합친 값이 저항력보다 높다면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이죠.

게임 도중 체력이 0에 도달하여 사망한 플레이어는 7턴 동안 게임에서 잠시 이탈하게 됩니다.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타임유닛 주사위를 굴려야 합니다. 즉, 불필요한 장소 이동이 많을수록 타임유닛을 낭비하게 되죠. 만약 타임 유닛이 0에 이르게 되면 해당 게임은 종료되며,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좀 더 효율적인 수사를 할 수 있게 되니까요.

제한된 시간 내에 결말에 도달하면 게임은 종료되며 여러분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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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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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개월 전 타임 스토리즈를 두어번 해보고 감상을 써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링크). 오늘 리뷰는 타임 스토리즈의 장점과 단점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과거에 가진 감상과 시나리오를 모두 클리어한 지금의 감상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타임 스토리즈를 아직 즐겨보지 못하신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1.어렵지 않은 규칙

스토리텔링 게임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방해요소를 하나 꼽으라면 복잡한 규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에 몰입하기 위해선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이 결정을 내리는 부분과 이야기가 움직이는 부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 몰입감이 한층 높아지죠. 게임 규칙이 지나치게 복잡하면, 플레이어들이 결정을 내리는 타이밍과 이야기가 진행되는 타이밍 사이에 ‘규칙 확인’이라는 불필요한 잡음이 끼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잡음이 자주 발생되면 이야기는 이야기 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게임은 게임대로 몰입하지 못하는 나쁜 분위기가 만들어지죠. 다행히 타임 스토리즈는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진행을 보입니다.

다만 처음 플레이 하는 분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어떠한 장소를 처음 방문시 카드를 먼저 확인하고 1 타임유닛을 소모한 뒤 모두가 행동을 취한다는 점이죠. 이렇게 들으면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이런 저런 사건사고 및 행동이 동시에 벌어지는 게임 도중엔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타임유닛을 소모하는 건지 그냥 할 수 있는건지 혼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리더 역할을 맡게 될 플레이어가 카드확인->행동결정->타임유닛 소모->행동 식으로 끊어가며 진행을 해주면 괜찮을 겁니다.

룰북 또한 내용면에서 살짝 어설픔이 보이긴 합니다만 게임 자체가 어렵진 않아서 큰 문제에 직면하진 않을거예요.

2.수려한 일러스트

저는 일러스트나 콤포넌트의 품질에 대해 감동을 거의 못 느끼는 편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보드 위의 그림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때론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 콤포넌트를 추가 구입하곤 하는데, 저는 “아 그래?” / ” 왜 콤포넌트를 사면 게임이 더 재밌어져?”하고 갸우뚱 하죠. 이런 제가 타임스토리즈에 사용된 일러스트를 극찬할 정도니 어느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지 감이 오시겠지요?

단순히 일러스트가 뛰어난게 아니라 시간여행의 배경이 되는 장소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특정 장소에 그려진 하늘을 보고 있으면 곧 “까악- 까악-” 하고 까마귀 떼가 지나갈 것만 같죠.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함보단 이렇게 있는 듯 없는 듯한 이런 섬세한 배경 및 소품들이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게 아주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게임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주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3.카드의 다양한 활용

특히나 타임스토리즈에서 좋았던 점을 하나 꼽으라면 하나의 물건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는 점입니다. A 물건을 A에서만 쓰고, B 물건을 B에서만 써야한다면 꽤나 단조로운 진행이 되었겠지만, A 물건을 A 장소 뿐만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고, 이제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한 B가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다시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범용적인 물건의 비율이 높은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물건은 단 한가지 목적만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게임 중간중간 “아! 이건 이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거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생각보다 아주 즐거웠습니다.

물건 뿐만 아니라 장소 카드 또한 다양한 변화를 꾀한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장소가 꼭 장소가 아니었던 것은 대단히 신선했어요. 카드를 활용하는 무궁무진한 방법을 본 것 같습니다. 다음 확장팩에도 이렇게 장소카드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해야하는 그러한 장치를 충분히 넣어준다면 아주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자, 장점은 이정도에서 마무리 짓고 이번엔 타임스토리즈의 단점을 두 개 꼽아볼까요. 리플레이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한번 엔딩을 보면 다시 즐기긴 힘들다는건 뻔히 아니까요.

1.상황에 맞지 않는 캐릭터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은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의 몸을 빌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상당히 기괴해요. 정상인도 있지만 식인소녀나 마약 중독자처럼 어딘가 불완전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신병동이라는 장소 때문에 캐릭터 별로 이러한 개성을 부여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과도한 캐릭터 성을 부여해서 되려 스토리와 충돌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게임 내내 우리는 ‘요원’이라는 입장에서 과거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것을 조사해가며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요. 그런데 이 요원이라는 역할도 모자라 그 위에 또 하나의 캐릭터를 부여받습니다. 게다가 이 캐릭터들은 ‘수사’라는 단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물들이죠.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인물들에게 게임 속 사람들은 중요한 힌트를 주거나 자신들의 목격한 것을 말해주기도 하고, 중요한 장소로 안내해주기도 합니다. 이 조연들은 병동 내를 이리저리 들쑤시며 돌아다니는 일행의 무엇을 믿고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차라리 그 시대상에 존재했던 형사들이나, 아예 관찰자의 시점으로 사건을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이러한 불완전한 캐릭터들의 성격은 게임 자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저 약간의 페널티와 능력 차이를 줌으로써 특정 캐릭터가 특정 상황에 더 나은 효율을 보이도록 디자인 했을 뿐이지요.

아무리 신중히 캐릭터를 고르더라도 결국 스토리는 똑같이 흘러가게 되니, 2회차~3회차가 되면 캐릭터가 가진 성격이나 배경 이야기보단 능력 자체에 더 초점을 두고 ‘누가 좋다’ / ‘ 누가 나쁘다’ 식으로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판단하게 됩니다. 전 능력 따윈 아무래도 좋습니다.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들의 설정이야 말로 캐릭터가 가진 진짜 매력이라 생각했으니까요.

스토리 텔링 게임인만큼 조금 더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개성을 활용하여 변화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식인에 극도로 혐오감을 느끼고 증언을 거부한다던가, 마약 중독자끼리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던가, 같은 고향 출신의 플레이어에게 중요한 물건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이 좀 더 어려워지긴 하겠지만, 이런식으로 접근했다면 캐릭터를 좀 더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2.치즈 같은 플롯

왜 치즈 같은 플롯이라 표현했는지 감이 오시나요? 이야기 자체에 구멍이 많기 때문입니다. 타임 스토리즈 내에서는 여러가지 사건이 벌어집니다. 어떤 것은 서로 긴밀하게 관계가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전혀 다른 사건이기도 하죠.

곁가지처럼 벌어지는 이벤트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플롯에서 “왜?” 하는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제법 있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 하나하나가 모두 스포일러라 여기에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혀 복선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캐릭터, 어디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캐릭터의 행동,어느 순간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 캐릭터, 도입부과 후반부의 온도 차이로 인한 괴리감 등 이곳 저곳에서 상당히 부족한 면을 보입니다.

만약 빈틈없이 잘 짜여진 하나의 소설을 원한다면 큰 실망을 하게 되실 겁니다.

자, 그럼 옛날에 올렸던 감상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지금의 감상과 비교해 볼까요.

1. 기대한만큼 만족스러운가?

지난 글에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완료한 지금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플롯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헤메었던 기억, 암호를 풀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끙끙했던 기억, 어디로 가야할지 추리의 방향을 두고 친구와 갑론을박을 벌였던 기억이 아주 즐거웠어요. 이야기를 모두 끝내고 나서 우리가 발견한 힌트를 하나씩 곱씹으며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깨닫는 것도 꽤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지금까지 밝혀낸 이야기는 만족스러운가?

엔딩은 제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제 예상 범위 내는 아니었습니다. 이 정도면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그러나 위에도 몇 차례 언급했 듯 플롯이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진 않았습니다.

3. 몰입감은?

지난 글에서 “몰입감은 0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했기 때문이예요. 잘못된 접근이었던거죠. 캐릭터는 잊어버리세요. 사건을 수사하는 요원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수수께기 해결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굉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리플레이성은?

리플레이성에 대한 의견은 예전과 똑같습니다. 엔딩을 알고나면 처음처럼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즐길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직 해보지 못한 친구들과 함께 타임스토리즈를 하는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게임 도우미가 되어 친구들이 열심히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떠한 힌트도 주지 않아야겠죠. 이러한 이유로 타임스토리즈의 리플레이성이 0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견차이가 있겠지요.

5. 장단점?

이미 위에서 장단점을 언급 했으므로 이것은 넘어가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실망’에서 ‘만족’으로 평가가 바뀌었습니다. 최근 판타지나 이집트 같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이러한 스릴러 / 추리물에 좀 더 집중하면 좋을 것 같아요. 머리를 쥐어싸매며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추리를 하는 과정이 대단히 즐거웠거든요.

스토리텔링이라는 장르에 어떠한 매력도 못 느낀다면 타임스토리즈는 따분한 글 읽기 + 주사위 굴리기 게임으로 다가오겠지요.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 수사를 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하나씩 소거해나가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면 타임 스토리즈만한 게임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확장들은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낼지 대단히 기대가 됩니다.

멋진 게임입니다.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time-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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