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푸에블로 - 리뷰

너굴너굴

2,235

2016-11-15 오후 3:22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8

발매년도 : 2002년

게임 타입 : 입체블럭, 퍼즐, 협잡, 타일놓기, 추상전략

플레이 타임 : 60분

플레이 인원 : 2 – 4인

=====

시작하며

=====

우봉고 3D 리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퍼즐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특히 공간지각 능력을 요구하는 게임은 특히나 더욱 좋아하죠. 오늘은 입체퍼즐 게임에 악의(惡意)를 주입하면 어떤 게임이 나오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네, 오늘의 게임은 푸에블로입니다.

=====

규칙

=====

푸에블로는 마을을 돌아다니는 추장님의 눈을 피해 탑을 쌓아야 하는 독특한 경쟁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일정 수의 퍼즐조각을 지급 받습니다. 노란 블럭과 색깔 블럭은 하나의 세트입니다.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되면 하나의 세트를 집어들어 두 개의 블럭 중 하나를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노란블럭을 사용했다면 다음 턴엔 남은 색깔 블럭을 사용해야 하고, 만약 색깔블럭을 먼저 사용했다면 남은 노란블럭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블럭을 배치한 뒤 추장님을 시계방향으로 4칸까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추장님은 노란색은 좋아하지만 플레이어들의 색을 극도로 혐오(…)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자기 색깔이 보이지 않도록 숨김과 동시에 다른 플레이어들의 색이 잘 드러난 쪽으로 추장님을 이동시켜야 하지요.

“다른 사람들의 블럭을 보이게 해라” 라는 대목에서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푸에블로는 감점을 덜 받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약간의 틈이라도 보이면 집요할 정도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감점을 먹여주기 때문에 자신의 블럭은 최대한 숨기고 다른 플레이어의 블럭을 노출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번 추장님이 멈추어 설 때마다 해당 줄에 어떤 색상이 보이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블럭이 노출된 플레이어는 층수만큼 감점을 받습니다. 1층은 1점, 2층은 2점, 3층은 3점… 이런식이지요. 만약 추장님이 한쪽 모퉁이에 멈춰서면 그 영역을 기준으로 탑의 윗면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보이는 한칸마다 1점씩 감점을 받습니다. 결국 추장님이 어디에 도착하는지는 상관없습니다. 감점만 있을 뿐이지요.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블럭을 전부 사용하면 추장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마을을 한바퀴 휙 돌며 탑을 확인합니다. 당연히 보이는 블럭마다 감점을 먹이니 마지막까지 방심해선 안되겠죠? 이렇게 마지막 확인작업이 끝나면 게임은 종료되고, 가장 감점을 적게 받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

감상

=====

위에서 언급했지만 푸에블로는 우봉고3D에 악의(惡意)를 주입한 게임입니다. 자신의 색깔 블럭을 제대로 숨기는 것 조차 어려운데, 거기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추장님을 이동시키며 집요하게 빈틈을 파고 들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퍼즐을 좋아하며 + 상대방에게 따뜻한 빅엿(…)을 날리는걸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다면 푸에블로는 정말 재밌는 게임으로 다가올겁니다.

자, 그럼 푸에블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죠.

1. 사람을 미쳐버리게 만드는 기묘한 모양

노란 블럭과 색깔 블럭은 동일한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언가 눈치 채셨나요? 잘 보시면 알겠지만 이 둘은 서로를 제대로 보완해주지 못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란히 놓기도 애매하고, 어긋나게 놓기도 애매하고, 겹쳐 놓기도 애매하여, 쌓아 놓기도 애매한 형태입니다. 이 블럭마저도 악의가 느껴지죠. 이렇게 어중간한 모양으로 여러 플레이어들의 공격을 받아냄과 동시에 남의 블럭을 최대한 노출시켜야 하니, 필연적으로 게임 내내 블럭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대보며 머리를 싸매게 됩니다.

2. 중심으로 모여라!

농구에서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농구를 지배한다면, 푸에블로에선 중심을 제압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합니다. 블럭이 쌓여가면 쌓여갈수록 중심부는 점점 가려지게 됩니다. 높은 층이 노출되면 상당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탑은 자연스럽게 옆으로 퍼지게 되는데, 이때 외곽으로 밀려난 블럭들은 공간 부족으로 인해 숨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내 추장님께 조인트(?)를 까이게 되죠.

푸에블로에선 높은 층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간 추장님께 동서남북으로 까입니다. 결국 중앙에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 드는가. 얼마나 오래 고개를 숙이고 추장님의 눈빛을 피할 수 있는가. 얼마나 다른 사람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가. 그리고 설령 내가 조인트(?)를 까이더라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함께(…) 까이도록 추장님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승리의 열쇠입니다.

전체적으로 꽤나 재미있는 블럭쌓기 게임이지만 정말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감점을 먹인다는 게임 특성상, 플레이어들끼리 담합하여 특정 인물을 괴롭힐 수 있다는 점이죠.

누군가 뛰어난 실력으로 선두를 달리면, 자연스럽게 그 플레이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플레이어들끼리 자체적으로 밸런스(?)를 맞추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빈틈을 찾아 퍼즐조각을 절묘하게 숨기는 실력과 상관없이 원하지 않았던 감점을 받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 점은 일부 게이머로 하여금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순수하게 퍼즐 실력만 겨루고 싶다면 우봉고 시리즈 처럼 서로간에 직접적인 견제가 없는 게임이 좋습니다. 만약 뛰어난 입담으로 부족한 실력을 커버하길 좋아한다면 푸에블로가 더욱 알맞은 게임이겠지요. 저는 순수하게 퍼즐을 푸는 실력으로 경쟁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우봉고 시리즈가 좀 더 제 취향에 가깝습니다.

묵직한 퍼즐 조각에 꽤나 재밌는 발상을 담은 게임이라 지금도 재밌게 하는 게임입니다. 비록 절판 상태라 구하기 어려운 편이지만, 주위 사람이 푸에블로를 소유하고 있거나 보드게임방에 비치되어 있다면 한번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블럭을 숨겨보려 노력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악의를 담은 빅엿을 날리는데 집중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pueblo/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너굴너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