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12] 남자친구와의 보드게임 후기

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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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오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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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자친구를 통해 보드게임에 입문한지 이제 1년 조금 넘은 게이머입니다. 오랫만에 남자친구와 한 게임 후기로 첫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카르카손을 처음으로 시작해서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남자친구(사르가스님)를 스승으로 두고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엔 바빠서 좀처럼 게임 할 틈이 안 났는데, 일주일이 넘게 게임을 안하니 금단현상이 오는 것 같아 게임을 하기로 했어요.

남자친구와 저는 좋아하는 게임의 장르도 비슷하고, 또 각자 잘하는 분야도 조금씩 달라 아주 좋은 호적수인지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게임하는 "게임데이"를 종종 가집니다. 게임은 대부분 남자친구가 가지고있고, 늘 새로운 게임의 룰북을 읽어서 가르쳐주는데요. 꼼꼼한 리딩과 설명 덕에 에러플은 거의 없어 늘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하는 게임이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이 잔뜩 있었는데요. 샤를마뉴와 배틀라인이 하고 싶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마데이라도 하고 싶고... 또 그동안 구경 못했던 새 게임들도 구경하고 그랬네요. 여튼 첫 게임은 로코코입니다!

처음 이 게임을 알았을 때도 물론 여심저격! 테마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컴포를 보니 너무너무 예쁘더라구요. 성공적인 연회를 위해 드레스를 만들고, 악사를 고용하고, 조형물로 정원을 꾸미고 불꽃놀이를 하는 등 이 모든 행동이 화려한 보드판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종이 코인 중에 이렇게 이쁜 코인은 처음보는 것 같아요. 두께감도 있고 디자인의 디테일함에 또 한번 감탄....!

연회를 꾸리는 플레이어는 마스터, 장인, 견습생으로 이루어진 카드를 이용해 보드판의 기본 액션과 카드 하단의 보너스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액션 중에는 마스터만 할 수 있거나 견습생만 하지 못하는 액션들도 있습니다. 저희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고 불렀...

게임은 게임 준비단계, 액션단계, 수입단계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게임 준비단계에서 각 플레이어는 위에서 말씀드린 일꾼카드를 5장씩 받습니다. 그 중 3장은 핸드로 가져오고 나머지는 뒤집어 개인 보드의 공급덱 공간에 둡니다. 다음 라운드에는 개인 공급덱에서 다시 핸드로 카드 3장을 가져오는데요. 만약 카드가 모자랄 경우 버린 카드더미에 있는 카드를 다시 공급덱으로 보내 거기서 부족한 장수만큼 핸드로 가져오시면 됩니다. 도미니언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핸드에 무엇을 둘 것인지 내가 카드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다르겠네요.

액션은 여러가지인데요. 옷을 만들기 위한 재료 가져가기, 드레스를 만들어서 판매 또는 대여하기, 일꾼들을 고용하거나 궁정에 위임보내기, 조형물 만들기, 악사 고용하기, 불꽃놀이 하기, 그리고 선을 가져오는 액션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일꾼 카드를 이용해 한 라운드당 3번의 액션을 할 수 있으며 총 7라운드로 이루어집니다. 여튼 여러가지의 액션을 잘 이용하여 연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장 높은 승점을 올린 플레이어가 승리를 합니다.
저는 55점, 남자친구는 56점으로 1점차이로 져 아쉬웠으나 나중에 보니 남자친구의 추가점수 5점을 계산안했더군요... 빼도박도 못하는 저의 패배입니다. 플레이타임이 생각보다 길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승점루트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적당히 써야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테마가 잘 녹아든 좋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는 제가 하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샤를마뉴입니다. 카를로스 매그너스 라고도 불리지만 전 샤를마뉴라는 이름이 더 입에 붙더라구요. 보드게임 입문자시절 남자친구에게 참패를 당한 후 오랫만에 다시하는 게임입니다. 목재마커(기사단)를 적절히 활용하여 자신의 성을 세워 영토를 확장하는 영향력 게임으로, 얼마 전 사무라이에서 승리를 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도전을 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게임시작 전 주사위를 던져 그 색에 맞는 7개의 목재큐브를 받습니다. 그리고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쓰여있는 토큰을 가지게 되는데요. 선 플레이어가 먼저 토큰 중 하나를 제시하고, 그 다음 플레이어는 같은 수를 제외한 나머지 토큰 중 하나를 낸 후, 두 수를 비교하여 토큰에 쓰여진 숫자가 낮은 플레이어가 먼저 액션을 하게됩니다. 이 토큰의 수는 사진에 보이는 금색의 샤를마뉴 대제가 이동 할 수 있는 최대의 칸 수를 뜻하기도 합니다. 즉, 낮은 수를 내면 선을 가져오는 대신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거죠.

액션은 3단계로, 먼저 큐브 3개를 사용한 뒤, 샤를마뉴 대제를 이동시키고, 대제가 멈춘 영토가 누구의 것인지 판가름 하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액션을 마친 플레이어는 주사위를 굴려 3개의 큐브를 보충하는 식으로 게임이 돌아갑니다.

큐브 사용 단계에서 5가지 색깔의 큐브는 나의 궁전에 두거나, 아님 영토 위에 올릴 수 있습니다. 나의 궁전에 있는 한 색깔의 큐브가 상대의 것보다 많으면 그 큐브에 대한 소유권은 본인이 가지게 됩니다. 각각의 목재마커에 대한 소유권을 확인한 뒤, 각 영토에 올라간 목재마커의 과반수 이상이 본인의 것이라면 그 영토에 자신의 성을 세울 수 있는데요. 만약 내 성이 세워진 지역이 인접해있다면 그 영토들은 합쳐집니다.

네.....바로 이렇게요.....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세 영토가 합쳐진 모습입니다. 검은 성은 물론 남자친구의 것.... 저기 뒤에 제가 겨우 만든 두 개의 하얀 성이 보이시나요.... 올라간 성은 본인 소유의 큐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합쳐진 영토를 빼앗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성이 올라간 순간 방어력이 상승하고, 영토들이 합쳐진다면 더더욱...난공불락의 영토가 됩니다.

게임 종료조건 중 하나인 "남은 영토가 3개가 될 때"가 머지 않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남자친구가 선을 가져갔었는데요. 왼쪽에 잘 보이지 않지만 저의 영토들이 있습니다. 저 검정색 성 하나만 빼앗으면 모두를 합칠 수 있는 절호의 상황이었지만.....!

저의 턴이 돌아오기도 전에 저의 영토는 무참하게..... 몽땅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ㅠ_ㅠ 더 수련해서 재도전을 해야겠습니다! 이 게임은 2인, 3인, 4인마다 조금씩 다르고 또 4인은 팀전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전 2인이 가장 재밌습니다! 아무래도 무너지지 않는 남자친구의 벽이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룰은 심플하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게임입니다.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간단하게 마무리로 스플렌더. 보드게임 초기부터 혹독한(?)훈련을 받아서인지 스플렌더는 보드게임 입문 일주일 차 일때 한번 해보고 그 이후로는 한적이 없네요. 그래서 결론은 또 패배....오늘은 참패의 날입니다 ㅠ_ㅠ....
하지만 앞으로 게임할 날은 많고, 남자친구한테 지고 나면 더 도전의식이 불타오른다는 사실! 마침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혼의 투쟁 예약판매가 시작되어서 남자친구 선물로 결제를 했는데 조만간 황투로 진정한 진검승부를 벌일 수도 있겠네요! 아쉽게도 시간상 하지 못한 게임들을 뒤로 한 채 다음에 올 ‘게임데이’를 기다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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