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츠로 - 리뷰 Revisited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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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8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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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04년

게임 타입 : 타일 놓기, 플레이어 제거, 파티

플레이 타임 : 15 ~ 20분

플레이 인원 : 2 ~ 8인

시작하며

친구의 등을 살포시 떠밀어주기 위해 쉴새 없이 눈치싸움을 벌이는 재미난 길놓기 게임. 츠로를 함께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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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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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플레이어는 3장의 타일을 손에 쥐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자신의 기물 앞에 타일을 놓고 길을 따라 자신의 기물을 이동하면 되죠. 만약 자신이 놓은 타일이 다른 사람의 기물과 인접했다면 그 기물 또한 강제로 이동됩니다. 그리고 타일을 하나 가져와 보충합니다.

타일을 놓았을 때 보드 밖으로 나가거나 다른 사람의 기물과 충돌하면 그 순간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이 점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기물을 밖으로 내보내거나 타인의 기물끼리 부딪치게 하여 일거양득의 기회를 노릴 수도 있죠.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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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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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로는 제가 언제나 즐겁게 하는 게임 중 가장 쉬운 난이도와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팅에 1분. 규칙 설명에 2분이면 충분하죠. 비록 게임 플레이는 15~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타일놓기 속에 벌어지는 사람들의 눈치싸움은 상당히 재밌습니다.

1. 유유자적 그러나 갑작스레 벌어지는 싸움

츠로는 게임 내내 영혼의 한타가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 아닙니다. 오히려 느긋함과 긴장감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독특한 느낌의 게임이죠.

게임 초반엔 플레이어들은 느긋하게 서로를 탐색하며 이리저리 배회를 합니다. 이렇게 최대한 안전하게 움직이다보면 모두들 점차 중앙으로 모여들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서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어어어~ 다가오지마!’ 하며 살기 위해 상대방을 허둥지둥 치워버리거나 내가 먼저 길을 비켜갑니다. 그러나 좁디 좁은 보드 위에는 여러 기물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금세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며 ‘어어어~ 저리가~’ 하고 또 다시 외치게 되지요.

안전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위험해지고, 위험하다 생각했는데 어느 새 안전해지는 이런 고무줄 같은 긴장감이 저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을수록 그 특유의 긴장감이 높아지더군요.

2. 아슬아슬한 턴 싸움

물론 엉뚱한 사람끼리 충돌 시키거나 구석에 몰린 상대방을 정중히(?) 보드 밖으로 모시며 “안녕~ 다음 게임에서 봐!” 하고 배웅해주는 중반이 가장 재미있지만, 1~2턴 차이로 보드 위에서 살아남느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종반부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까딱하면 보드 외곽으로 빠져버리는 루트를 탈 수 있기 때문에 타일을 조심스럽게 놓아가며 최대한 버텨야 하지요. 얼마 남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아직 버틸 수 있어… ! 딱 한번만 더…! 하며 보드 위에서 끈질기게 버티는걸 보면 꽤나 흥미진진 합니다.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제 발로 보드 밖으로 걸어나가는걸 보면 그렇게 재밌을 수도 없지요. 여기저기 한타가 벌어지는 중반과는 다른 종반전의 긴장감도 꽤나 제 취향에 맞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츠로는 굉장히 가벼운 게임인만큼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1.얕디 얕은 깊이

이렇게 간단하고 유쾌한 게임인만큼 복잡하고 강렬한 두뇌 싸움, 피 튀기는 설전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겐 적합한 게임이 아닙니다. 손 안에 있는 세 가지 타일 중 하나를 선택해서 내려놓는게 전부이기 때문에 아주 멀리 내다 보는 것도 불가능하죠. 츠로를 즐겨하는 저와 제 친구들은 상대방을 어떻게 유도해야 최대한 빨리 자멸 시킬 수 있는지 따져가며 게임을 하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모두들 허세를 부리는 것 뿐이죠. 이렇게 그때 그때 최적의 타일을 하나 골라 내려놓는게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2. 더 나은 아우

또한 츠로를 더 업그레이드 시킨 바다의 츠로가 판매중이기 때문에 기본 츠로는 포지션이 조금 애매합니다. 바다의 츠로를 구입한 뒤 새로운 규칙들을 빼버리면 기본 츠로와 다름 없거든요.

만약 츠로에 관심이 있다면 기본 츠로보다는 바다의 츠로를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츠로를 팔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 친한 사람들과 함께 중간중간 머리를 식히는 필러 게임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예요. 이 이상의 무엇인가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갈색 보드 위에 그려진 멋진 봉황의 그림도 참 마음에 들고요.

3. 많을수록 좋은 인원

츠로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으악으악 죽어나가는 플레이어들을 보면 정말로 재밌거든요. 반대로 말하면 플레이어 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게임의 재미를 끌어내기가 힘듭니다. 2~3인은 거의 최악이라고 봐도 되고 4인부터 조금씩 괜찮아집니다. 8명은 지나치게 많은 감이 있기 때문에 5~6인 정도가 딱 적당한 숫자 같네요. 만약 모임에 사람이 충분하지 않다면 츠로를 들이는건 재고하시길 바랍니다. 츠로 박스 위엔 먼지만 소복히 쌓여갈 겁니다.

상당히 가벼운 깊이 때문에 모두에게 추천하지는 못하는 게임이지만 츠로만의 독특한 느긋함과 갑작스레 벌어지는 한타의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츠로를 한번 해보세요. 보드 밖으로 쓸쓸히 퇴장하는 친구를 배웅해주면, 바득바득 이를 갈며 “야, 한번 더해” 하고 불타오르는 친구들을 보게 될 겁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ts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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