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타케노코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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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4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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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1년

게임 타입 : 타일놓기 게임, 셋콜렉션 게임, 주사위 게임, 가족게임

플레이 타임 : 45분

플레이 인원 : 2 –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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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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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콤포넌트” 하면 반드시 생각나는 게임이 하나 있죠? 바로 타케노코 입니다. 입문자용 게임으로 명성이 자자한 타케노코를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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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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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노코는 대나무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어 말썽쟁이 팬더를 키우며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간단한 가족게임 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주사위를 굴려 5가지 능력(추가액션, 대나무 성장, 동일 액션 2번, 팬더 이동, 특수 타일 획득) 중 하나를 발동한 뒤, 5가지 행동(지형 타일 놓기, 수로 가져오기, 정원사 이동하기, 팬더 이동하기, 미션 뽑기) 중 두 가지를 선택하여 진행하면 됩니다.

각 타일에 대나무가 자라기 위해선 물이 공급 되어야 하며, 정원사가 타일에 도착할 때마다 인접한 동일 색상의 타일에도 대나무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팬더는 이러한 대나무를 하나씩 뜯어먹게 되죠.

미션을 완수할 할때마다 손에 들고 있던 미션 카드를 자신의 앞에 놓게 되며, 플레이어 수에 따라 일정 수 이상의 미션을 완성하게 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가장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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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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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노코는 보기와 다르게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뛰어난 콤포넌트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하는 반면, 타케노코가 가진 게임성이 화두에 오르면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죠. 특히 타케노코 디럭스 버전의 이야기가 나오면 “어째서 이런 게임이 디럭스로?” vs “이런 게임이야 말로 디럭스지!” 하며 한층 더 치열한 논쟁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쪽에 해당하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어째서 이런 게임이 디럭스로?” 파에 속합니다. 타케노코는 입문자용/가족용으로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두 가지 치명적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을 제외하면요. 일단 타케노코가 가진 여러가지 장점을 언급한 뒤 타케노코가 가진 두 가지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아름다운 콤포넌트는 말할 것도 없으므로 해당 리뷰에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 다양한 게임 구성

저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카탄과 타케노코를 입문자용 게임으로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규칙의 난이도를 떠나 여러가지 좋은 시스템이 하나로 어우러져 타케노코를 만들고 있거든요. 타케노코에 있는 주사위 시스템은 간단하면서도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실력차이를 줄여주는 요소가 되며, 매 턴마다 두 개의 액션 포인트를 사용하는 AP 시스템, 타일을 뽑아 놓아야 하는 타일 놓기 시스템, 수로를 대야하는 네트워킹 시스템, 손에 있는 목표 카드를 관리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내려놔야 하는 핸드관리 시스템 등 타 게임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타케노코를 경험한 사람들은, 타 보드게임을 접할 때 조금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운 / 전략 / 거래가 조화로운 카탄이 있겠군요. 이러한 구성 덕분에 게임의 재미를 떠나 ‘상당히 괜찮게 만들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2. 쉬운 규칙 + 다양한 고민거리

아름다운 콤포넌트도 한몫 하지만 게임 자체도 입문자용 게임으로 쓰기에 아주 적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하는 미션 때문에 처음엔 조금 헤메겠지만, 2~3번만 해보면 전체적인 흐름이 보일 정도로 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죠. 그러나 룰이 쉽다고 하여 게임에서 승리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겨우 두 개 밖에 되지 않는 액션 포인트를 가지고 어떤 미션을 수행할지, 어느 미션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어느 타이밍에 완료한 미션카드를 내려놓고 새로 미션을 뽑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나 게임 특유의 분위기나 규칙 덕분에 이러한 선택지가 크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있다간 곤란합니다. 무서운 속도로 미션을 완료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순식간에 뒤쳐지거든요. 특히나 타케노코를 여러번 해본 플레이어들은 한번에 미션 카드를 내려놓는 일이 잦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이런 소소한 고민 덕분에 쉬우면서도 재밌게 만든 게임이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다음의 두 가지가 계속 눈에 밟힙니다.

1. 색맹에 대한 배려 부족

입문자용 / 가족용 게임일수록 제가 주의 깊게 보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색약/색맹을 위한 배려를 하였는가?” 입니다. 위 사진은 적색맹의 시점에서 본 타케노코 입니다. 어떤 타일이 어떤 색인지 분간이 되시나요? 정답은 리뷰 맨 위에 있습니다.

이렇게 타케노코는 색맹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합니다. 누가봐도 입문자와 가족들을 노린 게임인데도 말이죠. 처음 게임할 때도 ‘이거 색맹들에게 불편하겠는데’ 싶었는데, 역시나 보드게임긱 포럼에서 색맹을 가진 게이머들이 ‘타일 구분 / 지형 미션 카드의 구분이 너무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더군요.

게임을 디자인 하는 분들 & 출판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게임을 디자인하는 단계에서 색맹을 위한 배려를 반드시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코드 777은 색맹을 위하여 별,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 다양한 기호를 숫자와 함께 그려넣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호의 의미조차 깨닫지 못하는 일이 흔하지만 색약/색맹들에겐 너무나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도 더욱 더 신경을 써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밸런스 문제

여기저기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팬더 미션’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이 팬더카드 때문에 흔히 말하는 ‘팬더러쉬’ 전략이 생겨나고 맙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 일반화가 게임을 상당히 망치고 있죠.

자,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타케노코에는 세 가지 종류의 미션이 존재합니다. 지형, 대나무, 그리고 팬더 미션이죠. 이 중에 팬더미션은 점수대가 굉장히 높습니다. 미션 자체는 말도 안될 정도로 쉬운데 말이죠. 반면 지형과 대나무 미션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릅니다.

지형의 경우 중앙 보드가 텅텅 비어있는 초중반엔 점수를 따내기 쉽지만, 어느정도 보드가 완성된 후반엔 미션을 완료하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특정 색상의 타일이 모조리 사용 되어 미션을 아예 완료할 수 없는 경우도 있죠. 이렇게 지형은 점수의 비중이 낮은데다 초중반이 아니면 힘들다는 시간적인 제약이 따릅니다.

대나무 미션 또한 완성하기 어렵긴 마찬가지 입니다. 물이 공급되는 땅에 정확히 3개 높이의 대나무를 2~3개 만들어야 한다던가 대나무가 성장한 지점에 특정 타일이 없어야 한다던가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죠. 이 와중에 팬더란 녀석이 돌아다니며 대나무를 먹어치우기 때문에 지형 / 물 공급 / 대나무 / 팬더를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지형에 비하면 점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특정 미션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죠.

위 사진을 보세요. 팬더 미션 카드는 대나무 몇 개만 주워먹으면 다른 복잡한 미션에 필적하는 양의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팬더는 시간적 & 지형적 제한이 아예 없는데도 말이죠. 이렇게 ‘팬더 미션이 가장 효율이 좋다’는 것을 눈치챈 게이머들은 팬더 미션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이렇게 여러 플레이어가 팬더 미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또 하나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보드 위에 대나무가 자라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죠. 그럼 대나무 미션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피를 보게 됩니다. 이렇다보니 대나무를 기르는 사람은 점점 줄고, 팬더들은 굶어가며 빈땅만 짓는 사람이 속출하기 시작합니다. 팬더 전략에서 지형 전략으로 옮겨간 셈인데, 당연히 팬더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대나무는 키우지 않겠죠. 이렇게되면 팬더이든 지형이든 대나무 미션이 너무 힘든 상황이 됩니다.

왜 게임 디자이너가 팬더 미션에 이렇게 높은 점수를 매겼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게임을 베타 테스트 해본 테스터들이 팬더 카드의 문제점을 전혀 몰랐던걸까요? 게임을 3~4번만 해도 이 문제점을 체감 할 수 있으니 이러한 밸런스 문제를 몰랐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나무를 마구 먹어대는 팬더 돌보기’가 테마이기 때문에 팬더에게 높은 점수 비중을 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저는 아마 이것이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승자 결정 조건 중 ‘동점일 경우 팬더 점수가 더 높은 사람이 승리한다’ 라고 언급 되어있을 정도니까요.

테마를 살리기 위해 시스템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간략화 하는건 이해할 수 있지만 타케노코는 그것이 너무 심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리 입문자용 / 가족게임이라 하여도 게임의 밸런스는 어느정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11/02 일 기준 보드게임 긱의 변형규칙 포럼에 55개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정도로 변형 규칙 관련 글이 많은 게임도 없지 않나 싶네요.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밸런스 문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겠죠. 어디에선가 ‘대나무 / 지형 / 팬더’ 미션 세트마다 추가로 3점의 점수를 받는다는 규칙을 본 기억이 납니다. 지형과 대나무에도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보자들과 가볍게 할만한 게임을 원한다면 타케노코는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밸런스 문제에 민감한 분들은 타케노코를 구입하시기 전에 반드시 서너번 정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팬더 카드의 독주에 별 불만이 없다면 타케노코는 괜찮은 선택이 될거예요. 전반적으로 테마나 아이디어는 괜찮은 게임이지만, 저 개인적으론 밸런스 문제로 섣불리 추천하기 힘든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taken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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