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어 2판 간단리뷰

야리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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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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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을 왜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임페리얼 세틀러를 사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마음 속에 내가 왜 굳이 레포갤이랑 메카닉도, 플레이 인원도, 난이도도 비슷한 게임을 또 사려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국지전 워게임은 컬렉션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입문용 워게임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 중에 배틀로어가 눈에 들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정말 별 기대없이 게임을 샀습니다. 그냥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게임이니까 산 게임은 이번이 첨이었어요.

처음 해보고 든 생각은 "병종이 이것밖에 없나?" 어플을 깔아서 몇판 해보니 병종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플을 깔고 든 생각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저만 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긱에서도 밸런스 논란이 있었죠. 각기 다른 진영에서 말입니다.

그 뒤에 든 생각은 ""리플레이성"은 충분한가?". 시나리오 빌더를 들어가니, 유저들이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만 수십개가 있었습니다.

물론 본판 시나리오만해도 경우의 수가 49가지는 됩니다.

현재 배틀로어 2판은 긱 112위입니다. 물론 같은 시스템의 메모아보다는 순위가 더 떨어지지만, 재미나 전략에 있어서는 전혀 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긱 순위만큼의 재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배틀로어 2판에서 좋아하는 점은 이렇습니다.

1.카드빨을 줄인 규칙

너굴너굴님이 리뷰하신 메모아와 규칙이 거의 비슷합니다. 자신의 차례에 명령 카드를 쓰고, 해당 전선의 유닛을 명령한 뒤 움직이고 공격하면 끝.

배틀로어도 공식 규칙은 똑같습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운빨이 너무 심하다는 거죠.

내가 왼쪽 전선을 공격해야 하는데 오른쪽 명령이나 중간 명령밖에 나오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본판 규칙으로 진행하시면 아마 많이 실망하실 겁니다.

하지만 배틀로어 어플에서는 이 규칙이 완전히 바뀝니다. 처음부터 모든 명령카드를 사용하게 해 주고, 사용한 명령카드는 다시 사용하지 못하며,

이를 복구하려면 리프레시라는 명령카드를 사용해야 복구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규칙이 본판의 명령카드 메카닉의 재미와 운 요소를 줄여주는

2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듣기에는 그냥 가장 강한 명령카드를 쓰고 리프레시를 반복하면 될 것 같지만, 리프레시의 기능이

아무 유닛 하나만을 움직이는 기능이기 때문에 리프레시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명령 수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어느정도까지는

사용하기 싫은 명령카드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은 나에게 주어진 한정된 선택지에서 최선의 움직임이 짜는 본판의 재미랑 똑같습니다.

메모아에도 이러한 규칙이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볼때 배틀로어에는 이 규칙이 아주 잘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2. 제대로 잡힌 밸런스

배틀로어 2판에서 재밌는 부분 중 하나는 세력마다 완전히 다른 유닛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공격력, 방어력 이런 게 아니라 같은 병과임에도

완전히 다른 쓰임새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다른 느낌이 저그와 테란이 다르듯이 달라요. 사실상 비대칭 전력의 게임입니다.

본판에는 다칸 공국(인간),우쑥 일란(악마) 2개의 세력이 있는데 둘의 기병대를 비교해 보면 다칸 공국의 기병대는 이동력이 굉장히 빠르지만

공격력이 보병보다 약합니다. 하지만 특성으로 자신에게 인접한 적 유닛을 아군이 공격할 때 주사위 하나를 더 굴리게 해줍니다. 2번 공격할 수 있는

다칸의 궁수랑 조합하면 특히 시너지가 좋습니다. 게다가 반격받지도 않아서 적의 강력한 유닛을 먼저 약화시켜서 아군을 서포터하는 그런 유닛입니다.

반대로 우쑥의 기병대는 이동력은 조금 부족하나 체력 피해를 입은 유닛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독화살로 적을 약하게 만드는 우쑥의 궁수랑

조합하면 마찬가지로 시너지가 좋으며, 상대 유닛을 파괴하거나 후퇴시킨 뒤에 추가타를 때릴 수도 있어서 우쑥의 메인 딜러입니다.

기병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닛들도 이러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굳이 표현하면 다칸은 수비적이고 지형 활용과 유닛들의 조합이 강력한 반면,

우쑥은 공격적이며 유닛들의 개별 성능이 뛰어나지만 조합은 좀 안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뭔가 특성까지 테란과 저그를 닯았네요.

이렇게 다른 유닛 운용을 가지고 있지만 밸런스는 굉장히 잘 맞춰져 있습니다. 긱에만 가봐도 다징징 우징징이 가득합니다만 이렇게 골구루

징징하는 걸 보면 오히려 밸런스가 잘 맞춰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3. 로어 카드

배틀로어에는 다른 커맨드 앤 컬러 시리즈에는 없는 로어 카드라는 메카닉이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주사위를 굴리다가 로어 면이 나오면 로어를 얻고

획득한 로어를 통해 로어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력마다 로어 카드는 20장이 있는데 만약 이 로어카드가 없었다면 이 정도로 게임이 재밌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유닛과 마찬가지로 로어카드의 내용은 세력마다 다릅니다. 다칸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공격과 수비적인 카드, 그리고 약간의

포탈 같은 변칙적인 카드로 구성되어 있고 우쑥은 체력을 회복하거나 공격을 늘리거나 이동력을 늘리는 등의 공격적인 카드, 그리고 약간의 변칙적인

카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로어카드가 무시할 게 못되는게 이 카드를 잘만 활용하면 배틀로어 최약캐 궁수가 상대 유닛을 3개까지 잡아내는 등의

활약을 해낼 수 있습니다. 또 유닛마다 전용 로어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각각의 유닛을 보다 특색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4.주사위빨을 줄인 규칙

카드빨과 마찬가지로 메모아에서 지적되는 부분입니다. 메모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배틀로어에는 기본적으로 근접은 3분의 1, 원거리는 6분의 1의

명중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높은 명중률은 아니죠. 하지만 주사위엔 후퇴를 시키는 면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퇴로가 막힌 적에게는 후퇴가

데미지로 들어갑니다. 퇴로를 막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적에 퇴로에 아군 유닛을 두는 방법입니다. 혹은 지형을 이용하여 퇴로를 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후퇴 외에도 특정 상태이상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로 우쑥의 궁수의 독 상태이상은 주사위의 로어 면도 공격으로 사용하게 해줍니다.

이 상태이상을 우쑥 기병대랑 활용하여 후퇴까지 막으면 주사위의 명중률이 6분의 5까지 올라갑니다. 이건 안 맞기가 힘든 상황이죠.

이것도 저것도 안되겠다 싶으면 로어 카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로어 카드에는 주사위 보정이나 상대의 공격을 무시하는 등의 강력한 효과가 많으니까요.

주사위빨이 없다고는 못하지만 주사위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너굴너굴님이 지적하신 약한 부대가 공격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부분도 배틀로어에서는 유닛의 체력이 1남은 부대의 명중률이 절반이 되는 것으로

해결되어 있습니다.

5. 시나리오의 다양성

배틀로어 2판의 시나리오 세팅은 다른 커맨드 컬러 시리즈와 많이 다릅니다. 각기 다른 시나리오 카드를 가지고 맵의 절반씩을 각기 세팅하고

각자 시나리오에 따라 특수한 규칙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 시나리오 카드는 7장 밖에 안되지만 경우의 수는 49가지로 훨씬 다양하죠.

확장에선 각각 5장씩 추가되니까 12X12로 총 144가지로 늘어나네요. 물론 완전히 같은 시나리오도 유닛 배치가 자유로워서 다르게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게다가 이게 다가 아니라 어플에서의 시나리오, 시나리오 빌더의 시나리오, 캠페인 시나리오 등등 해 볼 거리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플의 시나리오

들은 리플레이성과 자유도가 좋은 점이 처음 시작하거나 간단히 할때 좋은 것 같았습니다.

이상이 장점. 아래는 단점입니다.

1. 주사위

제 개인적으로는 감당할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이클립스의 주사위처럼 어떻게 해도 미스는 있습니다. 그러므로 운이 지독히도 안 좋으면 다 미스가

뜰 수도 있고, 꼭 운이 많이 좋지 않아도 생각보다 운빨로 부대가 전멸하거나 하는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아무래도 주사위와 원수지간인 분들에게는

권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2. 애매한 포지션

게임 자체의 규칙은 쉽습니다만, 세팅 시간이 꽤 깁니다. 어플에서는 유닛을 고용하는 게 간단하지만 실제 보드게임에서는 유닛을 고용하고 싶은 헥스에

먼저 카드를 놓아야 하고 그 다음에 펼쳐서 해당하는 유닛을 올려놓습니다. 서로 어떤 유닛을 고용하는지 알 수 없게 하는 의도는 좋은데, 그냥 가림막을

썼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태생이 라이트 워게임이라 헤비 워게임, 헤비 유로게임 마냥 셀 수 없는 무수한 전략이 있거나 한 것도

아닙니다. 게임의 무게를 생각했을 때 세팅 시간은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3. 밸런스 문제

장점에다 밸런스를 적어놨지만 그건 세력 자체의 밸런스입니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 부분은 본판 시나리오에 있는데 아직 다 해보진 못했지만

특정 시나리오 조합이 한쪽 세력에게 많이 유리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조합될 수 있는 부분은 장점이지만 항상 밸런스가 맞지는

않는 부분은 아쉬운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것은 본판의 시나리오만 해당되고, 유저 시나리오나 다른 캠페인 등에서는 해결되는 부분입니다.

배틀로어에서 제가 느낀 개략적인 장점과 단점입니다. 리뷰를 쓴 시점에선 당연하겠지만 단점은 그냥 참고사항일 뿐이고 저한테는 장점만 느껴지네요.

보드라이프에 배틀로어 2판의 한줄평도 적혀있지 않은데, 이렇게 무관심하게에는 아까운 게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중에 확장을 사게 되고 게임에 좀 더 경험이 쌓이면 세력별 유닛 스탯 분석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국내에 확장이 입고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게임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이게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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