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어콰이어 -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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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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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1964년

게임 타입 : 핸드관리게임, 경제게임, 타일놓기게임, 주식게임

플레이 타임 : 90분

플레이 인원 : 3 –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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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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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0년의 역사를 가진 보드게임.

보드게임계의 거성 시드 색슨이 남긴 불후의 명작.

어콰이어를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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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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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콰이어는 주식+핸드관리+타일놓기가 절묘하게 섞인 고전 명작 게임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모두 똑같은 금액을 들고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회사를 설립하고 합병하길 반복하며 돈을 불려나가야 합니다. 특정 회사가 41개의 타일을 보유하게 되거나 더 이상 타일을 놓을 수 없다면 게임은 종료 됩니다.

각 플레이어는 6천달러의 금액과 6개의 타일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타일을 하나 놓고 주식을 최대 3장까지 구입한 뒤 새로운 타일을 하나 뽑아오는 것으로 차례를 진행하죠.

보드 위에 두 개의 타일이 붙게 되는 순간 회사가 설립되며(타일을 붙인 사람이 회사를 정합니다) 그 사람은 감사의 표시로 해당 회사에게서 주식 한 장을 공짜로 받습니다. 물론 현실과 마찬가지로 어콰이어에는 ‘너의 회사’, ‘나의 회사’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저 해당 회사에 대한 지분을 조금 더 차지하는 것이지요.

회사는 11개의 타일을 가지게 되는 순간 안정적인 기업이 되어 합병되지 않습니다. 11개의 타일을 모으지 못한 회사는 더 큰 규모의 회사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순간 합병 당하는 운명에 처하죠. 몰락하는 회사를 보며 슬퍼하는 것도 잠시, 플레이어들은 합병 된 회사의 주식을 모두 공개하며 누가 대주주이고 소주주인지 판가름을 내야 합니다.

차트를 통해 대주주와 소주주는 회사 규모에 따라 추가적인 배당금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모든 플레이어는 소유하고 있던 몰락한 회사의 주식을 처분할지 안할 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망해버린 당장에야 해당 주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회사가 다른 장소에서 다시 설립되면 손에 들고 있던 주식카드는 또 다시 대주주와 소주주를 가르는 권력(?)이 되기 때문에, 회사의 소생 가능성을 따지며 주식을 팔아치워 돈으로 바꾸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설립되고 몰락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플레이어들끼리 ‘우리끼리 대주주/소주주를 나눠먹자는 얄팍한(…) 동맹관계가 이뤄지게 되며, 게임이 종료 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보드 위에 살아남은 회사마다 대주주와 소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그리고 모든 주식을 현금화 하여 가장 많은 현찰을 보유한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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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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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콰이어는 시드 색슨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극도로 간결한 룰을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고민거리를 주죠. 매 턴마다 바뀌는 보드 위 상황 & 창호지처럼 얇은 경쟁자들과의 동맹 & 쉴새없이 벌어지는 대주주 싸움 등, 간결하지만 주식의 느낌을 풍부하게 살린 게임입니다. 제가 어콰이어를 좋아하는 이유를 초/중/후반부로 나누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1. 초반부 – 쉴새없는 눈치싸움.

어콰이어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범하는 실수 한가지가 있습니다. 처음에 회사를 하나 찍어놓고 그 곳에만 투자를 하는 것이지요. 어콰이어에서 이러한 전략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자들은 그러한 행동을 귀신같이 눈치채고 그 회사를 열심히 키워주거든요. 응? 회사를 키워주니 좋은 것 아니냐고요?

어콰이어는 회사를 설립 & 합병하는 과정을 통해 대주주 / 소주주가 되어 추가적인 배당금을 얻고, 싸게 구입한 주식을 비싸게 팔아 남긴 이윤으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사는 작업을 반복하며 돈을 꾸준히 불려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대주주 / 소주주 판가름 및 주식 판매 작업은 회사가 합병 되어야만 발생하는데, 초반부터 돈을 올인한 회사가 안정적인 기업이 되어버리면, 게임 내내 돈이 묶여버리며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산투자는 눈치싸움을 낳게 되죠.

눈치싸움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상대방이 구매한 주식의 수를 외우며 대주주/소주주 현황을 파악하거나, 같은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플레이어를 구슬려 다른 회사 주식을 사도록 유도하거나, 때론 주식을 사놓고 마치 사지 않은 척 연기도 할 수 있겠지요. 회사가 망할 때마다, 주식 한 장 차이로 소주주가 되면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고, 주식 한 장 차이로 주주 싸움에서 탈락하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합병 당한 회사의 주식을 팔지 않았던 꼴찌가 다시 회사를 설립하며 대주주로 치고 올라가기도 합니다.

가히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보드 위가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엎치락 뒤치락 하는 초반부는 대단히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2. 중반부 – 타일을 놓는 타이밍

중반부가 되면 보통 2~3개의 안정적인 기업이 설립 됩니다.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주들이 서로 힘을 합쳐 회사를 키워나가기 시작하죠. 물론 군데군데 공간을 통해 작은 소규모 기업이 생겨나지만 중견급 기업에게 금세 먹혀버리고 맙니다. 당연히 거기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야금야금 챙겨갈 수도 있죠.

초반부에서 회사의 설립&합병을 반복하는게 중요했다면, 중반부는 타일놓는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해집니다. 어느 타일을 언제 놓느냐에 따라 후반부의 회사의 전체적인 성장 모양이 결정 되기 때문이죠. 물론 내가 주식을 보유한 회사를 확장하는게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녹록치 않은 것이, 턴 순서상 타일을 먼저 놓고 주식을 구매하기 때문에, 내가 놓은 타일로 인해 주식 구입가가 야금야금 상승하게 됩니다. 이게 은근히 부담이 되죠.

게다가 해당 회사의 주식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이득을 보기 때문에 ‘꼭 내가 놔야하나? 다른데 놓고 회사 주식만 살까? 다른 사람들이 다음턴에 키워주겠지 뭐.’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는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죠. 결국 서로 눈치를 보며 언제 어떤 타일을 놓을지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난 좋은 타일은 아껴두며 꿀만 빨거야. 일은 니가 해.’ 하며 보이지 않는 이기적인 분위기가 아주 흥미롭고 재밌더군요.

3. 후반부 – 마무리 싸움

후반부는 바둑과 비슷합니다. 이익이 맞물리는 사람끼리 힘을 합쳐, 1칸이라도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단합하게 됩니다. 사실 이쯤 되면 누가 어느 회사를 밀어주고 있는지 뻔히 보이는데다 누가 대주주이고 소주주인지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마 남지 않은 주식을 사재기 하는 일도 자주 벌어집니다. 종반인만큼 게임의 행방이 뒤바뀔정도로 큰 반전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들 ‘최소한 소주주는 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빠르게 타일을 채워가죠. 초중반처럼 예상치 못한 대주주와 소주주가 튀어나오는 반전 같은건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이 정도면 하나쯤은 대주주/소주주가 되어있겠지?’ 하는 눈빛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걸 보면 꽤나 우스꽝스럽고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게임이 끝났을 때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주식 카드를 떨구며 ‘주식 파는 타이밍을 놓쳐서 망했어 ~~~ !’ 하고 쓰러지는 플레이어들을 보며 박장대소 하는 것도 게임이 주는 큰 재미 중 하나입니다.

여러모로 아주 잘 만든 게임이지만 어콰이어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를 하나 고르라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선택하고 싶네요. 현실과 마찬가지로 어콰이어에서도 자본의 힘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했 듯 초중반에 벌어지는 회사 설립 & 합병 과정에서 실수로 돈이 묶여버리게 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본을 부풀려가는 동안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해당 상황을 타개해줄 타일이 나올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하는데, 이러한 돈 묶임 현상이 길어질 수록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죠. 이렇게 한번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웬만해서는 따라잡기가 힘듭니다. 아무래도 고전게임인만큼 꼴찌를 위한 배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기에 초보자가 경험자를 이기기 힘든 게임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나마 다행인건 게임 자체가 크게 어려운 편은 아니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이러한 ‘돈 묶임’ 현상에 한번 크게 데이고 다음 판부터는 일취월장하여 경험자들과 제법 대등한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어콰이어는 주식 게임의 교과서라고 불려도 손색 없습니다. 시드 색슨답게 게임은 배우기 쉬우며, 플레이 타임도 지나치게 길지 않고, 게임 내에서 다양한 파벌 형성 & 배신과 반전이 벌어지는데다, 예상치 못했던 회사가 급속 성장하는 등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죠. 초중급 게이머들에게 주식게임을 하나 추천하라면 전 일말의 고민없이 어콰이어를 먼저 선택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진 콜렉션 중 유일한 주식 게임이기도 하고요.

물론 1999년도 판이 뛰어난 품질 때문에 20만원에 가까운 높은 가격에 오가고 있지만, 콤포넌트를 크게 신경쓰지 않으신다면 최근 발표되는 신판을 즐겨보세요. 대단히 오래전에 만들어진 게임인만큼, 옛날 게임 특유의 간결함 & 깔끔함이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주식게임 특유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실 겁니다.

원문 :: https://www.raccooncave.com/acq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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