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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10개의 게임

15,778 조회

2017.09.08 18:02

여러분이 어쩌다보니 보드게임 동아리의 MD(셀렉 구매담당) 를 맡게 되었습니다.

회사일수도있고 학교일수도있고 걍 친구모임일수도 있습니다.

다들 아는 보드게임이라고는 젠가나 마피아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룹 전체의 시간과 재미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아무 정보도 없는 맨땅 상황에서 게임을 구매한다면 뭘 사야할까?

같은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목록입니다.

( 사실 제 예전 얘기입니다.ㅋㅋ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처음에 사서 들이민 건 테라미스티카였습니다. 이게임이 1등이래 하면서... )

톱10

번호 순서는 난이도 순서입니다. 아래로 갈수록 점점 룰이 증가하는 방향.

젠가카탄칼카손보난자달무티는 제끼고 시작할께요. .

1. 너도나도

첫 게임부터 의외시죠?

저는 위대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의 존재 의의라 할까요. 누구와 게임을 시작할 때라도 아이스브레이커로서 최선입니다.

물론 지속성은 없습니다. 딱 한판을 위한 역할입니다.

발표자가 말한 단어를 딱 한명만 손을 들었을 때, 서로 "너도! 나도!"를 외치면 보너스 점수를 주는 하우스룰이 있는데 이걸 하면 2배 재밌습니다.

2. 러브레터 - 어드벤처 타임 - 러브크래프트레터

역시 역사에 남을만한 게임. ~~와 카나이짱 이런거 하나만 더 만들어줘~~

기본판은 일러가 좋고, 어드벤처 타임은 고유의 특수룰 두개가 좋습니다. ( 룰만 가져다 써도 되죠 )

럽크레터는 6명일때 딱이구요.

러브레터 프리미엄까지는 안가는게 좋다고 봅니다. 차라리 러브레터를 두통 사서 2그룹 토너먼트가 재밌습니다.

3. 텔레스트레이션

실패할 수가 없습니다. 그림 잘 그리는 디자이너들이랑 하면 재미없다 라는 얘기가 있던데 안그럼니다. 문제는 손이 아니라 머리에 있거든요 ㅋㅋ

사람 많으면 12인 파티팩을 첨부터 사는것도 추천.

주의 : 외국거주자가 아니시라면 애프터다크는 사시면 안됩니다. 이걸 할 사람들이 한국에는 없을거같아요.

4. 한밤의 늑대 + 확장

이걸 사면 게임 안사고 한 세달 버틸 수 있습니다아아아! 이 시점에서 한숨 돌리실 수 있습니다.

주의. 한밤의 뱀파이어까지 가서는 안됩니다.

5. 티츄, 포트 로얄, 포 세일

하나가 아니고 세갠데... 같은 포지션입니다. 러브레터만큼은 아니지만 휴대성 좋고 룰 설명 빠른 카드게임들.

아쉬운 후보는 비블리오스, 노땡스, 젝스님트, 스컬킹 등등...

이 계열은 워낙 종류가 많아서 딱 저 세개만 좋다 라기 보다 조금씩 분위기 좋을때 실험해보세요.

6. 미니빌

떨어진 후보는 발레리아 카드 킹덤. 미니빌이 설명하기 더 깔끔하기 때문입니다.

7. 딕싯

주의 : 딱 본판 + 확장한개 까지만. 지속성은 거기까지입니다.

8. 아발론

다시 이걸로 한 세달정도 게임 안사고 버틸 수 있습니다. ㅋㅋ 갈굼도 안당하구요.

랜슬롯 프로모를 구하기 힘드시면 그냥 레지스탕스 + 히든 아젠다 확장을 사시면 됩니다.

9. 클랭크 + 성큰 확장

덱빌딩의 기초를 가르쳐야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동굴 들어가서 보물 줍줍 해먹는걸 누가 싫어하겠어요.

덱빌딩도 아주 깔끔하게 교본처럼 잘 정리했고 시간 끌리고 쓸데없는 기능들은 다 뺐죠 ( 남의거 버려라, 덱 조작해라, 무덤 파헤치기 등등 )

클랭크의 가장 훌륭한 점은 다운타임이 생길 수 있는 모든 걸 성공적으로 없앴다는 거라 생각합니다. 아주 경쾌하죠.

주의 : 한글화가 필요합니다.

확장은 필구입니다. 워터딥의 스컬포트정도라 생각합니다. 본판에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 턴 순서로 3등 이후는 이기기 어렵다는 점. 마켓이 고정된다는 점. 전략이 몇개 없어서 지속성이 적다는 점. 이걸 확장 하나로 거의 해결합니다. 꼭 같이 사세요.

10.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이제 일꾼놓기까지 모임을 잘 끌고 온겁니다! 많은 일꾼놓기가 있지만 웨이트 대비 평점이 가장 좋은건 비티컬쳐입니다.

주의 : 와인을 마셔보지 않은 그룹에는 좋지 않습니다.

떨어진 후보 : 좀 더 쉬운 미드가드 챔피언이랑 워터딥도 고민을 좀 해봤지만..둘 다 위험성이 있습니다.

정리

세븐원더스나 코드네임 아그리콜라, 스시고파티, 텀블링다이스, 베가스 등 알만한 게임들이 없는데... 가성비가 안좋거나 문제내는 사람이 너무 힘들어하거나 등등 저의 케이스는 실패했다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게다가 제 경험상 '첫판은 재미없지만 계속하면 재밌다' 이런거 소용없습니다. 저들은 보드게이머들이 아니어서 보드겜 아니어도 세상에 재밌는게 너무 많거든요.

아차상

필구에 가깝지만 Top10에 올리기는 명확하게 사람을 타는 면들이 있는 게임들입니다.

1. 테라포밍마스

주의 : 짱이지만 테마를 탑니다. 카드만 넘기면 초등학생도 할 정도로 룰은 깔끔하다 봅니다. 문제는 우주진출 과학 SF 등에 관심이 전혀 없으면 노잼가능성 있습니다.

2. 스플렌더 ( 혹은 센츄리 )

주의 : 파티파티한 활발한 그룹에는 안맞습니다.

3. 정크아트

젠가류중 베스트.

주의 : 진지한 그룹에서는 노잼될 가능성 있습니다 .

4. 타임라인 : 뮤직 앤 시네마

주의 : 이건 위 것들과는 반대인데, 유독 영화와 음악같은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그룹한테만 통합니다.

이렇게 타겟이 좁고 명확한 건 이후 더 정리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게임 패스파인더, 테포마, 레전더리 빌런, 에일리언, 글룸헤이븐, 7번째대륙, 스피릿 아일랜드 같이 대부분 테마가 명확하고 리플레이성이 좋은 것들입니다. 위 목록과는 아주 다르죠..

물론 제가 모든 보드게임을 다 해볼수는 없는거고, 상황을 타서 망한 게임도, 잊은것도 있을겁니다. 다른 그룹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이 시장에 진입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거같아요.

룰 설명하고, 질문받으며 게임도 같이 해 주고, 최선을 다하기도 어렵고, 재미없으면 욕도먹고, 룰 익히고, 필요하면 한글화도 하고, 박스 들고다니고 이런 과정이 힘들긴 해도 주위 사람들과 보드게임을 재밌게 한다는건 온라인이나 모바일게임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고유의 가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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