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에 탈 동물들 리뷰입니다 :)
현재는 절판되고 고가로 중고장터에 매물로 돌고 있는 Finca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많은 게이머 분들이 후기를 남겨주셨고, 대부분의 후기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요, 절판된 이후에서야 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그냥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 작가들이 후속작으로 게임을 낸다는 소식을 들었고 개인적으로 기대를 품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글판으로 ‘방주를 탈 동물들’로도 나온 Animals on board가 바로 그 후속작이며, 이번에 소감을 남겨볼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서 게임을 검색하면, 랭킹, 평점, 최적인원수, 시간, 나이, 난이도 등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제 경험상 나이(아무리 만 나이로 계산한다지만 플레이가능 나이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ㅎㅎ..)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믿을만한 정보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중에 저는 평점과 난이도를 중요시 하는 편입니다. 우선 난이도부터 보면 1.5 정도로, 할리갈리가 1.01, 패치워크가 1.73 정도로 굉장히 쉬운 편에 속합니다. 쉬운 패밀리 게임들이 보통 평점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이에 비해 평점도 준수하게 받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boardgamegeek/François + Daphné>
게임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두 가지가 있는데, 이 두 행동 중 하나를 골라서 하고 차례를 넘기는 것을 반복합니다. 테이블 중앙에 동물타일들이 쌓여 있는데, 이 동물 타일들을 두 무리로 나누고 식량타일을 하나 가져가는 것과, 나누어진 무리 중 하나를 타일 개수만큼 식량타일을 내고 가져오면 됩니다. 이렇게 동물들을 모아서, 10마리를 먼저 모으는 사람이 나왔을 때 그 라운드를 마지막으로 게임을 마치고 점수 계산을 합니다.
점수계산에서 독특한 점이 있는데, 방주에 두 마리가 탄 종류의 동물은 점수로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 마리 모인 동물은 노아가 데려가는 그런 컨셉이랄까요? 그렇기 때문에 동물을 모으려면 종류 당 세 마리 이상 모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아니면 아예 한 마리만 모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동물 종류가 꽤 여러 종이고 종류 당 타일이 5개 밖에 없기 때문에 세 마리 이상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등바등 모으다가 두 장 씩 모으고 빵점 받는 일이 많습니다. ㅎㅎ 게다가 상대방의 견제까지 더한다면 더더욱 동물을 모으기 힘들어지겠죠? 원하는 동물 타일들을 상대방이 딱 갈라놓을 때의 티내지 못하는 답답함이란..ㅋㅋ 반면에 상대방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답답함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입니다. ㅋㅋ
<출처 boardgamegeek/Stefano Negro>
가족들과 수회플을 해보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로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보드게임은 티츄말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 재미있어해 좋았습니다. 일꾼놓기 스타일 게임들은 은근히 설명을 하다가 처지는 경우가 많아 선호하지 않는데요, 예전에 비해 일꾼놓기 및 약간의 변주를 준 게임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근래에 아주 적당히 깔끔하고 간단한 시스템의 게임을 찾은 것 같습니다. 룰 설명은 한 5분 정도면 충분하더군요. 직관적인 룰에 비해 머리도 써야하고 눈치도 봐야하는 즐거운 게임이었습니다. 등수도 보통은 아슬아슬하게 정해져서 밸런스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계속 꼴지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 ㅠㅠ ㅋㅋ
<출처 boardgamegeek/Steph>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기에 2인플은 약간 심심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3~4인플에 딱 맞는 가족게임, 그리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덤인 훈훈한 게임을 찾고 계신다면 “방주에 탈 동물들”은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 저희 집 거실에는 자주하는 게임들이 몇 가지 꺼내져 있는데, 티츄, 아사라, 로스트시티 더 보드게임에 이어서 그 다음으로 제 방 밖으로 나올 게임이 되겠네요 ㅎㅎ. 가족들, 또는 주변 지인들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