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 + 할리갈리 = 가빗!
안녕하세요, 익퓨입니다.
덱스터리티 게임의 대표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젠가와 함께 할리갈리를 꼽으실 텐데요.
최근에는 마트, 서점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굳이 보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할리갈리는 친숙한 게임이 된 것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피지컬 게임, 할리갈리>
1990년에 발매된 할리갈리는 다른 여러 덱스터리티 게임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게임들도 상당히 많은데요.
할리갈리 류 게임들을 정의해 보면, 그 게임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1. 먼저 모두 동일한 매수의 카드를 나눠 받습니다. 나눠 받은 카드를 모두 잃게 되면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간혹 반대로 나눠 받은 카드를 모두 잃으면 승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주로 턴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자신의 턴이 되면, 자신이 보유한 카드 더미의 가장 윗장을 펼칩니다.
카드를 펼칠 때는 상대방이 먼저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펼치게 됩니다.
3. 이렇게 펼쳐진 카드는 이전에 자신이 펼친 카드 위에 놓여져서 기존에 있던 자신의 카드를 덮게 됩니다.
새롭게 펼쳐진 카드에 의해서 특정한 상황(A)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이 때, 그 상황에 맞는 행동(B)을 남들보다 빠르게 수행하면 됩니다.
할리갈리 류 게임들이 각자의 개성을 갖게 되는 부분은 3번입니다.
할리갈리의 경우에는
A : 모든 플레이어의 펼쳐진 카드에 그려진 과일의 개수를 보고, 어떠한 한 가지의 과일의 개수가 정확히 5개가 되면
B :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종을 치는 것
이 그것입니다.
<쳐야죠!>
가빗의 카드에는 각각 벌레, 카멜레온, 뱀, 고릴라가 그려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빨강, 파랑, 노랑의 3색이지만 벌레는 2색이 있는 경우도 있고, 고릴라는 색상이 없습니다.
제목대로 이 게임은 먹이사슬을 활용한 게임입니다.
카멜레온은 벌레를 먹고, 뱀은 카멜레온을 먹습니다.
하지만 잡아 먹는 것은 같은 색만 가능합니다. 색이 다른 경우 잡아 먹을 수도 없고, 잡아 먹히지도 않습니다.
만약 내가 방금 내려놓은 카드가 잡아 '먹는' 쪽이라면 잡아 먹을 수 있는 상대방의 카드를 치면 됩니다.
먹히는 쪽은 이렇게 되기 전에 먼저 자기 카드를 손으로 막아서 지켜야 합니다.
반대로 만약 내가 방금 내려놓은 카드가 잡아 '먹히는' 쪽이라면 상대방에게 잡아 먹히기 전에 본인의 카드를 손으로 막아서 지키면 됩니다.
먹을 수 있는 쪽은 이렇게 되기 전에 먼저 그 카드를 치면 됩니다.
만약 내가 방금 내려놓은 카드가 고릴라라면 자기 카드 이외의 모든 카드들을 치면 됩니다.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카드를 손으로 막아서 지켜야 합니다.
만약 지키지 못했다면, 테이블 가운데에 버려지게 됩니다.
고릴라에게 처형당한 것 이외에도, 자잘한 미스를 하면 카드가 버려지게 됩니다.
이렇게 버려진 카드가 나온 뒤에는 또 하나의 룰이 추가됩니다.
펼쳐진 카드들 중, 벌레가 3색이 모두 나와있다면 테이블 가운데에 버려진 카드 더미를 치면서 가빗! 이라고 외치면 됩니다.
가장 먼저 이 행동을 했다면, 원하는 플레이어 한 명의 펼쳐진 카드 더미를 먹을 수 있습니다.
굉장히 간단한 룰이죠? 본인의 카드가 포식자라면 피식자의 카드를 치면 되고, 피식자라면 포식자에게 먹히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최하위 피식자인 벌레의 경우, 3색이 모인다면 강력해진다는 것까지 깔끔한 룰입니다.
단지 이 정도의 룰뿐만이었다면, 제가 이 게임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할리갈리 류의 게임의 최대 단점은, 게임에서 탈락한 사람이 할 게 없이 그저 구경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할리갈리 류 게임이 아니더라도 도중에 엘리를 당하는 요소가 있는 게임들은 모두 그러합니다.
하지만 가빗은, 도중에 게임에서 탈락하더라도 방해유령으로 게임에 계속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떠한 두 카드가 완벽히 동일한 카드일 경우, 방해유령이 이 카드를 치면 테이블 가운데에 버려집니다.
버려지는 것을 막으려면? 그렇습니다. 손으로 가리면 됩니다.
상대방의 카드가 펼쳐지는 찰나의 순간 피식자/포식자의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의 펼쳐진 카드 더미를 '친다'는 것이 마치 실제 사냥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벌레를 잡아 먹는 카멜레온의 혀, 먹이를 향해 뛰쳐 나가는 뱀의 모습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카멜레온을 펼치고 벌레가 펼쳐진 다른 사람의 카드를 잡아 먹으러 가지만 뱀이 펼쳐진 또다른 플레이어에게 잡아 먹히는 장면이
이 게임을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리갈리는 너무 시시하지만, 크레이지타임은 너무 어렵다는 분들께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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