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5. 메모아 44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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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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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04년

게임 타입 : 2인게임, 카드드리븐 게임, 핸드관리 게임, 캠페인 게임, 전쟁게임

플레이 타임 : 90분

플레이 인원 :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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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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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프닝 씬으로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를 보드게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랭킹 100위권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데이 오브 원더스의 명작! 메모아 44를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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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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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아 44는 역사적 사건을 캠페인으로 구성한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두 플레이어는 특정 캠페인을 고른 뒤 각각 연합군과 추축군을 맡아 각자의 승리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룰북과 시나리오 북은 아주 논리정연하게 잘 쓰여있으며 맵을 준비하는 방법도 깔끔하게 적혀 있습니다. 초보자들이 룰북 때문에 헤메는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각 플레이어는 카드 사용하기 -> 유닛 움직이기 -> 전투 -> 카드 뽑기의 단계로 자신의 턴을 진행합니다. 카드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유닛 이동카드와 특수 카드이죠. 유닛 카드에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지역이 적혀 있는데 장소와 숫자를 통해 최대 몇 부대까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특수 카드 또한 유닛 이동카드와 비슷하지만 좀 더 다양한 효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카드를 언제 어느 타이밍에 쓰느냐가 전술의 기초가 되죠.

메모아 44엔 다양한 지형 / 기물이 존재합니다. 특정 지형은 엄폐 효과 및 방어 효과를 주기도 하며, 점령을 해야 하는 목표지점이 되기도 하죠. 대체로 한쪽 진영이 불리한 캠페인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지형들을 잘 이용해야 약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각 유닛은 다양한 효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병은 수가 많은 대신 사거리가 길어질 수록 공격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며, 전차는 수가 조금 적은 대신 공격력이 일정하고 상대방을 뒤로 밀어내며 전진할 수 있는 강력함을 보유하고 있죠. 박격포는 가장 적은 수로 부대를 구성하지만 무려 6칸이란 사거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 병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는 아주 중요합니다.

연합군, 추축군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캠페인에 따라 특수부대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보다 뛰어난 이동력 / 공격력을 보유하기도 하죠. 게임의 흐름을 뒤바꿀 정도로 강력하진 않지만 무시하고 방치했다간 뜻 밖의 공격에 질 수도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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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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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아 44는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전쟁 게임이나 워게임에 진입하기 전에 가볍게 거쳐갈 수 있는 좋은 2인 게임입니다. 직관적이고 쉬운 규칙, 뛰어난 품질의 콤포넌트, 노르망디 상륙작전 같은 실제 전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시나리오, 섬멸전 뿐만 아니라 거점쟁탈과 같은 여러가지 재밌는 목표, 초보와 고수의 역량 차이를 줄여주는 주사위의 존재 등 초보자들을 게임에 푹 빠지게 할만한 요소가 가득하죠. 이러한 캐쥬얼함 때문에 인기가 대단히 높은 게임이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거의 모든 것이 제겐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1. 밸런스 문제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 캠페인은 한쪽이 대단히 불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얼핏 봐도 불리한 진영이 구분 될 정도로 차이가 있어요. 이런 캠페인에선 불리한 측에게 장애물 + 지형 + 특수부대 같은 것을 제공하여 그나마 밸런스를 조금 맞춰주긴 하지만 여전히 공평하다는 느낌을 받긴 힘듭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두 진영을 한번씩 진행한 뒤 승점의 합을 비교하여 승자를 결정한다’ 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유불리의 차이가 큰 캠페인을 택하느니 그나마 공평한 캠페인들만 골라서 즐기게 되더군요. 아니면 직접 맵을 만들어서 공펴한 대결을 즐기거나요. 물론 불리한 측이 백전백패를 당할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건 아닌터라 간간히 불리한 진영으로 대승을 거두는 일이 벌어지면 그 기쁨/충격이 정말 오래갑니다. 그런 게임들은 꽤 즐거운 기억으로 남게되어 좋더군요.

플레이어로 하여금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도록 하며 몰입감을 주기 위해 밸런스를 희생한 것이기 때문에 메모아 44의 시스템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어쩔 수가 없네요.

2. 지독한 운

전쟁을 테마로 삼았다고 하여, 메모아 44를 전략적이고 깊이가 있는 전쟁 시뮬레이션으로 생각하고 구매하시면 크게 실망합니다. 운의 비중이 상당하거든요.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3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올바른 전략, 필요한 카드, 필요한 주사위 눈이죠. 가장 말썽을 일으키는 부분은 바로 카드와 주사위 입니다.

카드부터 언급해볼까요? 메모아 44에서는 카드를 이용하여 유닛을 이동하고 전투를 벌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카드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이죠. 상대방이 엄청난 기세로 우측을 뚫고 들어오는데, 뽑아오는 카드마다 좌측이나 중앙만 나오면 우측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물론 특수 카드를 이용하여 어느정도 반격 할 순 있지만 적재적소에 좋은 카드를 사용하며 효율적으로 유닛을 운용하는 상대방에게 밀리는건 당연한 일이지요. 저는 이것을 ‘비어있는 탄창’ 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상대방을 쏘고 싶어도 탄창에 총알이 없는거죠.

우연히 ‘총알이 장전 된 탄창(카드)’을 집어들었다고 해도 그 총알이 불발로 끝나지 않고 상대방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두번째 시련을 통과해야 비로소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으니까요. 네. 바로 주사위 입니다.

기본적으로 3~4개의 주사위를 굴리기 때문에 정말로 끔찍한 주사위를 굴릴 확률은 상당히 낮습니다. 그러나 0은 아니죠. 칼 같은 타이밍에 파고 들어간 뒤 공격에 실패하면 그 유닛(특히 보병과 전차)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다음 턴에 집중사격을 당하게 됩니다.

실제로 3개의 전차부대를 이끌고 우측을 공격 하였는데, 모두 미스가 나는 말도 안되는 상황도 있었고 곧 이어 죽기 직전의 보병 부대에게 제 전차가 모두 파괴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보았습니다. 메모아 44에서 병력의 상성이란건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최강의 부대는 최강의 주사위가 나오는 부대입니다.

3. 약하지만 약하지 않은 부대

메모아 44에서 어떤 부대가 타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부대의 공격력이 저하되지 않습니다. 4명이 살아남은 보병 부대나 1명만 살아남은 보병부대나 화력은 똑같죠. 이렇게 살아남은 전차 / 탱크 / 박격포 1대가 상대방의 흠집 하나 없는 부대를 순식간에 터뜨리는 일이 간간히 일어납니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부대가 갑자기 미쳐 날뛰며 쌩쌩한 제 유닛을 녹여버리는 광경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고 말죠.

주사위의 운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허허허’ 하고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저처럼 주사위를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거기에 주사위 불운까지 겹쳐, 빈사상태의 부대를 죽이지 못하고 3~4턴 동안 계속 제 병력이 녹아내리는걸 보면 이게 진심인가 싶을 정도로 기가 찹니다. 제게 있어 이러한 억울함은 게임 자체를 대단히 불만스럽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지요.

물론 생존 병력 수에 따라 공격력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면 번거로움도 늘어나고 불리한 진영은 시간이 지날 수록 역전을 기대하기 힘들겠지요. 메모아 44 같은 가벼운 게임엔 적합한 룰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묵직한 테마 / 시시각각 바뀌는 전략 & 전술 / 피비린내 나는 거친 전투를 기대한 사람들에겐 이런 가벼운 요소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메모아 44 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게임 특유의 가벼움을 견딜 수 있는가? 를 먼저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초보자들에게 전쟁게임을 권해야 한다면 저는 메모아 44를 가장 먼저 집어들겠습니다. 이것만큼 캐쥬얼하고 순간순간의 결과를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전쟁게임은 거의 없거든요. 그러나 꾸준히 할 수 있는 전쟁게임을 하나 권해야 한다면 저는 메모아 44를 가장 먼저 후보에서 제외 시킬 것 같습니다. 오래동안 파고 들며 즐기기엔 게임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누군가가 메모아 44에 대해 의견을 묻는다면 세 개의 질문을 먼저 하겠습니다.

“균형이 맞지 않는 캠페인도 괜찮아?”

“상당히 영향을 주는 카드 운은?”

“주사위 운이 전투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건?”

이 세 질문에 모두 “괜찮아” 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전 메모아 44를 추천하지 않을 것 같아요.

원문 : https://www.raccooncave.com/memoir-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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