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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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에 탈 동물들..
대 홍수를 피하기 위한 노아의 생존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물론 각색이지만 이 당시 노아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방주를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다른 사람'들의 역할을 맡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으로 노아가 한쌍의 동물들을 강제로 데려가는 바람에 나머지 사람들은 동물 한마리나 3마리 이상만 배에 실을 수 있습니다.
박스를 자세히 보시면 노아가 한쌍의 기린커플에게 이쪽으로 오지 말고 저쪽 방주로 이동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기껏 힘들게 찾아온 기린커플의 표정이 황당해 보입니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룰을 언급해보겠습니다.
라운드가 시작하면 바닥에 동물 타일 12개가 펼쳐집니다. 동물들은 종류가 다르고 가치가 다릅니다. 일단 자신의 턴이 오면, 2가지 행동중에서 한가지 행동을 해야합니다. 1. 동물들을 나누고 식량 1개 받기, 2. 한 무리의 동물들을 가져와서 배에 태우고 라운드를 마치기, 대신 반드시 가져온 동물 수만큼 식량을 내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라운드가 반복되다가 한 사람이라도 10개 이상의 동물을 모으면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그리고 점수 계산을 합니다.
동물이 한 마리일 경우는 타일의 숫자만큼 점수를 받고, 같은 종인 경우는 동물 갯수당 X5 점을 받습니다. 다만 서두에 설명했듯이 같은 종이 2마리일 경우는 모두 사라집니다.(노아가 가져가는 거겠죠!!) 즉 3개 이상 같은 동물을 모아야만 점수가 커지는데 규칙상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모으게 되면 타일갯수 5 X 5로 25점을 획득합니다.. 타일의 가치마다 코끼리가 성장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어라(?)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누어 먹으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주어진 것을 혼자 독차지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사회가 될때 훨씬 더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 우리의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어린 시절엔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잘 나눠먹고, 잘 나눠 가지려고 했던 것 같아요.
쌍쌍바를 나누어 먹거나 피자등을 나눌 때, 흔히 적당한 중간 지점에서 잘라냅니다. 이때 흔히 가지게 되는 기본 정서는 공평하게 나누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동입니다만 이 게임 '방주에 탄 동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적당히 나누긴 하지만 분명히 다른 한쪽엔 '흑심'을 담아 나눈 것이거든요. 그 점이 이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다음에 내 턴이 돌아왔을 때, 좋은 것을 가져가기 위한 나눔이 의도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녹록치 않습니다.
다시 내 차례가 올때 쯤은, 이 정보를 눈치 챈 누군가가 무리를 갈기 갈기 찢어 놓을 테니깐요 .
하지만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은 모으는 동물들이 비공개라, 설마 기억하고 그랬겠어!..라는 한숨섞인 자조를 하게 되더군요. 만약 설령 그렇더라도 티 나게 감정 표현을 하면 모으는 동물이 또 다른 사람에게 들통날 수 있어 은근 감정 싸움을 피하게 되더군요..묘하죠.!! 속상하지 않게 되는 구조라..친목 게임으로서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 더 재미있는 것은 동물을 가져오기 위해서 갯수만큼 식량을 내야하는데 그만큼 식량을 얻기 위해서는 또 반드시 동물을 나누어야 한다는 딜레마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계곡의 커다란 바위가 굴러~ 굴러~ 강 하귀의 모래알이 되듯이, 처음 12개의 동물 한 덩어리가 2 묶음씩 산산이 쪼개지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적정선에서 집어들어야 합니다. 보통은 간절히 원하는 것 한개와 계륵같은 것 2개가 딸려오게 되어 있습니다..사악하죠..
그 외에도 인상깊은 것들이 있는데 '유머유머'한 일러스트입니다..쪽창을 통해서 들여다 보는 동물은 다름아닌 하마입니다. 이 하마는 상아와 코를 달고 코끼리가 되고 싶은가 봅니다.
하마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둘 사이에 거북이가 끼어듭니다. 초창기 뜨거운 연애할 때를 생각해 보면 이런 친구 꼭 있죠!
왼쪽을 부러운 듯 쳐다보는 악어 떼의 눈길이 재미있습니다. 이렇듯 군데 군데 깨알같은 유머가 있어요. 부담없는 가격, 좋은 가성비와 더불어 나눔이라는 특별한 재미를 갖춘 게임이라 가볍게 소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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