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하는 보드게임 리뷰 - Don"t Mess with Cthulhu (크툴루를 건드리지 마라)

델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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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5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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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최근에 연구실에서 재밌게 하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Don"t Mess with Cthulhu (크툴루를 건드리지 마라) 라는 게임인데요, 이 게임을 구매한 보드엠 사이트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 게임 마켓에 Time Bomb (시한 폭탄) 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던 게임에, 크툴루 테마를 입혀 미국에 출시한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셜록 테마를 입힌 Time Bomb: 셜록vs모리어티>

<미국에서 크툴루 테마를 입힌 Don"t Mess with Cthulhu>

게임 방법은 간단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조사자와 사교도 중 랜덤하게 캐릭터를 부여받게 됩니다. 그 후 카드를 하나씩 펼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주어진 시간동안 엘더 싸인을 전부 펼쳐 크툴루를 봉인하면 조사자의 승리, 크툴루 카드를 펼쳐 크툴루를 소환하게 되면 사교도의 승리입니다.

<왼쪽부터 꽝, 엘더 싸인, 크툴루>

2. 규칙 설명

보드라이프에 이 게임에 대해 정보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규칙 설명을 먼저 하고 리뷰를 하려고 합니다.

기본 규칙

1. 플레이어들에게 무작위로 조사자와 사교도를 나눠줍니다.

2. 꽝, 엘더 싸인, 크툴루를 잘 섞어 각 플레이어에게 5장씩 나눠줍니다.

3. 나눠받은 카드를 본인만 확인한 후에 잘 섞어 자신 앞에 뒤집어 놓습니다.

4. 선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자신이 가진 엘더 싸인과 크툴루의 개수를 선언합니다.

5. 플레이어의 수만큼 (6명이라면 총 6번) 조사를 진행합니다. 조사는 랜턴 마커를 가진 사람이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앞에 놓여진 카드 중 한 장을 확인한 뒤 그 카드의 주인에게 랜턴 마커를 넘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6. 정해진 수만큼의 조사가 완료되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조사되지 않은) 카드를 모두 모아 다시 섞어, 각 플레이어에게 균등하게 나눠줍니다. (1라운드 5장, 2라운드 4장, 3라운드 3장, 4라운드 2장)

7. 3번으로 돌아갑니다.

게임의 종료조건

1. 게임 진행 중에 크툴루가 소환되면, 즉시 사교도가 승리합니다.

2. 게임 진행 중에 엘더 싸인이 전부 나오면 그 즉시 조사자가 승리합니다.

3. 4라운드가 종료될 때까지 엘더 싸인이 전부 나오지 않았다면 사교도가 승리합니다.

규칙은 단순한 게임입니다. 요약하자면 4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크툴루를 피하면서 엘더 싸인을 전부 찾으면 되는 게임입니다. 간단하죠? 각 규칙에 대해 세부적인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플레이어에게 무작위로 사교도와 조사자를 나눠줍니다.

표에 나와 있는 인원수에 따라 조사자와 사교도를 섞어 나눠 줍니다. 사교도의 수가 딱 정해지는 6인의 경우 조금 더 전략적인 게임이 되고, 그 외의 인원에서는 혼란에 빠지기 쉬워 (어느쪽 진영이든) 더 유쾌한 게임이 되는 것 같아요. 번외로 3명이서도 할 수 있는데, 이 때 넣는 카드 장수는 4인과 동일합니다.

꽝, 엘더 싸인, 크툴루를 잘 섞어 각 플레이어에게 5장씩 나눠줍니다.

표에 따라 카드 뭉치를 만듭니다. 크툴루는 1장, 엘더 싸인은 플레이어 수만큼, 나머지는 꽝 카드를 섞어 덱의 카드 수가 플레이어 * 5가 되도록 합니다.

선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자신이 가진 엘더 싸인과 크툴루의 개수를 말합니다.

이 게임에서 합법적으로 속일 수 있는 장치이자 그를 통해 추리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자신이 가진 엘더와 크툴루를 선언할 때 "거짓"으로 선언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사교도가 거짓말을 하게 되겠지만, 사교도를 속이기 위해 조사자도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수만큼 (6명이라면 총 6번) 조사를 진행합니다. 조사는 랜턴 마커를 가진 사람이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앞에 놓여진 카드 중 한 장을 확인한 뒤 그 카드의 주인에게 랜턴 마커를 넘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사진들처럼 아직 조사되지 않은 카드 중 하나를 골라 뒤집고, 그 카드의 주인에게 랜턴 마커를 넘기면 됩니다.

3. 리뷰

이제야 진정한 리뷰네요. 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느낀 특징들을 토대로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모든 조사자와 사교도는 평등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조사자면 조사자, 사교도면 사교도일 뿐 "뛰어난 조사자"라든지, "불온한 조사자"같은 수식어가 없습니다. 즉, 마피아류 게임에서 흔히 발생하는 직업간 우열이 없습니다. 단지 선언한 개수에 의해 논리적 허점이 발생하고, 그 허점을 파고드는 게임 시스템이 저는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논리로 먹고 사는 공대생이라 그런지, 제 논리가 맞았을 때의 그 쾌감은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연구실에서 레지스탕스: 아발론을 하다 보면 멀린 플레이어가 다른 시민들이 하는 행동을 보며 답답해거나 흥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활발한 토론은 오고 가지만 답답해 하거나 흥분해서 게임을 망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저한테는 좋은 게임입니다.

<8인플(확장)에서 3라운드에 마지막 엘더 싸인을 남겨두고>

두 번째로는 조사자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레지스탕스: 아발론에서 시민은 원정을 가면 무조건 Success를 내야 하고, 마피아 같은 게임에서 보통 마피아끼리는 서로 알고 있어 시민이 마피아를 속이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조사자가 얼마든지 남들을 속일 수 있습니다. 그게 자신이 이기기 위한 행동이라면 얼마든지요.

다만 게임을 여러 번 하다 보면 온전히 확률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마지막 라운드 엘더 싸인이 한 장 남은 상황에서 나에게 엘더 싸인과 크툴루가 들어오는 경우에는, 결국 50% 확률로 게임이 끝나게 되니까요. 물론 그런 요소가 이 게임의 특징이긴 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 상황에서 게임이 확률로 끝나게 되면 상당히 허무하더라구요 :(

4. 총평

저한테는 보드게임 점수를 주는 기준이 있는데요. 별 네개를 주고 싶습니다.

"★★★★: 모임 등에서 이거 한번 해볼래? 하고 추천할만한 게임"에 해당하는 게임입니다. 룰 설명에도 오랜 시간을 들일 필요 없고, 그만큼 규칙이 단순하다보니 다들 빠르게 이해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러면서도 운이 작용하는 게임이다보니 초심자들도 그 게임의 MVP가 되는 경우가 있어 소외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정말 (거짓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서 말을 해야 하기에 두뇌 풀가동을 요구하기도 하죠. 즉, 초심자부터 숙련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직업간 우열이 있는게 아니다보니 모두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서 대화에 소외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레지스탕스: 아발론을 할 때에는 어떤 직업이 나오든 목소리가 큰 친구의 뜻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계속해서 아발론을 대척점으로 예시를 들고 있지만 아발론은 정말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운적인 요소가 생각보다 크고 (어디까지나 저희 연구실에 국한되어) 사교도가 이기기 쉬운 밸런스로 인해 한계가 있는 게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별 4개 정도 주고 싶네요.

* 처음 올려보는 보드게임 리뷰 및 룰 설명이라 글로 쓰면서도 횡설수설하는게 느껴지네요. 앞으로 종종 연구실에서 핫하게 돌아가는 게임이 있으면 올려보려 합니다. 아마도 다음 편은 본 게임의 확장인 "크툴루를 건드리지 마라: 네크로노미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이미지 출처:

https://boardgamegeek.com/image/2951242/dont-mess-cthulhu

https://www.dropbox.com/s/5t9md9xnj9y7g1o/DMWC%20Rulebook%20WEB.pdf?d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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