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스쿨 놀이샘 번개 후기 #1 (20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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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27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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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담입니다만

방학을 앞두고 와이프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미리 구상했던 방학 중 여행 계획과 연수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칩거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뭐 좀 재미있는게 없을까 궁리하다

놀이샘 멤버들과 함께 집번개를 열게 되었습니다. ^_^

신혼집을 마련하며 게임하기 좋은 공간은 꾸며 놓았으나

워낙 서울 끝자락에 집이 있다보니

선뜻 사람들을 초대하기 어려웠는데

임신을 핑계 삼아 번개를 열었고 호응도 좋았네요.

이번에 열었던 두 번의 번개 모임을 와이프가 상당히 즐거워했던 터라

방학 중 말고도 가끔 시간되면 주말에 집에서 번개를 열어볼까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손님 맞이 게임은 '텀블링 다이스(Tumbling Dice)'입니다.

Ferti판의 기존 주사위의 모서리는

너무 각이 심한터라 게임판이 자꾸 찍히는 것 같아서

좀 더 둥근 편인 16mm Chessex주사위로 교환하였습니다.

일단 색을 여러 벌 맞춰 놓으니

4인 이상의 다인플도 가능해졌구요~

사진에 보이는 opaque(불투명) 말고도

speckled(반점있는)와 signature(특징있는) 주사위를 함께 구매하였어서

소수 인원일때는 더 많은 주사위를 굴립니다.

아무래도 기존 룰대로 16개만 밋밋하게 굴리고 끝내기보다는

처절한 주사위들의 전쟁터가 되는게 저는 더 재미있더라구요.

역시 '텀블링 다이스'는 남의 주사위 맞혀 떨어뜨리는 맛이 일품입니다.

이전 라운드의 최고 득점자가 먼저 플레이 하는 룰을 적용하여

총 3라운드를 돌렸습니다.

역시 이 게임은 여럿이 떠들썩해야 재미있네요.

이어지는 게임은 인원이 저를 포함하여 일곱이라 무슨 게임을 할까 고민하다가

집에서는 주로 와이프와 2인플을 해왔기에

인원이 없어 못 해본 '계략과 술수(Ruse and Bruise)'를 골랐습니다.

'계략과 술수'가 2인플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묵혀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룰 설명과 진행 보조를 맡아 옆으로 빠지고 6인을 가득 채운 플레이가 진행되었네요.

제목다운 명성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예전 하계동에서의 모임을 나가 한 번 맛보고는

딱 제 스타일의 게임이라 그 날 바로 주문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본래는 참조표를 보며 영문 카드로 플레이를 했는데

어렵사리 한글화를 하고 나니 참조표를 쓸 때 보다 플레이가 훨씬 원활하네요~

모두 처음 플레이를 했던 탓에

전체적으로 카드 파악에 시간이 걸렸지만

다음에 하게 되면 보다 권모술수가 활개치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이후

와이프는 친정 식구들과 만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고

일행 중 한 분은 서울에 온 김에 병원을 잠시 들르신대서

인원이 5인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아, 이렇듯 친절하고도 구구절절한 설명~~충 등판...~~

이어진 게임은 '캔트 스탑(Can't Stop)'입니다.

긱에서 판매하는 4종의 추가말을 구입하여 처음에는 8인플도 생각해봤는데

게임 특성 상 아무래도 5인을 넘어가면 상당히 루즈해지더군요.

게임말을 여럿 추가한 것은...

그냥 아쉽지만...

원하는 색깔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걸로... 크흑! T_T

보다 스피디한 게임을 즐기고자 상대의 말을 건너뛰는

확장variant 룰을 적용하였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플레이가 이뤄졌네요. ㅎㅎ

3연속 탈락의 아픔을 딛고 끝내 패배하신...(어?)

K선생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이어진 게임은

대망의 '아그리콜라(Agricola)' 4인플입니다.

아직 저희 놀이샘 팀원 분들중에는

유아/어린이 대상 게임은 많이 접해보셨으나

정작 게이머스 게임은 많이 해보지 못하신 분들이 다수 계신터라

모임 내 '아그리콜라' 전파에 힘쓰고 있는 제 입장에서 먼저 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에 참여한 네 분은

그 날 오후 시간 내내 밥먹이기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후문이...

아콜, 4인플, 성공적!

아직은 거의 대부분이 가족 룰로

'아그리콜라'의 기본 게임 구조를 익히는 단계이지만

언젠가 이 멤버들과도 진검 승부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오늘도 묵묵히 진행요원을 자처한 제게 갈채~

안선생님, 아콜이 하고 싶어요... T_T

한 분 께서 병원에 들렀다가 복귀하셨고

일찍 가셔야 하는 분들이 빠졌습니다.

이어진 게임은 '핀카(Finca)'입니다.

이 게임은 저희 집에 있는 게임이 아니고

놀이샘 중에 한 분께서 들고 오셨던 게임인데요~

'핀카'를 도저히 구할 길이 없어 아쉽지만 중국산 해적판을 구매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핀카'를 얘기만 듣고 이 날 처음 플레이해봤는데

본래는 더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을 자랑하는 게임이라는데

중국산의 칙칙한 컬러감 때문에 듣던 명성과 달리

과일이 아니라 곤충을 모으는 게임인가...ㅋㅋㅋ

이어진 게임은 팝콘에듀 서포터즈 지원 품목이었던

'롱 케미스트리(Wrong Chemistry)'입니다.

룰을 설명하는 단계에서부터

멤버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습니다.

잘못된 화학이라는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이

화학 테마를 껍데기만 입혀 놓았을 뿐 말장난이 특징적인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서의 게임 분류에도

추상 전략Abstract Strategy, 카드 게임Card Game, 유머Humor의 카테고리로

게임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유머 코드란 예컨대

Fe철은 iron이라는 이름과 함께 다리미 그림이 있고

Mg마그네슘은 매거진슘magazinsium이라는 이름으로 신문, 잡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He헬륨은 본래 스펠링인 Helium에서 L을 하나 추가하여

hellium과 지옥 불구덩이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가운데의 공용 게임판에 놓인

육각판과 검은/흰색 디스크를 움직여

해당 원소와 같은 그림을 맞추면 전구에 그려진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는 내내

본의 아닌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이 게임이 어째서 과학 교육에 도움이 되는가?

영재 교육 전문가는 이 게임을 왜 교육용 게임으로 추천했는가?

번역도 되지 않은 영어(영문) 유머를 우리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가?

덱이 모두 떨어질 때가 종료 조건이긴 하나 아쉽게 중간에 접었습니다.

샘플을 제공해주신 업체에 미안하긴 하나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서포터즈 입장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 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서포팅을 하고 싶은데

오히려 이번 게임은 판매량이 저조한 악성 재고를 수령하여

재고 처리 판촉을 위한 홍보 글을 적어야 하는 건가 싶은 의문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생뚱맞게도 주기율표 스티커가 제공되는데

게임에 활용되지도 못 할뿐더러 그다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서포터즈 후기를 작성하며 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으나

반영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간 게임은 고이타(Goita)입니다.

이 게임 역시 제 것이 아니라 가져오신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간단한 규칙에 생소한 재미를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런 게임은 딱 보는 순간 하나 갖고 싶어서 지르기 마련인데

현재는 구하기 어려운 품목인 것 같습니다.

아마존, 이베이에도 없고 긱마켓에 하나 보이네요.

인터넷을 살펴보다 보니

쇼기 말을 이용하여 게임을 할 수도 있다지만

장기말 재활용 보다는 정식 카드 게임이 더 멋져 보이기도 하고

글을 쓰는 지금도

아, 이거 참 괜찮은데~ 하며 구매욕이 꿈틀대네요.

띵동땡동~♬

연수나 정기 모임은 아니지만

놀이샘 후기 엔딩은 언제나 종소리로 밀고 나가렵니다.

이어서 2주 후에 있었던

두 번째 번개 후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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