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카피탄 리뷰 및 2인플 간단 후기
(출처 : boardgamegeek) 2007년에 나온 엘 카피탄이라는 작품입니다. 유명한 볼프강 크라이머의 작품인데요. 이제 10년쯤 되었는데 집에서 고이 장식되어 있다가 이번주에 처음으로 큰맘먹고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신작들의 발매속도에 치였는지 어땠는지 아니면 룰북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는지 도통 생각하고 있지 않다가 문득 고이 모셔만 두던 게임을 한번해보자는 마음에 잠자던 보드게임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뭔가 모를 중후한 아트웍이 끌리다가도 한편으로는 왠지 또 그런 아트웍이 장식해야만? 하는 느낌이었을까요? 매번 책장에서 빼고 잠깐 컴포구경만 하던것이 다반사였네요.
어쨌든 장식으로 묻혀있던 게임을 해본결과 "기대이상의 재미있다" 였습니다. 물론 긱평점이 7점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은 까닭일지도 모르겠네요.
엘 카피탄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바위산 명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원래 "위대한 장군" 이라는 뜻이라네요. 스페인의 중세 강성기 시대의 곤살레스 장군이 이 칭호를 받았습니다. 게임 배경도 15세기의 항해시대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아마 이런 의미로 게임 명칭을 지은게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우리의 목적은 15세기의 중세 유럽시기에 여러도시의 항해를 통하여 돈을 많이 벌어 최고의 상인이 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게임은 위와 같이 9개의 도시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좌측 3개는 확장 모듈), 이곳에 자신의 항구창고와 요새를 지어서 도시선점을 하여 돈을 벌게됩니다.
스타일은 전형적인 영향력 게임이라 보시면 됩니다. 마치 엘그란데나 사를 마뉴, 크레타등을 닮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각자 총 3개의 요새(원형기둥마커), 1대의 배, 18개의 창고(집마커)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며, 총 3라운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라운드당 배는 고정, 1개의 요새, 6개의 창고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며, 누군가 창고를 다 사용하게 되면, 그 즉시 라운드가 끝나고 월급계산을 하게됩니다. 이렇게 3번의 월급날에 돈을 받아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죠.
위 진행사진을 보면 대충 파악이 되실지 모르지만, 각각의 도시주위를 빙둘러 숫자칸이 있고, 이곳에 각플레이어의 창고가 놓여있는데 이 창고의 갯수가 많은 사람이 그 라운드의 승자가 되어 돈을 벌게 됩니다.
결국 각도시의 항구에 들어가 창고를 많이 짓는게 이 게임의 핵심인데, 창고의 갯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곳을 중점적으로 투자하여 영향력을 행사할지 잘 생각해야합니다. 많은 돈을 주는 도시는 투자 건설비용이 더들게되고, 적은 돈을 주는 도시는 적게들기 때문에 본인의 자산을 파악하여 적당한 곳으로 빠르게 잘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라운드가 누군가 가장먼저 6개의 창고를 건설하면 그 턴의 마지막 사람까지 한번씩 더 한뒤 종료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좋은 위치에만 놓는다고, 너무 창고를 아끼다간 창고가 그냥 허공에 날아가게 됩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공통적으로 항해 액션을 수행하고, 창고짓기, 요새짓기, 대출받기의 3가지 액션중에 하나를 수행해서 한턴에 총 2액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처음 시작시 모든 도시의 숫자칸은 위 사진의 도시 아테네처럼 다 비어있습니다. 따라서 항해액션을 통하여 아테네의 좌상단의 2,3 숫자가 써진 배그림칸에 배를 정박하게 되는 데 처음 입항하는 플레이어가 숫자 2칸에 놓게됩니다. 숫자는 창고를 건설하는 가격이 되는데 즉, 한도시에 플레이어는 두명까지 동시에 위치할 수 있고, 처음 정박한 플레이어가 더 싼 가격으로 창고를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창고를 처음 지을때는 숫자가 가장적은 0 또는 2의 칸 둘중에 하나에 놓을 수 있고, 그다음 건설부터는 숫자가 적은 남은 빈칸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짓게 됩니다.
우상단의 4,5 숫자가 그려진 요새그림칸에는 요새를 건설할 수 있고, 이곳은 선착순으로 두 플레이어가 각각의 칸에 지을 수 있게 됩니다.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선 첫열의 목적지 카드나, 2열의 도시연결카드가 필요합니다. 각각의 카드 상단에는 카드 구입비용이 표시되어 있고, 플레이어는 돈을 지불하여 카드를 구입하고, 이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각각의 항구에 배를 정박시킬 수 있게됩니다. 이때 구입액션은 추가액션으로 일반적인 액션에 포함되지 않고, 자신의 턴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1열의 목적지 카드는 말그대로 배를 쓰여있는 목적지에 바로 보내주는 역할과 맨위의 빨간색문양 수대로 항구를 상하좌우칸을 자유로이 이동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2열의 카드는 말그대로 도시간 연결카드여서 적어도 플레이어가 둘중 한곳으 도시에 위치하여야 나머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액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능력이 좀 더 좋은 1열카드가 좀 더 비용이 들게 됩니다.
목적지 카드와 도시연결카드는 위 사진과 같이 각각 4장, 6장을 T2R 기차카드 처럼 보드판 주위에 펼쳐놓고, 누군가 구입하여 카드가 줄어들면, 다음턴에 같은 수가 되도록 다시 더미에서 펼쳐놓게 됩니다. 그래서 하다보면 무언가모르게 T2R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시스템은 다르지만요.
무엇보다도 플레이하다보면 제일 부딪히는 난관이 돈이 쓰이는 곳은 많은데 처음받는 20원으로는 몇턴 지나지 않아 동이날 정도로 택도 없이 부족합니다. 당장 목적지카드 및 연결카드등을 2~3장 구입하다보면 10원이 훌쩍넘게되고, 창고나 요새까지 지으려고 1~2개쯤 짓다보면 수중의 돈이 연기처럼 사라지죠. 또 목적지나 연결카드가 원하는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생각한 도시 전략과 또 다른 루트로의 변수가 발생하기에 미리 카드를 잘 준비해 두거나 순간순간 전략의 융통성도 필요하게됩니다.
따라서 이게임은 브래스처럼 처음에 빚부터 시작해서 갚아나가게 됩니다. 액션의 마지막인 대출받기는 은행항구로 배를 이동시켜(이때는 카드사용없이) 대출을 받게 되는데 한번에 한장의 카드만 대출이 가능하며, 대출은 10원과 16원 둘중하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갚을때는 각각 12원, 20원을 내야하며, 만약 한 라운드 종료시 대출을 갚을돈이 모자라면 연장을 허용해주는데 이때 은행은 갑자기 고리대금업자로 돌변하게 되고, 각각 카드뒷면의 20원과 30원을 갚아야됩니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연장을 시키게 되면, 금전적 타격이 크기때문에 자금관리에 신경을 써야됩니다.
게임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월급날이 되면, 각도시별로 영향력을 판단하에 1등과 2등에게 돈을 주게 되는데 이때 영향력이란 창고의 갯수이며, 동률일 경우 먼저 지어진 창고가 있는 플레이어가 우선하게 됩니다. 따라서 위의 경우는 빨간색이 1등이고, 초록색이 2등이 되게 되는데 이때 1등은 마지막 창고 다음의 수(즉 가려지지 않은 숫자가 나온 처음칸)인 10원을 받게되고, 2등은 반인 5원을 받게됩니다. 이때 요새가 있는 노랑과 파랑플레이어도 2등과 같은 5원씩을 받게되는데 만약 이도시가 9개의 모든 도시중 창고가 가장 많이 건설된 도시라면 요새는 1등의 점수인 10원을 받게되기 때문에 매라운드 요새건설도 눈치싸움이 치열해집니다.
혹시 위 사진에서 조금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눈치채셨나요? 가운데 그림에 초록과 노랑 창고가 위치해있죠. 이 창고들은 폐기된 창고 입니다. 이 게임을 하다보면 자칫 밋밋해 질 수 있는 부분이 좋은 도시에 자리를 선점하게된 뒤 맘먹으면, 첫플레이어가 끝까지 1등을 지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누가 놓게되면, 다음에 또 놓으면 되거든요. 그래서 이부분을 보정한 시스템이 있는데 하다보니 작가의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무릎을 탁치게 되네요.
자세히 보면 대부분 숫자칸이 갈색인데 2~3군데 듬성듬성 검은색을 칠해져있는 숫자칸이 있습니다. 누군가 이칸을 창고로 채우게 되면, 맨처음에 있는 창고부터 폐쇄가 되어 저런식으로 가운데로 밀려나서 쓸모없게 됩니다. 따라서 좀 플레이가 익숙해지면, 조용히 칼을 갈다가 갑자기 남의 창고 폐기하면서 자신의 창고를 연속적으로 밀어넣어 영향력 역전을 꾀하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고, 도시마다 예측할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 펼쳐지기도 하는데 이부분이 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양념역할을 톡톡히 해줍니다. 무엇보다도 영향력게임은 흙탕물 튀기는 싸움이 있어야 제 맛이니까요. 또 창고를 짓다보면 받는 돈이 늘어나다가 너무 많이 짓게되면 오히려 수익이 떨어지는 임계점수(peak)가 있기 때문에 전투에 이기고도 전략적인 부분에선 실패해버리는 경우도 있게됩니다.
또 위사진 우상단에 숫자들이 살짝표시가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각도시 별로 창고를 세울 때마다 주는 추가 수입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게 도시가 늘어남에 따라 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니 한도시에서 이기는 전략을 포기하고 전도시에 알박기를 하는 전략이 나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내와의 2인플을 해보았는데 2인플일때는 라스베가스처럼 더미플레이어가 있어 각자 다른색의 창고 2개씩을 매라운드에 추가로 가지고 시작하게됩니다. 처음에는 번잡스러울거 같다생각했는데 하고 보니 마치 라스베가스의 더미주사위처럼 이곳저곳에서 적절하게 양념을 뿌려대는 효과처럼 나쁘지 않았네요. 게임은 1라운드는 정말 빠듯하게 막 설립한 내 항해회사를 적자없이 똔똔으로 맞추는 것에 안도하게되고, 2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을 하게되고, 3라운드에 막판 스노우볼 효과를 느끼게됩니다. 브래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파워그리드가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네요. 2인플임에도 서로 알박기에 창고밀어내기, 요새 눈치싸움등이 치열했습니다. 또한 한턴 삐끗 날리면 창고하나 못짓고 끝날수도 있기에 한턴한턴 계산이 신중해 지더군요. 특히 자금운용이 빠듯하기 때문에 은행한번 덜가는 전략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게 됩니다.
2인플도 의외로 재미를 느꼈는데 하다보니 3~4인플로 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영향력게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5인플까지 지원되는데 5인플로 하면 그야말로 난장판재미를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한번 4인을 만들어서 플레이 해봐야할 거 같아요.
단점으로 꼽자면, 도시의 지명이 필기체로 되어있어 조금 가독률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굵은 고딕체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하도 플레이 하지 않아서 방출할까도 생각했었는데 하고나니 소장목록으로 바꿔야할 것 같습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소유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혹시 집에서 잠자고 있다면, 3~4명 모였을 때 한번 꺼내어 보시면 후회하진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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