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수요일 오후 모임 후기입니다. 2016.06.29

1,879 조회

2016.07.01 08:00

어제 있었던 평일 낮 모임 후기입니다. ㅎㅎ

1. 푸에르토 리코 (3인)

H님과 E님이 도착해서 건일님과 Y님이 1시간 정도 뒤에 온다고 들어서, 셋이서 가볍게(?) 푸코를 했습니다. JU님이 선물해주신 개암나무님의 푸코쉽! >_<

너무 좋더군요. 푸코는 사랑사랑입니다.

담배와 설탕 가고 싶었는데 농장타일 운이 없어서.. 그냥 커피가고, 공장제 수공업으로 꾸준히 2원도 받으면서 돈 벌어서...

제 인생 처음으로 대형건물 4개사봤네요. :)

행복했습니다. (음?)

2. 지킬 박사와 하이드 (4인)

건일님이 도착하시면서 Y님을 기다리는 동안, 4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했습니다. ㅎㅎ 역시 너무 재밌는 게임.. 팀플레이 트릭테이킹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진자 좋은 게임입니다. (카드 가독성만 빼고요.ㅡㅡ;;)

3. 그리드 엠파이어 (4인)

Y님이 도착하면서, E님의 그리드 엠파이어 게임을 테스트 플레이했습니다. 예전에 텀블벅에서 펀딩시도한 적이 있던 게임이라는 군요. (https://tumblbug.com/greedempire)

맵은 8분 제국보다도 매우 작은 맵이었고, 할 수 있는 액션이 매우 간단해서 어렵지 않고 룰은 깔끔했습니다. 미리 각자 행동 3개의 순서를 비공개로 결정해두고, 행동 카드의 우선 순위에 따라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로보랠리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래밍과 동일한데, 영향력 게임이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각 가문 별로 특정 액션을 할 때 추가 효과가 있다는 것도 적절한 균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에 대한 제 총평은 전체적으로 룰이 깔끔했고,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잡"이었기 때문입니다.

맵이 좁기 때문에 각 액션들의 선택이 꽤나 자유롭습니다. 일반적인 영향력 게임과 달리, "이동" 능력은 "다른 플레이어의 미플"도 이동시킬 수 있고, "배치" 능력은 맵 어디든 배치할 수 없고, "제거" 능력은 어디있는 미플이든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건 좁은 맵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가장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상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게임을 하면서 마음 상할 요소가 너무 많았습니다. 약속 하고 약속을 깨는 것도 그렇지만, 누군가의 행동으로 내 상황이 안좋아지는데 상대방이 그에 대한 명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상합니다. 이는 행동으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높은 것과도 연관되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서 위너스 서클에서도 늘 서로 협상하고 이익을 추가하면서 협잡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2~3가지"로 제한됩니다. 그래서 내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해도 나에겐 명분이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이것 밖에 없었어."라고 말하면 되죠.

그러나 그리드 엠파이어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이것 밖에 없었어"라는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설득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약속한 대가를 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그냥 누구 말을 믿을까 정도일까요?

꽤 괜찮은 시스템이고, 협잡 요소를 줄이면 개인적으로 프로그래밍 영향력 게임으로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게임 디자인의 핵심이 애초에 "협잡"이라고 하셔서 아쉬웠습니다. 저는 게임 하면서 상대방이 미워지고 내 마음이 상하는 것을 좀 피곤하게 느껴서 힘들거든요. ㅎㅎ

4. 스플렌더 (3인)

건일님과 E님이 두분이 대화를 나누시는 동안, 셋이서 Y님이 해보고 싶다는 스플렌더를 했습니다. 역시 침묵의 스플렌더..;; 너무 조용해지는 게임이라 전 별로 꺼내지 않는데, 오랜만에 하니 또 삽질 많이 했네요.ㅠㅜ 혼자 꼴지한 느낌... 언제 한 번 스플렌더 전략이나 뒤져볼까.. 싶다가도 "구지 내가 왜? 다른 좋아하는 게임이 많은데."라는 생각에. ㅎㅎㅎ

그래도 오랜만에 하니, 좀 더 전략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네요.

5. 모던 아트 (5인)

간만에 5인 모던아트를 했습니다. 저한테 이중 경매 카드가 거의 5~6장까지 들어와서 조금 유리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졌네요.ㅠㅜ 이번엔 그래도 그림 사는 것과 파는 것을 균형을 잡아가려고 애썼던 것 같은데.. 마지막에 한 끝 차이로 2등.ㅠㅜ

역시 모던 아트는 깊은 게임입니다.

6. 위자드 (5인)

마지막으로 위자드를 간단히 돌렸습니다. 게임 시간을 줄이려고 1,2라운드를 진행하고나서는 홀수 라운드를 건너 뛰었습니다. 1,2,4,6,8,10,12 라운드만 진행했네요. ㅎㅎ 이렇게 하는게 플레이 타임을 적당하게 만들기 좋은 것 같습니다.

에러플을 다 잡고 게임을 하니, 조금 더 위자드와 트럼프 사이의 싸움이 재밌네요. ㅎㅎㅎ

7. 카르카손 신판 + 여관과 대성당 + 상인과 건축가 (2인)

모임을 파하고, 이제 정리하고 가려는데... 급 뒷 약속이 연기되서... 가볍게 H님과 카르카손 2인플을 했습니다. 여관과 대성당에 상인과 건축가를 넣어서 했습니다. 약 8~90분 정도 걸렸네요.

건축가가 참 마음에 듭니다. 연속으로 턴을 한다는게 좋네요. 다만, 이날 게임에서는 에러플을 했습니다. 건축가 효과는 연속으로는 안되는 거였군요.;; (어쩐지 너무 세더라...) H 님의 건축가를 묶어두고 쭉쭉 혼자 건축가로 길 만들면서 앞서갔는데.. 후반에 완성 못시키게 하려고 대성당 붙여준 H님의 성이 건축가 에러플 효과로 순식간에 완성되면서 (사진 하단의 거대한 성..;;) 저기서 거의 70점을 펑~ 터트리고, 또 북쪽에서도 중간 성 완성하면서 확 역전당했습니다.ㅠㅜ

그래도 마지막에 조금씩이라도 점수 더 먹으려고 애쓰고 마지막 점수계산하니, 초반에 먹은 상품 2종류 덕분에 1점 차이로 이겼네요. ㅎㄷㄷ

에러플한 건축가는 무시무시한 폭발력이..ㅋㅋㅋㅋㅋ

다음에는 에러플 잡고 다시해봐야겠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엄청 스피디한 성 건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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