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엠 클리어 시리즈 중 카드 트레이 2종 후기
0. 시작하기 전에
저는 컴포넌트 업그레이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구성이 같다는 가정 하에 디럭스냐 일반판이냐 묻는다면, 어지간하면 일반판을 선택하고 차액으로 게임을 하나 더 산다는 쪽에 매력을 느끼죠.
실제로 보드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약 15년 정도가 되었는데, 일부러 더 돈을 주고 비싼 컬렉터스 에디션을 구매한 경우는 한 번도 없고,
게임과 분리되어있는 물품을 구매한건 우리민트 메탈코인 1세트와 매직메탈코인 2세트, 보드피아 클레이칩 1세트, TRPG용 주사위 5세트와 다이소 정리함 2세트, 컴포접시로 활용할 화분접시 4개 정도?
....쓰고 보니 많은 것 같긴 한데, 음, 경력을 감안하면 적지 않나요? ㅋㅋㅋㅋ 솔직히 다이소 정리함이나 화분접시, TRPG용 주사위는 빠져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튼, 이런 와중에 최근에 인스타에서 보고 "어 이건 좀 괜찮겠다" 싶었던 물품이 하나 있는데요,
▲ 상품페이지가 아니라 개인이 올리신 피드입니다. 수상할 정도로 보드게임 사진을 잘찍으시는 두족류 쭈꾸미(@ggumi_kim)님.
바로 요녀석입니다.
사실 보뎀에서 클리어시리즈로 기존에 제품들을 발매하고 있던건 사실인데 상기한 이유로 딱히 관심을 두고 있진 않았거든요?
근데 그렇잖아요. 자유자재로 변신 합체 가능한 트레이라니. 남자라면 이건 못참지.
암튼 구매 각을 좀 보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보뎀에서 물건을 잔뜩 구매해서 다음번 구매할 때 끼워 사야 하나.... 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 저요!
마침 이런걸 하시더라구요. 바로 신청했는데 어찌저찌 운 좋게도 성공. 오늘 도착했고, 바로 뜯어봤어요.
1. 개봉 및 외형
일단 받자마자 놀랐던건 포장상태.
▲ 깔끔하죠? 이런거 별거 아니지만 상품의 가치에 어느정도 일조하는 부분이 있지요.
단순히 그냥 제품을 뽁뽁이로 감아서, 아니면 그냥 적당한 박스에 담겨서 올 줄 알았는데, 플라스틱 케이스에 제품정보까지 간단하게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더라고요.
사실 이런게 제품의 기능성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벌크 이미지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저란 남자, 작은 것에도 감동하는 남자라구요.
특히나 저 플라스틱 케이스 말인데요, 분명 여기 어디 누군가는 저 박스 자체도 컴포, 특히 카드 정리하실때 쓰실겁니다. 제 남은 커피 얼음을 걸 수 있어요.
▲ 영롱...합니다.
제품의 외관입니다. 저 상태로 합체되어 수납되어있고요,
▲ 물론 이렇게 쓸 물건은 아니긴 하지만요, 일단은 분리!
낱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합! 체!
측면의 돌출된 부분이 다른 케이스와 맞물려서 고정하는 식으로 수평 결합이 되고요
▲ 비행!
힘을 받는 오른쪽을 잡고 들어올릴 경우 네개 정도는 무리없이 딸려 올라오는 결착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좌측을 잡고 들어올리면 "굉장히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면 맥없이 우르르 무너집니다. 카드가 잔뜩 놓여있다면 우측을 잡고 들어올리는것도 조금 무리일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뭐 저거를 저렇게 들어올릴 일은 잘 없고 결합해놓고 놓고 쓰는거죠. 만에하나 들어올린다면 양쪽 다 잡고 들어올리면 되구요
그러다 떨어뜨리면....(묵념)
▲ 상하단은 합! 체!
위아래로는 이런 식으로 결합이 됩니다. 저기 보이는 반원형 돌출부가 아크릴 폭만큼 들어가 있어서 위치를 잡아주고요,
잘 보이실랑가 모르겠지만 반원형 돌출부에 조그맣게 요철이 있어서 그게 결합되면서 정확하게 고정됩니다.
상당히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서 타워형태로 조립시 타워 전체가 무너지면 무너졌지 지들끼리 맥없이 칠렐레 팔렐레 할 걱정은 없어 보였습니다.
▲ 대만족. 솔직히 이 기믹에 꽂혔습니다.
저렇게 위아래, 양옆으로 원하는 형태로 조립이 가능해서 게임에 따라 필요한 형태로 구성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품을 보다가 문득 깨달은게 있는데요, 하나는 미니트레이고 하나는 스탠다드 트레이인데 높이와 깊이가 거의 동일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결합에 사용되는 기믹까지요.
▲ 너희들 혹시...?
▲ 못참지!! 합! 체!
그래서 이런 식으로 응용이 가능하더라고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상품 페이지에도 이런 활용 예가 있던 걸로 보아 의도된 디자인이었나봅니다.
▲ 어머니들 잘 들으세요. 어렸을 적 아이에게 변신합체로봇 장난감을 안사주면 커서 이러고 놉니다.
2. 활용 예
미니 트레이의 경우 스탠다드보다 사이즈가 작은 카드를 수납함에도 왜 깊이가 동일한가...했는데,
뒤쪽 남는 공간에 카드를 세워서 보관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버린카드 더미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기도 하고, 앞면으로 놓인 카드의 뒷면을 게시해놓는 용도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 물론 네메시스의 장비카드는 버려지면 하단으로 다시 들어가니 이렇게 쓰진 않습니다.
스탠다드 트레이는 크기 문제로 이런 기믹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냥 얌전히 카드 거치하면 끝.
▲ 이걸 이렇게 정리해줍니다.
3. 살? 말?
중요한건 지금부터 할 이야기겠죠? 사실 저런 사진이야 상품페이지에 가서도 확인이 가능할테니까요.
자...일단 장단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장점은 당연히 "정리의 편의성"입니다.
방금 위에 올린 사진 말인데요, 놀랍게도 왼쪽 사진, 즉 카드덱 여섯덱을 늘어놓는데에도 저 덱을 몇 번 정리했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다들 슬리브 쓰시잖아요? 슬리브 쓰면 필연적으로 카드가 미끄러집니다. 미끄러지지 않는다면 그건 슬리브가 습기를 머금고 있거나, 오염되어 끈적거려진거에요.
그래서 카드를 가져가고 가져다놓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카드더미는 흐트러지기 마련입니다. 그거 냅두면 옆의 더미를 건드리고, 테이블 밑으로 떨어지고 아주 난리가 나죠.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저러한 형태의 카드거치대는 단순히 "카드를 예쁘게 쌓아놓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카드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는게 더 중요해요.
이런 편의성은 카드들의 자리가 잡히지 않고, 한쪽에 대충 뭉쳐놔야되는 게임에서 큰 장점을 발휘합니다. 네, 바로 저 네메시스 같은 게임이요.
네메시스를 플레이 해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펼쳐놔야 하는 카드가 오지게(...) 많습니다. 락다운 기준 아이템카드 4종과 사건, 공격, 부상, 오염 이렇게 8종의 카드를 늘어놔야 하죠.
얘네가 보드 곳곳에 딱딱 정해진 위치가 있다면 사실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얘네들 대부분 룰마(네. 여러분 말이에요) 앞에 늘어놓게 되거든요?
당연히 게임하다가 이거 집어들고 저거 집어들고 하게되니, 자연스럽게 여러분들의 앞은 아주 난리가 나겠죠.
이런 상황을 클리어케이스가 깔끔하게 처리해줍니다. 그냥 집어서 까고 버리면 끝. 지들끼리 흩어질 일이 없어요.
더불어 상하로 적층이 가능하므로 공간 자체도 덜 먹습니다. 솔직히 위로 4층씩 쌓는건 뇌절인 것 같긴 한데, 3층 정도는 무리없이 활용할 수 있으니 테이블 자체도 꽤 깔끔해지죠.
이런 부분은 진짜 두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압도적인 장점이에요. 솔직히 제품 받아보고 게임 꺼내서 카드 끼워넣어본 다음 만족도가 수직상승 했을정도로요.
더불어 만듦새가 탄탄한것도 장점. 위에서 이야기 했지만 케이스끼리 조립이 가능한 제품인데도 상하좌우 적층 어느쪽도 결합이 꽤 단단해요.
아마 케이스 자체가 작은 부품들을 여럿 사출하여 조립한 물건이 아니라 큰 덩어리로 뽑아 개별 오차가 적은게 그 비결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단점도 있긴 한데, 가격, 부피 두 가지를 들고 싶어요.
이 물건을 어디에 쓸 것이냐...당장 본다면, 제 옆에 있는 디스틸드. 디스틸드의 경우 카드가 오지게 오고가는 게임이죠? 그 중 기본시장의 7종이 특히 상기한 문제를 굉장히 많이 겪습니다.
사람들이 쉴틈없이 여기서 키드를 집어가거든요? 그러다보니 흐트러지기도 엄청 흐트러집니다. 이럴 때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게 스탠다드의 경우 미니케이스를 적층시키기 위한 구조로 상단이 막혀있다보니, 카드를 한 쪽 방향으로밖에 꺼낼 수 없습니다. 입구의 반대편에 앉은 분께 잠시 묵념을 하죠.
거기에 기본시장에 다 쓰려면 총 7개의 트레이가 있어야 하구요, 고급시장은 안쓴다고 생각하더라도, 근데 알콜이 또 여기저기서 줄기차게 쓰이니 알콜 정도는 쓰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알콜은 말씀드렸듯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기도 하고 장수도 많아서 두 개로 나누어서 쓰는 편이 좋은고로, 실제론 9개 필요합니다.
즉 디스틸드 하는데 쓰려면 4개짜리 3세트 구매해야 하고, 이걸 모임장소까지 들고가야 합니다. -ㅛ- 아마 한 번쯤은 고민하실걸요? "아 이걸 안가져가고 그냥 게임 하나 더 가져갈까"
물론 디스틸드는 극단적인 예를 든거고요, 사실 집에서 쓰면 이동할때의 문제는 없는거고, 카드 드로우 방향의 문제는...기본시장 테이블 구석으로, 다시말해 룰마 옆으로 밀어버리고
룰마에게 ㅋㅋㅋ 기본시장 ㅋㅋㅋ 딜러를 ㅋㅋㅋ 부탁하죠 ㅋㅋㅋ 뭐 ㅋㅋㅋㅋ..... 하지만 룰마는 내가 하겠지.
개수도 뭐... 당장 리뷰를 쓰면서 제 방에 있는 게임들을 쭉 보고있는데, 디스틸드 외에는 4개로 커버가 안될만한 게임이 거의 없긴 하네요.
암튼 그렇습니다. 집에 보유중인 게임이 적다면 보유중이신 게임을 죽 훑어보시고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한 게임이 얼마나 있는가...정도는 고려해보시라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일단 저는 네메시스 하나만으로도 룰마의 삶의 질이 확 늘어날 것 같아요. 네메시스 딱대!!!!
4. 마치며
지난 번 우리민트 코인때도 그랬는데요, 저는 지금 고민의 기로에 빠졌습니다.
....증정 받은거 묻고 새로 구매해서 떠블로 가야할까요 말까요. 솔직히 아예 안만졌을때보다 실물을 만지고 나니 고민이 세 배 정도는 깊어졌습니다.
하, 딱 컴포케이스 6개, 미니 6개, 스탠다드 6개 정도 있으면 대부분의 게임에 깔끔하게 활용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ㅋㅋㅋㅋㅋ
그럼 요정도로 마무으리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이 많이 더워요 여러분. 에어컨 틀고 게임하세요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