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3 - BGW 새로 해본게 다 별로인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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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24 오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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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다양한 게임을 새로 해봤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모두 실망스러운 게임들 뿐이었습니다. 이런 날도 있네요 ㅡㅡ;;;;;;

고로 오늘은 깐깐한 소비자 마냥 왜 별로였는지만 언급할게요.

아쿠아스피어 입니다. 버건디 & 트라야누스로 유명한 스테판 펠트의 작품이지요.

거두절미하고 왜 이 게임이 취향에 맞지 않았냐면... 게임 내내 너무 제한하는 것이 많습니다.

스테판 펠트의 게임은 흔히 포인트 샐러드(Point Salad) 라고 합니다. 게임 내내 어떠한 액션을 하더라도 점수를 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쿠아스피어는 특정 행동을 하기 위해 미리 선작업을 해둬야 하는게 은근히 많습니다. 이게 꽤나 거슬립니다. 버건디와 트라야누스는 "액션을 한다 -> 액션 후 점수를 받는다" 는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시원시원한 느낌마저 들죠.

그러나 이 게임은 "액션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 액션을 한다 -> 점수를 받는다" 로 쓸데없는 단계가 늘었습니다. 이게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상대방과의 인터액션도 상당히 강한 편이라 상대가 내 계획을 망가뜨리면 다시 선작업부터 생각해야 하는 일도 제법 있죠.

게다가 제가 불호하는 시스템 중 하나인 "유연한 액션 수"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테라 미스티카가 대표적인 게임인데요. 저는 모두가 똑같은 액션을 가지고 거기에서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해내는 걸 좋아합니다. 한번씩 번갈아가며 액션을 하되, 실력에 따라 고무줄처럼 액션 수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게임은 성격에 잘 안맞아요 (한 턴에 여러 액션을 하는 콤보랑은 조금 다릅니다). 게임의 종료 시점을 가늠하기가 힘들어서 그런 듯 한데... 아쿠아 스피어가 나쁜 인상을 주는데 한 몫 제대로 했지요.

버건디 / 트라야누스 / 아쿠아 스피어 중 하나를 팔아야 한다면 당연히 이 게임입니다. 또 한번 하게 되면 다른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게임을 다시 할 기회를 만들까- 싶네요.

오늘 선방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쉬운 규칙에 강한 견제 & 카운팅 싸움을 원한다면 이 게임을 하세요.

오늘 선방한 또 다른 게임입니다. 이걸 할 땐 모든 캐내디언들이 다 몰려와서 구경하더군요.

오늘 선방한 게임 #3 입니다. 언제해도 재밌는 추리 게임이지요. 스펙터옵스 / 스코틀랜드야드 / 화이트 채플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화이트 채플입니다.

수목원 / 유레카 / 화이트채플은 다 예전부터 해왔던 게임이고 잘 먹힌다는걸 알아서 좋은 느낌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취향에 안맞는 게임들을 시작하는데....

드라콘 입니다. 자기턴에 타일놓기 or 이동해서 해당 방의 액션을 취하면 되는 게임이죠. 골드 10개를 모으면 되는 게임이긴 한데...

게임 내내 어딘가 망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룰북에서 설명하지 않는 상황도 너무 많이 나왔고, 자기 턴에 타일을 놓는다 / 이동한다 둘 중 하나만 있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전체적으로 너무 슬로우합니다. 플레이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을 땐 타일 놓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제가 타일을 내려놓으면 남들이 먼저 낼름 써먹거든요. 게다가 고작 1칸만 이동 가능하니 먼 지역으로 가는건 웬만해선 꿈도 못 꿉니다. 그러다보니 수비적인 플레이가 나오게 되죠. 게임 도중 "달팽이들의 경주"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인상이 나빴습니다.

타일 운도 무시할 수 없고, 골드 토큰의 운도 무시할 수 없고, 무의미 할 정도로 서로간의 견제만 강하고... 게임 디자이너가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엔 암묵적으로 누군가를 밀어주는 플레이까지 나오기 시작했죠. 이 게임이 4판이나 나왔다는게 놀랍습니다.

푸쉬 잇 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컬링이라는 스포츠를 보드게임 버전으로 만들었다 보시면 됩니다. 하나씩 마카롱(?) 닮은 콤포넌트를 튕겨서 저 Push it 토큰에 가까이 대면 되는거죠.

게임 내내 딱 한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이 게임의 어디가 좋아서 사는거지?

크게 두 가지 이유라 생각하는데...

1. 간결하고 재밌다.

2. 가격이 낮고 휴대성이 높다.

1번의 경우, 전 쏘리 슬라이더 라는 게임을 해봤기 때문에 이 게임이 전혀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특이한건 Push it 이라는 목표물이 이리저리 이동할 수 있다는 점? 해외엔 고기(meat)라는 표현을 보드게임에 쓰곤 하는데 대체로 깊은 재미 / 중독성을 뜻하죠. 깊은 재미를 가지고 있다면 "씹을만한 고기가 많다" 식으로 표현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단순하다면 "씹을 고기가 없다"라고 말합니다. 제겐 너무 심심한 나머지 뼈만 남은 닭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동전/바둑알로도 해오던 게임이라 뭐가 재밌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크로키놀처럼 장애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2번의 경우 친구가 주장했던 건데... 가격이 낮고 휴대성이 높은게 sale point 라는 것은 제겐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일단 이 게임이 캐나다 달러로 약 22달러에 이릅니다. 아주 싼 편은 아니죠. 그런데 비슷한 게임을 동전 / 바둑알로도 할 수 있습니다. 휴대성도 동전 / 바둑알이 압도적으로 더 높구요. 만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재미를 준다면 모를까... 게임 자체가 이렇게 밋밋하면 저렴한 가격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격대에 더 많은 인원/재미를 주는 게임은 많습니다.

실망까진 아니지만 의외로 평범한걸... 싶었던 등불축제 입니다. 한글화까지 되어서 뭔가 굉장한걸 기대했었나봐요. 타일을 내려놨을 때 모두가 동시에 이득을 보는 점이 꽤 흥미롭긴 했습니다.

별로였다 ㅡ !! 라고 말하긴 어려운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굉장하다 ㅡ !! 라는 느낌도 전혀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게임으로 카카오가 있는데, 전 개인적으로 카카오가 아주 조금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카카오에선 카카오 생산 / 판매 / 강 작업 / 태양 타일 수집 등 이것저것을 하며 재미를 느꼈다면, 등불축제에선 게임 내내 똑같은 행동만 반복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요. 또한 타일을 놓을 때마다 등불카드를 나눠주는게 좀 번거롭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만 앉은 자리에서 두 번 연속으로 할 것 같진 않습니다.

다음에 또 하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별로 하고 싶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긴 하겠지만 썩 내키지 않을 것 같아요.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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