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2 - BGW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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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12:40

여담이지만 모두의 예상대로 Kim 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럼 시작합니다아아아~~~~

첫 게임은 비블리오스! 포세일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꽤 재밌는 경매 게임이지요. 버릴건 버리고 취할건 취하는 적절한 운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높은 가치의 파란색과 갈색을 정확히 노려서 모았지요 후후후.

그리고 드디어 오늘 마이크로 로봇을 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게임을 시연하는걸 보고 굉장히 실망한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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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쳇 로봇이 가진 최고의 장점으로는

1. 여러 로봇들이 서로 좌충우돌 부딪치며 목적지를 향한 발사대가 될 수 있다는 점.

2. 그 과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 (상대방이 정답을 외쳤을 때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도 더 짧은 경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죠).

3. 맵마다 벽의 구성이 달라 매 게임이 새롭게 느껴진다는 점.

인데,

1. 로봇은 하나뿐이요

2. 정답을 먼저 외치면 끝이요 (할리갈리도 아니고)

3. 보드별로 양면이라 해도 다 똑같은 느낌이니...

어떻게 하면 세가지 장점을 한방에 죽여버리는 리코쳇로봇 V2.0 를 만들 수 있는건지 놀랍습니다.

차라리 리코쳇로봇 보드위에 또 다른 반투명 보드를 하나 얹어 3차원적으로 생각하게 해주거나,

보드 위에 포탈 개념을 만들어서 좀 더 빡빡하게 머리를 쓰도록 하던가,

로봇마다 특수능력을 넣어주었더라면 차라리 더 기뻤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식은 리코쳇로봇에 먹칠을 하는 것 같아 좀 짜증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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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엄청 투덜 댔었죠? 정작 해보니 제가 저런 글을 남긴게 무안해질 정도로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리코쳇에서 다양한 로봇을 움직이는 재미는 사라졌지만, 색 & 숫자를 뛰어다니며 목적지를 향해 움직여야 하는 사고 과정이 재밌더군요. 개념 자체에 익숙치 않아서 정답을 찾아내는데 조금 버거워했지만, 익숙해지면 순식간에 답을 찾아낼지도 모르겠네요. 리코쳇을 뛰어넘는다고까진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로 작은 박스에 리코쳇 느낌을 담뿍 담은건 꽤 놀랍습니다.

다음 게임은 롤 포 더 갤럭시~ 기존에 가르쳐놓은 보람이 있어서 설명없이 바로 진행했습니다. 익숙해지기만 하면 휙휙휙휙 ㅡ !!! 진행할 수 있지요. 카드게임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다~ 라고 하기가 참 애매한게...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굳이 한쪽 손을 들라면 전 롤 포 더 갤럭시에 손은 들어주고 싶네요.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주사위를 배치하는 과정이 더 재밌거든요.

최근 자주 즐겼던 쉐도우 헌터즈도 돌아갔습니다. 처음 이 게임을 했을 때 "뱅보다 재밌다" / "뱅을 대체하는 게임이다" 라고 했었죠. 그때 어떤 분 께서 댓글로 "그치만 금방 질릴 수 있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이제 그 뜻을 알 것 같습니다. 약 8~10차례 해보니 주사위로 제 행동이 정해지는 것도 그렇고 아이템도 크게 다양한건 아니라 하면 할수록 매 게임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네요. 조금씩 질린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뱅을 대체하는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음 게임은 혹스. 제가 정말 크게 실망했던 쿠와 비슷한 게임이라길래 굉장히 걱정했습니다만... 쿠와 비슷하면서도 쿠보다 훨씬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정 캐릭터인척 거짓말을 하다가 들키면 라이프 포인트가 깎이는게 아니라 해당 캐릭터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거는게 아주 좋더라구요. 돈/명예/증거 자원을 하나씩 사용해서 상대방의 정체카드를 추리할 수도 있는 점도 참 좋네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쿠에 비해 좀 더 나을 뿐... 다음에 또 하겠냐? 한다면 "으음..." 하고 망설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프리드만 프리제의 펠릭스! 개인적으로 프리드만의 게임 중 가장 좋아합니다. 쉬운 규칙에 비해 돌발상황이 자주 벌어져서 아주 즐거워요. 쉽고 재밌는 3-5인 경매 게임을 찾으신다면 펠릭스를 찾아보셔요.

3명이 이 게임을 하는 동안 다른 테이블에선 미드가르드의 챔피언(?)이라는 게임을 끝내더니 저희쪽으로 슬금슬금 오더라구요. 특히 백인 친구 한명이 한숨을 푹- 쉬며 "와... 진짜 지겨워 죽는줄 알았어..." 하며 고개를 젓습니다. 게임 모임에 유명한 장고 플레이어가 한명 있는데... 그 친구에게 턴이 가면 매번 최소 4~5분씩 혼자 고민하고 있으니 다들 답답함을 느꼈다나봐요.

별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사실 저도 그 친구와 게임 하는걸 꽤나 기피합니다 -_-;; 장고가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불편해 하는 이유는 그저 딱 하나. 그 친구가 장고하는 동안 저는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핸드폰을 보거나 딴짓을 하자니 너무 무례하게 느껴지고... 자리를 비운 채 돌아다닐 수도 없고... 수 읽기를 하자니 내 차례 때 무엇을 할지 이미 생각해둔 상태고... 친구들과 다른 잡담을 하려해도 매 턴마다 4-5분씩 계속 잡담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 것도 예의 없는 행동이고... 안그래도 1시간 ~ 1시간 30분 걸리는 게임시간이 30% 정도 더 늘어나니 하고 싶은 게임들도 못하게 되고... 결국 함께 게임하게 되는걸 피하게 되더라구요.

지난 주에 했던 4인 버건디는 4인 모두 다른 사람 턴에 최대한 수읽기를 하고 자기 턴엔 15초 이상 걸리지 않으니 챡챡챡챡챡 ㅡ !!! 하며 호쾌함 + 깊은 몰입감까지 생기더라구요. 너무 즐겁게 느껴져서 지금까지 한 4인플 중 최고로 시원시원하고 재밌던 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게임이 진행되면 저도 집중하게 되며 흥이나는데... 매 라운드마다 턱 ㅡ! 하며 딜레이가 크게 생기면 집중력이 깨지더라구요.

에고고... 장고 플레이어들과 게임 할 땐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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