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의 성 카드게임 후기

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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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2 오후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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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플만 두번 플레이 해보고 적는 후기라 게임을 심도있게 해본 것은 아니며, 에러플이 있을 수 있으며, 주관적인 느낌을 적은 후기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첫 느낌

일단 게임을 플레이 해본 후 바로 드는 생각은 ‘기존의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에서 보여주었던 매커니즘을 나름대로 잘 이식해서 카드게임화 했다.’라는 것입니다. 핵심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사하고 진행방식 등 여러 부분이 닮아 있다는 느낌입니다. 푸에르토 리코와 산후앙의 관계가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느낌이었다면,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과 카드게임은 좀 더 비슷한 쪽에 가깝다라고 평하고 싶네요.

이 점은 분명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가 있는데, 장점은 기존의 보드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보다 더 카드게임을 손쉽게 익힐 수 있으며, 카드게임으로서의 장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겠고, 단점이라면 기존 게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바라는 사람이거나, 본판의 게임성 이상을 카드게임에서 동일하게 느끼고 싶어했던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줄 우려가 있다 할 것입니다.

2. 버건디 카드게임의 액션카드구성

버건디의 성 카드게임에서는 주사위와 타일, 점수를 카드 한 장 안에 표현하였습니다. 최근 카드게임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카드 한 장을 몇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카드의 상단은 자신이 액션카드를 사용하여 액션을 할 때의 주사위 눈으로 사용되어 지고, 중간부분은 구입된 카드를 영토에 놓을 때 얻게되는 혜택을 나타내며, 하단은 특정 조건에 맞아 승점을 얻게 될 때 이를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액션카드는 총 7가지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존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과의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노란색 건물이 지식(지속적인 효과나 혜택, 보너스점수를 얻는 기능)이 아닌 일꾼을 얻는 형태로 단순하게 기능이 바뀌었으며, 보드게임 본판에는 없었던 보라색 건물이 존재하여 셋 컬렉션시 와일드 카드로 사용되거나 기능은 없지만 보라색 건물만 컬렉션 하였을 경우 더 큰 점수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같은 색의 건물(카드)의 수가 3장이 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고, 다른 플레이어들 보다 빠르게 완성하면 추가적인 보너스도 있습니다. 또 3장의 같은색 카드셋을 만들면 해당 라운드에 따라 여러 가지 보너스 중에 원하는 보너스 혜택을 고를 수가 있어 추후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 별 3장 셋트완성시 얻게 되는 보너스 앞 라운드일 수록 다양한 혜택이 있다.>

주사위와 타일, 보드판 등 여러 가지 구성물로 표현했던 것을 카드라는 한 가지 컴포넌트만으로 게임이 새롭게 만들어졌는데, 제법 구성이 탄탄하고 기존 게임의 느낌을 나름대로 유지하면서도 단순화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3. 보드게임과 무엇이 비슷한가?

일단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양 게임은 기본 메커니즘이나 진행방식이 유사합니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어들이 서로 턴을 가지며 5라운드 동안 높은 점수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메인 공간에서 내가 필요한 것을 주사위 눈금 수를 사용하여 카드(타일)를 가져오되 3개까지 보관하는 지역에 놓을 수 있고, 이것을 자신의 영토로 옮길 때 점수화가 가능하며, 카드(타일)가 영토에 배치되면 그에 따른 보너스 효과도 즉시 발생한다는 점 역시 동일합니다.

<카드게임에서는 개인보드판의 구역을 3종류의 카드구역으로 표현>

액션의 도구가 주사위와 카드로 이 부분에서 양 게임의 차이가 있지만 카드게임의 경우도 결국 카드에 표시된 주사위로 액션을 하기 때문에 게임 방식은 결국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실버링을 지불하여 추가적인 카드구입 및 액션이 가능하고, 일꾼카드로 주사위 눈금을 조절할 수 있으며, 동물, 상품 등 본판에서 다루었던 요소들이 그대로 카드게임에 등장합니다.

4. 보드게임과 무엇이 다른가?

1) 주사위 눈금의 공개여부

우선, 큰 차이점 중에 하나는 주사위의 눈금의 공개여부입니다. 보드게임에서는 주사위 2개를 굴려 모두 공개한 채 다른 플레이어가 어떤 액션을 할지 예측하며 플레이 합니다. 그러나 카드게임에서는 각 라운드 당 6장의 카드를 비공개로 덱을 만들고 핸드에 2장의 카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액션을 할 때만 1장의 카드를 공개하므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할지 예측하기가 보드게임에 비해 다소 어렵습니다.(물론, 게임의 승점을 얻는 큰 부분이 셋 컬렉션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모으고 있는가가 대략적으로 눈에 보여 예측이나 견제가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차이는 보드게임에선 한 플레이어가 주사위 2개의 액션을 모두 진행하고 턴이 넘어가지만, 카드게임은 1액션 후 턴이 넘어갑니다. 그리고, 다음 액션때는 1장이 보충되어 다시 핸드가 2장인 상태에서 카드 1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일단, 이렇게 일부 변화를 준 이유는 카드게임의 경우 메인 공간에 깔리는 카드 자체가 적기 때문에 액션카드를 비공개하는 것이 턴 순서간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예를들면 2인플의 경우 메인 공간의 주사위마다 대부분 1장의 카드만 깔리는데(총7장) 이런 적은 선택지에서 만약 주사위 눈금까지 공개되면 선턴과 후턴의 주사위가 겹칠 경우 후턴은 항상 선택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듯 합니다. 1액션 후 턴이 넘어가고 1장을 보충 받는 부분도 액션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2) 점수루트의 다양성

버건디의성 보드게임의 가장 큰 재미 중에 하나는 점수내는 방법의 다양성에 있다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동물 러쉬로 고득점을 얻고, 어떤 사람은 빠르게 구역을 완성시키면서 점수를 얻고, 어떤 사람은 큰 구역을 생각하며 후반을 도모하고, 어떤 사람은 지식타일을 잘 이용해서 여러 형태로 점수를 얻고.. 점수도 꽤나 많이 나고 굉장히 다양한 조합으로 점수를 얻는 과정이 있으며 이런 가운데 상대편 타일을 끊으면서 견제하는 그런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카드게임에서는 승점을 얻는 방법인 다소 간략화되었습니다. 물론, 구역 완성을 셋컬렉션의 형태로 변형하였고, 상품팔기, 동물점수 등도 모두 기존의 것을 어느정도 유지는 했습니다만 특히 지식타일과 관련된 기능들이 싹 빠짐으로 조합적인 부분에서 보너스 점수를 얻는 부분이 단순화된 느낌입니다.

동물을 모으는 경우도 4가지 종류의 동물이 있고, 한 구역에 한 종류의 동물을 모아 점수를 팍팍 늘려가던 본판과는 달리 카드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동물을 모아 셋트를 만들어야 높은 점수가 가능합니다.(4종류 -4점, 3종류 -2점, 2종류 -1점)

하지만, 이런 카드게임의 승점 얻기의 변화는 타일, 특히 지식타일 하나하나를 설명해줄 필요가 없어지고, 어떤 것이 후에 나올것인가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간의 실력의 갭을 확실히 줄여주었습니다. 점수도 20~30점대에서 끝나며 종료 후 점수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초보자들도 보다 쉽게 게임을 익힐 수 있고, 버건디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훨씬 더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점수 부분을 과감히 도려냄으로서 접근성을 높히고, 카드게임만의 적당한 득점루트를 만들었다고 보여집니다.

3) 달라진 턴오더 싸움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바로 턴오더 싸움입니다.

하지만, 카드게임에서는 선 싸움의 개념이 본판만큼은 치열하지 않습니다. 별도의 턴오더 트랙도 없습니다. 또한, 카드게임에서는 라운드 도중 턴 오더가 바뀌지 않고 라운드가 종료되면 그때 선카드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다음 라운드의 선이 됩니다. 이후 다시 시계방향으로 턴순서는 진행됩니다. 선카드는 상품을 팔 때 옮겨지며, 결국 라운드의 마지막에 상품을 파는 사람이 선카드를 가져가 다음 라운드 선이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눈치싸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약, 상품을 아무도 팔지 않았다면 시계방향 다음 사람으로 넘어감)

4) 그 외 달라진 점

액션의 종류가 4가지에서 6가지(1액션으로 실버링 1개 가져오기와 실버링과 일꾼 조합으로 승점을 얻기의 2가지 액션이 추가됨)로 늘어난 점. 일꾼을 받는 액션을 할때 자신이 소유한 일꾼수에 따라 얻는 일꾼의 수가 달라지는 점, 기존의 2개의 실버링이 아닌 3개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행동이 가능하고 이 때 미공개된 덱에서 3장의 카드중 하나를 골라 카드를 project로 가져오거나 주사위 눈금으로 액션할 수 있다는 점, 상품의 종류가 3종류로 줄고 파는 조건이 좀 더 쉬워졌다는 점 등등 이 외에도 이런저런 부분들이 몇가지 룰들이 본판에서 조금 변경되었습니다.

5. 버건디 카드게임의 장점

1) 가격

가격이 일단 쌉니다. 지금 유럽쪽에 풀린 것은 조금 비싼편지만(그래도 싼..) 약 두 달 뒤면 북미지역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약 1만원짜리 게임에서 이 정도의 적절한 고민과 재미를 주는 게임을 나름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몇 개 떠오르지 않네요.

2) 휴대성과 셋팅

카드게임치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추후 한번 더 언급)이 있으나 보드게임과 비교해서 휴대성이 좋고, 셋팅이 보드게임에 비해 간편합니다. 셋팅은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에서 큰 단점 중에 하나죠. 중간중간 타일을 갈고, 지역마다 재배치하고 하는 부분이 좀 귀찮은데, 버건디의 성 카드게임은 초기셋팅을 제외하고는 한 덱에서 플레이어에게 매라운드 카드 6장 나누어주고, 메인공간에 인원수에 따라 7/11/15장 카드를 그냥 규칙에 맞게 깔아 놓으면 됩니다. 이 부분은 카드로 하다보니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3) 플레이타임과 카드빨의 관리

플레이타임도 확실히 줄었습니다. 2인플 기준 40분내외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턴 수가 줄고, 라운드 셋팅 시간이 줄고, 주사위를 따로 굴리는 시간도 없다보니 플탐이 짧아 이런 부분들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4인플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플레이 타임이 문제였던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 4인플의 단점이 어느정도 해소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이는 4인플도 돌리게 된다면 추후 글에 남겨보겠습니다.) 따라서, 인원수에 구분없이 쾌적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한, 보드게임과 마찬가지로 주사위 눈금을 컨트롤하는 일꾼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른 통상적인 카드게임에 비해서 운영으로 카드빨을 어느정도는 다스릴 수 있습니다. 카드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를 나름의 방법으로 살짝 피해나갔다는 부분도 괜찮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4) 1인플이 가능하다.

이 부분은 1인플로 제가 돌려보지 않아서 재미의 정도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카드게임이지만 적당한 전략성도 있는 1인플이 가능한 게임을 찾는 분에게는 분명 좋은 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6. 그렇다면 단점은?

1) 생각보다 넓은 공간차지

<2인플시 필요한 공간>

이 게임의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카드게임 주제(?)에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하다보면 보드게임과 그다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 게임의 카드는 4570사이즈로 왜 카드게임을 가독성 떨어지게 이리 작은 사이즈로 했을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나름 이해가 되었습니다. 카드도 많은데다 카드를 놓는 공간끼리의 간격을 두어야 하다보니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테이블이 작은 일반까페에서 돌리기엔 약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카드게임으로서는 큰 약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 신선함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새롭고 신선한 시스템을 찾으시는 분에게는 버건디 카드게임은 아쉬운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에서 나름대로 카드게임 형태의 재밌게 변형된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나, 카드게임 자체만으로 뭔가 참신한 시스템이 있거나 타 게임에 비해 신선한 느낌까지 주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보드게임과 비교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보드게임을 능가할 만큼의 재미는 절대 아니었습니다.(개인 기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실제 플레이해보고 "차라리 카드게임 할 바에 보드게임을 하지.."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분명 있을 듯합니다. 저 역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보드게임입니다.

너무 큰 기대감은 이 게임의 재미를 분명 떨어 뜨릴 것 입니다.

7. 총평

이 게임은 보드게임 긱 순위 Top10안에 들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스테판 펠트 대표게임인 버건디의 성의 카드게임 버젼입니다. 사실 이런 엄청난 대상과 비교해서 호평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카드게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충분히 잘 만들어진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버건디의 성 보드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어쩌면 좀 더 간편하고 간략화된 카드게임을 더 좋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너무 큰 기대감만 없다면 버건디의 훌륭한 시스템을 뼈대로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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