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보드게임 잡담 (2) Top 50과 애착게임

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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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오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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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7708&tb=board_community

이전 글의 링크입니다. 링크를 타고 넘어가면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이전 글을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저는 무언가를 자료화 하거나 지표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보드게임에 대한 것을 정리하는 것은 즐거웠던 경험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이후엔 내가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자료가 되어줍니다.

물론 정리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한 재미를 주니 저에겐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만족시키는 작업이네요ㅎㅎ

보린이의 2018년 Top10 ! - 보드게임 커뮤니티 보드라이프 (boardlife.co.kr)

약 4년 전에 선정했던 랭킹입니다. 취향이 참 한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ㅋㅋㅋ

저 당시 순위권에 랭크된 게임들은 오늘의 랭킹에서도 대부분 등장할텐데 생각이나 취향이 변화하는 과정을 비교해본다면 조금은 더 즐거운 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이번에도 사설이 길었네요. 오늘의 잡담 주제는 <평점 Top 50 및 유난히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평점 Top 50>

위의 평점은 제가 이전 게시글에서 소개한 리스트 속 평점을 내림차순으로 50위까지 정리한 것입니다.

게임을 신중히 사는 편이어서인지 (따져보니 4년에 걸쳐 7~80개가 늘어난 정도인데 생각보다 더 신중한 소비자였네요!) 굉장히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따로 모임을 나가거나 게이머들과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영업하는 입장이다 보니 역시 웨이트가 높은 게임은 드물군요.

그러다보니 초심자를 단계별로 영업하기엔 최적의 리스트가 되었습니다.

물론 무거운 전략게임에 대한 갈증이나 항상 호스트 역할만을 맡으며 생기는 아쉬움도 많습니다만..

영업에대한 팁이나 이러한 아쉬움들은 다음 글로 넘겨두도록 하겠습니다.

4년 전 Top10 글을 썼을 때 감사하면서도 인상 깊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어요.

'한정식 풀코스만 나와서 부담스러웠는데 동네 맛집에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느낌입니다.' 제 게임 취향이나 방향성을 정확히 관통하는 비유였습니다.

상위권에 포진된 테포마, 도미니언, 아그리콜라. 윙스팬, 데오윈, 세븐 원더스 듀얼 등등....

너무나 유명한 게임들이고 이미 좋은 후기나 리뷰가 즐비하죠ㅎㅎ

이러한 게임들에 대한 코멘트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쉐프님들에게 맡기고, 저는 오늘도 동네 맛집 역할을 수행해볼까 합니다.

<유난히 좋아하는 게임 7선>

1. 킹도미노

- 위의 랭킹에서 평점과 선호하는 정도가 꼭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8위에 랭크된 에이언즈 엔드와 29위의 킹 도미노 중 하나만을 영구히 소장하라고 한다면 고민 없이 킹도미노를 선택할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이예요.

초심자에게도 잠깐이면 설명 가능한 룰에 드래프트를 통한 선택의 고민과 타일을 배치하는 직관적인 재미. 컴포와 아트웍까지 저에겐 만능에 가까운 게임이죠.

전략적 깊이나 리플레이성 등의 이유로 평점은 선호도에 비해 비교적 낮네요. 평점을 매길 때 7.5점이라는 기준이 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2. 필름을 감아

- 아 너무 좋은 게임이죠. 일본 게임 특유의 컴팩트함이 묻어 나오는 게임입니다.

오직 카드만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테마를 녹이며 이정도의 재미를 뽑아낸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대부분이 여성이다보니 유독 저희 집에서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게임이네요.

추가로 여자친구가 선정한 베스트 게임 입니다ㅎㅎ

최근 한글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중고장터를 몇주동안 뒤지며 일본판을 힘겹게 구했던 과거의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다들 한글판 사십쇼 전 괜찮습니다. 진짜예요.

3. 오딘의 까마귀 / 하나미코지 / 타르기

- 세듀 바로 밑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2인 전용 게임 3대장 입니다.

오딘의 까마귀가 가진 수려한 일러스트와 특유의 분위기를 너무나 사랑합니다만 전략적 깊이로는 아쉬움이 있죠. 그래도 영업용으로나 가끔 한번씩 하기에는 참 좋은 게임입니다.

하나미코지는 플레이 하며 여러번 감탄을 했던 작품입니다. 일러스트는 말 할 것도 없이 시스템적으로 너무나 간결하면서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 여자친구는 이 게임이 가장 어렵다고 말합니다.

타르기는 오딘의 까마귀와 반대되는 포지션이겠네요. 간단한 룰에 놀라울만큼의 전략성을 담아냈으나 절망적인 아트웍.. 영업 과정에 파티게임에서 전략게임으로 넘어가는 허리 역할을 해주는 게임이예요.

2인 게임은 정확히 이 순서대로 진행하면 얼렁뚱땅 세븐원더스 듀얼까지 영업이 가능합니다. 너무 좋아함과 동시에 영업에 있어서도 효자인 게임들이예요.

4. 안도르의 전설

- 저에겐 비운의 게임인 안도르의 전설입니다. 대부분 호스트 역할로 게임을 하다보니 하나의 게임을 진득하게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 생긴 비극이 '안도르의 전설 튜토리얼만 8회 클리어'입니다. 쓰다보니 다시 슬퍼지네요.

심지어는 아직도 마지막 시나리오는 클리어를 못 했습니다..ㅎㅎ 이젠 오기로라도 다음에 다시 꺼내게 될 것 같아요.

튜토리얼격인 1시나리오를 외울만큼 반복하면서도 이 게임을 계속 꺼내게 되는 건 그만큼 제가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협력하여 미션을 클리어해나가는 테마적인 몰입감과 바둑 묘수풀이와 같이 빡빡한 상황 속에서 한끗 차이로 성공하게 되는 퍼즐과도 같은 매력을 가진 게임이예요.

5. 디셉션 : 홍콩 살인사건

- 마피아류 게임 중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게임입니다.
법의학자는 범인이 고른 살해도구와 증거만을 보고 사건의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정말 골때려요ㅋㅋㅋ

무능한 형사들이 실컷 헤매는 모습을 지켜보는 법의학자. 분탕치는 살인자와 각자의 망상을 펼치면서 삽질하는 형사들이 대환장을 이루죠.

다만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보단 파티게임으로 대할 때 재밌는 게임이고, 마피아류 게임의 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멤버에 따라 재미가 결정되는 경향은 아쉬운 점입니다.

6. 맨덤의 던전

- <내가 유독 좋아하는 게임>이란 취지에 가장 맞는 게임입니다.

4년 전 썼던 랭킹에선 무려 4위를 차지했었네요. 여전히 너무나 좋아하는 게임이고 높이 평가합니다. 이전의 한줄평으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해 보이지만 재미를 위해 필요한 요소는 꾹꾹 눌러담아져 있다. 블러핑과 심리, 카운팅과 절묘한 밸런스.'

7. 딕싯

- 저희 집을 대표하는 단 하나의 게임을 남겨야 한다면 제 대답은 딕싯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명작이지만 저의 딕싯 사랑은 유별나요.

이번에 입대를 앞두고 여행을 이곳저곳 다니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말하라면 몽골이 될 것 같아요.

열악한 잠자리와 화장실, 샤워는 꿈도 못 꾸는 날이 많고 하루에 8시간씩을 오프로드로 달려야 하며 사막의 건조한 날씨에 코와 입술이 터져나가는 등 고된 여행이었음에도 행복한 기억입니다.

게임 얘기중에 갑자기 웬 몽골? 하시겠지만 그 행복한 기억 속에도 딕싯이 있어요.

여행지 특성상 6인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카페에서 구인한 다른 두 커플과 같이 떠난 여행이었는데 6명이나 모인 기회를 그냥 넘어갈리가요.. 3번째날 밤에 바로 딕싯을 꺼냈습니다.

사방이 지평선으로 둘러쌓이고 별이 빼곡한 밤하늘 아래에서 숨 넘어갈듯 웃으며 했던 게임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예요..

그 당시의 사진인데 다시 봐도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네요ㅎㅎ

더 재밌는 게임, 더 잘 만든 게임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저에게 딕싯은 게임을 넘어 소중한 기억들을 담은 보석함과도 같습니다.

오늘의 잡담은 여기까지 입니다.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고 두서 없이 장황한 느낌이네요..

이리도 부족한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몽골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올리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저녁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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