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34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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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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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의 개굴입니다.

보통은 퇴근 전 짬내어 일주일정도 글을 작성하고 수정하여 일과중에 올리는데, 오늘은 일과가 끝나고 컴퓨터 앞에 일부러 앉았어요.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작년 이 언저리때 제가 맛탱이가 가서 올린 글이 있습니다. 진짜 너무 바빠서 인트로를 머리에서 나오는대로 적었던 것 같아요.

더 재미있는건 공교롭게도 이 글이 보드라이프 작성글 목록에 안보인다는것(...) 뭐지...청소년 유해매체 같은건가요?

일부러 구글에서 찾아서 검색해야 보입니다. 여러 의미로 저한테는 기억이 남는 잡담글이었어요.

암튼, 이 얘길 왜 하냐, 작년과 같은 부서에서 작년보다 많은 업무를 맡고 있는 저는 작년보다 더 바쁘다는것. 지금도 그 때 만큼이나 맛탱이가 갔다는 것.

하루에 10분도 앉아있질 못합니다. 앉으면 누가 불러요 자꾸. 조만간 번호표 뽑는 기계 하나 장만할겁니다. 날 만나려면 번호표를 뽑으라구.

선생님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절 원합니다. 크으 BTS의 기분이 이런걸까요. 조만간 시상식에서 뵙겠습니다 여러분.

학교에서 전설의 동물같은, 혹은 별똥별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개굴쌤을 봤다는 사람은 있는데, 만날래도 만날 수가 없다 이런거죠.

또는 전설속의 그 사람입니다. 여기서 개굴쌤을 봤는데, 저기서도 봤다는 사람이 있어요. 약 2분 텀으로 5분 거리를 활주하며 세 가지 업무를 진행중입니다.

분신술이냐고요? 당연히 모두 본체입니다. 빠르게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 여러개로 보일 수 있다는 것 모르셨죠?

이정도로 피곤하면 집 오자마자 그냥 자는데, 위에서 말씀드렸듯 오늘은 일부러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꼭 여러분들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요. 솔직히 지금 조금 흥분상태에요. 조금은 두서없는 글이 될 예정입니다.

▲ 안전벨트 다 매셨죠?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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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글을 여러 번 작성하다보니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현재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보드게임 동아리를 운영중인 교사입니다.

그리고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면 기쁠 것 같은데요, 직전 글에서 동아리축제때 뭐라도 해보고싶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네. 오늘이 바로 그 동아리 축제였어요. 이야기에는 원래 기승전결이자 하이라이트가 있겠지만, 오늘은 꼭 사진 먼저 띄우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 저 작은 테이블은 우리의 큰 발걸음의 디딤대가 되어주었습니다.

0. 체험존 더 비기닝

작년보다 올해 아이들이 조금 더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였을까요?

작년과 달리 올해는 8명으로 꽉 짜여있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말에도 모여서 소규모 활동도 하고, 같은 게임으로 짜임새있게 커리큘럼을 짜서 그랬을까요?

어느샌가 이 아이들은 더이상 단순히 보드게임을 해 본 아이들이 아니라, 보드게이머가 되어가고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하지만 조심스럽게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개굴이 : 올해 동아리전시회 말인데, 작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려해.

학생들 : 어떻게요?

개굴이 : 체험부스를 만들자. 게임 박스 전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해 볼 수 있는것들로

학생들 : 오 진짜요? 재밌겠다 저희도 해도 돼요?
개굴이 : 당연히 너희가 해도 되지.

학생들 : 아싸 다 싸발라버린다 내가 다

개굴이 : 해도 돼. 다만 스태프로.

학생들 : 아이 뭐에요 뭐 안내하고 전시품 관리하고 그런거요?
개굴이 : 아니, 호객부터 규칙설명, 상품배부까지 전부

학생들 : 어려운데? 그래도 쌤이 어차피 같이 계셔줄거니까 도와주실거잖아요

개굴이 : 난 수업해야지. 너희들끼리만 관람객 받아서 체험존 운영할거야.

학생들 : ▲

1. 발휘한다, 집단지성.

학생들 : 저희가 어떻게 해요;;;;

개굴이 : 당연히 너희가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걸로 한다. 너희 나 몰라? 개굴쌤이야. 쌤의 초이스가 틀린거 봤어?

학생들 : 덜덜덜

그리고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1) 보드게임 체험부스. 불특정 다수들이 방문하니까 게임 난이도는 최대한 쉬운걸로 잡는다.

2) 한 시간에 세 반 정도가 온다. 즉 한 반의 체험시간은 길어야 10~15분이다. 애들 순회하는거 생각하면 긴거 못한다.

3) 설명할 시간도 없다. 게임 하면서 규칙 익힐 수 있는 것들로

4) 우리들은 모두 말하는 원숭이들이다. 규칙 설명 자체도 직관적인것들로.

그래서 나온 후보가 네 개 있는데,

1) 우봉고 3D

2) 나인타일즈

3) 시냅스챌린지

4) 텔레스트레이션

그리고 하루 날 잡아서 네 개의 게임을 모두 돌려보고 다시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학생 1 : 제일 재밌는건 텔레스트레이션이에요.

학생 2 : 설명 자체도 쉬워서 앉히면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학생 3 : 우봉고는 너무 어려워요 선생님. 이거 시간 안에 못풀면 뻘쭘할 것 같은데요?

학생 2 : ㅇㅇ 인정

개굴이 : 오키 우봉고 탈락. 그럼 나인타일즈랑 시냅스챌린지는?

학생 3 : 나인타일즈는 괜찮아요. 쉽고 직관적이고 규칙설명할 것도 없어요

학생 4 : 근데 나는 타일이 이상해서 안맞던데?

학생 5 : 그건 니가 못해서 그래 응 게임 허저...

개굴이 : 잠깐 스타압- 나보다 못하면 실력갖고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

학생 5 : 조만간 쌤 발라버린다 내가 진짜

개굴이 : ▲

학생 6 : 나인타일즈 좋은거 같아요. 시냅스챌린지는 조금 그래요.

개굴이 : 왜?

학생 6 : 이거 저희가 설명해야 하는데 퀴즈 여덟개 설명 어떻게 해요 시간 너무 오래걸릴것같아요.

개굴이 : ㅇㅋ 콜. 그럼 텔레스트레이션하고 나인타일즈 두 개로 한 번 해보자. 다음 동아리 때 다시 보자고.

2. 체험존 라이즈

동아리 전시회 D-4. 문득 체험부스 운영 아이디어가 하나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저희 아이들이 설명을 하고 관람객들이 체험을 한다? 좋죠. 하지만 게임은 두개, 아이들은 여덟명. 인원이 남잖아요?

그리고 게임 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그리고 저도 올해 운영하면서 여실히 느꼈지만, 게임에는 조율자가 하나 있어야 합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템포를 조절하고, 게임에서 맛깔나게 양념~~야부리~~를 쳐주는 그런 존재가 있을 때 게임이 두 배로 재미있죠.

잘 아시잖아요. 처음 하는 사람 둘이 앉혀놓고 규칙설명했다가 망한 적 한 두번쯤 있으시잖아요 다들?

그래서 아이들을 점심시간에 다시 모읍니다.

개굴이 : 체험부스 운영방식을 바꾼다.

학생 4 : 어떻게요?

개굴이 : 텔레스트레이션을 빼고 시냅스챌린지를 넣는다.

학생 5 : 설명 누가하고요?

개굴이 : 그리고 클라스크를 넣는다. 이거 까먹고있었어

학생 6 : 아 맞다 그것도 재밌지.

개굴이 : 그리고 아이들을 앉히는게 아니라 이 세 게임마다 너네들을 한 명씩 앉힌다.

학생 7 : 오 저희도 게임 해도 돼요?

개굴이 : 그리고, 맞은편에 관람객들을 <한 명씩> 만 앉혀서 너네랑 1:1을 할거야. 이름하여,

▲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건 먹힌다.

학생 8 : 미친 재밌겠다!!

개굴이 : 여덟명이잖아? 세 명은 테이블마다 앉아서 게임해. 세 명은 테이블마다 붙어서 설명한다. 한 명은 영업해서 끌고오고 한 명은 상품정리 및 환경관리.

학생들 : 괜찮은데요?

개굴이 : 일단 참여하는 애들은 간단한 사탕같은거 하나씩 주는거야. 그리고 너네를 이기면 과자나 군것질거리를 추가로 주는거지.

학생 5 : 저희가 이기면 저희가 먹고요?

개굴이 : ▲

개굴이 : 이 체험존의 목적은 너네가 노는게 아니야. 최대한 많은 아이들한테 좋은 보드게임이 있다는걸 보여주라고. 솔직히 우리가 제일 재밌게 놀잖아?

학생 4 : 그쵸?

개굴이 : 보드게임 재밌다는거, 우리 동아리 이렇게 잘 논다는거, 애들 일어나기 아쉬워 할 정도로 MSG 한번 쏟아보자. 좋잖아?

학생들 : 오케이 가보자고!

2. 배우고 일하라.

회의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 연습, 연습, 연습.

여기서 조금 좋았던게, 처음에는 갈피를 못 잡던 아이들이 조금씩 의지가 타오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는 부분입니다.

개굴이 : 짧은 시간에 게임을 설명할때에는 끝부터 설명하는거다.

게임의 최종 목표, 즉 승리조건을 제시하고 그 승리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해.

클라스크라면 이렇겠지. "이 게임은 클라스크입니다. 누군가 먼저 6점을 득점하는 플레이어가 이겨요. 득점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을 상대방 골대로 굴려넣으며) 상대의 골에 공이 들어가면 1득점. (장애물을 상대의 스트라이커에 두개 부착하며) 상대의 스트라이커에 장애물이 붙는다면 1득점. (상대의 스트라이커를 골대로 집어넣으며) 상대의 스트라이커가 골대에 빠지거나 조종권을 잃으면 1득점. 이렇게 게임을 지속하다가 먼저 6점을 득점하면 이겨요. 그럼 게임 시작."

학생들 : 흠.

개굴이 : 나머지도 똑같아. 설명하는거 연습 좀 해볼까?

결과요? 놀라울정도였습니다. 설명을 한 번 할 때마다 빠른 속도로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자기네들끼리 연습하는 것 만으로는 일반인 상대로 설명이 통하는지 안통하는지 확인이 안된다며 지나가던 학생들을 납치(...)해서 앉혀놓고 강제 영업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개굴이 : 자 그럼 다음은 플레이어들이야. 너네들 여기 앉으면 어떻게 해야돼?

학생 1 : 이겨야죠.

개굴이 : 야이씨ㅋㅋㅋㅋㅋ

학생 1 : 아니 쌤이 게임을 하면 이기라면서요 ㅋㅋㅋㅋㅋ

개굴이 : 아냐 이기라고 잘하는 애들 앉힌거 아니란말야

학생 2 : 그럼요?
개굴이 : 너네가 실력이 월등히 높아야,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져 줄수 있잖아. 다시 얘기하는데 이기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줘야 돼

학생들 : !!!!!!!!!!!!!!!!!!!!!!!

개굴이 : 5선승 게임이다? 1승 따, 그리고 세판 져줘. 그리고 네판 이겨서 4:3 역전한다음에 다시 4:4 만들면서 쪼는 맛을 주란 말야

학생들 : 아 그런거에요?
개굴이 : 알겠어? 너네 수준은 이미 탈 일반인급이야. 그러니까 너네한테 도전하는 이벤트가 성립이 되는거고, 원래 승부는 아슬아슬해야 재밌는거잖아.

학생 1 : 전 이기고싶은데요?
개굴이 : 야 저 테이블 설명하는 녀석 쟤 승률 기록해서 50% 넘으면 거꾸로 매달아서 창밖으로 던져버ㄹ....

학생 1 : 아 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우리가 날아오른 날.

그리고 시간이 흘러 행사 당일이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제가 바빠서 오프닝 관람팀을 놓쳐버렸어요. 한 시간이나 지나서 부랴부랴 전시실로 갔을 때,

▲ 너무나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아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알 수 있었어요. 저 좁은 공간에 열댓명 가까이 모여서 웃고 떠들고 즐기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개최한 동아리전시회의 체험부스는 일반적으로 열리는 보드게임 설명회나 보드게임콘과는 그 성격이 달라요.

저 친구들은 관심을 갖고 먼 길을 와주신 보드게임콘 방문객들이 아니에요. 마지못해 동아리전시실로 단체이동한 그냥 일반인일 뿐이죠.

그야말로 보드게임이라곤 잘 해야 루미큐브, 클루, 젠가, 할리갈리 정도밖에 모르는 그런 친구들이 부스를 기웃거리는데,

저희 동아리 아이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착석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그래요. 잘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일종의 소통장애를 겪고 있거든요. 남들 앞에서 말하는거 특히나 부담스러워 해요.

그리고 저희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스로들도 본인들이 넉살이 좋지 못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요.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놀라웠어요. 이렇게까지 잘 할 일인가요? 보탬 없이 바로 어딘가의 행사장에 배치하여도 충분히 자기 몫을 하고도 남으리란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착석시키고, 능숙하게 게임을 설명하고. 득점과 실점에 큰 리액션으로 호응해주고, 게임의 템포를 조절하는 노련미까지. 말문이 막힐정도였어요.

▲ 도움요? 이미 그림은 완성되어있어요. 더 이상의 가필은 필요가 없었죠.

쉴 새 없이 아이들이 들이닥쳤고, 저희 아이들은 자신의 목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른채로 마스크를 쓰고 땀을 흘리며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 설명 하나하나를 모든 아이들이 경청해주었고, 구슬 하나, 타일 하나, 카드 한 장의 움직임에 다 함께 환호하고 탄식하는 현장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플레이하는 친구들도, 그리고 진행하는 친구들도 모두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는 모습이 너무 잘 보였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인솔하는 선생님들도 꼬셔서 선생님들 앉혀놓고 도장깨기 하고 있더라고요 요녀석들이.

"야 내가 오늘 그동안 쓴 천자문의 복수를 하겠어!!"

"....우리 친구 사회생활은 안하니?"

▲ 잠깐 쉬는시간. 각 게임의 의자 뒤에 간단한 게임 설명을 부착해서 저걸 보고 마음에 드는 게임 앞에 서는 식입니다.

화려한 조명이 감싸고 있는 레거시는 덤이구요.

남들이 설명하는데 끼어들면 안되겠죠. 저는 그동안 뭘 했느냐, 저 판넬 옆에 서서 팬데믹 레거시 앞에 선 친구들에게 게임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개굴이 : 너희들 해 본 보드게임이 뭐가있지?

학생 : 루미큐브, 부루마블, 젠가....

개굴이 : 그래. 그런 게임은 공통점이 있거든? 게임이 끝나면 뭐가 생기니?

학생 : 1등이 나오죠.

개굴이 : 그렇지? 근데 이 게임은 1등이 없는 게임이야. 이 게임은 너희들이 한 팀이 되어서 전염병이 돌고있는 지구를 다 같이 구하는 게임이거든.

만약 너희가 지구를 구한다면 다 같이 이기는거고, 너희가 실패한다면 다 같이 지는거야. 그래서 이런 게임을 협력게임이라고 하거든

학생 : 우와...

개굴이 : 근데 이 게임은 말이지, 더 신기한게 있어. 여기 카드 찢어진거 보이니?

학생 : 어 누가 그랬어요?? 쌤거 아니에요?

개굴이 : 쌤이 찢은거야. 한 번만 할 수 있는 일회용 게임이거든. 이 게임을 시작하면 1월부터 12월까지 열 두개의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되는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카드를 찢거나 보드게임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하면서 우리 팀 만의 영화같은 이야기를 즐기는거야

학생 : 재밌겠다... 저희도 해 볼 수 있어요?

개굴이 : 아니 미안하지만 이거는 쌤이 이미 12월까지 다 즐기고 난 거라서 너희들이 할 수는 없고, 저기 있는 게임들도 재밌는데 한 번 해보고 갈래? 쉽고 재밌는것들만 가져왔어 :)

그렇게 서로 쿵짝을 맞춰가며 하루를 아주, 굉장히, 멋지게 보냈어요. 오늘이 저희 동아리의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다섯시간 가까이 손님을 받고 체험존을 운영한다? 웬만한 직업 종사자 분들도 어려우실거에요. 게다가 게임이 짧고 관람객이 많으니 계속 설명해야 하거든요.

그걸 우리 아이들이 아주 잘 해냈습니다. 제가 이정도로 칭찬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끝나고 진짜 칭찬을 폭격했을정도로요...

▲ 또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인데, 요너석들이 이제야 제가 고생한걸 알게되었습니다 ㅋㅋㅋ

4. 크으...주모! 여기 국...아니 동뽕 한사발!!

솔직히 우리 모두 조금은 뽕에 취해도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 고등학생 중에

스컬킹, 아발론, 코린트, 도미넌트스피시즈, 배런파크, 루트, 넷러너, 렉시오, 티츄, 아컴호러카드게임, 아줄1, 아줄3, 클라스크, 시냅스챌린지, 우봉고3D, 나인타일즈까지.

이러한 게임들을 모두 해 본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저런 게임들을 아이들과 해 본 선생님은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저런 행사를 직접 운영하고 설명하면서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소개시켜 본 친구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누군가 잠깐 쉬는시간에 이야기했어요. "선생님 저희 내년에도 이대로 올라가서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그럴까? 우리 내년에는 동아리전시회 체험부스가 아니라 우리가 큰 교실 하나 빌려서 일주일정도 점심시간에 예약받아서 더 길게 체험회 열어보자."

올해 동아리는 진짜 최고에요. 그동안 쌓아온 제 노하우의 주머니가 폭발을 했고, 저희 아이들의 하늘은 그 불꽃을 품기에 충분히 컸습니다.

그리고 역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아이들이 대답해주었습니다.

"좋아요. 우리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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