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한국사 보드게임 제작 이야기! [장문 주의]
안녕하세요.
보드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이전 계정(코긁)을 청산하고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곰나루라고 합니다.
제가 역사 보드게임을 만들겠다고 설친지 벌써 2년이 넘었네요 ㅎㅎ
1. 일전에 공개했던 게임에 대하여
일전에 보드라이프에 박정희 시대 및 백제멸망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정보를 공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응원을 받아 정말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저도 보드게임 디자인 경험이 없다보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박정희 시대 게임의 경우, 의회 제도를 구현하고 싶은데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잠정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또 백제멸망전의 경우, 군수 보급과 군대의 사기에 집중한 새로운 시스템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어 이것 또한 규칙을 여러 차례 엎으며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박정희 시대 게임은 최근 펀딩한 Weimar에서 구현한 의회 제도를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이 된다면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여 해외 출판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백제멸망전은 게임 디자인과 관련하여 해외에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던 멕시코 역사 보드게임 디자이너와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과정에서 해답을 얻었습니다.
또 Nevsky와 Almoravid를 비롯한 Levy & Campaign 시리즈에서도 큰 영감을 받아 군수 및 사기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이 게임은 내년 초에 있을 해외 역사 보드게임 공모전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2. 다른 게임들 현황
[1]
첫째로 올해 여름에 코리아보드게임즈 공모전에 제출하려고 디자인한 가야멸망전은 국내에서 출품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규칙을 보강한 이후 해외에서 출품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팬데믹 레거시를 통해 처음으로 팬데믹 시리즈를 접했는데, 가야멸망전 규칙이 이와 유사한 점이 있어서 여러모로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무적입니다.
[2]
둘째로 해외 커뮤니티에 웅진기~사비기 백제사를 배경으로 Republic of Rome과 같은 게임에 대해 컨셉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미국 출판사가 게임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오직 컨셉만 잡아둔 게임이라 내년부터 작업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아직 계약은 아니지만 출판사에서 먼저 제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어 너무 기쁩니다.
[3]
셋째로 최근 백제멸망전의 군수 및 사기 시스템에 큰 영감을 주었던 Levy & Campaign 시리즈의 디자이너이자 Labyrinth와 COIN 시리즈 등 걸출한 게임을 출판했던 Volko와 개인적인 교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가끔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한국사를 배경으로 한 Levy & Campaign 시리즈 게임을 제안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물론 개인적 교류 덕분에 얻은 기회는 아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지만, 이 시리즈가 중세 봉건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한국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어서 제안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혀 생각을 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Volko와의 대화 중에 혹시 몰라서 기존에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후삼국시대 배경의 L&C 게임 컨셉에 대해 질문을 하자 생각보다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세 봉건제를 반영한 일부 시스템을 한국사에 부합하게 고쳐야 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른 일을 하다가 뜬금없이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게임 디자인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4]
넷째로 대학에서 창업 공모전 팀을 만들어 보드게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몽항쟁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 아포칼립스 느낌의 게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당초 계획은 어플을 접목하고자 했는데, 해외 커뮤니티에 대한 시장 조사 과정에서 생각보다 어플 접목 게임에 대한 해외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것을 파악하여 내부 협의 중에 있습니다.
물론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아이템이 과연 콘텐츠 관련 창업 공모전에서 얼마나 먹힐지 고민의 여지는 있지만(...) 열심히 노력해보고자 합니다.
[5]
다섯째로 자잘자잘한 이야기입니다.
스팀에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원작 보드게임을 디자인했던 프랑스 디자이너가 만든 한국전쟁 게임이 곧 출시됩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933820/SGS_Korean_War
번역은 제가 했는데, 일반 번역은 아마 검수 문제로 약간의 오역이나 어색한 문장이 조금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 번역은 {0}과 {1}이 등장하여 솔직히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았기에 문제가 꽤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출시되는 대로 그 부분은 최대한 잡고자 계속 게임을 하면서 수정할 것 같습니다.
2023년도부터 이 디자이너의 제안으로 한국사 배경의 보드게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하나는 Britannia 시스템을 가지고 한국 통사를 만들자고 제안을 받았고, 다른 하나는 그 디자이너가 만든 임진왜란 게임을 보드게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268420/Britannia/ - 보드게임 Britannia를 그대로 옮긴 게임입니다. 원래 제가 번역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하이텔슈리님의 제안으로 슈리님이 번역하고 계십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519270/Wars_Across_The_World_Korea_1592/ - Wars Across the World의 임진왜란 시나리오입니다. 여유가 있으면 번역하고자 파일을 받아놓기는 했는데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아직 계약이 아니라 구두 제안에 불과하기에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 괜찮은 상황입니다.
[6]
여섯째로 또 자잘자잘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프랑스사를 배경으로 워게임을 만들고 있었던 프랑스 디자이너가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번역을 마무리하고 테플도 거쳤지만, 한국에서는 저만 구매했다고 합니다 ㅎㅎ
이 디자이너도 차기 작품으로 임진왜란을 고려하고 있다며 저에게 역사 자문을 부탁했습니다.
이 또한 구두 제안에 불과하기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게임을 재밌게 한 입장으로서는 매우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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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일본 워게임 회사 Bonsai Games에서 출시한 청일전쟁 게임을 번역했습니다.
https://bonsai-games.net/mini-box/rising-sun/
여기에 들어가셔서 Support를 누르시면 한국 번역본이 나옵니다.
제가 일본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붉은남작님이 일본어 초벌 번역을 해주셨고, 그 위에 영문 번역본을 참고하여 제가 검수 및 교정을 했습니다.
규칙서가 약간 난해한 부분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그것이 원문 때문인지 번역 때문인지 일본어를 하지 못하여 잘 모르겠으나 제보해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청일전쟁이 한반도에서 벌어졌지만 아쉽게도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이름의 카드 1장 외에는 조선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ㅠ
어쩔 수 없이 조선이 등장하는 청일전쟁은 조선인이 만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을 계기로 해당 회사의 관계자와 간간히 교류하고 있었는데, 어느 지인을 통해 알고보니 이 게임사가 제가 디자인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계획은 없는데, 가능하다면 출판 협의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행복회로를 돌려봅니다.
요약하면 하도 오랫동안 깔짝거리니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생겨서 구두 제안 정도는 받았으나 계약까지는 멀고도 험난하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노력하고 활동한 것이 올해 들어서 나름 빛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같습니다.
또 진척이 생기게 되면 글을 써보겠습니다.
과거에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곰나루 보드게임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