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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 월요일 낮/저녁 모임 후기입니다. 2016.02.29

2,460 조회

2016.03.01 02:09

아.. 이제 3월이 다가오면서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 것이라는 압박감에 2월의 마지막을 붙잡고 모임을 추진했습니다. ㅋ

낮에만 4인플 정도 예상했는데, 중간중간 합류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저녁까지도 즐겁게 플레이했네요.^^

송님과 샤리스님, 그리고 또 한분... 닉네임을 까먹었네요.ㅠㅜ 이하 H님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죄송.ㅠㅜ

잠시 송님이 가져오신 AOR을 구경시켜주시고 (플레이는 훗날로..ㅋㅋ) 다음에 4인 이상 모와서 하자고 이야기 하고..

4인이 모이자마자 미리 채팅방에서 얘기했던 게임을 꺼냈습니다.

1.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4인)

중고로 구한 구판 한글판을 처음으로 돌려봤습니다! 송님은 오래전 플레이해보신 적이 있고, 나머지 두 분은 성실하시게도 룰 북을 읽어보고 와주셨습니다.ㅠㅜ 감동... 저도 룰북을 오늘 오면서 한 번 더 숙지했습니다. 다들 협력적이라 룰 설명이 생각보다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더군요. 전쟁 한 번 일어나서 타일들이 우루루 사용되면 그새 주머니가 바닥을 드러내서... 첫 판은 다들 감을 잡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전쟁이 난무하고 유물 쟁탈전이 마구 일어나고, 파괴 타일 사용은 이렇게 하는 거다... 전쟁에 패해서 타일들을 우수수 걷어내면서 배웠습니다. ㅋㅋㅋ 기념물은 1개도 세워지지 못했네요. ㅋㅋㅋ

끝나자 마자 다들 한 판 더를 외치면서 곧장 2번째 판을 시작했습니다. 이전 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다들 전쟁이 꼭 크게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끼셨는지 각자 차근차근 승점을 쌓으면서 은근~히 내란이나 가끔 일으키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왕국들이 다들 무럭무럭 영토를 넓혀가고, 다들 선뜻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이익을 챙겼습니다.

그러다가 H님이 제가 열심히 군사 국가로 키워놓은 곳에 기념물을 세우시고는 빨대로 빨간 승점, 녹색 승점을 쪽쪽 빨아드시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조금씩 호전적으로 변해갔던 것 같습니다. 매 턴마다 승점을 기본 2개 이상씩 뽑아먹는 것을 보고 눈이 돌아가죠. ㅋㅋㅋ 그후 파괴 타일이 난무하고, 내란으로 분쟁이 시끌시끌하다가, 후반에 중안의 거대한 왕국과 우측 아래 기념물이 세워진 왕국이 크게 붙으면서 대 전쟁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전 조용조용히 기념물 옆에서 조용히 승점도 뽑아먹고 차근차근 타일 놓아서 승점들을 골고루 먹으면서도, 크게 승점 먹을만한 전쟁 방법은 없을까 계속 머리를 굴립니다. ㅋ 그러나 후반 송님이 제가 강을 따라서 열심히 키워온 파란 농경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왔을때 타일 1개가 부족해 패배하는 바람에 승점을 크게 헌납했습니다.

그 결과 제가 아마 승점 7점이었던 것 같은데, 송님과 동점이었거나 1개 차이로 지거나 했던 것 같습니다.ㅠㅜ

처음 해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아... 하면 할 수록 한 판 더! 를 외치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대만족입니다.^^

그 후 머할까 하다가 H님이 아직 개봉도 안한 게임을 꺼내서 카드 비닐을 함께 뜯어서 해봤습니다.

2. 스네이크 오일 (4인)

듣기만 했던 게임인데 플레이 해보니 어떤 맛인지 확 알겠더군요. ㅋㅋ 혀로 사람을 설득시키는 영업 능력 출중한 사람들과 하면 꿀잼일 것 같았습니다.

위에 꺼는 제가 패션 모델로 상품 구매자였고 샤리스님이 제시한 "산처럼 가득한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에, 이건 의지가 아닌 충동구매로 어쩔 수 없다고 하며 구매결정했습니다. ㅋㅋㅋ 가장 빵 터졌던 것은 그 아래 사진인데, 또 제가 손님이었는데 "짝사랑에 빠진 남자"였습니다. 여기에 송님이 던진 대박 상품에 모두 GG. 저 카드의 해석은 각자에게 맡기겠습니다. :)

한글판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영어만 아니면 입담 좋은 사람들과 해보고 싶네요.

3. 모던 아트 (4인)

다음으로 했던 게임은 모던 아트였습니다. H님만 첫 플레이셔서 룰 설명을 하고 곧장 게임으로 들어갔습니다. 다들 돈계산이 빠르셔서 수지 타산을 잘 따지셨는지, 제가 꼴지를 했네요.ㅠㅜ 아마 제가 너무 은행에 돈 주고 산 그림이 너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중에 돈이 너무 부족해지고, 또 그림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많이 날려서 그랬던 듯 합니다.

아직도 어떤 전략이 좋을지 제가 감을 잘 못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다음 번에는 그림을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을 더 선호해봐야겠네요.

4. 스플랜더 (4인)

송님이 밀봉한 스플랜더를 아직 뜯지 않으셨는데, 해보고 싶다하셔서 제가 가지고 있는 스플렌더로 4인플을 돌려봤습니다. 전 4인플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상황을 훑어보기가 힘들더군요.

역시 스플랜더를 시작하면 모두 말이 없어졌습니다. 조용히 자기 액션을 슥슥. ㅎㅎㅎ 좋은 게임이지만, 역시 제 스타일에는 안맞는 것 같습니다. 전 대화가 사라지는 게임은 조금 아쉽더군요. (절대 제가 꼴지해서 그런거 아닙니다.ㅋ)

H님이 초중반 카드를 열심히 모으시고는 그후로 공짜 카드를 슥슥 연속으로 가져가시다가 순식간에 게임을 끝내셨습니다.

꽤 압도적인 차이였었던 것 같네요.^^

누가 하자고 하면 하겠지만, 재미를 느끼려면 구매 효율을 높이는 콤보를 계산해서 쭉쭉 나가야하는데 4인으로 하니까 잘 예측이 안되더군요. 스플랜더 2인이나 3인은 그래도 조금 괜찮은데 4인은 별로 인 것 같습니다. 재미 요소가 애매하네요.

5. 컬러레또 (4인)

H님이 시간이 얼마 없으셔서 가볍게 할 게임으로 컬러레또를 꺼냈습니다. 간단한 룰 설명후 플레이 한 번 해보니 다들 정확히 감을 잡으시곤, 재밌다고 한 번 더! 를 외치셨네요. ㅋㅋㅋ 저도 마찬가지로 한 번 더! 를 늘 외치고 싶은 게임입니다.

훈훈하게 똥칠똥칠, 그러면서도 은근 내가 먹을꺼 만들고 하면서 했네요. 제가 최근 2주간 한 10판 이상 한 것 같은데 전혀 질리지 않고 늘 재밌네요. 계속 하고 싶은 사랑하는 게임입니다.^^

그 사이 한 6시 좀 넘어서 유정님이 도착하시고, H님이 떠나시면서 다시 4인이 되었습니다.

6.태양신 라 (4인, 3인)

최근 모던 아트보다 저는 태양신 라가 더 재밌게 느껴지더군요. 제가 해본 경매 게임 중에서 가장 재밌는 것 같습니다. 특히 3인이든 4인이든 베스트 인원이라는 점도 훌륭한 장점이구요.

저 빼고는 모두 처음이셔서 빠르게 룰 설명하고, 지난 번에 했던 에러플들을 모두 잡아서 플레이 했습니다. 첫 판은 세 시대 동안 제가 파라오와 나일강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면서 제가 이겼습니다. 다들 역시 "한 판 더!"를 외쳤는데 송님은 엄청 망설이시다가 눈물을 머금고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셨습니다. 이별을 뒤로하고 셋은 다시 타일을 주머니에 넣으며 3인 게임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넷이 할 때보다 셋이 하니 태양이 4개여서 조금 더 기회가 많았는데, 첫 시대가 라 타일이 엄청 안나와서 꽤 길었습니다. 두 분이 파라오로 달리시길레 일치감치 파라오 포기하고, 기념물 챙기고 문명 1개씩은 꼭 챙기자했는데 두 번째 시대에서는 못 챙겼네요.ㅠㅜ

중간에 샤리스 님이 한 두번 정도 혼자 남으셨을 때 마지막 3~5점 정도를 드실 수 있는 찬스를 라를 안부르고 타일을 뽑다가 날려버리시는 바람에 아마 제가 이겼..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희미희미..)

아, 역시 라는 1~4같은 태양으로 모두가 쓰기 싫어하는 맛있는 타일을 가져올 때 쾌감이 좋네요. 상대방과의 손익을 계산하면서 "라"를 부르는 타이밍을 재는 게임, 태양신 라는 정말 최고의 경매 게임 같네요.

라가 끝날 쯤, 7시가 넘어서 제 지인이 도착해서 다시 4인이 되었는데, 유정님이 카드 게임들 해보고 싶다하셔서 머할까 하다가 최근이 안했던 게임을 꺼내봤습니다.

7. 전리품 (4인)

오랜만에 루트를 꺼내봤습니다. 룰 설명을 하고, 플레이 하는데 카드를 나눠주자 마자 옆에서 유정님과 제 지인이 다시 섞자고 주장하지만, 저와 샤리스님은 안 섞어도 된다고 외쳐서 결국 그냥 게임 진행. 여기에 가슴을 치며 답답해 하던 두 여성분이 각자 자기 패를 폰으로 찍더군요. ㅋㅋㅋㅋㅋ 위의 사진은 제 지인이 게임 종료후에 보여준 자기 시작 패였습니다. ㅋㅋㅋ 아... 이건 섞었어야 했구나.... 유정님은 상선만 한 가득이었다고 하더군요. ㅋㅋㅋㅋ

이 덕분에 게임의 밸런스는 붕괴했으나. ㅋㅋㅋ 게임 진행을 유쾌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다음엔 더 잘 섞어야 겠습니다.ㅠㅜ

루트는 색깔이 구분하기 애매하게 되어있는게 가장 마음에 안듭니다.ㅠㅜ 그것만 빼면 꽤 할만한데...

그러고보니 오늘 티그리스, 모던아트, 태양신 라, 루트까지... 크니지아의 날이었군요. ㅋㅋㅋ

슬슬 배가 고파져서 배달을 주문해놓고, 서로 또 보드게임 사고 말았다, 지금 사기 직전이다, 등등 보드게임 쇼퍼의 면모를 뽐내면서 수다를 떨다가, 배달 오기 전까지만 할 생각으로 또 카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8. 다이아몬드 (4인)

트릭테이킹 게임을 처음 해보는듯한 제 지인과 샤리스님께 룰을 설명해드리고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4인이라 총 4라운드를 도는 것이었는데, 정확히 4라운드 거의 마지막에서 칼 같이 배달이 도착해서 딱 끝내고 햄버거를 먹었네요. ㅎㅎ

4인이다보니, 게임에서 빠지는 카드가 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은근히 운의 요소가 5인때보다 많이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게임을 좀 더 전략적으로 만들려면 변형룰로, 4인의 경우는 14와 15를 빼고 각자 13장씩 모든 카드를 사용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보고 싶네요.^^

쉬운 규칙에 비보드 게이머들에게도 좋은 호감을 살 수 있는 보석과 금고가 늘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 다음에는 퍼펙트 다이아몬드 규칙으로!

식사를 함께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9시 쯤 되어서 유정님은 떠나시고, 샤리스 님도 다음을 기약하며 시간이 애매하셔서 떠나셨습니다. 제 지인과 저는 아쉬움에 2인플을 이어갔습니다. (그후로 11시 반까지..ㅋㅋ)

9. 티켓투라이드 : 노르딕 컨트리 (2인)

티투알 노르딕 2인플을 처음 돌려봤습니다. 3인플만 한 번 해봤었는데, 2인플은 처음 해봤네요. 이쁜 컴포를 들이밀며 플레이했습니다. 제 지인은 보드게임을 원래 좋아했으나, 최근에 저 때문에 최신 보드게임들을 접하면서 싹을 키워가고 있는 보드게이머인데 한 달만에 게임 룰 설명에 대한 이해도가 확 빨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보드게이머의 소질이.. ㅡㅡb

결과는 전 과감하게 24점짜리와 21점 짜리 목적지들을 꿋꿋하게 연결시키면서 목적지 점수 차이로 압도적으로 이겼네요. 서로 원하는 기차 카드가 안나와서 계속 기차만 먹다가 마지막에 게임 종료 직전에 나온 감사한 주황 기차 덕분에 -24점이 아니라 +24점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휴~)

상호작용이 조금 적은 편이 아쉽지만, 이쁜 컴포에 기차길을 놓아가는 재미 덕분에 뿌듯함이 느껴지는 좋은 게임이네요.

10. 옛날 옛적에 (2인)

정말 오랜만에 돌려본 옛날 옛적에 입니다. 2인룰을 약간 임의로 6장씩 들고, 최대 2장까지만 턴에 내려놓을 수 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아직도 최적인 게임 방식을 잘 못 찾겠더군요.ㅠㅜ 좀 더 여러모로 테스트 해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 판에는 엔딩 카드 2장씩 들고 하면서, 그리고 이야기 주인공을 "도적"카드로 고정해서 플레이 해봤습니다. 이야기가 잘 이어지지 않을 때, 카드를 여러장 먹는 것이 나을지 끼워맞추는 것이 나을지 어렵네요. ㅎㅎ

그래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늘 있는 게임이라 좋더군요. 조금 더 이야기를 유창하게 이어갈 수 있는 게임 방식을 좀 더 고민해보고 싶네요.

11. 기프 (2인)

기프말을 사용하지 않는 기본 룰로 플레이 했습니다. 처음 하는 제 지인은 추가로 말 3개를 더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초중반까지 감을 잡지 못한 상대방 덕분에 조금씩 격차를 줄이면서 대등하게 되는 것에 성공했으나, 그후 한 두 차례의 실수로 말이 줄어드니, 제가 가능한 전략의 폭이 크게 줄어들어서 그 후로 원사이드 하게 밀려버렸네요.ㅠㅜ

기프말을 쓰는 표준 규칙은 중앙 싸움이었는데, 기본 규칙을 매 순간 순간 판단이 중요한 것 같네요. 말이 한 두개 줄어드는 것만으로 엄청 형세가 어려워지더군요.

12. 동물 장기 (2인)

기프를 하고 나서 장기를 좋아한다는 말에, 동물 장기를 꺼내서 가볍게 한 판 돌렸습니다. 금방 제가 체크 메이트를 해서 게임이 끝나버리고 다시 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나왔네요. 일본에 이와 비슷한데 드래곤볼을 테마로한 쇼기도 있다는 말에 찾으면 꼭 해보기로 하고 오늘 모임을 마쳤습니다.

3월이 되어서 이젠 이렇게 매일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어려워지겠네요.ㅠㅜ 그래도 일주일에 2~3번은 돌리고, 카드 게임 들고다니면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면 틈틈히 즐겨야 겠습니다!

모임을 주최하게 되면서 많은 분들을 뵙고 만나게 되었는데, 모두들 너무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 좋았습니다.ㅠㅠ 이런 분들과 함께라면 어떤 게임이든 재밌을 것 같아요. 또 모임 하고 후기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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