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8. 블러디 인 -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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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7 오전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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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인

발매년도: 2015년

인원: 2인 - 4인 (4인 최적)

난이도: 5/10

언어: 5/10

플레이타임: 30분~60분

장르: 핸드관리 / 액션포인트 / 호러

매년 수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지만 블러디 인처럼 괴이하고 으스스한 테마를 가진 게임은 없었습니다. 여관을 운영하며 방문하는 손님을 죽이고 금품을 갈취한다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테마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죠. 이 게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자극적인 인스턴트 게임을 상상 했습니다. 적당히 쉽고 적당히 웃으며 할 수 있는 그런 가벼운 게임일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 블러디 인을 해보았을 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허울뿐인 자극성 테마를 덧씌운게 아니라, 세심한 부분까지 테마와 잘 맞아 떨어지도록 아주 잘 만든 게임이더군요.

전체적인 흐름을 알아본 뒤 감상으로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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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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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닉 덱이 두 번 사용되면 게임이 종료되고 그때까지 벌어들인 금액으로 승부를 결정 짓습니다. 액션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기 전에 일단 카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겠죠?잠시 살펴봅시다.

카드는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집니다.

카드 상단에 위치한 아이콘은 "뇌물"을 주고 영입했을 때 사용됩니다. 손에 들고 있는 동안 제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나타내고 있는거죠. 예를 들어 ABBOT 카드는 관 아이콘이 그려져있죠? 제가 시체를 파묻는 과정에서 손에 ABBOT을 들고 있다면 이 카드가 비용 하나를 차감 해주는거죠.

카드 좌하단에 위치한 숫자는 이 사람을 여관에서 고용하거나 / 죽이거나 / 고용한 뒤 손에서 내려놓으며 건물로 지을 때 손에서 버려야 하는 카드의 숫자입니다. 또한 이 집 밑에 얼마나 많은 관을 묻을 수 있는지 나타내기도 하죠. 더 많은 살인을 통해 돈을 벌려면 건물을 꼭 지어야만 합니다.

우측에 있는 금화는 이 손님이 얼마나 많은 돈을 소지하고 있는지 나타냅니다.

하단에 있는 텍스트는 이 손님이 건물로 활용될 때 어떤 능력을 발휘해주는지 설명하고 있지요.

매 라운드마다 손님이 찾아오면, 각 플레이어는 돌아가며 한번씩 액션을 취합니다. 이렇게 두 번씩 액션을 하고나면 해당 라운드는 종료되죠. 총 5가지 행동이 존재하는데,

1. 여관에 묵고 있는 손님 중 원하는 사람을 고용하거나 일꾼 두 명을 공짜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손님을 고용할 시 손에서 카드를 버림으로써 비용을 지불합니다)

2. 손에 들고 있는 카드 중 건물(Annex)로 활용하고 싶은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손에서 카드를 버림으로써 비용을 지불합니다)

3. 여관에 묵고 있는 손님 중 원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손에서 카드를 버림으로써 비용을 지불합니다)

4. 이미 죽인 사람 중 원하는 시체 하나를 건물 밑에 묻습니다. 다른 사람의 건물에 묻는다면 비용을 절반씩 나눠가집니다. (손에서 카드를 버림으로써 비용을 지불합니다)

5.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대신 돈을 수표로 바꿉니다(현금으로 가질 수 있는 금액은 40프랑이 한계라 수표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게 되면 생존한 손님 중 총모양 아이콘을 가진 경찰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만약 경찰이 여관에 남아있다면, 경찰들이 수색을 시작하며 시체가 발견되면 벌금을 내야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남은 생존자들은 자신이 머문 숙실의 주인에게 쥐꼬리만한(...) 숙박비를 내고 떠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기 손에 있는 카드 한장 당 1프랑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새로운 손님들이 여관으로 찾아옵니다. 새로운 선이 손님 카드를 여관에 배치하며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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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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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인은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게임입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테마 / 시스템 모두요.

1. 테마

일단 카드게임 중 블러디인 만큼 테마를 잘 살린 카드게임은 본 적이 없습니다. 경찰의 유무를 확인하며 살인을 저지를 타이밍을 재고, 시체를 더 많이 묻기 위해 저장용량이 큰 건물을 지으며, 정말 쥐꼬리만한 숙박비도 모으려고 제 객실에 있는 손님은 건드리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저지르는 살인을 보고 검거 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경찰을 살려두고, 심지어 다른 사람이 시체를 묻지 못하도록 남의 건물에 시체를 묻어버리기까지...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테마와 잘 엮여있습니다. 특히나 일러스트마저 기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 더욱 몰입이 잘 되더군요. 하지만 이런 완벽한 테마가 제겐 오히려 게임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되고 맙니다.

예를 들자면 버건디/푸코/아콜 같은 게임은 끝나고나면 일종의 성취감 같은게 듭니다. 제 앞에 놓인 것들은 점수와 상관없이 제 힘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자 세계니까요.

그런데 블러디인에서 게임이 종료되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오는건

집 밑에 묻힌 시체들이죠. 솔직히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기분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제 그룹에서 블러드 인을 하고나면 플레이어들은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보다 "돈" 이야기만 하더군요. 의식적으로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는건지 무의식적인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 아깝다. 얘를 죽였어야 했어!" 식의 감상보단 "아~ 12원만 더 있었으면!" 하고 말하더군요. 물론 테마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단순히 게임으로 볼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일부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는만큼 모두를 위한 게임은 절대 아니라 생각합니다. PC게임으로 비유하면 GTA 같겠네요. 전 범죄를 저지르는 GTA가 왜 재밌는지 이해를 못하거든요. (실제로 GTA를 할 때도 미션이 아니라면 가능한 신호를 지키며 운전을 하다가 그냥 꺼버리곤 합니다 -_-;)

2. 시스템

블러디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장의 카드로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식인데요. 레포갤과 산후앙이 대표적인 게임이겠네요. 그런데 블러디인은 카드게임인 주제에 시스템은 유로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빡빡하고 한턴 한턴을 낭비할 수가 없습니다. 이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시스템이 제 목을 졸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 했는데요.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게임 내내 대다 수의 액션은 "손에 든 카드"를 비용으로 지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에 카드가 많을 수록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죠. 그런데 라운드가 종료될 때 손에 든 카드 수만큼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많은 카드를 손에 쥐고 있으면 라운드마다 돈 깎여나가는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정말 웬만한 상황이 아니고선 손을 가볍게 유지해야 하는데.... 할건 많고 카드는 부족하고 거기에 돈까지 빼앗기니.... 속된 말로 이게 아주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듭니다. 농담이 아니라 게임의 70~80%는 첫 액션은 카드 보충, 두번 째 액션은 보충한 카드를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할건 정말 많은데 매 라운드마다 겨우 두 개의 액션만 주는 대표적인 게임이 하나 있죠?

바로 버건디죠. 이 게임도 할건 정말 많은데 액션은 겨우 두 개만 줍니다. 그런데 블러디인만큼 빡빡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어요. 건물들을 통한 콤보 / 실버링을 통한 추가 구입을 하면 3~4액션까지 할 수 있으며, 저장소에 건물을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승점을 깎아버리진 않거든요. 게다가 버건디에선 뭔가를 하지 못했다고 게임 내내 서너차례 폭풍 감점을 먹여버리진 않죠. 블러디 인의 시체 숨기기 말이예요.

아이러니하게 블러디인의 이런 빡빡한 운영이 "자, 살인이란게 생각처럼 쉽지 않지?" 하는 느낌을 주긴 합니다만... 가볍게 즐기기엔 상당히 무겁구나... 하는 인상을 주네요. 테마도 조금 거부감이 드는데 시스템까지 이렇게 목을 거칠게 졸라오면... 별로 하고 싶어지지 않지요. 플레이 내내 조금 더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른 리뷰어들을 글에서 공통적으로 "게임이 너무 짧은 것 같다"는 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수능력을 가진 건물(Annex)를 지어가며 엔진을 만들어가는 엔진빌딩류 게임인만큼, 내가 만든걸 즐길 수 있게 해줘- 싶은게 그들의 생각인듯 합니다만 전 오히려 지금이 딱 적절하다고 느낍니다. 카드게임이 30~60분이면 아주 적절하다고 보거든요.

제 호불호를 떠나서 블러디 인은 참신한 테마 / 아주 잘 설계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러디인만큼 묵직하게 잘 만든 유로(?) 카드게임이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독보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요. 그러나 이렇게 테마/시스템 모두 높게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제 주변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이 게임을 선뜻 내밀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암살하고 죽여야 하는 게임은 PC게임으로 충분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다과를 즐기며 게임을 해야한다면 좀 더 모두가 재밌고 밝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을 하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블러디인은 탈락 후보 0순위 입니다.

잘 만들었습니다만 이런 테마의 게임은 블러디인 하나로 충분합니다. 더 이상 이런 류의 게임은 보고 싶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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