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 배틀 쉽 - 리뷰 (겸 내 물고기야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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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6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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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댓글11

발매년도 : 2010년

인원 : 2 - 4명

언어비중 : 0/10

난이도 :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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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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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풍년이라고 해야할까요? 예상하지 못했던 대박 게임들이 한글화 된다는 소식에 모두 환호 반 지갑 걱정 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라인업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모두가 목말라 하던 게임들을 한글화 하는 대담한 활동에 놀랐고, 그 와중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게임이 하나 끼어있는걸 보고 한번 더 놀랐습니다. 바로 배틀 쉽이었어요.

정말로 이런 표정이었습니다. "니가 왜 거기있어?" 하는 느낌이요.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심지어 북미에서도 별 반응이 없던 게임이었거든요. 저 같은 사람이나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틈틈히 하는 그런 게임인줄 알았는데... 어쨌든 한글화 된다고 하니, 해본 입장에서 어떤 게임인지 대략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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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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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은 어렵지 않습니다.

4개의 육각형이 붙어있는 자그마한 보드를 번갈아가며 이어붙여 하나의 큰 보드를 만들고 각자 양 칩들을 나눠가집니다. 그리고 보드의 가장 외곽에 양 칩을 올려놓으면 준비 끝!

각 플레이어는 돌아가며 양을 옮기는데, 무조건 직진으로 향하되 그 방향의 끝지점까지 움직여야 합니다. 즉 벽 or 다른 사람의 양에 부딪치면 멈춰야 하는거죠. 양을 움직일 땐, 최소 한 마리 이상을 집어들고 모두 움직여야 하며, 그렇게 이동할 땐 원래 있던 자리에 최소 한개 이상의 양을 남겨놔야 합니다. 이렇게 돌아가며 움직이다가 아무도 양을 움직일 수 없는 순간이 오면 게임은 끝납니다.

양 칩의 높이에 상관없이, 보드에 가장 많은 양을 퍼뜨린 사람이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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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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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쉽을 플레이 해보시면 반드시 어떤 게임 하나가 떠오를 겁니다.

바로 이 녀석 - That"s my fish(내 물고기야!) - 죠. 배틀쉽과 내 물고기야! 는 세부적인 규칙만 다를 뿐 굉장히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공통적인 부분이라면 상대방이 가고자 하는 길을 잘라가며 고립시켜 말려죽이는 전략을 쓴다는 것과 맵을 원하는 대로 디자인 할 수 있다는 점이겠군요.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 내 물고기야!는 직선으로 이동하되 원하는 지점에서 멈출 수 있지만 배틀 쉽은 끝까지 가야한다는 점이구요. 그 정도가 큰 공통점 / 차이점이며 그 외엔 전체적으로 많이 닮은 느낌을 줍니다.

일단 이런 류의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게임 플레이의 느낌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둘 다 보기보다 Cut-Throat... 즉 상당히 공격적인 게임입니다. 상대방이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선점하고 목을 점점 세게 조르며 대놓고 괴롭히는 추상 전략 게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면에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립니다. 대충 얹어놓은 테마도 영향을 끼치지만, 안그래도 취향을 많이 타는 추상전략인데 거기에 대놓고 상대방에게 태클을 거는 시스템이니 더더욱 그럴 수 밖에요. 저는 추상전략을 좋아하기 때문에 둘 다 아주 재밌게 하는 편입니다만, 친구들이나 초보자에게 잘 들이미는 게임은 아닙니다. 첫인상을 좋게 줘야하는데, 타 게임에 비해 빵빵 터지는 요소가 조금 적어서 잘 안먹히는 경우가 드물게 있거든요.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친구들과 "내 물고기야 vs 배틀 쉽"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한참 이야기 해본 뒤 결국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_-;

저는 배틀쉽 쪽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양을 이동할 때 몇마리를 데리고 가야 가장 효율적으로 양을 뿌릴 수 있는가- 하는 포인트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지나치게 무리하면 위 사진처럼 다수의 양이 고립되며 게임에서 일찍 아웃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너무 소극적으로 하면 위 사진처럼 좋은 공간을 눈 앞에 두고도 점수를 딸 수 없는 상황이 나오거든요. 몇 마리 양으로 얼마나 펼칠 수 있는가... 그것을 정확하게 읽어낼 때마다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비슷비슷하게 끝나는 점수도 "다시 한번!"을 외치는데 참 좋았구요.

제 친구들은 내 물고기야 쪽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배틀 쉽이 콤포넌트도 더 뛰어나고 일러스트도 재밌긴 하지만, 내 물고기야에 비해 특출나게 더 재밌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과하게 좋은 콤포넌트 때문에 들고다니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건 내 물고기야에 존재하는 낱개 단위의 보드에 비해 배틀 쉽의 보드는 보드 하나가 4칸 사이즈라 맵의 다양성도 떨어진다고 이야기 했으며, 특히나 한칸 = 1점으로 치는 스코어링 시스템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들의 주장은 즉, 내 물고기야가 주는 "2~3점짜리 물고기 위만 밟아가며 점수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1점을 가져가게 되더라도 상대방의 펭귄을 고립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이 더 재밌었다는거죠.

게임과 전~혀 상관없는 테마와 귀찮은 맵 만들기는 양쪽 다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한참 토론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렇게 서로 닮은 보드게임을 보는 것도, 장단점이 비슷한 게임인 것도 처음이라 배틀쉽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다만 이것 하나는 솔직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제게 내 물고기야가 있었다면 전 배틀쉽을 구입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녀석이나 저녀석이나 고만고만~한 재미를 주거든요. 반대로 제게 배틀 쉽이 있었다면 전 내 물고기야를 구입할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비슷한 녀석들이거든요 -_-;; 둘 다 없으면? 둘 중 어느 것을 사도 전혀 상관없을 것 같으며, 반대로 둘 다 안사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필구 게임의 느낌은 아니라서요.

다만 아이들과 게임을 해야한다면 전 내 물고기야! 보다 배틀 쉽쪽을 선호할 것 같습니다. 잘그락 잘그락 하는 양 칩의 느낌이 제법 좋거든요. 칩에 그려진 양 그림이 모두 달라서 시각적으로도 제법 재밌구요. 다만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다면 그건 내 물고기야를 선택하겠지만요.

내 물고기야!를 좋아하신다면 보드게임아레나에서 직접 사람들과 배틀 쉽을 해보세요. "음... 그냥 내 물고기야인데?" 하는 인상을 받으실거라 예상하지만... 뭔가 다른 차별점을 느끼신다면 그때 구매하셔도 충분히 늦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입소문이 퍼지며 순식간에 품절날 게임은 아닐거 같거든요).

이런 류의 게임을 전혀 해보지 못하셨다면 보드게임아레나 혹은 카르카손 타일들 같은걸 이용해서 한번 가볍게 해보세요. 두 세판 해보시고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는 느낌이 온다면, 내 물고기야 or 배틀 쉽 어느 쪽도 상관없이 재밌게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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