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간 밸런스에 대한 단상

루트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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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29 오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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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 게임에서 밸런스 얘기는 항상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루트의 경우 세력별 밸런스에 대해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루트의 세력은 전부 기본적으로 내버려두면 점점 득점력이 상승해서 게임을 끝낼 포텐셜이 있는 건 동일합니다. 예외가 있다면 리버포크일까요? 득점력이 상승하긴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아이템 제작 능력만 상승하는 거고 배당으로 점수 버는 건 미친 짓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액션은 좀 예외에요. 득점력, 다시 말해 내정은 모두가 상승한다고 보는데 게임판에 영향을 끼치는 외정 능력은 보면 거의 상승하지 않는 애들이 있습니다.

고양이 후작: 모병력은 상승하나 액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 개.

도마뱀 교단: 패 갯수는 예외적인 상황을 빼면 언제나 5개. 심지어 득점에 카드를 쓸수록 액션이 적어짐. 병사가 죽으면 신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지극히 제한적.

까마귀 모략단: 액션 갯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세 개. 모병력도 일정함. 패를 뽑지 않고 액션을 한 번 할 수 있지만, 카드를 몇 개 뽑는 걸 포기하든 액션 추가 횟수는 1회.

근데 이 세 명이 게임 내 최대 약체 세력 3인방입니다.

심지어 액션 효율이 상승하지 않으면서 그 액션 수를 잃어버릴 수 있는 도마뱀 교단은 게임 내에서 가장 약하고, 아예 게임 내에서 액션 효율이 자체 상승할 방법이 없는 까마귀는 그 위이며, 모병력이라도 올라가는 고양이가 그 위입니다. 딱 액션 효율 숫자와 그대로 따라가요.

다른 세력들은 전부 액션이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하고 공격 받으면 액션 횟수가 줄어드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가장 강한 방랑자, 우드랜드는 액션 숫자를 가장 높이기 쉬운 세력이며 리스크 관리도 쉽습니다. 이어리와 지하 공국은 액션 횟수가 증가하지만 리스크는 아주 크고요. 리버포크도 액션 횟수가 계속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단순 계산하면 이 게임에서 득점력은 어차피 모든 세력이 비슷하니 액션 효율만 높으면 센 세력이라는 겁니다.

부정할 수 있을까요? 머라우더 팩의 들쥐는 게임 내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지닌 것이 유저 통계와 대회 통계를 봐도 확실한데, 액션 효율이 점차 증가하면서 '액션을 절대로 잃지 않는' 세력이었습니다.

단순한 우연일지도 모르겠고, 고양이 도마뱀 까마귀는 그것 말고도 문제가 많다고는 하지만... 사실 다른 세력도 나름대로 문제는 있습니다. 오히려 득점력으로 보면 고양이 도마뱀 까마귀가 다른 세력보다도 훨씬 견고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이 게임에서 약체 세력이 약한 건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액션 수가 모자라는 겁니다. 결국 이 게임은 후반에 얼마나 액션해서 점수를 폭딜을 넣고 끝내느냐인데, 저 셋은 액션 자체가 모자라니까요. 승리 직전이라도 괴멸적인 타격을 입으면 절대 못 이기는 게 저 셋입니다.

문제는, 얘네들이 정말 대책없이 약한 것도 아니고, 결국 약하다고 게임 내에서 추가 버프도 받았으며, 액션 수를 직접적으로 늘려주는 버프 등을 할 경우 세력의 개성과 근본적인 단점, 디자인 자체에 치명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공식적인 버프안은 저 셋의 근본적인 액션 결함을 해결해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초반을 버프해서 후반에 약세인 부분을 해결하려고 했죠.

아직 게임이 완성(제작사에서 확장 지원을 중단함)되지는 않았다곤 하지만, 아쉽습니다. 제작사의 초반 버프가 게임 디자인적으로 불가능한 시도를 자꾸 하려는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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