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에 대한 단상

프로덱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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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11 오후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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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판쯤 해봤는데요. 이 방랑자라는 세력에 대해서 좀 미묘한 기분이 듭니다.

강하다는 말이 많다곤 하지만, 사실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견제를 안 받으면 물론 강한데 안 그런 세력이 어디 있나요? 우드랜드도 강하지만 모든 세력이 우드랜드만 작정하고 패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방치하면 바로 게임이 터지고요. 방랑자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이어리나 고양이가 자기 영역에서 폐허 뒤지려는 방랑자 그냥 병사 3명으로 초반에 패주면 빌빌대서 바로 고꾸라집니다.

그런데 솔직히 디자인이 좀 잘못된 것 같아요. 분명 점수 얻는 수단은 퀘스트도 있고 지원도 있어요. 그런데 칼질의 효율이 너무 좋아서 지원이나 퀘스트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주전자와 배낭을 요구하는 퀘스트는 할 수가 없습니다. 고작 초반에 1점 얻으려고 이 아이템을 소진해야 할까요?

특히 가장 기형적이라고 생각한 게 방랑자를 견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주전자, 망치, 칼, 동전을 절대 만들지 않고 뻐기는 건데, 솔직히 이게 건전한 디자인 같지 않습니다. 방랑자의 지원과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인데, 아니 방랑자에게 카드 한 장 받는 대가로 방랑자는 점수 얻고 아이템 챙겨가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러기 싫잖아요. 근데 안 만들면 점수가 딸려서 지는 애들도 있고... 결국 후반까지 버티다가 만든다. 가 해결책인데 방랑자도 괴롭고 점수 경쟁 하면서 카드를 아껴두는 플레이어들도 괴롭습니다.

방랑자가 하는 게 RPG가 아니라 실제로는 핵 앤 슬래시인 거죠. 여러 리밸런싱을 시도해봤는데(저번에 올렸다가 문제점을 깨닫고 지우기도 했고) 재미가 없거나, 복잡하거나, 너무 약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방랑자가 후반에 피통 무한 한 턴 3~9피해를 주는 괴물인 건 이해하는데, 칼질 한 번에 매 턴 2~3점 버는 건 너무 과도합니다. 그렇다고 점수량 자체를 너프하자니 그냥 약해질 뿐이고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칼질의 공격력과 무한 피통은 유지하되 점수 얻는 핵심 메커니즘은 퀘스트와 지원이 되게끔 하는 하우스룰을 투입하는 건데요... 이게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밸런스가 납득되는 부분을 찾기가 힘드네요.

---이하 자작 하우스룰이 있었지만 어처구니없는 안건이어서 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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