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작가 알렌산더 피스터에 대한 글 (분레이크 리뷰를 중점적으로)

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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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11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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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전에 오를레앙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3774&tb=board_community&view=new&pg=1 그 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어서 계속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쓸려니 딱히 쓸 내용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흐지부지하면서 시간이 지났는데요. 그러던 중 다이스렐름에서 리뷰이벤트하는 것을 보고 분레이크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분레이크에 대해 어떻게 글을 쓸까 고민하다 피스터가 최애작가이기도 하니 작가와 대표작에 관한 간단한 설명들을 곁들여서 쓰는 것이 좋겠다 싶어 이렇게 글을 써보려 합니다.

우선 피스터작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볼까합니다. 헤비유로게임을 만드는 작가로서 피스터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는 여러 메커니즘을 잘 혼합시킨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구성함에 있어서 2-3개정도의 핵심메커니즘이 조화를 이루면서 그것이 큰 흐름을 이루고 나머지 세부요소들로 그것들을 보조해주는 느낌이라 게임이 하나의 게임으로써 잘 완성되어있다고 느껴짐과 동시에 룰양에 비해 게임 흐름의 이해가 쉬운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합되는 핵심메커니즘들이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그 외 요소는 세부적으로 전략을 조정하는 수준이라 게임이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

두번째 특징으로는 템포를 활용하는 능력이 최고라는 점입니다. 다른 헤비 유로에서는 잘 느끼기 힘든 경쾌함과 템포눈치싸움이 피스터 헤비유로게임들의 최고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피스터의 특징은 좀 주관적이긴 하지만 적절한 인터렉션이라 생각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인터렉션이 너무 직접적이면 게임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거니와 필연적으로 킹메이킹이 발생한다는 단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킹메이킹이 꼭 단점이 아닐수도 있고 협잡으로써 그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웨이트면 몰라도 헤비 유로에서는 어느 정도 방어책이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피스터의 게임에서는 타인과 인터렉션을 함에 있어서 한명을 타겟으로 하기보다는 다른 플레이어 전부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 즉 광역으로 인터렉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덜하면서 킹메이킹도 방지하면서 벽겜느낌도 안나는 딱 적당한 인터렉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젠 피스터의 대표작들에 대해 몇 줄 적어 볼까 합니다. 첫번째로 말해 볼 게임은 그레이트 웨스턴 트테일(이하 그웨트)입니다. 그웨트는 피스터게임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처음하는데 룰마분께서 룰숙지가 제대로 안되셔서 룰북을 뒤져가며 4시간 반 넘게 걸려서 3인플을 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웨트에서의 핵심 메커니즘은 론텔과 덱빌딩인데요. 일단 이 두가지 매커니즘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순환하다는 점이죠. 덱과 패과 순환되는 덱빌딩, 맵에서 행동칸들을 계속 순환하는 론델을 결합시켜 놨는데요. 이것을 결합시킨 방식도 굉장히 탁월합니다. 맵을 한바뀌 돌고 다시 순환하려는 타이밍에 내 패의 퀄리티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인 것이지요. 이 결합 방식 덕분에 템포적으로 이 게임이 굉장히 재밌어집니다. 분명 한바퀴를 돌때마다 보상을 받기에 빨리 돌수록 좋지만 또 패가 안 좋으면 말짱 꽝이라 템포를 조절합니다. 또한 이런 방식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전략적 고민을 하게 됩니다.덱빌딩을 강화시킬까 론델을 강화시킬까 론델과 덱빌딩의 결합된 지점을 강화시킬까라는 각각 카우보이,건축가,기술자로 대표되는 커다란 전략테크부터 개인판의 세부전략, 덱빌딩과 론델에서의 전술적 고민들이 합쳐져서 정말 재밌는 게임이 되지 않나 합니다.

또 그냥 덱빌딩 게임으로 놓고 봐도 재밌는 점들이 몇몇 있는데요. 덱빌딩의 대상이 되는 카드들이 단순히 카드와 색깔로 이루어진 카드들이라는 점이 첫번째입니다. 사실 처음 이게임하기 전에는 덱빌딩겜이라더니 숫자밖에 안 적혀있여서 덱빌딩으로써의 재미는 떨어질 것 같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상기 이유들로 덱빌딩의 재미가 살아있을 뿐 아니라 간결하고 깔끔함이 느껴져 정말 좋았습니다. 두번째로는 목표카드를 가져올때 바로 깔리는 것이 아니라 덱으로 가져온 후 내려놓으면서 즉발효과를 받는다는 점인데요. 목표시스템을 덱빌딩과 잘 결합시킨 재밌는 방식이라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그웨트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로 얘기해 볼 게임은 마라카이보입니다. 마라카이보라는 게임이 한글판으로 처음 나왔을 때 저는 그웨트 작가 게임이라길래 관심이 갔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에 대해 알아 보니 그웨트와 너무 유사해보이더군요. 그래서 약간 실망을 했습니다. 비슷한 느낌이라면 덱빌딩을 좋아하는 저에겐 그웨트 하위호환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구매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웨트 작가게임이니 해보자 하고 마라카이보를 해보았고 바로 생각이 바뀌어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마라카이보의 핵심 메커니즘이 주는 재미가 그웨트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라카이보의 핵심메커니즘은 반론델,영향력,트랙전진이고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웨트의 핵심메커니즘이 순환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했다면 마라카이보의 핵심메커니즘은 눈치를 잘 봐야하는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지점이 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선 한사람이 한바퀴를 돌면 라운드가 종료되고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반론델에서는 종료타이밍에서 남들과의 템포에서 눈치 보는 맛이 있고 상품 납품이라는 게임요소도 약간의 눈치를 봐야합니다. 영향력요소에서도 잘 눈치를 봐야하는데요. 각자 자신의 말들로 영향력 대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별개의 세 개 세력이 영향력 싸움을 하면 내가 각각의 세력에서 트랙을 얼마나 전진했나와 각 세력이 얼마나 판에 깔려있나 따라 점수를 얻기에 이 역시도 눈치를 살살 잘봐야됩니다.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거죠. 또 탐험트랙전진도 있는데 앞에 칸에 사람이 있으면 뛰어넘어 갈 수 있으면서 특정 지점을 먼저 도달하면 보상이 있어서 눈치요소가 아주 약간 있습니다. 그웨트가 달리기를 하는 느낌이라면 마라카이보는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보면 될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게임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인 분레이크입니다. 그웨트의 키워드가 순환, 마라카이보의 키워드가 눈치라면 분레이크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공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용행동선택과 공용판개선이 이 게임의 핵심메커니즘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 게임에서는 한 명의 플레이어가 행동을 선택하면 그 플레이어만 하는 행동이 있고(특정유형의 카드플레이 혹은 판매,공용판타일놓기,공용판기물놓기,레버 업그레이드 등) 그 후 모든 플레이어가 같은 행동(카드플레이 혹은 판매,공용판 기물놓기,맵에 있는 자기기물만큼 돈 얻기,레버 업그레이드 등)을 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공용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받는 행동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며 이 과정에서 서로의 선택에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 얽히고 섥힌 관계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소기물 같은 경우 주변건물수에 따라 보상을 얻으며 타일놓기,일꾼놓기 등에도 보상이 있습니다.) 3각달리기에 비유할수도 있을거 같네요.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면 인터렉션이 굉장히 직접적이고 강할꺼 같지만 피스터는 이것을 휼륭한 방식으로 우회 혹은 완화시킨다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선 이 게임에서 고르는 행동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카드 플레이인데요. 카드 플레이를 통해 인터렉션을 많이 완화시킵니다. 자신만 하는 행동일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유형이 정해져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카드는 유형이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이 이런 부분을 잘 보여줍니다.

카드플레이는 인터렉션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그자체로도 큰 재미를 줍니다.(카드 플레이의 재미는 피스터 게임중에서도 제일 재밌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선 상기한대로 자신이 행동을 선택할때 하는 카드플레이는 사용할 수 있는 유형의 카드에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카드를 사용하기 하기 위한 조건이 있는데 이 조건이 재밌습니다. 카드를 내기 위해서는 돈 뿐만 아니라 자원이라 불리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되는데요. 4종류의 자원이 존재하며 공장을 건설하여 2개까지는 계속 생산해낼 수 있고 이걸로 카드 조건을 맞춰서 카드를 구매하면 됩니다. 하지만 3개짜리 자원이 필요하거나 공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배라는 요소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공장은 고정되어 있어 한자원만 생산하지만 배는 움직이면서 서로 다른 자원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는 대신에 움직이는데 제약이 있어 다른 자원을 생산하러 움직일 때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는 무료이지만 왼쪽으로 움직일 떄는 돈을 내야합니다. 이게 간단해 보이는데 카드플레이에서 다른 요소들도 생각해야 되다 보니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인터렉션 관련 얘기를 하자면 피스터는 카드 플레이 이외에도 프리액션으로 라운드당 한 번 쓸 수 있는 레버라는 요소를 통해서도 인터렉션을 완화시킨다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레버효과중에는 공용액션을 할 때 그 액션을 하지않고 레버에 있는 액션을 하게 해주는 레버가 3개 존재하며 레버의 플레이 자체가 상대의 플레이에 영향을 덜 받기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레버 역시 그 자체로 나름의 재미요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라운드 당 한 번 쓸 수 있고 라운드 동안 안쓴 레버는 점수를 주기에 이 역시 쓰는 타이밍이나 쓸지 안 쓸지에 대해 고민하는 맛이 있습니다. 레버의 갯수에 따라 게임 종료 시 점수도 주니 마음껏 활용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외에도 동시액션이라 기다림이 적고 게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점도 큰 장점이네요.

메커니즘적 측면말고 다른 측면들에서도 이 게임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아트웍 같은 경우 따뜻하면서 눈이 편안한 색감이라 부담이 없고요. 카드 디자인도 깔끔합니다. 미플들은 원색계열이라 눈에 잘 띕니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개인판이 듀얼레이어이며 세팅이 헤비유로치고는 간편하다는 점이 장점이라 생각이 되네요.

이렇게 분레이크를 중점적으로 해서 피스터에 대한 글을 써보았는데요. 두번째 글인데 너무 욕심을 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글 쓰는데 시간도 엄청 걸리고 게임하나에 대한 글을 쓰는것에 비해 작가와 그 게임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글을 쓰는것은 훨씬 난이도가 있네요. 나중에 제가 더 게임을 깊게 이해하게 되면 피스터에 대해 더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제 나름대로 최애작가 알렉산더 피스터에 대한 글을 쓰니 의미도 있고 재밌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하고요. 더 많은 분들이 피스터게임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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