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놀이터 후기겸 싹쓸이에 대해
토요일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후 2시쯤 가게를 떠난 세 분? 께서 게임의 70% 정도를 쓸어갔습니다.
누구나 관심 가질만한 것들로 한정하면 90% 이상이었죠.
특히 한 분은 대형 박스에 가득, 중대형 쇼핑백 3개 정도를 가득 채워서 구매하셨고요.
꾸역꾸역 담는 모습도 그렇고… 가게를 빠져나와 거리를 걸으시는 뒷모습도 봤는데 이건 좀.. 싶었네요.
도착했을 때 보니 중앙 쪽 테이블에 관심받겠다 싶은 게임들이 대부분 쌓여있었습니다.
그게 전부 한두 사람이 구매할 거란 생각을 못 한 분들이 기웃거리기도 하고 집으려는 분도 더러 있었어요.
저도 그럴 뻔했고요. 다 살 거라 제지하시느라 고생하시더라구요.
물론 판매자 입장에선 쉽게 처리하는 게 좋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몇 분이 독식한 물건은 그냥 둬도 팔릴 것들이었고,
가격도 워낙 착해서 각 사람이 적당히 사 갔다면 많은 사람이 즐거운 행사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니까 입문자분들도 많이 오신 것 같아서 일부러 안 산 게임도 좀 있고,
잘 보이는 자리에 있는데 아무도안 건드리는 비주류, 한글화 안 된 영문 게임 위주로 몇 개 집어왔습니다.
싸게 사서 소장, 선물하고 싶은 게임도 많았지만요.
증정품들은 건들지도 않았어요. 게임 별로 안 사 본 분들이 쟁여놓기 좋아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ㅋㅋ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저처럼 가볍게 간 잡식성이 보기에도 싹쓸이가 좀 그랬는데
다른 분들이 보기엔 오죽했을까 싶더라고요. 그분들 가고 나서 오신 분들은 아마 건지신 게 없었겠죠.
같이 간 사람은 오죽하면 저분은 분명 보드게임을 차리려고 저만큼 사가신 거 같다 하고… ㅋㅋ
모임에 얘기하니 그 정도면 되팔려는 거 아니냐는 분도 계셨네요.
폐업 정리 글이 하나 더 올라와서 퇴근 후 갈까하다가… 그분들이나 그런 분들이 이른 시간에 이미 가시지 않을까 싶어 취소하고 끄적여봅니다.
+내용 추가
단어 하나 잘못 썼다가 별 소릴 다 듣네요
여러 사람이 즐거웠다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그리도 불편들 하신지... ㅎ 보드게임 커뮤니티의 사회성 잘 알았습니다
단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억측을 보태거나 근거하여 비난하는 분들이 많은데, 몇 가지만 짚어볼까 합니다.
1. 선착순인데 무슨 잘못이냐
구매의 자유를 부정한 적은 없습니다. 방문자가 워낙 많았으니 다들 뭔가 건졌다면 좋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을 뿐입니다.
2. 너도 그랬을 거 아니냐, 못 사서 욱한 거 아니냐
애초에 꼭 사야겠다 싶은 품목도 없었고, 비주류 몇 개 집어온 거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쓸어간 게임 중에 그나마 아쉽다고 할 수 있는 건 한 개 정도? 그마저도 딱히 구하는 중이 아닌 정도의 게임이었어요.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은 그냥 남을 비난하는 걸 즐기는 성격 같네요.
3. 처분하는 사람이 즐거움까지 챙겨줘야 하냐?
그래야 된다고 한 적 없습니다. 본문에 판매자 측에서 뭘 해야 된다고 언급하지도 않았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도 안 했습니다.
4. 폐업 처분이 어떻게 즐거워야 하냐?
씁쓸한 일이라는 걸 누가 모를까요. 그러나 게임을 건진 사람의 즐거움은 별개인 만큼 좋은 부분도 있는 행사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규칙서 읽는 게 생활인 분들께서 몇 단어에 꽂혀 분노하는 걸 보며, '아 이런 곳이었지.'라는 덜 깨닫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그날 충분히 만족했고, 안 그래도 비인기 취미인 만큼 유입이 많았으면 하는데,
비록 폐업이지만 한편으론 유입 기능도 할 수 있었던 만큼 아쉬웠어요.
한두 사람도 좋지만 많은 사람이 즐거운 것도 나쁘진 않냐는 말하기가 참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