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띄울려고 써보는 안도르의 전설 후기.

양철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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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31 오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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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은 하루에 7시간을 쓸 수 있어요. 보드판 오른쪽 위에 7개의 시간 칸 보이죠?

한 칸 이동하는데 1시간이예요.

한번에 여러시간을 써서 여러칸을 가도 되고,

한 칸 가고 턴 끝내고, 한칸 가고 턴 끝내고를 반복해도 되요.

턴을 패스해도 되는데 그대신 1시간을 소비해야 되요.

이해하셨죠? 그럼 게임을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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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입니다.

최근 새롭게 발굴한 재밌는 게임을 소개하고 싶어서 특별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재밌는 게임을 소개하려면 이미 제가 애정을 표현한 디센트느님이나, 도미넌트 스피시즈 같은 게임을 소개하고 리뷰를 해야할텐데,

(실제로 작년 제 멘탈을 후려친 게임은 저 두가지 정도인듯...)

안도르는 좀 특이하게도 제게 다가와서 이렇게 특별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일단 할 말이 많으니 느낀 대로 써보겠습니다.

(본 내용은 시나리오 2까지 클리어 한 이후 작성되었으며, 팟캐스트 보톡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안도르의 전설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안도르의 전설"은 판타지 RPG 협력 게임입니다.

중세 판타지를 기반으로 전사, 마법사, 궁수 등 캐릭터를 하나씩 맡아서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협력 게임입니다.

당연히 모든 플레이어는 같은 팀이며,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협력합니다.

일단 안도르를 만든 마이클 멘젤 씨는 일러스트레이터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작품으로는 캐포올...이라고 불리는 어 캐슬 포 올 시즌스a castle for all seasons, 대지의 기둥, 끝없는 세계...

뭐 이런 굵직굵직한 게임들의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아하! 하실게예요.

중세를 특히 잘 표현하시는 거 같고 상세묘사가 일품인거 같아요. 참 예쁘거든요.

여튼 일러스트레이터였는데,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2012년 안도르의 전설을 만들고,

2013년에 SDJ를 수상해버립니다.(...첫 작품인데?)

긱에 찾아보시면 그거 말고 5개인가를 더 수상합니다...상에 대해 제가 지식이 없어서 패스.

여튼 처녀작부터 대단한 게임을 만들고, 확장을 2개 내더니 더이상 창작을 안하고 있습니다.-_-;;;

본업으로 돌아가신건지, 아니면 상을 받았으니 이미 만족을 하신건지...

게임은 참 신기합니다. 룰북이 없습니다.

빠른 준비를 위한 지침서라고 시나리오 1 셋업이 적힌 4페이지짜리(=A4 1장을 반으로 접은) 작은 종이 하나,

컴포넌트 소개와 룰 충돌시 안내해주는 지침서(역시 4페이지)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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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은 하루에 7시간을 쓸 수 있어요. 보드판 오른쪽 위에 7개의 시간 칸 보이죠?

한 칸 이동하는데 1시간이예요.

한번에 여러시간을 써서 여러칸을 가도 되고,

한 칸 가고 턴 끝내고, 한칸 가고 턴 끝내고를 반복해도 되요.

턴을 패스해도 되는데 그대신 1시간을 소비해야 되요.

이해하셨죠? 그럼 게임을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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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게임 시작하면서 제가 했던 룰 설명입니다. 진짜로 20초 걸렸습니다.

지침서에 적힌 룰에 대한 내용은 저게 끝입니다. 나머지는 세팅을 이렇게 해놔라, 이 다음 내용은 시작한 뒤에 읽어라...이게 전부입니다.

뭐지....했는데 시작하면서 룰을 다 가르쳐 줍니다.

마치 PC게임 튜토리얼 하듯, 공격은 이렇게 한다, 아이템은 이렇게 한다, 몬스터는 이렇게 움직인다....등등

상세 내용을 진행해 가면서 하나하나씩 가르쳐줍니다.

첫 플하면서 같이 하던 분들이 자꾸 물어봤습니다.

플레이어A : "근데, ~~~~이런 상황은 어떻게 처리해요?"

저 : "......저도 몰라요."

그러면 귀신같이 게임이 그 상황을 설명하는 연출이 일어나고, 또 가르쳐 줍니다.

그러다 보니...

플레이어B : "근데, ~~~~룰 상으로 이걸 먼저해? 아니면 저걸 먼저 처리해야해?"

저 : "......저도 몰라요. 하다보면 가르쳐 주겠죠."

정말 조금 지나면 귀신같이 게임이 그 상황을 설명해줍니다;;;;;

이야.......정말 친절한 게임이다...라고 모두가 칭찬했습니다.

뭐랄까.....룰을 숙지해온 누군가가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 게임을 통해 모두가 룰을 배워나가는 느낌?

보톡스에서 말씀하셨죠? 처음부터 "안도르"라는 세계에 집어던져진 것이 아닌,

천천히 발목부터 안도르라는 세계로 젖어드는 느낌.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느낀 "안도르의 전설"만의 특이한 점.

우리가 흔히 아는 미국식이나 일본식의 RPG(Role-playing Game)가 아닙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하고 마법이나 판타지 속의 괴물이 나오는 것은 비슷합니다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달라요.

미션 목표를 간단히 설정해주고 시작하게 한 뒤에, 조금씩 어려운 미션과, 다음을 위한 복선을 깔아둡니다.

복선을 보고 다음 이벤트와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게끔 해뒀고, 무작정 행동을 못하게끔 막아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작정 몬스터를 도륙하다보면 그냥 게임오버되버립니다.-_-;;;

눈 앞의 위기를 막기 위해 뒤를 생각하지 않는 플레이보다, 최선의 수를 위한 길을 찾게끔 해두었죠.

판타지라기보다 서사시를 읽어나가는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겠네요.

여기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런게 독일식 판타지일려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도르는 정말 훌륭한 게임입니다.

제가 시나리오 2까지 밖에 클리어하지 못했지만, 안도르 라는 세계에 충분히 감동 받았습니다. 상 받을만 하네요.

협력 게임으로도, 서사적인 테마와 스토리텔링으로도 최고점을 주고 싶습니다.

그럼 평점을 매겨본다면 어떠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이 게임은 그런 범주가 아닌 것 같아요.

뭐랄까...제가 평가하는 최고의 게임도, 제가 꼽는 최고의 협력 게임도 아니지만,

어떤 다른 분야의 명작의 위엄을 본 느낌이라고 해야겠네요.

댄스와 발라드, 락, 랩 등 현대음악이 음악의 전부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쇼팽의 클래식 음악을 들은 느낌.

음악에 문외한이라서 어떤 악기가 쓰이고 음악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이런 건 모르곘는데,

그냥 듣자마자 감동이 온 느낌이라고 해야겠지요.

이 게임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특별편을 쓰게 만들었으니까요.

음.....20초면 됩니다. 여러분도 안도르에 갔다오실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죠,

다음에 만나요.

+추가로 "새로운 영웅들" 확장에 대한 이야기...

안도르는 원래 4인플만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영웅들"이라는 확장에 4가지 클래스의 새로운 타입의 영웅이 추가되어 최대 6인플까지 지원하게끔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추가 몬스터와 다른 재미를 안겨줄 변형 룰 조금)

새로운 영웅만 사용해서 플레이도 가능하고, 약간의 룰 변경만으로도 6인플이 가능합니다.

(변경된 룰은 A4 용지 1장이 채 안됩니다. 대단해요.....)

이 확장의 장점은 "원래 룰과 전혀 충돌이 없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본 게임 발매 후 2년 후에 낸 걸로 봐서 아마 본디 계획한 확장이 아닐텐데도 불구하고

본 게임 룰과 전혀 충돌이 없이 매끄럽게 돌아갑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추가된 캐릭터도 매력 터집니다.

전투능력이 별로인 대신에 보조 아이템을 처음부터 3가지 지니고 시작하는 추적자.

아예 전투에 특화된, 심지어 보드판도 더 큰(!!!) 거인 전사, 워터엘리멘탈과 같이 다니는 소환사 등....

6명을 안도르에 빠뜨릴 수 있으니 강추 확장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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